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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탄생 -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는 하루 10분 연기 수업
윤용근 지음 / 들녘 / 2024년 6월
평점 :
살면서 연기를 하고 싶다거나 배우를 꿈꿔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할 수 있어요. 근데 왜 이 책을 읽었냐고요?
스스로는 감정이 풍부하다고 느꼈는데, 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연기라고 하면, "너 연기하냐?"라는 식으로 가식적인 행동을 꼬집을 때나 써봤지, 연기라는 장르를 공부한 적이 없어서 그 중요성을 몰랐던 것 같아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오해를 받거나 갈등을 겪을 때, '뭐지, 난 진심으로 표현한 건데?'라는 억울함이 먼저였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문제는 '나'였더라고요. 상대방에게 진심을 있는 그대로 잘 전달하려면 표현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연기 수업이 궁금했어요.
《배우 탄생》은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는 하루 10분 연기 수업'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이 책은 연기 지망생과 배우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연기 입문서이지만 연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만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연기술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실제 현장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어요.
우선 저자는 연기란 무엇인가, 연기란 예술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연기는 예술이다." (19p)라고 답하면서 연기 수업의 시작은 연기가 예술이라고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배우들의 연기력을 논할 때 '메소드 연기'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는데, 이는 '좋은 연기, 관객과 교감하는 연기, 진실된 연기'를 뜻하며, 전 세계의 모든 메소드 연기론의 창시자이자 현대 연기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말을 인용하자면, '자신의 역할 속으로 들어가서 그 인물을 살아 있게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주네요. 메소드 연기야말로 연기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고, 우리가 배워야 할 연기술인 거예요.
저자는 연기 교육자로서 연기 공부의 중심 잡기로 시작해 배우의 기본기인 화술과 발성, 탄탄한 연기 실력의 토양을 다질 수 있는 연극 연기, 영화 연기의 문법과 필승 오디션 연기의 기술, 마지막으로 힐링 연기에 대해서 이론과 실전을 오가며 흥미롭게 알려주네요. 화술, 말하는 기술은 연기자가 익혀야 할 기술들 중에서도 핵심인데 배우라는 직업이 아니어도 정확한 발음과 발성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면접을 비롯해 거의 모든 사회생활에서 화술이 필요하지 않은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실전에 유용한 발성 훈련법은 목소리의 단점을 보안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나만의 목소리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되네요. 발성 훈련으로 목소리에 힘이 생기니까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좀 더 자신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연기술을 공부한다는 건 무대 위에 오르는 배우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운 소통을 원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공부였네요. 연기술의 쓸모와 매력을 둘 다 발견하게 된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