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하라! - 리커버 특별판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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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뇌과학자 이시형 박사님은 올해 아흔두 살, 건강은 남이 챙겨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지키는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말 그대로 몸소 실천하며 건강한 노년의 삶을 보여주고 계시네요.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사단법인 세로토닌문화원으로 출근해 강연을 이어가고, 매년 건강 관련 서적을 집필하고 있는, 현역 의사라는 점이 놀랍네요. 도대체 늙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해답은 이 책 속에 있네요.

《세로토닌하라!》는 출간 15주년 기념 에디션, 리커버 특별판으로 나왔네요. 이미 출간 당시에 베스트셀러였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꾼 이시형 박사님의 솔루션을 2025년 새롭게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네요. 이 책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아픈 모든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을 움직이는 건 뇌, 특히 전두엽의 전두전야는 모든 인간 행동의 총사령부 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세 가지 기능은 조절, 창조, 행복이며, 전두전야의 조절 능력을 높이는 것이 바로 뇌 속의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에요. 따라서 충동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며, 두뇌 활동을 돕는 세로토닌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법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네요.

지금 우리에게 왜 세로토닌인가, 이것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적 증상이 모두 세로토닌 부족이 주된 원인이며, 뇌과학계에서도 지구촌의 온갖 폭력과 각종 중독 증상들이 현대인의 세로토닌 결핍증 때문이라고 밝혔네요. 세로토닌만 적정량 유지된다면 개인은 물론 범세계적인 폭력, 중독도 예방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세로토닌 신경은 원시적 파충류 뇌라 불리는 뇌간에 있는데 이 뇌간의 세로토닌 신경이 전두엽은 물론 온 뇌에 넓게 뻗쳐 있기 때문에 전두엽의 기능도 뇌간이 조절하고, 그 중심에는 세로토닌이 있는 거예요. 전두엽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중추이고, 특히 전두엽 중 앞쪽에 위치한 전두전야는 양심, 윤리, 규범, 희생 등 인간지고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데, 고령이 되면 뇌 전체는 6퍼센트 정도 위축되지만 전두엽은 관리를 잘못하면 29퍼센트까지 위축이 진행되어 진짜 노인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노년 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두엽 관리라고 강조하네요. 노화는 '감정의 노화'에서 비롯되는데, 만약 감정이 무뎌진다면 위험 신호라고 봐야 해요. 전두엽 관리 수칙 제1조는 '감동하라'인데, 우리 뇌는 감동을 느끼면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전두엽이 긍정적인 상태로 조율된다고 하네요. 마음이 젊으면 몸도 젊어진다는 말은 진짜 사실이고, 수많은 뇌과학적 실험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대요. 젊음과 활력을 조정하는 뇌, 그 안에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킨다면 강력하게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전두엽 만들기 10계명이 나와 있는데, 이것만 꾸준히 잘 실천한다면 젊은 뇌를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 수 있네요. 세로토닌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가는 이시형 박사님을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네요. 뇌과학이 알려주는 행복과 건강의 비결, 세로토닌으로 멋지게 100세 인생을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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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구조 교과서 - LCD, OLED의 발광 원리부터 패널 구조, 구동방식까지 디스플레이 기술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사이토 가쓰히로.고미야 신이치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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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누가 텔레비전에 나왔다는 얘길하면서 브라운관이라고 말해서 다들 웃었네요. 언제적 브라운관이냐고 말이죠. 네모난 박스 형태로 부피가 크고 무거웠던 브라운관 TV는 사라졌고, 요즘 아이들은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골동품이 되었네요. 워낙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 보니,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지를 따라가기가 버겁네요. 최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빨강(R) 초록(G) 파랑(B) 세 가지 색의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사용하는 '마이크로 RGB TV'를 개발 출시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디스플레이 기술의 본질인 빛과 색을 가장 정교하게 제어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TV , PC,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속에 숨겨진 발광 원리와 분자 구조, 제작법 등등 디스플레이 기술 메커니즘을 해설해주는 책이 나왔네요.

