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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 - 애뽈의 사계절 일일달력
애뽈(주소진) 지음 / 그림숲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특별한 날도 아닌데, 아름다운 편지가 도착했네요.
누가 보냈을까요.
"작은 숲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매일매일 바람결에 실려온 하루의 기록이
당신의 손끝에 닿기를 바라며 정성껏 쓰고 그렸어요.
사계절을 담은 이 365통의 편지 속에서
당신의 하루도 포근히 휴식하기를 바랍니다."
- 애뽈 드림
이 한 권의 책이 나만을 위한 편지가 되어 따뜻한 위로와 기쁨을 주네요.
《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는 서정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애뽈의 사계절 일일달력이네요.
요즘은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어서, 편지가 주는 낭만이 떠올라서 잠시 추억에 잠겼네요. 애뽈 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이 십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요. 그때는 예쁜 편지지와 엽서라고 하면 순정만화풍의 그림이 인기라서 친구들끼리 주고받기도 하고, 열심히 모으기도 했거든요. 순수하고 맑은 숲속 소녀의 모습과는 전혀 닮지 않은 십대 시절이었지만 친구들과의 추억은 아름답게 기억되네요. 어쩌면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표지에는 순정만화 속 주인공 같은 소녀가 보라빛 라벤더 꽃밭에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네요. 이 책은 스프링으로 된 만년일력이자 깊은 숲속에서 살아가는 한 소녀가 우리에게 보내는 365장의 편지를 담은 그림에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목차를 보면, 1월의 편지는 구상나무, 2월의 편지는 자작나무, 3월의 편지는 버드나무, 4월의 편지는 민들레, 5월의 편지는 튤립, 6월의 편지는 장미, 7월의 편지는 느티나무, 8월의 편지는 해바라기, 9월의 편지는 코스모스, 10월의 편지는 억새, 11월의 편지는 은행나무, 12월의 편지는 남천나무라고 적혀 있어요. 매 달이 시작되는 첫 장에는 그 달을 대표하는 나무와 꽃 그림과 함께 꽃말이 나와 있어요. 1월의 구상나무 꽃말은 '기개'라고 하네요. 봉투에서 꺼내는 듯한 엽서 그림이 멋져보여요. 엽서를 받는다는 상상을 하면서 펼쳐 볼 수 있으니 말이에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년 365일, 매일 한 장씩 숲속 소녀의 편지를 읽을 수 있어요.
"하늘이 유난히 맑은 겨울밤엔
별빛이 숲길을 따라 내려와 나무 위에 머물러요.
그 빛이 마치 나에게 괜찮다며 속삭이는 듯했어요.
당신에게도 그런 별빛 하나 그려 보낼게요."
_ January 01 . 11
일반적인 탁상 달력처럼 생겼지만 그 안의 내용은 완전히 달라요. 애뽈의 사계절 일일달력은 마음의 휴식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림 에세이거든요. 일년 동안 매일 한 장씩 그림과 글을 보며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을 제공해주네요. 숲속 소녀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싶다면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두 권의 무지 노트에 적을 수 있네요. 연보라빛 작은 상자 안에 애뽈의 사계절 일일달력과 두 권의 노트가 들어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새해 선물로 건네주면 좋을 것 같아요. 모두가 보는 달력 말고 오직 나만의 위한 달력, 애뽈의 감성 캘린더북으로 일년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