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하루에 관한 거의 모든 심리학 - 정신과 의사에게 말하기엔 너무 사소한 일상심리 이야기
선안남 지음 / 웅진윙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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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말하는 여자는 미혼의 여성을 말한다. 아줌마로서 조금 섭섭하지만 대체적으로 편안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여자라면 나이불문하고 고개를 끄떡일만한 공통분모를 잘 표현해준 것 같다. 여자들의 심리란 복잡한 것이 아니라 섬세해서 사소한 일상들이 큰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래서 남들은 모르지만  내면의 상처나 갈등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문화가 자신의 심리를 자유롭게 상담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겉으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여자들은 화려하게 외모를 꾸미듯이 자신의 심리 또한 꾸미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솔직히 여자, 남자를 가릴 일도 아니다. 어른이 된 뒤로 남들 시선을 의식하며 살다보니 힘들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속시원하게 울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고 대부분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끙끙 앓아가며 해결할 때가 많다. 아마도 이러한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만 이 책은 상담심리사로서의 전문적인 조언을 해주지 않는다. 그냥 평범한 여자의 하루를 들려줄 뿐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하루가 무엇이 특별할까 싶지만 무엇을 입고 어떤 신발을 신느냐 등등 사소한 선택이 여자의 심리를 반영한다.  "맞아. 나도 저럴 때가 있는데......."라는 공감을 하면서 어쩐지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가끔 왜 나는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 스스로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마치 세상에 나 혼자만 외톨이가 된 것 같다. 그런데 다른 여자들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나와 비슷하다는 사실에 안심이 된다. 미혼일 때는 친구들과 한바탕 수다를 떠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었는데 아줌마가 된 이후로는 쉽지 않다. 마음이 통하는 누군가와의 대화는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처럼 상쾌한데 점점 그러한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건 내 마음이 점점 문을 닫는 시간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갑자기 따끔거리며 아파오는 상처처럼 내 마음이 어떠했는지 발견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하루를 마감하며 지친 나를 위로하며 격려해주는 '나'를 만난다.

여자로서의 나, 하루 동안의 소소한 일상들을 통해 마음을 다독거리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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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원 - 어느 미술사가의 그림 에세이
정석범 지음 / 루비박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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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즐기는 일이 그저 고상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이제껏 살면서 예술 전시회를 가 본 경험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일부러 시간을 낼 정도의 관심도 없었고 왠지 전시회에 가면 혼자 이방인이 될 것 같은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훌륭한 명화를 찾아보게 되고 좋은 전시회가 없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자식에게는 무엇이든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의 욕심때문일 것이다. 다만 예술적 지식이 얕다보니 그냥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예술은 현실 속에 뿌리내린 우리의 자화상이란 걸 알게 됐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느끼는 감동이었다. <어느 미술사가의 그림 에세이>는 마치 명화에 관한 작품 설명뿐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곁들여져 친밀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네덜란드 화가 다비트 바일리의 작품 <바니타스 상징이 있는 자화상>을 보면 그림 속의 젊은 화가가 자신의 늙은 모습을 그린 자화상을 들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촛대, 모래시계, 유리잔, 꽃, 해골 등의 소품이 놓여 있다. 바니타스 초상을 그릴 당시 67세였던 화가는 자신의 자화상을 젊은 모습으로 표현했다. 오히려 그림 속 그림의 자화상에는 현재 자신의 늙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육체가 늙어간다는 건 우리가 세월을 실감하는 증거이며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는 실체이다. 이 위대한 작품 한 점으로 무명 화가였던 그의 이름이 미술사에 남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작품을 보면서 어린 시절, 월남에서 돌아온 아버지의 낯설음을 통해 인생 무상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내게는 화가 다비트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그림 속 젊은이는 아들이고, 들고 있는 그림 속 주인공이 화가 자신이 아닐까 라는 상상을 했다. 저자는 비록 전쟁에서 돌아온 아버지의 모습이 이전과 너무나 달라 당황했지만 그러한 아버지를 받아들이고 사랑했다. 과거의 기억들은 아프고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현재를 더욱 단단하게 일으켜주는 힘이 되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해준 마음의 정원이었다. 예술은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씨앗이며 그 씨앗을 키워내는 일이야말로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저자는 우리의 삶 자체가 진정한 예술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정원을 남겨줄 것인지, 숙제를 받은 것 같다.

