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사악한‘ 미지와의 조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인류의 위대함 따위에 질려버렸기에 이 작품이 더 특별했나 보다.지구를 떠나면 어디로 갈 수 있을까.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도 우리는 마땅히 지옥을 만들어 내고야 말텐데.이 땅 위에서 흘리는 눈물과 웃음이 덧없다면, 그 지독한 고독과 채울 수 없는 공허가 버겁다면 잠시 화성으로의 도피를 상상해 보시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결국 뉴뉴욕, 뉴서울 뿐일지라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지옥을 갖고 있다고. 그러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고. 그런데도 매번 내 멋대로다. 말로는 이해하고 머리는 끄덕거리고 마음속으로는 무시한다. 오해하고 배척하고 심지어 가끔은 증오까지 하면서 끝내 아닌척한다. 당신도 나처럼, 나처럼 당신도, 그래서 우리라는 깨달음. 거기에 닿아야 비로소 너그러워지겠구나, 또 되뇐다.
감히 원본을 전복하여 마침내 삼켜버리까지 한 간 큰 자, 원래는 좋은 책인데 멋대로 망쳐놓고 역자 후기까지 남긴 뻔뻔한 자, 한국어 문장도 매끄럽게 쓰지 못하면서 직역이라고 우기는 얼굴 두꺼운 자. 번역은 반역이자 AI 시대에 쓸모없을 일이라고 믿어왔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