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
강성률 지음, 반석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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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부터 철학이 시작되는 것을, 그때는 몰랐네요. 청소년 시기에는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진로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면 책 한 권을 읽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철학은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이기에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는 철학과 강성률 교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학창 시절 방황하던 자신이 어떻게 철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를 고백하면서, 이 책은 단순히 서양 철학의 개념과 역사만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위대한 스승들이 남겨놓은 정신적 문화유산이기에 청소년 독자들에게 인생의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길을 제시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하네요. 인생에서 겪는 숱한 문제와 고민들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데에 철학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사상가들의 이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공간적으로 철학은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으로 나뉘고, 시간적으로 고대 · 중세 · 근세 · 현대로 구분하는데, 이 책에서는 서양 고대 철학의 제1기인 자연 철학 시대부터 제2기 아테네기의 철학, 로마시대의 헬레니즘, 중세 철학의 기독교 사상과 스콜라 철학, 근세 철학과 자연과학의 발달, 합리론과 경험론, 계몽주의, 칸트의 비판 철학, 독일 관념론, 영국 공리주의, 현대 철학의 유물론과 비합리주의적 방향, 실존주의, 영미철학까지 전반적인 서양 철학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요. 원시적 신앙의 관점에서 벗어나, 경험을 바탕을 둔 이성적 추리에 의해 사고력이 발달해온 과정이 시대별로 잘 설명되어 있어서 현대 철학의 토대를 이해할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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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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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에서 딱 하나만 배울 수 있다면, 단연코 '사랑'을 배울 거예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며, 배우지 않으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말했던 에리히 프롬의 철학을 알기 쉽게 오늘날의 언어로 엮어낸 책이 나왔네요.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는 에리히 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 와 『사랑의 기술』 그리고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한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엮은이 이근오님은 어릴 때부터 사랑이 너무나도 어려웠는데, 에리히 프롬의 철학을 통해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배웠다고 고백하면서, 본인처럼 사랑이 어려웠거나 사랑받지 못해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이 길라잡이가 되어줄 거라고 이야기하네요. 사랑 한 번 못해 본 사람들이나 연애를 하면서도 늘 불안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사랑의 기술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거예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이해하려면 "소유냐 존재냐"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사랑을 배운다는 것은 곧 살아가는 방식을 다시 묻는 일이기에, "소유의 삶이냐, 존재의 삶이냐"를 살펴봐야 해요. 사랑을 실패하는 이유는 소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에요. 사랑의 본질을 소유에 의한 사랑으로 보는 사람들이 상대를 통제하려고 들기 때문에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는 거예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구속하고, 자유를 뺏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는 걸, 우리는 불행한 사건들을 통해 잘 알고 있어요. 사람들은 불안정한 나조차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안전한 사랑을 원하지만 그런 완벽한 사랑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에리히 프롬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세워야 할 과제는 '안전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용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94p)라고 말했는데, 이는 누구나 바라는 안전한 사랑을 찾기보다는 내가 먼저 그 불안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에요. 불안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랑하니까 불안을 느끼는 거라고, 그 감정을 이해하면서 건강하게 표현하고, 그 불확실함 속에서도 서로를 맞춰가는 태도가 성숙한 사랑으로 가는 길이네요. 성숙한 사랑과 미성숙한 사랑의 차이는 '사랑이 먼저인가, 필요가 먼저인가'에 따라 결정되며, 그 차이는 관계의 깊이뿐 아니라 일상 속 작은 행동에서도 드러난다고 하네요. 성숙한 사랑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말하고,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해요." (113p)라고 말한대요. 상대의 조건을 따져가며 만나는 건 오로지 '필요'를 기준으로 하기에 그 결과는 행복하기가 어려워요. 사랑의 기술을 배우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여 서로의 부족한 점을 맞춰가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어요. 사랑이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기에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연속적인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사랑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올바른 삶의 방향을 잡고 싶다면 사랑의 기술을 익히고 노력해야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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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1
이광렬 지음, 유혜리 그림 / 빅피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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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많은 매력 중에 귀여움은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것 같아요.

