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K-POP을 소유하는가 ㅣ K-컬처 1
크리스 권 지음 / 혜지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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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케이팝의 주인은 누구인가.

문화적인 측면에서 주인은 아티스트와 글로벌 팬덤일 거예요.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어떨까요.

크리스 권의 《누가 K-POP을 소유하는가》는 케이팝을 거대한 자본과 권리 구조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네요.

우선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네요. 2000년대 중반까지 평범한 금융사 직원이었는데, 우연히 아이돌 가수의 부모님을 고객으로 만나면서 자신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세금 문제, 계약 관련 문제 등을 돕다가, 2013년부터는 금융업을 떠나 본격적으로 아티스트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고, 현재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저자가 그동안 현장에서 경험해온 계약과 정산, 권리와 글로벌 비즈니스의 사례를 통해 케이팝의 성공이 결국 누구에게 무엇으로 남는지, 즉 케이팝 산업의 권리와 수익 구조를 다루고 있네요. 저자는 케이팝의 위치가 문화적으로는 중심에, 산업적으로는 중견에, 소유와 규칙의 세계에서는 여전히 도전자에 가깝다면서, "누가 IP를 소유하는가, 왜 계약이 문제가 되는가, 왜 팬은 막강한 힘을 갖지만 법적 주인은 아닌가, 왜 기술과 자본이 판을 흔드는가, 왜 시장에서 성공해도 제도의 기준과 산업의 이익은 다른 주체가 통제할 수 있는가." (31p)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네요.

핵심은 케이팝 성공의 거품을 거둬내고 냉정하게 성공의 결실인 권리가 실제로 누구에게 어떻게 귀속되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이네요. 케이팝의 다음 성장은 양적 확장 단계를 지나 구조적 재편의 단계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큰 무대가 아니라, 더 오래 남는 구조를 누가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성과를 만들고도 그 실익과 주도권이 다른 주체에게 넘겨주는 구조적 한계를 짚어내면서 자본시장, 팬덤, AI 및 NFT 등 신기술이 소유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케이팝이 나아갈 올바른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네요. '재주 부리는 곰과 보이지 않는 왕서방'이라는 비유가 현재 불공정한 구조를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네요. 케이팝 산업의 이면에 자리한 계약, 정산, 저작권 및 IP 구조를 통해 돈과 권리의 흐름을 살펴봄으로써 아티스트와 창작자에게는 계약의 중요성과 권리 보호를, 업계 종사자와 투자자, 팬덤에게는 산업 생태계에 대한 거시적 통찰을 제공하고 있네요. 저자의 말처럼 단순히 누가 더 가져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권리와 책임을 더 명확하게 만드는 좋은 권리 구조를 통해 함께 만든 가치를 더 오래 키워내는 약속의 관점에서 정리가 되네요.


#누가KPOP을소유하는가#크리스권#혜지원#혜지원출판사#KPOP산업의구조#경제전망#경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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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경찰과 사이버범죄 대응전략
박정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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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트렌드를 파악하고자 읽게 된 책이네요.

박정인 저자의 《인공지능 시대 경찰과 사이버범죄 대응전략》은 인공지능 시대 수사와 인권을 이해하는 실질적인 길라잡이 책이네요.

저자는 그동안 경찰청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경찰관, 수사관,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검사와 변호사, 법관 그리고 경찰행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수사와 관련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디지털 범죄 예방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이네요.

이 책에서는 범죄자와 인권, 경찰 인권 침해 개별 사례, AI 시대 경찰권 행사의 인권 원칙, 디지털 사회와 사이버범죄의 변화, 최근 사이버범죄의 진화와 대응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AI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문제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네요. 먼저 국제인권법에서 범죄자의 인권은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인간의 존엄은 박탈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다양한 국제조약과 국제기준을 마련하고 있는데, AI 시대 경찰이 준수해야 할 인권이 무엇인가를 확인할 수 있네요. 저자는 경찰 인권 침해 개별 사례에서 사건 개요와 재심을 통해 잘못된 수사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교훈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네요. AI 얼굴인식, AI 프로파일링, AI 범죄예측, 디지털 증거, 딥페이크 분석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AI는 수사를 지원하는 도구일 뿐 수사를 대신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인권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네요. 특히 AI 시대에는 피의사실공표가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네요. 경찰이 발표한 내용이 AI를 통해 순식간에 수백 개의 영상과 게시물로 재생산될 수 있고, 한번 공개된 정보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인터넷에 남게 되니 그 피해가 엄청나네요.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되, 피의자의 적법절차와 무죄추정의 원칙도 함께 존중해야 한다는 것, 즉 경찰의 역할은 기술보다 먼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네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지키는 건 알고리즘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만큼 경찰의 역할이 중요하네요.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범죄에 대응하는 경찰의 핵심 수사 원칙과 인권, 그리고 디지털 증거수집 원칙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네요.




