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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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장만 고집해도 문제지만 자기 주장이 없는 건 더 문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헤어나오기 힘든 고민이다. 깨어있어야 한다지만 무엇을 위한 몸부림이어야 하나. 잊지 말아야할 건 일상을 ‘작동’하게 만드는 권력의 경계를 의식하는 것이다. 주어진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옆에서 밑에서 뒤에서도 볼 수 있는 관점의 독립을 쟁취할 때 차별과 배제의 서사를 까부수는 자유를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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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여행을 권함
김한민 지음 / 민음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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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페르난두 페소아라고 답하곤 했는데 이제는 김한민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고 솔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가 철부지 같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관찰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더 잘 관찰하기 위해 그린다는 말이 무슨 소린고 했는데...직접 그려보니(감히 그림이라고 쳐줄 수 있다면)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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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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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비결을 알려주겠다는 고수들이 차고 넘친다. 책 한 권 읽고 유튜브 영상 몇번 보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걸까. 다행스럽게도 스티븐 킹은 족집게 과외 선생이 되길 거부한다. 글쓰기 요령을 정리한 시크릿 노트가 필요한 사람들의 불평에 신경쓸 것 같지도 않지만.

스티븐 킹에게 글쓰기는 언제까지나 지칠 줄 모르고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이다. 즐기면서 한다는 것, 그게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선한 영향을 미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단 한 줄을 써도 솔직하게 쓰자. 잘 꾸며서 쓰려는 생각은 버리자. 즐겁게 쓸 수 있다면 이미 반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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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 어떤 환각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박상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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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타부키와 함께 걷는다. 가슴과 등에서 흐르는 땀으로 셔츠가 흠뻑 젖는다. 그래도 좋다. 포르투갈어로 쓰인 신문을 읽을 수 있고 돼지고기에 갈색 소스를 뿌린 입안 가득 세련된 향내가 번지는 요리로 배를 채울테니. 그리고 이 말도 직접 전할 수 있을테니까. 고마워요, 잘 가요 페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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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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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는 불안과 소량의 희망으로 살아내는 하루. 견뎌낸다, 어제처럼. 내일도 그러할 예정이므로 죽음은 언제나 먼 미래일 뿐. 무작정 앞만 보고 내달리는 건 싫다. 먹고 살기 바쁜데!라는 공식으로 일상을 뭉뚱그리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왜 낯뜨겁고 철없는 소리가 되었는지. 가끔은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온기를 나누며 살자는 말이.

그래서 고맙다. 눈에 띄지 않는, 어쩌면 대부분 애써 외면하는 특별한 일을 하면서도 그것이 왜 특별하지 않은 지에 대하여 온통 마음으로 써내려간 이 따뜻한 청소부가. 누군가를 씻길 수 있지만 스스로는 씻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수도꼭지처럼, 우리는 서로의 관심과 보살핌이 있어야 시들지 않는 존재라는 깨달음에 대한 고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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