《디스플레이 구조 교과서》 는 첨단 기술의 원리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해설서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는 나고야 공업대학 명예교수인 사이토 가쓰히로 박사와 소프트뱅크에서 20년 이상에 걸처 IT 관련 잡지 편집장을 비롯해 그룹사 대표 및 임원을 역임한 고미야 신이치라고 하네요. 첫 장에서는 과거 가정용 TV 로 보는 디스플레이의 변천사가 사진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일본 기준, 1960년 출시된 'TV8-301' 부터 2023년 출시된 4K를 지원하는 65인치 유기EL TV 'XRJ-65A80L' 모델이 나와 있어서 한눈에도 기술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네요.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OLED(유기EL)와 양자점이라서, 이 부분에 중점을 두어 구조와 작동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유기EL의 발광 원리, 유기EL 분자 구조, 유기EL 디스플레이 제작법, 액정 분자의 성질과 특징, 액정 디스플레이의 원리, 양자점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의 종류와 기능을 살펴보고, 이 기술들을 둘러싼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과 업계의 시장 현황을 알려주네요. 깔끔하고 선명한 초고화질 TV를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는데, 이 책 덕분에 첨단 기술에 담긴 과학 원리를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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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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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늘상 다니던 길이라서 더 모를 때가 있어요.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을 때가 많거든요. 그러다가 문득 느긋하게 걷는 날에는 '원래 이 길이 이랬던가?'라며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길을 주면 달라지듯이, 소설은 무심코 지나쳤던 세상을 저배속으로 바라보게 만드네요. 어느 길 위에서 스쳐 지나갔을 누군가의 이야기,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지도... 더딘 걸음, 느린 속도에 속이 터지다가도 그게 아니었다면 놓쳤을 순간들을 생각하면 우리에겐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필요해요.

《걷다》는 열린책들 하다 앤솔러지 시리즈 첫 번째 책이에요. 동사 <하다>를 주제로 우리가 하는 다섯 가지 행동, 즉 <걷다, 묻다, 보다, 듣다, 안다>에 관해 스물다섯 명의 소설가가 함께한 단편소설집 시리즈라고 하네요. 이번 책은 '걷다'를 주제로 쓰여진 김유담, 성해나, 이주혜, 임선우, 임현 작가님의 단편을 만날 수 있어요. 김유담 작가님의 <없는 셈 치고>에서는 아픈 고모를 챙기는 조카딸 선화의 이야기인데, "그보다 더 쓰라린 건 마음인지도 몰랐다." (42p), "모른 척하는 일이 더 아프게 느껴져서..." (43p)라는 두 문장으로 요약되네요. 딱 한 번 등장하는 화자의 이름은 '선화'인데, 그 이름이 나오는 장면에서 마음이 짠해졌어요. 가질 수 없는 마음이란 슬픔일까요, 아니면 절망? 그냥 없는 셈 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성해나 작가님의 <후보(後步)>에서는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근성에게 의사는 산책을 권했어요. 뒤로 걷는 것이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는 조언이 떠올라 조심스레 뒤로 걷는 근성은 모든 게 뒤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다가 문득 세실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혹시 재즈 좋아하세요?" (78p) 만약 세실에 내게 물었다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해줄 것 같아요. 재즈가 듣고 싶은 밤이네요.

이주혜 작가님의 <유월이니까>는 그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유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그 사건 이후로 달라진 삶, "이제 곧 유월이야." (113p)라는 말이 유난히 슬프게 느껴지는 건, 펄럭이는 방패연을 든 남자와 트랙을 돌며 뛰고 있는 여자, 그리고 그 뒤를 좇아 뛰는 남자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임선우 작가님의 <유령 개 산책하기>는 유기견인 열세 살의 영국코커스패니얼 '하지'에 관한 이야기예요. "하지야, 왜 나에게 돌아왔니? 왜일까, 왜 돌아왔을까?" (126p) 그 이유가 뭔지, 너무 환히 잘 보이네요. 어라, 나만 보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눈에도 보였다는 게 완전 반전이네요. 어쩌면 이것이 사랑의 힘인지도 모르겠네요.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았다고 했지만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만큼 그리웠던 거죠. 하지는 진짜 착한 개였나봐요.

임현 작가님의 <느리게 흩어지기>는 혼자 사는 명길의 산책 이야기예요. 글쓰기 모임에서 유독 살갑게 구는 성희는 명길에게 자꾸, "언니는 알죠? 언니는 이해하잖아요." (166p)라고 말하지만 명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산책을 하다가 낡고 허름한 수첩을 발견했다면 주워서 펼쳐 볼까요, 아니면 그냥 지나칠까요.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그야 펼쳐봐야 알 수 있지요. 직접 겪어봐야 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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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청소법 - 쓸고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유노책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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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긴 연휴를 끝내고 어질러진 집안을 깔끔하게 청소했어요.

