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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
김소라 지음 / 더블:엔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님들에게 차마 묻지 못하는 질문, 다소 무례한 질문이 아닐까 싶어요.
진심으로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선 나올 수 없는 질문이고, 글쓰기라는 영역과 무관한 사람들이 갖는 단순한 호기심일 텐데, 작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이 꽤 멋지다고 느꼈어요. 제목만 봐도, "그럼, 먹고살 수 있고 말고!"라는 답이 보이잖아요.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는 28년째 글쓰기로 '먹고사는' 일을 하고 있는 김소라 작가님의 '즐거운 삶의 기록'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시민기자, 객원기자, 인터뷰어, 대필작가, 독립출판물 제작, 글쓰기 강사, 논술선생, 한국어 교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계속 글을 써왔고, 쓰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네요.
"글쓰는 일을 하며 돈의 액수가 일을 수락하는 기준이 된 적은 없다. 원고료가 없거나 적은 경우에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되면 기꺼이 동참했다. 경제적 대가로만 일의 중요도를 판단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때로는 내 재능과 노동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세상에서 나의 쓸모를 인정받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를 힘껏 돕는 마음을 가질 때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 (102p)
생계 수단으로서의 글쓰기, 당연히 작가라는 직업으로 살기 위해서는 신경써야 할 부분이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자신의 재능과 노동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쏟으려는 그 마음이야말로 작가로서의 본질이라고 느꼈네요. 책으로 출간되는 글을 써야만 작가가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면 이미 작가라고 생각해요. 저자는 글쓰기로 대학 강단에 섰을 때 학생들에게 다양한 글쓰기 과제를 냈는데 제출된 과제물의 수준이 훌륭했고, 강의가 끝난 이후에도 학생들이 글쓰기를 게속 이어가며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보람이 컸다고 하네요. 글쓰기는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시키며, 내면의 변화를 촉진하는 깊이 있는 활동이므로, 일단 써보라고 조언하네요. 글쓰기엔 왕도가 없고, 늦은 때란 더더욱 없으니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하면 된다고 말이에요.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저자의 생생한 경험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네요. 이토록 좋은 글쓰기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작가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부록에는 '나를 탐구하는 100가지 질문'이 있는데, 이 질문 자체가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유익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