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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평점 :
"죽은 게 아니야. 살아 있어..... 이 순간에도, 어느 하늘 아래선가."
문득 깨달았다. 하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고, 나처럼. 이런 식으로 누군가와 무언가를 하면서 살아 있는 시간을 새기고 있다.
지금까지는 슬퍼서 어쩔 줄 몰랐던 그 일이, 눈물이 나올만큼 기뻤다. 마치 두터운 구름 사이로 금색으로 빛나는 햇살이 새어나오는 것처럼, <지금>이 마력을 발휘한 것이다.
이런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 나는 하치를 잊지는 않지만, 잊으리라.
슬프지만, 멋진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치의 마지막 연인도 한 세,네번쯤 읽었습니다.
일년에 한번씩 읽은 셈이죠. 2006년에 이 책을 구입했으니까요.. ^^
음.. 뭐랄까..
요번에 읽었을때는 아주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예전과 조금은 달라진 내 마음이 이 책을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이런 사랑이 싫었습니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고.
그리고 남겨진 자는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아마, 예전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 혹은 헤어진다는 생각이 싫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구요.
하치의 마지막 연인인 마오는 사랑하는 하치를 떠나보냈습니다.
그게 그들의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별은 질척질척하지도 끈적거리지도 않았죠.
아픔이 있고 힘들긴 했지만 말이죠.
그리고 어느날 마오는 깨달았죠. 같은 하늘 아래서 하치도 숨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요.
그리고 하치에게는 자신이 마지막 연인일지도 모르지만, 하치가 자신에게 마지막 연인이란 말은 없었다는 것도요.
결국, 중요한 건 지금 살아가는 순간이고, 지금을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 마오.
그렇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이죠.
사랑하는 사람이 곁을 떠났다고 세상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상처받고, 배신당하고....
죽을 정도로 괴롭고.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고...
물론, 예전의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건 인생의 한 부분이지, 전부는 아니다란 생각을 합니다.
좀더 차분히 자신을 바라보고, 지금을 살며 미래를 준비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질질 짜고, 질척질척 끌고, 끈적끈적 사랑놀음이나 하는 그런 사랑이 싫어진 건 지도 모르죠.
그래서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 좋아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