아기 판다 푸바오는 탄생부터 성장 과정이 그야말로 슈퍼스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인기였더랬죠.

동물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푸바오 영상을 접한 뒤에 직접 보고 싶어서 동물원을 찾게 됐으니 말이에요. 저 역시 푸바오 덕분에 동물들의 세계에 관심과 애정이 생겼거든요.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놀라운 동물들의 세계, 그곳을 안내해주는 책이 나왔어요.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은 수상한 동물만 찾아다니는 수상한 과학자 이광렬 쌤과 함께 떠나는 동물원 여행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과연 수상한 동물원에는 어떤 동물들이 있을까요? "읽고 나면 동물들의 초능력을 알게 될 거야!"라는 문구를 보고 정말 궁금했거든요.

첫 장에는 큼직한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첫 번째 코스는 미스터리 동물원, 두 번째 코스는 와구와구 동물원, 세 번째 코스는 무시무시 동물원, 네 번째 코스는 뿡뿡 동물원, 다섯 번째 코스는 알록달록 동물원이네요. 오잉, 고양이와 개는 전혀 수상한 점이 없는데 왜 여기 동물원에 있느냐고요? 그 이유는 우리가 몰랐던 초능력을 공개하기 때문이에요. 세상에나, 이런 놀라운 능력을 지녔을 줄이야... 각 코스마다 동물들의 숨겨진 능력들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네요. 인류는 약 1만 년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그보다 더 빨리 농사를 지어온 동물이 있어요. 누구일까요? 남아메리카의 우림 지역에 사는 개미들은 무려 6,600만 년 전부터 버섯을 길러 영양분을 섭취했다고 하네요. 현재 약 240종의 개미가 남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에서 버섯을 기르고 있는데, 개미들은 버섯 농장을 위협하는 곰팡이균을 죽일 수 있는 물질도 합성하고, 자신들의 버섯 농장을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면서 아주 잘 가꾼다고 하니, 타고난 농사 천재들이네요. 동물들 중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최고의 살인마는 바로 모기라고 하네요. 모기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며 번식하는데,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파시키기 때문에 무려 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매년 모기로 인해 유해물질에 감염돼 사망한다고 하니, 진짜 모기한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스물일곱 마리의 동물들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예쁘지만 치명적인 파란 고리 무늬를 가진 문어의 실물이 궁금해서 사진을 찾아봤어요. 크기가 보통 12~20cm 정도로 작은데, 예쁘다가 맨손으로 만졌다가는 독에 쏘여서 죽을 수도 있어요. 제주 해안에서 맹독성을 지닌 파란고리문어가 발견되어 해경이 출동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파란고리문어에게 물린다 해도 워낙 부위가 작고 아프지도 않아서, 물렸는지 바로 느끼기 어려운데, 곧 호흡곤란이 와서야 독에 노출된 것을 알아차리게 된대요. 1mg의 적은양으로도 호흡곤란, 구토, 신체마비, 심장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청산가리의 10배 이상의 독성을 지녔다고 하니, 절대 접촉 금지네요. 수상한 동물원 친구들 중에서 가장 보고 싶은 건 반딧불이예요. 살면서 몇 번 만나기 어려운 반딧불이라서 더 귀한 친구들이네요. 동물들이 지닌 신기한 능력에 숨겨진 과학 지식을 쏙쏙 얻을 수 있는 즐거운 동물원 관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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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법 -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시대의 물음표 사용법
정철 지음, 김파카 그림 / 블랙피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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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정철 작가님의 질문 에세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경험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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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법 -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시대의 물음표 사용법
정철 지음, 김파카 그림 / 블랙피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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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생각을 했나요.

스스로에게 묻는 경우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인 것 같아요.

그것마저도 코끝을 스쳐간 향기처럼 수만 가지 생각들이 생겨났다가 빠르게 휘발되어 온전히 내 것으로 남는 건 많지 않더라고요.