#인공지능시대경찰과사이버범죄대응전략#박정인#지식과감성#지식과감성출판사#사이버범죄대응전략#법학일반#법학#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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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셰프의 계절 밥상 1 - 제철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집밥 레시피
김대석 지음 / 경향BP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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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파란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가을만한 계절이 없는 것 같아요.

근데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면서 약간의 감기 기운과 함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네요.

이럴 땐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해야 되더라고요. 제철 재료로 영양 만점의 집밥을 차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요리책이 나왔네요.

《대석 셰프의 계절밥상 1》은 김대석 셰프의 사계절 집밥 레시피북이네요.

저자는 35년간 외식업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보자도 실패 없이 맛을 내는 요리 포인트를 유튜브로 공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네요.

이 책에서는 제철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한 집밥 레시피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사진과 함께 실전 조리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레시피 상단에 QR코드를 스캔하면 유튜브 영상으로 조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서 그대로 따라하면 되네요. 우선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계량 정보, 간, 믹서기 사용, 불 조절에 관해 내용이 나와 있네요. 기본 재료와 계량 정보, 조리 과정이 순서대로 큼직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쉽게 만들 수 있네요.

가을 요리는 뭐가 있을까요. 케일김치, 소고기채소죽, 미역줄기볶음, 양념게장, LA갈비, 소고기장조림, 밤묵, 아욱된장국, 버섯들깨탕, 땅콩콩자반, 잡탕밥, 단호박술빵, 유부초밥, 생강청, 황태달걀국, 갈비탕, 국물석박지, 토하젓, 배춧국, 수란, 사과잼이 있네요. 이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양념게장'이네요. 양념게장을 좋아하지만 한 번도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거든요. 사먹는 것보다 맛있는 양념게장 100% 성공 노하우가 나와 있네요. 참고로 꽃게를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관건이네요. 손질한 게는 뒤집어서 10분 정도 물을 빼주고, 가위로 반을 갈라 준 다음에 비닐을 덮어서 냉동실에 1시간 30분 정도 넣어 두면 살이 탱글탱글해지면서 무르지 않는다고 하네요. 양념의 핵심은 전분풀이 들어간다는 것, 김장 양념처럼 전분풀이 들어가서 양념이 골고루 잘 섞여 맛깔난 양념 게장이 완성되네요. 요즘은 영상으로도 충분히 레시피를 얻을 수 있지만 초보자라면 특히 요리책으로 재료와 순서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핵심 포인트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용한 것 같아요. 기본 4컷에서 6컷으로 조리 과정이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제대로 잘 완성할 수 있네요. 계절에 맞춘 식재료로 만드는 집밥 요리로 건강한 식탁이 될 것 같아요.




#김대석셰프의계절밥상1#김대석#경향BP#김대석셰프의35년요리노하우#제철재료로만드는건강한집밥레시피#제철요리#집밥요리#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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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 좋아하세요? - 평범한 아침에 만나는 열한 번의 양자 수업 ㅣ 프린키피아 12
채드 오젤 지음, 하인해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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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종종 생각난다는 건 관심이겠죠.

아직 다 알지 못해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이상하고도 신기한 양자역학의 세계를 다룬 책이 나왔네요.

《양자물리 좋아하세요?》는 채드 오젤 교수의 대중 과학서네요.

저자는 해가 뜨고 알람 시계가 울리는 평범한 아침 일상에 숨어 있는 양자론을 하나씩 밝혀내고 있네요. 학생들에겐 어려운 과목이고, 일반인들에겐 멀게 느껴지는 양자물리학을 열한 번의 일상을 소재로 흥미롭게 풀어낸 책인데, 마냥 쉬운 내용은 아니네요. 중요한 건 양자물리학이 실험실이나 과학자들에게만 한정된 세계가 아니라 우리 일상과 밀접하다는 사실이네요.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상이 과학자의 시선을 통해 모든 것이 양자물리의 기이하고 추상적인 현상에 크나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본질이 양자 현상이라는 것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주네요.

일출로 시작하는 첫 번째 일상에서는 물리학에서 기본 상호작용인 중력, 전자기력, 강한 상호작용, 약한 상호작용을 설명해주네요. 빅뱅이 일어나고 곧바로 수소 구름이 만들어진 뒤 중력이 기체를 끌어모았고, 전자기가 중력 붕괴를 막고 기체의 온도를 올렸으며, 강한 상호작용이 핵융합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내보냈고, 약한 상호작용이 수소를 더 무겁고 흥미로운 원소들로 바꾸었으니, 우리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은 네 가지 기본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따라서 네 가지 기본 상호작용 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누구나 흔히 사용하는 디지털 알람 시계는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 원하는 시간에 알람이 울리는 단순한 기능이지만 이 시계가 구현하는 현대의 시간 개념은 원자의 양자물리학과 물질의 파동성을 근간으로 하고 그 역사는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네요. 인류는 문자를 만들기 전부터 시간을 측정했고, 천문학적 현상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서 물시계, 모래시계를 발명했고, 탐험의 시대가 되면서 훨씬 정교한 시간 측정 장치가 필요해지면서 과학 기술이 맞물려 발전해왔네요. 원자와 빛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서로 독립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빛이 원자의 내부 구조를 밝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 원자와 빛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고, 원자나 분자가 발산한 빛으로 허용 상태의 에너지를 유추할 수 있게 되면서, 원자와 분자 구조에 대해 우리가 아는 사실상의 모든 지식이 탄생했다는 것이 놀랍네요.

