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랄까..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2004년에 한번 읽었고, 요번에 짬을 내서 다시 읽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한번 집어들면 일주일은 꼬박걸린다.
아무래도 이미 100년전에 씌여진 소설인데다 워낙에 어려운 말로 뒤범벅된 소설이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익숙치 않은 용어도 많고... ㅡㅡ;
게다가 하이쿠나 우타이는 잘 모르므로...
음.. 이런 비유면 적당할까? 우리나라의 1900년대의 신체시나 신소설등을 접하는 기분이다. ^^

어쨌거나 고양이의 시각에서 본 인간사는 참으로 쓸데 없이 복잡하고 위선적이다. 물론 등장인물들중 하나같이 멀쩡해 보이는 인간은 없다. 전부 어딘가 비뚤어지고 모자란 인간투성이다. 사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예전에 읽을때는 일하는 짬짬이 읽느라 전투적으로 읽어서 참된 재미를 사실 못느꼈다. 사실 좀 지루한 면이 있기도 하다. 번역판 소설이긴하나 분량이 500쪽이 넘으므로...
게다가 이상한 주제로 떠들어대는 걸보면(아마도 내가 일본인이 아니라서 일본의 풍속이나 문화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최 이해도 안되고 무슨말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면이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 특히 메이테이가 나오면 어이없을 정도로 허풍을 치므로 더욱 더 그러하다...
그런부분을 잘 고려해서 끝까지 읽어본다면 이 소설의 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나 역시 두번째 읽으면서 혼자 많이 웃었다. 첨엔 그냥 그랬는데, 두번쯤 읽으니 이 작품의 풍자성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한 번만 읽을게 아니라 두 번정도는 읽어보는게 낫지 않나 하고 권한다. 

나쓰메 소세키는 100여년전에 이 소설을 썼다. 즉 메이지 시대, 일본이 서양에 국호를 개방하고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던 혼란의 시기였다. 따라서 그 당시 지식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져갔다. 그리고 새로이 부흥한 상인세력등... 그전에는 구샤미 선생이 그러하듯 사업은 천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세상이었다. 그러나 이미 돈이 중심이 되어 가는 사회...등등.. 이런속에서 책이나 파던 서생들이라든지 하는 사람들이 설 곳이 없어졌다는 의미가 되겠다. 이러하다 보니 오히려 구샤미, 메이테이, 간게쓰 같은 사람들(逸民、いつみん:세속을 피해 조용히 사는 사람들)이 더 생겨났는 지도 모른다.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사회의 단면은 이 시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더욱더 '돈과 다수에 복종하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을 뿐이다. 구샤미 선생는 속세에 달관한게 아니라 적응을 할 수 없었을 뿐이란 생각이든다. 겉으론 달관한척 무심한척 하지만 사실은 변화하는 세상이 너무도 무서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달관한척 해도 신선이 되지 않는 이상은 그건 척일뿐이니까.  

이건 여담인데...
우리 집에도 고양이 두마리가 있다. 흠.. 혹시 우리 고양이도 이런 시각으로 우릴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 야옹소리만 한다는게 다행이다. (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