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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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는 불안과 소량의 희망으로 살아내는 하루. 견뎌낸다, 어제처럼. 내일도 그러할 예정이므로 죽음은 언제나 먼 미래일 뿐. 무작정 앞만 보고 내달리는 건 싫다. 먹고 살기 바쁜데!라는 공식으로 일상을 뭉뚱그리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왜 낯뜨겁고 철없는 소리가 되었는지. 가끔은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온기를 나누며 살자는 말이.

그래서 고맙다. 눈에 띄지 않는, 어쩌면 대부분 애써 외면하는 특별한 일을 하면서도 그것이 왜 특별하지 않은 지에 대하여 온통 마음으로 써내려간 이 따뜻한 청소부가. 누군가를 씻길 수 있지만 스스로는 씻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수도꼭지처럼, 우리는 서로의 관심과 보살핌이 있어야 시들지 않는 존재라는 깨달음에 대한 고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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