늘 하던 청소인데 이번엔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스님의 청소법》을 읽고 난 뒤에 하는 청소였거든요. 청소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알고 나니 마음과 행동이 달라지네요. "청소란 더러움을 털어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을 닦는 것입니다." (17p)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이자 마음까지 디자인하는 인생 코치로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마스노 슌묘 스님이에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왜 마음이 괴로운 걸까요. 어떻게 해야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 스님은 이렇게 답해주고 있어요. 청소부터 시작하라! '선(禪, 선종)'에서 가장 중시하는 수행 가운데 하나가 '청소'이며, 선에서는 청소를 마음의 먼지를 털어 내고 자신을 닦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거예요. 구석구석 빈틈없이 청소하여 군더더기 물건 하나 없는 깨끗한 공간을 만들면 마음을 리셋할 수 있어요. 선에서는 새로운 뭔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처분하고 버리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여긴대요. 필요 없는 물건을 모두 버리고 심플한 상태가 되었을 때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거죠. 어쩐지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살아가는 한 인간관계가 꼬이거나 남과 비교하여 기가 죽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면 '왜 나만 뜻대로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무심코 빠져들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스스로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마음의 먼지나 티끌이 됩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고민스러운 인간관계 역시 너무 연연하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달리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마음의 먼지나 티끌에 미혹되어 너무 많은 생각으로 끊임없이 겉돌기만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을 풀어 주는 행위가 '청소'입니다. 무심하게 청소하는 것은 '행동을 닦는 것', 즉 '수행'입니다. 당나라 오조홍인 선사의 제자인 신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몸은 보리수요, 마음은 맑은 거울과 같으니 자주자주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과 먼지가 묻지 않게 하라.' 이것은 몸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보리수와 같고 마음은 흐림 없는 거울과 같다. 항상 털고 닦아서 먼지나 티끌이 하나도 묻지 않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232-233p)

스스로 청소의 본질과 의미를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네요. 진심으로 이해하면 몸은 자연스럽게 움직이니까요. 정말 필요한 순간에 만난 《스님의 청소법》 덕분에 삶의 지혜를 얻었네요. 진짜로 필요하지 않은데 겉치레나 체면 혹은 갖고 싶은 욕심 때문에 구매하는 일은 줄이고, 아침 청소와 좌선을 습관으로 들여서 평온함으로 삶을 채우고 싶어요. 새롭게 인생 리셋, 오늘부터 시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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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그림 찾기 -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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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젓가락 두짝이 똑같아요~~

동요를 부르며 아이들은 세상에 똑같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배워요. 학교에서는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태어났어도 모두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고 가르쳐줘요. 근데 왜 세상은 우리가 배운 것과는 반대로 굴러가는 걸까요.

《틀린 그림 찾기》는 KBS 방송 프로듀서 박천기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장애인과 이주 노동자 등 우리 사회 소수자들이 겪는 일상적 차별에 관해 이야기해 왔고, 장애인의 삶을 다룬 다큐를 제작해 왔으며,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역사, 정치, 사회 전반에 관한 책들을 집필해왔네요. 이번 책에서는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을 다루고 있어요.

"어린 시절 '틀린' 그림 찾기에 열중하곤 했다. 분명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찾는 게 맞지만 우리는 어느새 다름을 틀림으로 내면화하며 성장했다. 그렇다면 차이를 지우면 차별은 사라지는 것일까? ... 차별이 철폐된 공정한 사회. 누구도 의심할 여지 없는 민주사회의 가치이자 건강한 시민들이 추구해야 할 공리 중의 공리이다. 그런데 좀 더 솔직히 말해 보자. 우리의 현실은 이 고귀한 공리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말이다. ... 실제로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의 차이를 발견하고 차별을 저지른다. 차별적인 제도는 철폐한다고 해도 내 마음의 불편한 차별 감정까지 어찌할 것인가? 여기에 우리가 쉽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4-6p)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다름을 틀림으로 내면화하며 성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무의식적 편향은 잔잔하게 깔려 전반적인 의식을 지배하고 있기에 그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설마 나도?'라는 자각의 순간들을 맞게 되네요. 모든 행위에 차별 감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저자는 '틀린' 그림을 보여주고 있어요. 무엇이 틀렸는지 똑똑히 알아야 하니까요.

일본의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는 '당연하다'라는 말속에 모든 차별의 이면이 숨어 있다면서, '남자니까 당연히', '여자니까 당연히', '백인이니까 당연히', '흑인이니까 당연히' 등 차별에 대해서도 '원래 그렇다' 혹은 '당연하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은 이미 만들어진 사고의 틀과 규정에 현실을 습관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차별 문제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다는데, 놀라운 통찰이네요. 진짜로 세상엔 당연한 것이 없더라고요. 함부로 제멋대로 규정해놓고는 원래 그런 거라고 떠든다고 해서 당연해지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차별과 편견이라는 틀린 그림을 알아채고 그 불편함을 직시하는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결국 "차별을 다루는 데 있어 가장 최대의 적은 사악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 (24p)이라는 말이 경종을 울리네요. 생각하지 않으면 바꿀 수 없어요.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행되는 일상적 파시즘을 목격해왔고, 이제는 우리 안의 파시즘을 들여다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우칠 차례네요. 경계와 벽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건너야 한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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