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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평점 :
미국 중서부의 아이오와주, 거기에서도 작은 농촌마을 스펜서.
어느 겨울날, 그것도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겨울 날 밤.
도서관 도서반납함에 버려진 작은 새끼고양이.
그 차가운 반납함에서도 생명의 줄을 놓지 않았던 듀이는 겨우 8주된 새끼 고양이였다.
처음부터 사람을 좋아헀고, 사람의 사랑을 받을 줄 알았던 작고 여린 생명은 그렇게 도서관에서 살기 시작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는 고양이 얘기가 주로 나올 줄 알았다. 물론 구입 이유도 단순히 고양이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2008년에 출판되었고, 우리나라에 번역 출판된건 2009년 2월 2일.
어쨌거나!!!
단순히 듀이라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비키 마이런이라는 한 여성의 삶과 무너져가는 농촌 마을 스펜서가 어떻게 다시 활기를 찾게 되었나, 그리고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변화와 그러면서도 그들이 지켜가는 가치관들에 대해 두루 나와 있다. 그리고 듀이가 그 변화에 끼친 정신적 영향까지...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까짓 고양이 한마리가 뭐가 대수냐?"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주는 보답을 바라지 않는 헌신과 사랑은 굉장한 충족감을 준다.
단지 털을 쓰다듬는 것 만으로, 따뜻한 체온을 나누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
이 책의 화자 비키 마이런은 어찌보면 상당히 불행한 삶을 살아온 여성이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딸을 하나 두었지만, 남편의 알콜중독으로 이혼 그후 오랜 세월을 싱글맘으로 살아온다. 게다가 여성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자궁과 난소적출 수술, 그리고 결국은 유방암으로 양쪽 가슴을 다 잘라내야 하는 아픔까지.. 게다가 어머니는 백혈병으로, 큰 오빠는 자살, 작은 오빠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나뿐인 딸과도 소원한 관계.....
사람이 오래 살아봐야 백년남짓,,, 그 짧은 세월동안 한 여성이 겪은 일치고는 너무도 힘들고 불행한 삶이었지만, 그녀는 듀이를 만나고 달라졌다. 듀이를 사랑하고, 듀이에게 사랑받으면서 다시 행복해진 것이다.
비록, 지금 듀이는 세상에 없지만- 19세의 나이에 위종양으로 안락사- 듀이가 남기고 간 사랑과 행복한 추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스펜서 주민들과 세계 곳곳의 사람들 역시 듀이를 추억하고 있다.
듀이는 미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일본 등지에까지 알려진 유명한 도서관 고양이이다. 현재도 미국내 열 몇 갠가의 도서관에 고양이가 있다고 한다.
사실.. 도서관과 고양이...
어찌보면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란 녀석들은 보기엔 아름답지만, 그 털이 정말 감당이 안될 정도이므로..
우리 집에 있는 -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님댁- 곤냥 마마들은 단모종임에도 불구하고 털 날림이 장난이 아니다. 고양이 방은 하루에도 몇번씩 청소기를 돌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이고, 한번 안기라도 하면 옷은 금세 앙고라 털옷이 되는 판이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은... 뭘까...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으면 모른다. 난 개가 다섯마리 있지만, 고양이와는 아주 다르다.
개는 헌신적이고 보답을 바라지 않으며 충직하다.
그러나 고양이는 사람을 밥주는 하인 부리듯 하고, 도도하며, 자기가 원할때만 사람곁으로 온다.
그럼에도 고양이는 매력있다. 키워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매력.
사실.. 듀이는 고양이중 별난 녀석일지도 모른다.
스스럼없이 사람에게 안기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던 녀석이므로.
그래서 도서관 고양이가 된 녀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