<아버지의 정원>은 명화를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공감하며 감동하도록 이끌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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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것들
리처드 칼슨 지음, 이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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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칼슨, 이 책의 저자는 2006년 출장을 떠나는 비행기에서 폐색전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겨우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예기치 못한 죽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는 살아 있는 동안 행복했던 사람인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살았으니 얼마나 멋진 삶인가.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책 제목이 저자의 죽음을 안 순간  다르게 보인다. 어떤 삶이든 살아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다. 행복에 목숨 걸지 말라는 그의 충고는 결국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서 감탄하면서도 다소 거부감을 느꼈다.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 감정, 행동>들을 서른 아홉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불행, 재난, 고통, 은퇴, 이혼, 위선, 실패, 비관주의 등등 우리를 힘들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마다  각각  '몇 번째 사소함'이란 제목을 붙여 놓았다. 무엇이 사소하단 말인가?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을 읽기 시작하니 내 안의 생각, 감정 그리고 행동이 떠올랐다. 그가 말하는 우리 삶의 사소한 것들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그런데 그는 사소하다고 표현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그러한 요소들을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마치 행복할 수 없는 이유를 찾는 사람처럼 매사 불평이 먼저 나왔던 것 같다. 행복하게 살자면서 부정적인 생각, 불편한 감정, 조급하고 비관적인 행동을 하며 살았음을 발견했다. 다행히 위험 신호를 감지했고 변화해야 할 시기임을 느꼈기 때문에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 다른 책에서 자신의 1년간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적어보라는 내용에 공감했는데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스물여섯 번째 사소함 "망설임"이 그것이다. 1년 후에도 이것이 중요할까?  현재 이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면 그 일이 1년 후에도 중요한 일인지를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즉 중요하지 않은 일 때문에 행복해야 할 우리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불행, 고통, 시련들을 사소한 것으로 여길 수만 있다면 그리고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이 순간을 보낼 수 있다면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당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당신이 원하기만 하면 낙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만큼은 낙관한다." -리처드 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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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 카툰 - 보이지 않는 영과 혼의 세계를 찾아가는 카툰 라이프
오차원 지음 / 펜타그램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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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책을 만났다.  '심령'이라는 주제부터가 특이한데다 카툰의 형식으로 나온 다른 책과는 달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저자의 필명은 오차원이다. 사실 사차원은 들어봤지만 오차원은 뭘까 궁금했는데 그녀가 경험했던 오싹하고 고통스러웠던 심령 경험이 오차원의 세계가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을 보면서 문득 이런 얘기가 떠올랐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모여 '남산'에 관해 이야기한다고 치자. 그러면 실제로 남산을 다녀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남의 얘기를 들어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전혀 들어 본 적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때 누가 가장 '남산'을 실감나게 묘사할까?  당연히 실제 다녀온 사람일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가장 그럴 듯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진짜로 '남산'을 아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모든 사람이 '남산'을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귀신은 존재할까?

귀신, 유령, 심령, 혼령 등등 죽음과 관련된 세계에 대해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아무도 그러한 존재들을 확신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호기심과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이는 세계에서 규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평범한 이들이 경험하는 악몽이나 가위눌림과 같은 현상들이 과연 귀신의 영향일까?

<심령 카툰>이란 원래 웹툰으로 연재되던 작품이라고 한다. 자신의 심령 체험을 그대로 보여준 카툰인데 상상과는 전혀 다른 것 같다. 그녀는 <식스센스>의 소년처럼 항상 귀신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사랑과 영혼>에 나오는 흑인영매처럼 자유자재로 빙의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귀신을 보게 됐고, 그 날 이후로 귀신들에게 시달리며 살아온 것이다. 밤이 무서워서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낮에는 기면증으로 비몽사몽 살았으니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참 한심하다 했을 것 같다.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을까, 짐작도 못하겠다. 왜 하필 그녀만 영혼들의 표적이 되었을까? 이쯤 되면 심령 체험은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공포 체험으로 돌변한다. 솔직히 다른 소설이나 영화에서 봤던 귀신 이야기보다는 약하지만 만약 똑같은 일이 내게 벌어진다면 상상하기조자 싫다. 지금껏 살면서 가위에 눌린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귀신이나 유령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분명 눈을 뜬 것처럼 방 안이 전부 보였는데 실제로는 눈을 감고 있었고, 마치 내가 육신을 벗어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짓눌려서 숨이 막히면서도 또 다른 나는 붕 떠 있는 느낌이, 너무나 강렬하고 오싹해서 한동안 잠들기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깜깜한 방에 무심코 들어갔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 뒤로는 귀신이나 유령은 착각이나 망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공포와 두려움 자체가 우리에게 그런 미지의 존재를 만들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저자는 실제 겪은 일이라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을테니까 공포뿐 아니라 고독했을 것 같다. 다행히 지금은 그간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가족 이외에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는데 정말 왜 그녀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하다.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녀는 <심령 카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보여주며 진실을 찾으려 한 것 같다. 외국 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처럼 그녀 역시 그 진실을 찾기를 바란다.

