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감각 수업
나도움.박길영 지음 / 책스미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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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세상이 급변하고 있네요.

챗GPT를 시작으로 새로운 툴이 나올 때마다 반가움보다는 불안감이 앞섰던 것 같아요. 왠지 자꾸만 뒤처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쩐지 세상이 온통 붉은 여왕의 나라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아무리 열심히 쫓아가도 계속 뒤처진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AI 감각 수업》은 단순한 AI 기능 매뉴얼이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 즉 사람이 갖춰야 할 AI 사고법을 제시한 책이네요.

저자 나도움은 14년째 전국 학교와 현장을 돌며 다음 세대를 만나는 강연자로 싸이월드 시절부터 SNS와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왔고, 요즘은 AI로 작은 앱과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하네요. 저자 박길영은 대학 강의를 하며 농사와 영상, 콘텐츠 제작, 무대와 글쓰기를 해오며 AI 도구를 익혀왔다고 해요. 두 사람은 AI 시대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이 책을 AI의 도움을 받으며 썼다고 하네요.

"우리는 AI를 화면 안에서만 배우지 않았다. 오히려 AI를 가장 선명하게 배운 순간은 화면 밖에 있었다. AI는 때로 몇 초 만에 문장의 초안을 만든다. 사람은 그 문장을 붙잡고 오래 생각해야 한다. AI는 빠르게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람은 그 가능성 중 무엇을 남길지 선택해야 한다. ··· AI의 답은 끝이 아니다. 사람이 다시 읽어야 할 시작이다." (7-8p)

방대한 데이터를 단숨에 수집하여 초안을 작성해내는 AI의 속도를 인간이 따라잡기는 어려워요. 그러니 AI와의 경쟁이 아닌 명확한 역할 분담으로 활용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거예요.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검증하고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용자 인간의 책임이니까요.

이 책은 새로운 기술 앞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기술보다 더 중요한 사람의 감각을 일깨워주고 있네요.

저자들이 제안하는 여덟 가지 AI 감각은 두려움 감각, 질문 감각, 의심 감각, 책임 감각, 경계 감각, 경험 감각, 타이밍 감각, 사람 감각이네요. 막연한 거부감을 줄이고 AI를 나만의 도구로 마주하는 것이 시작이네요. 도구로써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결과물을 정확하게 이끌어내는 질문 능력을 갖춰야 하고, AI가 만들어낸 그럴듯한 거짓말을 걸러내고, 경계와 타이밍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해요.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도구는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네요. 주체적으로 다루는 사람 중심의 감각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AI 시대를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나침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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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불변의 법칙
데이비드 오길비 지음, 최경남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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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시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광고 카피들이 있어요.

과거에는 전국민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행어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시대 공감을 이끌어낸 카피들 덕분에 광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지만 정작 광고 그 자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네요. 하얀 바탕에 까만 글씨, 주황색으로 쓰여진 '광고 불변의 법칙'이란 제목 아래로 '광고계의 거장 오길비의 노하우가 담긴 전설적 스테디셀러 개정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네요. 궁금하더라고요. 광고계의 거장을 몰라봤으니 말이에요.

데이비드 오길비는 1920년대 이후 광고계의 번영을 이끌며 '현대 광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라고 하네요. 세계적인 카피라이터이자 세계 최고의 글로벌 광고대행사인 오길비앤매더의 창립자인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네요. 자신이 발견한 비밀을 널리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예요.

《광고 불변의 법칙》은 광고 마케팅업계의 전설적인 고전으로 스테디셀러 개정판이네요.

당연히 광고인들을 위한 책인 건 맞지만 광고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네요. 광고가 무엇인지 그 본질과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예비 광고인들과 치열하게 고민하는 기성 광고인들을 위한 책인 동시에 타인을 설득해야 하는 비즈니스 분야와 더 나아가 자신의 가치를 어필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네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설득의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누구에게나 유용하고 실질적인 삶의 무기가 되는 핵심 원리를 다루고 있네요.

좋은 광고란 무엇일까요. 보기 좋아서 사람들의 눈을 기쁘게 해주는 광고인가, 아니면 매출에 도움을 주는 광고인가. 이 질문으로 답은 나왔네요.

광고의 목적은 창의성 과시가 아니라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며, 미디어가 변해도 광고의 법칙, 즉 설득의 기술은 바뀌지 않았네요.

이 책에서는 롤스로이스, 도브 등 실제 성공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저자가 깨달은 핵심 원칙과 노하우를 흥미롭게 전해주네요. 광고계의 거장답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탁월해서 저절로 집중이 되더라고요. 소비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던 성공적인 광고뿐 아니라 실패한 광고 사례를 통해 결정적인 설득의 기술을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 책 자체가 하나의 광고처럼 느껴졌네요. 데이비드 오길비가 알려주는 광고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책이네요.


