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 모든 장소
채민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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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모든 날 모든 장소》는 건축 기자 아빠의 미국 소도시 생활기를 담은 책이에요.

저자는 언론인 해외연수 프로그램 일환으로 2021년 미국에 가게 되었는데, 회사 사정으로 같이 갈 수 없는 아내는 한국에 남고, 딸과 둘이서 미국 일 년 살이를 했다고 하네요. 미국에 갈 당시에는 미국의 건축에 대한 책을 쓰고 싶었는데 미국 생활 중에는 딸을 돌보느라 책을 쓴다면 육아서가 될 거라고 여겼다가 이 책이 완성된 거래요. 건축도 육아도 아닌 장소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는데 제가 느끼기엔 낯선 미국 생활에서 아빠이자 기자로서 경험한 모든 이야기였네요.

이 책에서는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출발하여 미국 아파트 집, 학교, 다이너, 슈퍼마켓, 놀이터, 도서관, 놀이공원, 자연, 별하늘, 길, 박물관, 미술관, 우주 관련한 공간들까지 미국 생활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건축 기자이자 아빠의 눈으로 바라본 낯설고도 익숙한 공간에 관한 생각들이 흥미로웠어요. 인상적인 공간은 놀이터와 도서관이었어요. 세계 어딜가나 흔한 공간일 수 있는데 미국의 특징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이 부러운 지점이네요. 낮은 출산율을 걱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놀이터와 도서관 수가 줄어들고 있어요. 공간,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사람들도 달라지지 않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어떻게 바꿔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제인 것 같아요.


"탑승구 유리창 밖에 대한항공 KE093편이 서 있었다.

그걸 타고 13시간 반을 비행한 뒤에는 그때까지와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이 펼쳐질 예정이었다.

언젠가 우주여행 시대가 열리면 다른 은하로 가는 포털에서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될까.

숱하게 공항을 이용하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익숙한 장소가 주는 낯선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날 이후 미국에서 보낸 한 해도 결국은 이방인이자 어린아이의 유일한 보호자로서 장소를 새롭게 느끼는 과정이었다.

슈퍼마켓, 도서관, 학교, 놀이터처럼 익숙한 일상의 장소들이 다른 느낌,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 장소를 느낀다는 것은 삶을 보다 예민하게 감각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8p)


살다보니 사는 지역이 크게 바뀌지 않아서 늘 익숙한 공간에 둘러싸여 있었네요. 익숙해서 지나치는 것들, 어쩌면 우리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네요. 새로운 공간의 경험이 저자에게 특별한 순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대단히 멋진 공간이라서라기 보다는 사랑하는 딸 에스더와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어린 딸을 돌보는 역할에 충실했던 아빠가 어느덧 사랑의 충만함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모든 날, 모든 순간'의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게 되네요. 공간의 완성은 결국, 사람이었더라.


"에스더와 센트럴 파크를 같이 걸었다. 무심코 발밑을 내려다보니 낙엽 쌓인 길에 에스더와 나의 그림자가 보였다. 내가 에스더를 데리고 다닌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림자를 보니 손잡고 나란히 걷고 있었다. 우리는 아빠와 딸이면서 길 위의 동행이었다. 그날의 그림자를 오래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2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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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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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는 게 쉬웠다면 행복했을까요.

금수저를 쥐고 태어난 사람들이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제법 남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진짜 행복한지는 모르겠네요.

평온하고 안락한 일상을 모두가 누릴 수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기에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네요. 그러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버텨냈고 살아남았다면 이제는 행복할 자격이 충분해요. 고단한 삶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났어요.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는 스스로를 '의지박약사'라고 소개하는 건강상담 전문약사 박일섭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가 걸어온 삶의 기록을 담고 있어요. "나는 때때로 좌절하고 절망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 오락실에서 작은 성취감을 느끼던 그 시절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아 혼자가 되어버린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서울대에 합격하고 차석으로 졸업하기까지,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나를 괴롭히던 과거는 더 이상 나를 얽매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나는 과거의 나와 같은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223p)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니체의 말이 떠올랐어요. 살다 보면 고비가 찾아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멈추지 말고 다시 일어서 나아가야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어요.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즐기란 말은 공감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고통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면 흔들리지 않는 목표가 있어야 해요. 저자에게 서울대 합격이란 목표는 희망의 동아줄이었던 것 같아요. 목숨을 걸고 공부한 노력의 대가라고 표현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기에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된 거예요. 고통에서 도망치지 않고 마주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자신의 무기로 바꿀 수 있다고 하잖아요. 다 읽고 나니, 책의 제목을 '살고 싶어서, 서울대에 갔어'라고 바꾸고 싶네요. 우리에게 희망이란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노력으로 자라나는 새싹이 아닐까 싶네요. 모두의 삶은 똑같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내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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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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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싸우자, 이기자!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에게 익숙한 구호일 거예요. 어릴 때부터 경쟁하며 늘 1등을 목표로 사는 법을 배웠던 아이들은 진정한 성공이 뭔지도 모른 채 패배, 좌절, 포기를 먼저 느꼈을 거예요. 싸워서 이기는 데에만 골몰하면 타인은 죄다 싸워야 할 상대, 적으로 여길 수밖에 없어요.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하는 환경 속에서는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워요.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며, 승부는 오직 자신을 뛰어넘는 과정 안에 있음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해준 것이 바로 니체의 철학이네요.

