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SF를 좋아해 - 김보영, 김초엽, 듀나, 배명훈, 정소연, 정세랑 | 오늘을 쓰는 한국의 SF 작가 인터뷰집
심완선 지음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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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저한테 SF 소설 더 나아가 한국 SF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예라고도 그렇다고 노라고도 하지는 못할 것 같은데 지금 제 기준으로는 딱 중간입니다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은 애매한 단계죠

예전에 완전 별로였던 단계를 생각하면 많이 진보된 것이긴 합니다

우리는 SF를 좋아해는 황금가지를 통해 국내외 좋은 SF소설들을 꾸준히 소개해주고 있는 민음사 출판사에서 나온 한국 SF 작가 인터뷰집입니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편집등은 팬서비스에 가까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 SF 작품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자주 등장할정도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그것과 딱 맞아 떨어지는 참으로 시기적절한 책이죠

이쪽 계통에서는 고인물 또는 시조새에 가까운 듀나 작가부터 요즘 핫한 젊은 작가들 정세랑,김초엽 작가까지 총 6명 작가와 진솔한 대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저처럼 이제 막 관심을 갖고 시작한 초보입문자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책인데 아마 이쪽 장르에 관심 많으신 독자들분들은 이 책 나오자마자 1인 1책씩 구입하셨을 것입니다



장르에 상관없이 책 자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6명의 작가 이름이 그렇게 낮설지 않은데 부끄럽게도 6명의 작가분중에서 책을 실제로 읽은 것은 김초엽 작가님뿐이네요

독자입장에서 분발해야될 것 같습니다


책 받자마자 사전지식 없이 펼쳐보았는데 듀나 파트에 여자분 사진이 있어서 앗 듀나 그분이 사진속 인물인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나중에 알고보니 인터뷰어 사진이더군요 ㅎㅎㅎ

사실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 파트별로 작가 사진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듀나님의 성별 나이 얼굴은 미스터리가 되었습니다



김초엽 작가이십니다

이분의 책을 처음 읽었을때의 낮설음과 설레임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단편집이긴 했지만 상징성과 서사구조는 장편에 가까웠습니다

책 전체적으로 텍스트가 많긴 하지만 사진의 비중도 꽤 큰 편이기에 작가분들의 평소 모습이 궁금하셨던 독자분들은 아주 만족스러운 구성일것입니다

내용적으로는 작품 관련 내용도 많았고 작품과 무관한 일상적인 이야기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드하기보다는 소프트한 분위기죠


민음사이기에 가능한 프로젝트였고 결과물도 보시다시피 매우 훌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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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력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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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구성에서 상당히 트렌디한 추리소설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2021년 본격 미스터리와 2020 주간문춘 미스터리에서 베스트 10에도 뽑혔습니다

단편같은 장편소설 구성인데 추리소설의 단골 아이템인 다잉메세지, 한정된 공간에서 범인 찾기인 클로즈드 서클,밀실살인등 다양한 소재들이 각각의 이야기속에 적절하게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추리소설 독자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나 다름없죠

핵심은 주인공 주변인물들이 왓슨력의 영향으로 머리가 추리적으로 갑자기 좋아져서 주인공 대신 사건을 해결하는 것인데 그것 플러스 추리적 재미가 넘쳐날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총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막간형식으로 짧막한 에피소드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7개 모두가 점성술 살인사건만큼 스케일이 크고 서술트릭이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트릭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은근슬쩍 코믹성도 가미되어있습니다



사건 설명이나 트릭 해설등 진행과정속에 내부 배치도 같은 도면들이 나와서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문과쪽 머리를 가진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굳이 난이도로 따진다면 초급정도죠


마지막 부분에서 속편을 암시하면서 끝났는데 왓슨력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충분히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속편이 계획되어서 나온다면 왓슨력과 대칭되는 빌런력 또는 모리아티력등이 나와줘야 비로소 재미가 더 살아나겠죠


한국독자들을 위한 인사말이 책 앞에 수록된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명대사 생각나네요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것이다 라는 영화속 박중훈 배우의 대사가 말이죠

