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딥 - 우리 몸·바다·숲·지구·시간·우주까지 깊고 깊은 곳에 숨겨진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 더숲STEAM 시리즈
제스 맥기친 지음, 윤영 옮김, 정현철 감수 / 더숲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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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나'라는 존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져요.

직접 보고 느끼며 배우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요. 바로 책이에요~

《DEEP 딥》은 더숲 STEAM 시리즈로 깊고 깊은 곳에 숨겨진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을 다루고 있는 그림책이에요.

우선 DEEP 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의 깊이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흥미로워요.

"깊은 곳에 온 걸 환영해요.

여러분은 태양계 가장자리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 본 적 있나요?

또는 차가운 바다 깊은 곳에 무엇이 사는지, 그곳에 햇빛은 비치는지 생각해 본 적은요?

이제 우린 세상의 가장 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거예요." (11p)

이 책에서는 깊은 바다로 시작해 깊은 숲, 깊은 지구, 깊은 시간, 깊은 우주, 깊은 몸속, 깊은 관계와 깊은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요. 깊이를 공간으로 보면 바다, 숲, 지구, 우주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시간으로 본 지구의 역사는 신선했어요. 처음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나고 급격히 늘어가다가 멸종도괴 다시 새로운 종들이 진화하며 시간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따라 흘러가고 있다는 걸, 그 흔적들이 깊고 깊은 땅 속에 화석으로 보존되어 과거 지구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현재 우리는 지구 역사에 유례없는 쓰레기층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어서 뜨끔했어요. 이대로 괜찮을까요. 이미 심상치 않은 신호들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려면 우리가 바뀌어야 해요. 바로 깊은 변화를 겪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도 함께 노력해야만 해요. DEEP 딥의 세계는 머나먼 우주뿐 아니라 우리의 몸속 깊은 곳까지 다양해요. 가장 신기하고 놀라운 건 깊은 곳에 사는 것들이 지닌 공통점인 것 같아요. 미국 항공 우주국은 다른 행성의 생명체가 어떤 모습일지 알아내기 위해 힘해의 열수 분출공을 연구하고, 과학자들은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해양 생물을 관찰한대요. 우리의 뇌 신경망은 우주의 지도와 닮아 있고, 우리 몸속 미생물의 수는 우리 은하의 별보다 더 많다고 해요. 깊고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폭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책이네요. 책으로 떠나는 DEEP 딥의 세계, 재미있고 유익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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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우다 1~3 세트 - 전3권
현기영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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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비극,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인생은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_ 2023년 초여름, 현기영


《제주도우다》는 현기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우선 "제주도우다"라는 말은 제주어로 '제주도입니다'라는 뜻이에요. 소설은 제주 출신 안영미와 그의 남편 임창근이 함께 장편 다큐를 제작하는 것으로 시작되네요. 영미 할아버지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때의 참사를 형상화해내려는 거예요. 당시 열여섯 살이던 영미의 할아버지는 그 사건으로 누나와 외삼촌을 한꺼번에 잃었고 그 자신도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갔었다고 해요. 이 소설은 1945년에서 1948년까지, 한국사에 유례없는 무서운 폭력, 국가폭력에 내몰려 희생당한 제주도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영미야, 창근아, 이 할아비도 어릴 적엔 꿈이라는 게 있었다. 허어, 황당한 꿈이주만, 중학생 시절에 나는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고 싶었주. 그런데 그 무서운 사건이 내 꿈을 완전히 박살 내버린 거라. 그 사건 후로는 모든 게 헛것으로 보여 무얼 쓸 수가 없었어. 모든 것이 헛것이고 그 사건만이 진실인데, 당최 그걸 쓸 엄두가 안 나는 거라, 무서워서. 그걸 글로 써야 하는데, 그걸 쓰고 싶은데 무서워서 말이야. 어, 지금도 무서워······" (15p)

할아버지는 이야기 도중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고, 한라산의 깊은 눈 속으로 사라진 누이 안만옥을 떠올리며 꺼이꺼이 소리 내어 울기까지 했어요. 인간이라면 결코 저지를 수 없는 만행이기에 세월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비극이 된 거예요. 일제의 극심한 압박에 짓눌렸던 제주, 그로 인해 희생된 무고한 생명들... 그때의 생존자들은 하나 같이 "살아 있는 죽은 자" (356p)였고, 살아 있는 죽은 자의 삶이었던 거예요. 불과 75년 전의 일이에요. 3만여 명의 양민들이 소리 없이 죽어갔고, 유족들은 오랜 세월 억울함과 분통함을 꾹꾹 억누르며 살아왔어요. 그 애통하고 절통한 설움의 한을 어찌 풀어내야 할까요. 제주도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낸 《제주도우다》를 통해 우리 모두가 제주도를 이해하고,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진상조사보고서는 4·3 당시 인명피해를 2만 5,000명에서 3만으로 추정한다.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극심했던 사건이다. <제주 4·3 사건 진상조사보고서, 536p>

과거 반세기가 넘도록 금기의 영역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위령하는 행사조차 공개적으로 열기 어려웠고, 4·3 희생자 추념일을 법정 기념일을 봉행하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을 거쳤어요. 법정 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지금까지 4·3 사건을 둘러싸고 빚어진 이념 논쟁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되었는데, 윤 대통령의 추념식 불참은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제주 4·3 진상규명에 앞장서온 제민일보가 4월2일자 4면 하단에 제주 4·3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5단 통광고를 게재했다는 사실은 몹시 충격적이에요. 일부 극우단체의 역사 왜곡과 폄훼 시도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구태의연한 이념 논쟁으로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는 무리들에게는 엄중한 경고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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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전 완역판 세트 - 전10권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5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바른번역 옮김, 나관중 원작 / 코너스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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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나관중 원작의 고전을 누가 어떻게 번역했느냐에 따라 새로운 버전이 완성되는 것 같아요.