알람 시계, 토스터, 전기레인지와 조명, 디지털 사진, 인터넷과 통신, 컴퓨터 칩, 냉장고 자석 등등 다양한 물건들의 작동 원리가 양자역학으로 설명되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의외로 후각에 관한 내용이 신기하네요. 냄새를 맡는 과정이 근본적으로 양자 현상이라는 거예요. 냄새에 관여하는 분자의 화학 작용을 포함하여 우리가 아는 모든 화학 자용은 양자 현상 중에서도 가장 기묘한 현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스핀'이라는 매우 진기한 입자 속성이네요. 냄새 인지는 색 인지보다 훨씬 복잡한데, 인간의 망막에서 색을 감지하는 세포는 세 가지뿐이지만 후각 수용기 뉴런은 수백 종류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냄새도 색보다 훨씬 많다는 거예요. 냄새 분자가 인지되고 처리되는 과정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아침을 따뜻한 차의 향긋한 향으로 시작할 수 있는 건 파울리의 배타 원리와 전자의 파동성 덕분이라는 거예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양자물리학 개념 중 하나인데, 불확정성 원리에서 가장 유명한 내용은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확정성 원리를 측정에 의한 현상으로 여기는데, 양자 불확정성은 입자 본질에 관한 문제라서 측정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라 양자 입자의 정확한 위치나 운동량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거예요. '불확정성'을 '비결정성'으로 번역하면 이해가 더 쉬워지네요. 비결정성이 우리의 아침거리가 안으로 붕괴하지 않도록 막아주기 때문에 우리와 우리의 아침 식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거죠.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 이토록 놀라운 물리학 원리가 작동하고 있었다니, 그동안 우리는 이미 특별한 순간을 살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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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생각나는 밤에 -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28가지 이별 수업
사카구치 유키히로 외 지음, 황정원 옮김 / 포텐업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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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별 가운데 가장 큰 슬픔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이네요.

그로 인한 슬픔은 결코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사별 이후 슬픔 치유에 대한 연구를 해온 분들의 책이 나왔네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생각나는 밤에》는 간세이가쿠인대학 '슬픔과 사별 연구센터'의 사카구치 유키히로 센터장과 아카타 지즈루 연구원이 함께 쓴 책이라고 하네요. 저자들은 오랫동안 수많은 유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734명의 체험담을 토대로 어떻게 슬픔에 대처했는지, 패턴 랭귀지 기법을 사용하여 스물여덟 개로 분류하여 체계화했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스물여덟 가지 이별 수업이 나와 있으나,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각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골라서 적용하면 되네요. 사별이라는 거대한 상실감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어설픈 위로나 섣부른 조언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네요. 가장 필요한 것은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 온전한 애도의 시간인 것 같아요. 곁에서 위로한답시고, 너무 슬퍼하지 말라거나 울지 마라, 강해져야 한다는 말은 오히려 더 상처를 주는 것 같아요. 고인에 대한 추억과 상실의 고통을 주변 시선 때문에 참다가 더 크고 괴로운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애도의 시간, 고통의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묵묵히 곁에서 지켜주는 존재가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줘야 해요. 사별의 슬픔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기에, 결국 우리는 그 슬픔을 어떻게 마주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됐네요.

"슬픔은 안은 채 살아가는 것"이라는 첫 문장이 핵심이네요. 오늘은 그냥 슬퍼하자고, 그 다음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도움을 받고,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면 되는 거예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슬픔이란 극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고 있는 한 안고 가야 한다는 거예요. 사별의 극심한 슬픔이 자신의 삶을 무너지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혼자서 그 슬픔을 견딜 수 없다면 심리상담이나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해요. 최근 장례식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슬픔을 공유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건 몹시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그럴수록 우리에겐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 더욱 소중해지네요. 무엇보다도 사별의 슬픔을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네요. 공동체적 돌봄 차원에서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네요.


"슬픔을 마주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고,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엿보는 일은

내 인생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 사별이라는 경험은 사실 매우 사적인 일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어떻게 슬픔을 딛고 일상을 살아가야 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관습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말들 때문에

고통이나 슬픔이 배가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 사회는 결코 안전한 곳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바로 이 점 때문에 사별은 지극히 사적인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희 연구센터에서는 남겨진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별의 슬픔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활동 중 하나로 11월 23일을 '사별의 슬픔을 생각하는 날'로 정하고

여러 강연회나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사별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과 함께 고민해 나가고자 합니다."

(238-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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