《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은 니체의 철학이 담긴 113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이에요.

이 책은 어나니머스가 작업한 21세기 버전, 니체의 인생 조언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어나니머스는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878)을 기반으로 원전에 담긴 철학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누구나 자기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게 113개의 문장으로 정리해놓았어요.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첫 번째 파트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라는 니체의 문장에서 출발해 자기 극복과 성장에 관한 43가지 삶의 태도를, 두 번째 파트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얼굴이 당신을 만든다"라는 문장에 담긴 의미대로 인간관계와 감정 조절에 관한 31가지 방법을, 세 번째 파트는 "그대의 시선이 삶의 크기를 정한다", 즉 세상을 바라보는 39가지 시각을 제시하고 있어요.

모든 문장들이 날카로운 통찰이지만 각자 자신이 지닌 고민들을 풀어내는 데 단서가 될 하나의 문장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113개의 문장 중 첫 번째 문장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라"이며, "우리는 모두 의심 속에서 살아간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상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며 걸어왔다. 그 과정에서 고독과 고통을 마주했지만, 그 안에서 중요한 사실을 배웠다. 바로 정해진 답이 없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내면 된다는 것. 세상이 내놓은 확실한 답이 없다면, 결국 당신이 그 답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다.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만의 진실을 상상하고, 그 진실을 직접 창조하라. 그리고 기억해라. 세상이 아무리 당신을 짓누르려고 해도,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이 믿음은 당신을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21p) 라는 해설이 나와 있어요. 독일어로 위버멘쉬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인간은 스스로를 초월해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하며 만들어낸 인간상을 의미해요. 인간은 각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창조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위버멘쉬는 불확실한 세상을 당당하게 '나'로서 살겠다는 선언이자 강력한 의지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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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이미지를 정확하게 생성하는 테크닉 한 권으로 끝내는 미드저니 - 생성형 AI 미드저니 최신 기능 수록
민자경 지음 / 에듀웨이(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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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해버린 것 같아요.

SF영화에서 봤던 미래가 지금 여기 눈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에요.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사용해봐야지 하는 사이에 이미 새로운 버전이 등장하고 있네요. AI 이미지 생성 도구 미드저니 덕분에 누구나 쉽게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네요.

《한 권으로 끝내는 미드저니》는 최신 기능까지 포함된 미드저니 사용법을 다룬 책이에요.

우선 생성형 AI 가 무엇인지 개념부터 이론적인 설명으로 시작해 이미지 생성형 AI 툴킷에서 미드저니가 뛰어난 점을 알려주고 있어요. 기존 AI 기술은 주로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생성형 AI는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 특화되었기 때문에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어요. 챗GPT를 활용한 AI 이미지 생성 기능도 크게 발전해서 텍스트 설명만으로 신속하게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존재하는데 생성형 AI 이미지 툴킷을 활용하면 시간, 비용,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생성형 AI 이미지 툴 중 미드저니는 창의적인 이미지 제작에 강력한 도구라서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요구하는 분야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챗GPT는 물론이고 미드저니를 비롯한 생성형 AI 도구 사용이 필수적인 능력이 되었네요.

이 책에서는 미드저니의 기본인 설치 방법부터 프롬프트 작성법, 미드저니를 잘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기능, 다양한 옵션과 파라미터 사용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어요. 원하는 이미지 생성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생성형 이미지 프롬프트 작성법부터 다양한 카테고리의 이미지 생성 방법을 예제 따라 하기와 실습을 통해 학습할 수 있어요. 인물, 동물, 자연 등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프롬프트 작성을 해가면서 사용법이 익숙해지면 이미지 혼합, 이미지 확장, 이미지 변형 순으로 점점 정교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생성이 가능해지네요. 최신 버전의 미드저니 사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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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결정을 위한 뇌과학
조엘 피어슨 지음, 문희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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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결정을 위한 직관의 과학, 우리에게 필요한 생존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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