이 소설의 메세지도 그런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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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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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자마자 원제가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원제목은 죽고 싶어 하는 소녀의 자살을 방해하고 놀이에 데리고 간 이야기 입니다 놀이가 놀이동산인지는 일본어능력자가 아니어서 알수 없지만 여하튼 원제목은 그렇고 우리나라 제목이 백만배 훌륭합니다 꽤나 직설적이면서도 묘한 여운을 남기죠

예전 같았으면 손도 안 갔을 장르인데 모모에서 나온 3편의 연애소설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연애시대를 차례차례 읽으면서 제 마음 깊숙히 잠재되어 있던 연애독서세포가 깨어났습니다

이 책 역시 이전에 모모에서 나왔던 로맨스 소설들과 비슷한 결을 갖고 있습니다

읽기 쉽고 재밌고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 가서는 눈물샘을 자극하게 되는 감정선등 여러모로 많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죠

오늘밤보다는 덜 슬프지만 그래도 이 작품에서도 울컥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어느날 내죽음에 네가 들어왔다는 제8회 인터넷소설 대상 수상작입니다

책 뒤에 나오는 이 책과 관련된 작가의 말도 상당히 센세이션 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이 작품 자체가 상당히 자서전적인 내용이라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전 솔직히 책 내용만큼이나 표지의 첫인상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것은 상당히 세련되고 잘 만들었습니다

다만 책 내용과 크게 연결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아보입니다

그냥 멋진 표지이죠

일본 것은 상당히 라이트노벨스럽고 우리나라 취향과는 한참 거리가 있으니깐 사용하지 않은 것이겠죠

시간을 돌려 특정 시간대 과거로 갈 수있게 해주는 은시계도 나오고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사신도 나오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꽤 많이 가미된 로맨스 소설입니다

힘든 가정여건과 학교 왕따때문에 계속해서 자살시도하는 소녀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남주의 활약이 주내용을 이루고 있는데 초반에는 자살이 주는 무게감때문에 내용이 좀 무겁지만 중반이후부터는 상당히 알콩달콩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는 반전과 감동이 있죠


내용상 자살예방센터 부교재로 사용해도 충분할 정도이긴 한데 이 소설의 핵심은 역시 사랑이죠

불꽃같은 격정의 사랑이 아닌 서서히 스며드는 그런 사랑이야기입니다

디테일한 감성묘사가 꽤나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이 책 저자 설명에도 나와있듯이 만화책으로도 재구성되어 단행본으로 5권까지 나왔고 6권도 이번주에 나올 예정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인기소설이 만화화 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긴 하죠

그 다음 단계로 영화 제작도 있을 것 같은데 충분히 소재나 인기면에서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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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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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관련된 아마존 리뷰 보니깐 평점 별5개에 울고 싶으면 강력 추천 울고 싶지 않으면 비추천으로 누군가 올려놓았던데 정말 찰떡 같은 비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총 4개의 에피소드 모두 읽는 내내 벅찬 감동과 마주하게 되었고 특히 아들과 아버지와의 애틋한 부정애를 다룬 제2화 아버지에게는 울컥 바로 직전까지 갔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어느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하고 비교하면 둘다 재미와 감동을 두루 갖춘 훌륭한 작품이지만 슬픔의 강도와 파괴력에 포인트를 둔다면 아마 기차역이 더 강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슬픔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그 속에 근사한 로맨스도 있고 코믹함도 충분히 있죠 즉 책 한권으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파노라마처럼 다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목도 너무 근사하게 잘 지은 것 같네요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책 제목 지은 분에게 출판사에서 큰 상을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소설속 내용과 주제를 너무 잘 표현했죠 참고로 이 제목은 한국 타이틀이고 원제는 니시유이가하마 역의 신(?)입니다 니시유이가하마역은 소설속 주 배경이 되는 기차역 이름이죠