왠지 생각에 빠져들면 자꾸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지나친 생각은 해롭다고 '생각'해서 불쑥 튀어나오는 생각들은 과감하게 지워버렸던 것 같아요. 언제부턴가 '나의 생각'을 무시하는 '나'로 변해버린 듯, 그러면 나 말고 누구의 생각이 더 중요해진 걸까요.

카피라이터 정철 작가님의 신작, 《사람의 생각법》을 읽다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려 했던 나 자신을 발견했네요. 으르릉 쾅! 정신이 번쩍 들면서, 오락가락 갈피를 잡지 못했던 이유들이 분명해졌네요. 생각의 주인이 되질 못하니 주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거죠.

"··· 사진기가 달린 전화기라는 문명 ··· 문명은 내가 기억을 지우라고 명령하지 않으면 내 차가 B2 라-37에 있다는 걸 까먹는 일이 없다. 놈의 기억력은 마모되지도 소멸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기억력이 좋다고 인성까지 좋은 건 아니다. 놈은 교활하거나 앙큼하거나 최소한 비겁하다. 입으로는 세상을 바꾼다고 떠들고 다니면서 실은 세상이 아니라 인간을 바꾼다. 엄한 부모도 바꾸지 못한, 독한 선생들도 바꾸기를 포기한 나를 바꾼다. 어떻게 바꿀까. 달콤한 사탕을 쥐어주며 바꾼다. 문명이 내게 쥐어 주는 사탕은 무엇일까. 효율. 편리. 문명은 내게 효율과 편리를 주고 그 대가로 내 머릿속에 든 것들을 하나둘 압수하기 시작했다. 이제 내 머리가 기억하는 전화번호는 없다. ··· 이해하기 어려운 건 나다. 교활하거나 앙큼하거나 비겁한 문명을 대하는 나의 태도다. 나는 나를 훔쳐 간 문명에게 시비하지 않는다. 항의하지 않는다. 나의 퇴화를 문제 삼지도 않는다. 오히려 내 머리보다 문명의 충직함을 더 깊숙이 믿는다. 놈이 하루하루 내 기억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알면서 모른 척한다. 행여 놈이 토라져 나를 두고 멀리 떠나지 않을까 걱정한다." (27-28p)

한참 전이지만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줄 알고 헤매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단순히 물건을 분실해서 속상한 게 아니라 거의 공포감을 느꼈다는 것이 스스로도 황당했더랬죠. 이토록 의존했단 말인가! 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하다니... 저자의 말처럼 문명이 건네준 사탕을 입에 문 바보가 된 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질문들이 잠들었던 나의 생각들을 깨웠네요.

"문명과는 어디까지 타협해야 할까. 문명이 나를 침범하는 걸 어느 선까지 용인해야 할까.

어려운 문제다. ··· 기억력과 계산력은 문명에게 양보한다. 상상력은 양보하지 않는다.

내 상상력이 문명을 제압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이것마저 내주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이 책도 태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28p)

늘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는 못된 버릇 때문에 상상마저도 족쇄를 채우려고 했나봐요. 상상은 자유, 그냥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알아서 날아다닐 텐데, 꽉 막힌 생각이 문제였네요. 막혔을 때는 뻥 뚫는 도구가 필요하잖아요. 저자의 첫 질문부터 상상력 백화점 순례기, 엉뚱한 질문, 무허가 철학관 방문기, 위험한 질문, 한여름 퇴근길 풍경화, 고요한 질문, 비공인 선생님 접선기, 그리고 마지막 질문까지 둘러보고 나니 어느새 생각의 틈새가 열렸네요. 매일 꼭 잊지 말고 나에게 질문해야지, 이런 생각이 나를 바꾸는 힘이라는 걸 알았네요.

"오늘 하루도 주인으로 살았니?"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밖의 나에게 묻는다. 빨리 씻고 쉬고 싶은 나를 붙잡고 매일 하는 질문이다.

"질문 고마워. 내일 또 물어 줘."

내겐 내일이 있고 내일 나의 대답은 거울 속의 나를 활짝 웃게 할 수 있다. (1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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