"여러분이 만일 오길비앤매더 지사의 최고책임자로 임명된다면 

나는 여러분에게 러시아 인형 한 세트를 보낼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인형을 하나하나 열어볼 정도로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맨 안쪽에 있는 가장 작은 인형에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보다 작은 사람을 채용한다면 우리는 난쟁이들의 회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보다 큰 사람을 받아들이면 오길비앤매더는 거인들의 회사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찾았다 하더라도 항상 그를 채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나는 J.P. 모건의 말대로 '두뇌가 있는 신사'를 채용하려고 항상 노력했다. ··· 친구는 절대 채용해서는 안 된다. 나는 세 번이나 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고 세 번 모두 그들을 해고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내 친구가 아니다. 광고주의 자녀를 채용해서도 안 된다. 만일 이들을 해고해야 한다면 광고주를 잃을지도 모른다. 이 또한 내가 저지른 실수 중 하나다. 여러분의 자녀나 동료의 자녀를 채용해서도 안 된다. 그들에게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회사 내의 의욕적인 사람들은 족벌주의 관습이 있는 조직에 머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 실수만큼은 나도 저지르지 않았다. 내 아들은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내 성공과 아무 관련 없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다." (73-76p)


"여러분의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광고주는 피하라.

···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최고경영자의 인성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 나도 내 인성으로 인해 광고주를 잃기도 하고 얻기도 했다. 여담 : 나는 광고주를 다섯 번이나 내보냈는데 이유는 항상 같았다. 그들의 행동이 그들을 위해 일하는 우리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면 대행사는 엄청나게 큰 피해를 본다." (97p)


"광고가 나쁜 상품을 팔 수도 있는가?

광고는 사람들에게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사라고 권유한다는 비난을 종종 듣는다. 

한 번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면 다시는 그 제품을 사지 않는다.

매출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3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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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의 세계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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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푹푹 찌는 무더위로 지치는 여름에는 오싹한 공포 장르를 즐겨 보게 되네요.

최근에 봤던 드라마 '기리고'는 이름과 생년월일, 소원을 적어 전송하면 그 대가로 죽음을 예고하는 앱의 저주를 풀기 위해 무당을 찾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시대가 바뀌니 주술적 도구가 스마트폰 앱이 되었을 뿐이지, 인간 내면에 잠재된 원초적인 마술적 사고는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주문과 의식에 대한 이야기는 공포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데, 바로 그 주제를 다루는 책이 나왔네요.

《주술의 세계》는 AK 트리비아 시리즈북으로 창작을 위한 자료집이라고 하네요.

일단 큼지막한 사이즈에 놀랐네요. 다양한 시각 자료들을 크고 넓게 볼 수 있어서 뭔가 더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이 책은 태고의 주술 신앙부터 실천 방법까지, 주술의 역사와 이론을 다룬 매력적인 주술 도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첫 장에는 주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처럼 "WELCOME 주술의 세계에 어서 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네요. 흥미로운 점은 주술의 세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숨은 욕망을 자극한다는 점이네요. 주술의 힘을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먼저 그 역사와 이론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수록된 몇 가지 고대의 주술 문서와 그것들이 다루어지는 법, 주술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법, 주술에 힘을 주는 도상과 제사를 배울 수 있고 실제로 도전할 수 있다고 알려주네요. 책의 구성을 보면 크게 역사, 이론, 실천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 장마다 풍부한 시각 자료와 설명이 나와 있네요. 신비로운 고전 문헌들이 어떻게 현대 마법의 뿌리가 되었는지 역사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고, 대중들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만나는 판타지 마법의 배경이 된 주술적 사고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네요. 오컬트 영화처럼 무섭고 소름끼치는 내용은 전혀 없네요. 오히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겐 유용한 자료가 될 것 같네요. 공포보다 판타지 장르를 더 좋아하는 제 취향에는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채울 수 있는 계기였네요.

"공동체 수준이든 개인 수준이든 샤먼은 남을 도움으로써 인간의 인생의 온갖 단계에 개입한다. 대부분의 경우 샤먼의 의식은 사회적이자 영적인 행사로 음악, 노래, 춤이 쓰이며 부족도 참가한다. 일부 문화에서는 출산을 돕거나 할례를 하는 것도 샤먼이 할 일이다. 샤먼은 어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을 통솔함과 동시에 그들을 선조의 영이나 자연계와 연결하는 중개역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사람이 죽을 때에도 사자의 혼을 내세로 이끄는 영혼술사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죽음마저 공동체와의 연결을 끊지 않는다. 다만 샤머니즘에 관한 논의에서 많은 연구자가 '샤먼'이라는 말에 회의적이라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와 행위를 하나의 말로 묶으면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27p)


실천 편을 보면 매우 인상적인 당부의 말이 적혀 있네요.

