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육후연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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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은 내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중 두번째로 읽은 작품이다.
일단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가  나와 나쓰메 소세키와의 첫만남이었다.

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같은 경우,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다. 솔직히 하이쿠가 뭔지도 모르는 나이기에.. 그리고 현학적인 말로 뒤범벅된, 그리고 그런 말 속에서 풍자를 끌어낸 점이 매력적인 소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려워서 두번째 읽을때도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ㅡㅡ;

그에 비하면 『도련님』은 몇시간만에 술술 읽어내려갔다. 물론 분량도 적지만, 내용자체가 재미있어 금방 읽게 된 것이다.
그러나 코믹한 요소뒤에 감춰진 놀랄만한 해학적 요소와 풍자를 찬찬히 음미하다 보면 이 소설이 이야기 하고픈 것이 가벼운 것 만은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즉, 정의가 언제나 승리하지는 않는다는 진실! (현실적으로 말이다)

시코쿠 근처의 작은 마을과 학교는 대략 이 세상의 축소판이요, 만나는 사람들은 이 세상 온갖 인간군상의 집합이다. 따라서 많은 등장 인물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 아~~ 역시 그렇군.. 이라고 하며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어딜가나 무모하게 나서는, 그리고 그걸 정의라고 믿는 인간(도련님)이 있기 마련이고, 어디가나 속을 모르는 너구리같은 인간(교장)이 있기 마련이고, 속과 겉이 다른 인간(빨강셔츠 교감)이 있기 마련이고,  그런 자 옆에 붙어 아첨하는 인간(미술선생) 이 있기 마련이고, 정의파인 인간(멧돼지선생)이 있기 마련이고,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한 인간(끝물호박 선생)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여기 나오는 학생들 집단은 집단이란 우월성을 등에 업고 한사람을 괴롭이는 인간집단이다. 개개인으로서는 감히 앞에도 나서지 못하는 객기어린 인간들...

정의로운 도련님과 멧돼지 선생은 응징에는 성공하나, 결국 사회의 벽에 막혀 응징은 자기만족으로 끝난다. 결국 두사람이 할 수 있었던 건 개인적인 응징뿐...
사회란 그리 만만치 않은 곳이다.. 라는 걸 느끼며 도련님과 멧돼지 선생은 학교를 그만 두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고 나면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함께 약간의 씁쓸함도 느끼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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