요즘 나오는 일본 소설 살펴보면 전격소설 대상과 관련된 작품이 많은데 이 책의 작가 역시 전격소설 대상을 통해 첫 데뷔를 시작했고 거기서 심사위원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기차역이 두번째 소설입니다 전작과 비교하면 판매부수면에서 앞도적으로 많은데 3번째 나올 이 작가의 책은 더 많이 팔리겠죠

사실 책 처음 받고 읽었을때만 하더라도 큰 기대는 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차역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자기의 고민을 역장 또는 기차역 관계자한테 털어놓는 그런 익숙한 레파토리를 연상했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소설속 등장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는 연작소설에 가까운 구성이었고 그 중심에 마지막 기차역이 있는 것이죠

연작의 정교함은 이사카 코타로 작가 못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내죽음에서도 타임 루프와 관련된 법칙이 나오던데 이 책도 여기만의 법칙이 존재합니다

스포 때문에 어떤 법칙이 나오는지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것과 관련된 반전도 있으니 꼼꼼히 체크해보세요


연상연하 커플의 짝사랑를 다룬 제3화 당신에게도 참 좋았습니다

짝사랑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묘사했죠

앞서 언급한 2화는 최고의 에피소드였죠 제일 슬프고 짠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읽어보니깐 완전 대박인 경우가 가끔식 로또 당첨되듯이 만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4화로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40화까지 가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고 제 생각에는 8화정도로 끝났으면 스토리 확장성에서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은 듭니다

재미 대비 분량이 좀 아쉬웠죠


이 작품을 포함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미디어 워크스 문고 대부분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앞으로도 꽤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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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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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를 통해 왠만한 HBO드라마를 볼수 있는데 요즘에 가장 핫한 드라마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좋다고 추천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스테이션 일레븐입니다

스테이션 일레븐은 북로드 출판사를 통해 몇년전에 출간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을 쓴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작가의 2020년 작품 글래스 호텔 역시 북로드에서 바로 얼마전에 신간도서로 나왔습니다

지금보니깐 스토리 콜렉터 101번째 책이네요

스토리 콜렉터에 소속된 작품이니깐 기본적으로 장르적 재미는 탑재 되었다고 봐도 되실 것 같습니다


이 작가의 대표작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한 SF 소설이지만 이 작품은 전혀 무관한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일반 소설 즉 2008년 세계 금융계를 강타한 사상 최대의 폰지 사기사건을 재구성한 부분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한마디로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미묘한 경계선에서 영리하게 줄타기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표지도 정말 예쁘게 잘 만들었네요

작가분이 너무 맘에 들어서 자기 SNS에도 한국어판 표지 올렸다고 하던데 솔직히 오리지널 표지랑 비교하면 월등히 우리나라것이 낫죠

영어권 표지는 호텔이 위치한 안개속 섬이 직관적으로 강조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전 이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읽다보면 확실히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적인 사건 전환이나 다양한 문학적 표현 방식들이 단순히 대중작가라고 하기에는 그 범위를 이미 뛰어넘었죠

만약 글래스호텔 같이 진중한 분위기의 소설을 앞으로도 계속 낸다면 노벨문학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퓰리처 문학상정도는 충분히 받아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최신작 고요의 바다도 어떤 작품일지 혹시나 글래스 호텔 느낌일지 궁금해서 시놉시스를 살펴보니 달을 배경으로한 SF장르에 가깝네요

글래스호텔에서 다시 SF장르의 귀환까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에 있어서 장르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으며 장르적으로 무한 자유로운 작가 수준까지 되었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HBO MAX에서 영상판권이 팔린 것으로 나와있던데 2022년작 고요한 바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의미에서 HBO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작가 맞네요


그럼 여러가지로 문학적 성취감이 있는 책인데 지루하지 않고 재밌냐고 물어보신다면 전 자신있게 예스라고 할 것입니다

물론 완벽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미스터리가 열일하는 작품을 생각하신다면 이 책이 잘 안맞을 수 있지만 재미와 메세지 모두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지금 당장 읽고 싶다면 이 책이 모범답안입니다

제목이 상징하는 글래스 유리 참으로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네요

작품속 인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미묘하게 균열된 유리 위에 서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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