《삼국지 원전 완역판 세트》는 코너스톤에서 출간된 미니북 세트예요. 130*190*80mm , 기본 판형보다 작은 편이라 10권이 작은 상자 안에 모두 들어가네요. 내용은 그대로, 책 크기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쭉 내려갔네요. 이 정도 가격이라면 누구든지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어요.

이번 삼국지는 요시카와 에이지의 원전 완역판이에요.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 요시카와 에이지가 쓴 삼국지연의 평역본이 1939년~1943년 도쿄마이니치 신문에 연재됐는데 연재 당시 일본에서 빅 히트를 쳤고 일본 삼국지연의의 정석이 되었으며, 국내에도 번역본이 꾸준히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서문에 보면, "《삼국지》에는 시(詩)가 있다. 단순히 흥망치란을 방대하게 기술한 전기나 군담의 일종이 아니며, 여기에는 동양인의 피를 뜨겁게 하는 조화와 음악 그리고 색채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삼국지》에서 시를 빼놓는다면 세계적이라 불리는 위대한 구상의 가치도 매우 무미건조해질 것이다. 그래서 간략화나 초역을 피하고 장편 집필에 적합한 신문 연재소설로써 이 작품을 썼다. 유현덕이라든지 조조, 관우, 장비 등 주요 인물에게는 나만의 해석과 창의를 덧붙여 저술하였다. 군데군데 원본에 없는 문장이나 대사는 내가 묘사한 것이다." (7-8p)라고 밝혔는데, 일본에서도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고증보다는 읽는 재미를 추구하여 가독성은 뛰어나지만 정통 판본에 비하면 가공된 부분이 많다고 평가하네요.

삼국지연의는 "천하대세란 뭉치면 흩어지고 흩어지면 다시 뭉치느니"하며 진시황, 전한 고조 유방, 광무제로 시작하는데,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에서는 "후한 건녕 원년 무렵. 지금으로부터 약 1780여 년 전 일이다."로 시작하고 있어요. 그러니 소설적 재미를 원한다면 요시카와 에이지판을 읽으면 되고, 고증에 충실한 완역판을 원한다면 박태원 완역 삼국지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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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전 완역판 세트 - 전10권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5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바른번역 옮김, 나관중 원작 / 코너스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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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전 완역판 세트 10권 미니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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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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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많은 것을 말해줄 때가 있어요.

의사도 우는구나... 전혀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었어요. 이제껏 환자 혹은 보호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의사들은 대개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으니까요. 슬프고 아프니까 눈물이 흐르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의사도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나봐요. 무엇보다도 아픈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의사분들과 모든 의료진들에게 감사함을 느꼈어요.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소아과 교수 스텔라 황의 신생아중환자실 이야기예요.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의사로서 일상의 삶과 병실의 죽음을 오가며 치열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보통 의사들은 환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는 말이라고 해요. 아기 한 명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의 엄마와 아빠가 되어 아기를 돌보기 때문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모두 "내 아기."라고 말한대요. 작고 여린 생명이 너무나 소중해 내 아기인 듯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곳이 신생아중환자실이며, 미국 병원에서는 35주 미만의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로 향하게 돼요. 초미숙아를 제외한 28주 이상의 아기들은 어느 정도 치료를 받고 나면 대부분 퇴원이 가능하고, 90퍼센트 넘는 아기들이 살아서 집으로 갈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죽음은 피할 수 없기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기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들이 아기의 죽음으로 얼마나 큰 슬픔과 고통을 겪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네요. 저자는 모든 죽음이 매범 힘겨웠고 어떤 죽음은 도전히 견디기 어려워 무녀졌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어 돌아갈 수 있었던 건 가까운 이들의 지지 덕분이었다고 해요. 구석에 숨어 울고 있는 자신을 동료가 찾아와 안아주고, 의학적 처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시술과 처치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진심으로 위로해줬기에 회복할 수 있었대요. 동료들의 높은 지지가 정서적 고갈을 막고 번아웃을 방지했다고,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고 의미 있는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이었던 거죠. 함께 울어주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레지던트 때부터 시작해 교수가 된 이후에도 죽음은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 태어나자마자 울어보지도 못하고 죽는 아기들, 잘 크다가도 암이나 유전병으로 갑자기 죽는 아이들, 분명히 아침에 웃으면서 학교에 갔는데 뇌사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 아이들. 책이나 영화, 뉴스에서만 보던 슬픈 일들은 내 눈앞에서 너무 자주 그리고 더 끔찍하게 벌어졌다. 실제로 크게 아프거나 죽는 아이가 많지 않다는 걸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본 경우는 너무 많았다. 그래서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은 딱 두 가지, 건강 그리고 친절이다. (물론 살아만 있어도 좋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느 정도 '사람'다운 삶이어야 하니까요.) 아무리 자식에게 큰 기대와 바람이 있더라도, 내일 당장 아이가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보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누구나 죽는다는 것."

(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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