심령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심령 체험자의 삶을 보여주는 신선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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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이라고 말해
우웸 아크판 지음, 김명신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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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할 말을 잃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지는 내전, 종교 갈등, 기아, 성매매와 같은 불행한 일들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책은 너무나 당황스럽다.  작가의 중단편 작품 4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는데 주인공은  다르지만 그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 불안, 절망, 괴로움 때문에 서로 연결된 듯 착각을 일으킨다. 도대체 이 아이들에게 왜?

공허한 질문을 던지고 혼란스럽다.  이 지구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제목의 의미를 이해 못했다. " 한 편이라고 말해!" 그건 흑백으로 나뉜 사회에서 유리한 쪽이 내 편이라고 말하란 뜻이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종교, 정치, 그 어떤 이해 관계든지 상관 없다. 그들에게도 나름의 가치관이 있겠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은 혼돈 그 자체인 것 같다. 재빠르게 어느 편이든 선택하지 않으면 불리해진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거나 부정부패로 얼룩진 사회에서 약자로 산다는 건 견디기 힘든 고문일 것이다. 읽으면서도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 아이들은 마치 힘없는 풀처럼 밟으면 밟히고 꺾으면 꺾인 채로 소리없이 고통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그 아이들의 절망감이 전해져서 그만 힘이 빠져버린다.

이 책은 두 눈을 질끈 감거나 모른 척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도 가슴 아픈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여준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외면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겨우 열두 살 소녀가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길거리에서 몸을 파는 일을 참아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크리스마스 성찬>에 등장하는 '마이샤'의 가족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마이샤'의 남동생인 '지가나'만 그 상황을 참을 수 없다. 누나의 희생으로 크리스마스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 자신이 학교를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프고 화가 난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그들 가족에게 허기를 채우는 방법은 접착제를 흡입하는 것이다. 이토록 가난하고 배고픈 가족에게 어린 소녀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가봉에서 가기 위해 살찌우기>는 어린 소년, 소녀들이 해외로 팔려가는 내용이다. 크페 삼촌은 자신의 조카들을 돈 받고 팔려다가 죄책감을 느낀다. 코칙파와 예와 남매의 시선으로 바라본 현실은 아무도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다. 살기 위해 눈치보는 남매의 모습이 안타깝다. 크페 삼촌은 왜 진작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까?  더 자세한 내용은 안 나오지만 팔려간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혹시나 장기매매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닌지, 그 뒷 이야기는 안 나오지만 제발 멀리 도망갔기를 바랄 뿐이다.

<이건 무슨 언어지?>는 순수한 아이들의 우정도 한 순간에 갈라놓는 어른들이 등장한다.  각자 어떤 신앙을 가지고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아이들이 갖는 기본적인 의문처럼 어른들이 만든 세상은 말도 안 되게 억지를 부린다. 그러나 힘없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따르는 수 밖에......

<럭셔리 영구차>는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주인공 주브릴은 열여섯 살 소년이며 종교적인 문제로 오른손이 손목 부위에서 잘렸다. 종교 분쟁때문에 무슬림이 그는 남부로 피신하는 그리스도교로 위장하여 럭셔리 버스에 탄 것이다. 자리 때문에 옥신각신 싸우는 사람들 틈에서 오른손을 바지춤에 넣은 모습은 거만해보이고 버스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살기 위해 피난을 떠나는 그들이 벌이는 다툼은 축소된 종교 분쟁 같다. 정말 종교의 존재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부모님의 침실>은 끔찍했던 1994년 르완다 내전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다 읽고나니 한숨이 나오며 가슴이 묵직해진다. 언제쯤 평화로운 세상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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