"주술을 건다면 부자로 만들어달라고 빌기보다 행운과 개운을 바라는 편이 이치에 합당하다. 물질에 사로잡히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져보자. 주문은 기도와 비슷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와 마음 깊은 곳과 우주를 향한 의지를 비추고 있다. '무지개의 기슭에 황금이 있기를'이라고 빌 수는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정말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정말 그 황금에 걸맞을까. 아마 '아니다'일 것이다. 적어도 주술을 통해 바로 돈을 바라는 사람이 그것을 가지기 합당할지는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그것으로 당신이 정말 행복할까. 돈보다 행운이 더 당신이나 사랑하는 사람,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행운이라 단순한 부보다 더 넓고 풍부한 개념이다." (96p)

주술 노트에는 열두 가지 주술을 직접 시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 있네요. 금전운, 행운과 자신감, 성공, 아름다워지기, 새 관계 축복하기, 관계 오래 지속시키기, 건강 유지, 건강 이상에 대처하기, 지구 치유, 자신을 위한 가호, 다른 사람을 위한 가호, 집의 가호까지 각자 소원하는 것들을 선택하여 주술을 걸 수 있네요. 진짜 효과가 있냐고요? 글쎄요, 그건 해봐야 알 수 있는 법이죠. 소원을 이루어주는 바위를 찾아가는 마음과 비슷한 것 같아요. 간절하게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도전해보시길. 믿든 안 믿든 간에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주술을 통해 잠시나마 마법사가 되어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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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안녕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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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정유의 반짝이는 안녕, 황영미 작가의 성장통 3부작 완결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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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안녕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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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오열하다가... 눈물을 흘리며 깼던 기억이 나네요.

꿈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깨고 난 뒤에도 가슴이 먹먹했네요. 곁에 계셔도 늘 그립고 애틋한 존재, 언젠가부터 눈물 버튼이 되었네요.

나이 먹은 어른한테도 엄마는 커다란 존재인데, 겨우 열두 살 아이가 엄마를 떠나보낼 때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황영미 작가의 장편소설 《반짝이는 안녕》은 헤어짐 이후의 마음을 다룬 이야기네요.

이번 작품은 전작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다음으로 이어지는 '성장통 3부작' 완결판이라고 하네요. 각 작품은 독립된 이야기지만 교실 안팎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미묘한 관계의 갈등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네요.

열여섯 살 정유에겐 절친 세 명이 있어요. 수지, 혜빈이, 승아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독서 논술 과외를 받으면서 친해졌고, 네 명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근데 5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연달아 이별을 겪어야 했네요. 그다음 해에 승아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고, 작년에는 혜빈이가 이사 가면서 다른 중학교에 배정되어 떨어졌네요. 수지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반은 달라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곧 떠날 예정이네요. 전교 1등인 수지가 얼마 전 전국구 자사고에 지원해서 1차 합격한 상태라서 이 겨울이 지나면 학교 기숙사로 들어갈 테니 말이에요. 숫기 없는 정유에겐 세 친구들이 가장 마음 편한 상대였는데 모두들 멀리 가게 되었으니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고 힘드네요. 정유는 수지마저 떠나면 자신은 틀림없이 허물어질 거라고 걱정하고 있어요.

"다들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담담히 놓아주는 걸까. 엄마까지 떠나 보냈지만, 내게는 이별에 대한 면역이 없다." (17p)

정유의 절친들은 중학생이 된 뒤로 자주 만나지 못해서 서로 톡으로 안부를 주고 받고 있어요. 같은 반에 보나와 은비는 활달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데다가 살짝 얄미운 구석이 있지만 속 깊은 정유는 그 애들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네요. 특별히 눈에 띄게 멋지거나 뭔가를 잘 해내는 능력과는 거리가 먼 친구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넓고 깊은 정유를 보면서 안타깝더라고요.

"어른이고 애들이고 보나 같은 애들을 비난하기만 한다. 비난은 쉽다. 이해하기 싫으면 비난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러면 안 되는데. 혜빈이는 내게 깊은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없다. 내가 그릇이 모자라서 그렇다. 그런 주제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보나를 보고 웃다니, 나도 참 못됐다." (68p)

진짜 못됐으면 반성조차 하지 않을 텐데, 정유는 너무 착한 것 같아요.

"정유야, 나 막 나가지 않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나는 멀리 가지도 못해. 너희들이 언제나 내 발목을 잡고 있거든." (200p)

수지처럼 똑부러진 조언은 할 줄 모르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혜빈이도 정유의 진심을 알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네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으로 연결된 사이, 그게 진짜 친구와의 우정일 거예요. 정유가 준비하는 '반짝이는 안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토닥토닥, 잘 해낼 거라고 응원을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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