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하드 럭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요시토모 나라 그림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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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꾼 그 꿈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나는 꿈속에서 진짜 치즈루를 만나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뒤틀린 시간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역시 어떤 밤에도 몇가지 재미있는 일은 있다. 나는 넘어져도 그냥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도를 꺼냈다.

                                                   - 하드보일드(hard-boiled)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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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보일드 하드럭은 몇년전에 읽었다. 아마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중 처음으로 읽은 것이라 생각된다.
당시에 읽을 때의 느낌은 무미건조함이었다..
뭐랄까, 모래를 씹는 기분같았다.

당시에 요시모토 바나나열풍이 불어 나도 우연히 책을 사게되었지만, 왜 샀을까하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뭐, 책표지의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 산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을 굉장히 좋아하기에.

건 그렇고...
요번에 새로 책정리를 하면서 다시 한번 읽어볼까.. 하고 집어든 하드 보일드 하드럭.
사실 읽을까 말까 고민했다.
다시금 그 씁쓸한 맛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이리라..

그러나 130페이지정도의 분량이라 잠자기 전 침대에서 읽을 정도로 충분하단 생각이 들어 다시 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확실히 이전과 다른 느낌이었다.
아마도 몇년 전에는 이 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리라.
예전의 무미건조함 혹은 모래를 씹는 그런 버석버석한 느낌이 아니었다.
가슴 한구석이 울컥하는 느낌이었다.

똑같은 책인데도, 나 자신의 마음이 달라져서일까..
분명 예전의 나와 같은 사람인데도..
이 책은 나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드보일드 하드럭은 두가지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두 화자는 여자이고,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가지고 있다.
하드보일드에서는 친구를 잃었고, 하드럭에서는 언니를 잃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란 것(하드 럭)을 극복하고 다시금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해 나간다.(하드 보일드)

무언가를, 특히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는다는 건 슬픈일이다.
그건... 쉽게 경험하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받아들일지는 살아있는 자의 몫이다.
사자(死者)는 말이 없다.

어두운 밤이 지나면 분명 새 날이 찾아 온다.
새로운 태양이 뜨는 것이다.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가신다.
불운도 언제나 한 곳에 머무르는 건 아니다.
사람의 의식이란 미묘한 것이라 아무리 슬프고 힘든 일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희석되어 그저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된다.
인생의 어두운 면만을 간직하고 살텐가?
아니면 다시 떠오르는 태양앞에 몸을 맡길텐가?
그건 당신의 몫이다.

하드럭(불운, 악운)이 닥치면 하드보일드(냉철하게)하게 사는 거야... 어떤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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