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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ㅣ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평점 :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 이름은 직간접적으로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실제로 읽게 된 것은 이번 책이 처음입니다 왜 그랬을까 곰곰해 생각해보니 이 작가의 대표장르가 일상 미스터리로 알려져 있는데 일상이라는 타이틀이 왠지 내용적으로 밋밋하지 않을까 하는 저만의 잘못된 선입견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 최근에 그녀의 대표작 하자키 시리즈중 첫번째에 해당되는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을 읽고나서 제 선입견을 무장 해체할 수밖에 없었고 통렬히 자아비판했습니다
일상 미스터리 즉 코지 미스터리 장르가 이렇게 재밌는데 왜 이제서야 이것을 깨닫게 되었는지 말이죠
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쪽 장르책이 전부 다 그런것은 아닐 수 있지만 확실히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책 그중에서 하자키 삼부작으로 분류되는 이 책은 재미에 있어서 완벽했습니다
제 독서 경험상 하루에 한권 읽는 경우가 드문데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은 반나절만에 완독했습니다
책 읽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에 마지막 반전 역시 단방향이 아닌 멀티에 가까웠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나오는 미스터리 소설들은 별의별 특수 설정이 가득한데 지금의 트렌드와 비교하면 이 책의 미스터리 설정 빌라 주거지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은 매우 평범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더군다나 이 책은 1999년에 발표되었으니 나온지 꽤 된 책이기도 하죠
옛날 책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유행에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책보다 더 재밌게 느꼈던 부분을 살펴보면 일단 이야기 구조가 탄탄합니다
바늘 구멍 하나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빈틈이 없으니깐요
또한 초반부터 빌라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누군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알게되는 빌라 사람들의 숨겨진 비밀들도 매순간 반전 재미를 선사해주죠
당연히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었고 살인 방식이나 과정 역시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장르의 특성상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잔혹한 묘사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잠재된 묘한 공포감은 있습니다
그녀의 책들중에 이 책이 최고인지 아니면 다른 책들도 이정도의 퀄러티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아 곧바로 다음 책 진달래 고서점의 시체 책읽기에 나섰습니다
3권까지 있는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 다 읽으면 그녀의 또다른 대표작이자 드라마로도 제작된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가 대기중입니다
그런데 저만 느낀 것인지 착각인지 알수 없지만 이번 책에서 하무라 아키라가 카메오로 잠깐 나왔습니다
책속 빌라에 사는 주민중 한사람이 서점을 운영하는데 거기서 일하는 여자 아르바이트생 이름이 하무라입니다 동명이인일수도 있겠지만 하무라 아키라 역시 미스터리 전문 서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탐정일을 겸하는 설정이기에 똑같은 서점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무라가 알바로 거쳐간 여러 서점중 하나가 이번 책에 나온 그 서점일 수도 있겠죠
빌라 배치도와 등장인물 소개가 책 앞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제가 책읽을때마다 이름을 헷갈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책에서는 출판사의 배려로 그런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등장인물은 꽤 되지만 모두가 주연인 것 처럼 캐릭터 성격도 뚜렷했고 저마다 제 역할을 잘 해주었습니다
허투루 사용되거나 소비된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으니깐요
그리고 요즘 나오는 미스터리 소설들은 탐정이 메인으로 나오고 경찰이 서브적인 역활에 그치는 경우가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요책은 전지전능한 추리 능력을 가진 탐정은 전혀 나오지 않고 일상적인 경찰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것도 저 개인적으로는 신선하게 느꼈던 포인트입니다
일상 미스터리가 이렇게 재밌는 장르였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준 책이기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