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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랑지
김윤희 지음, 여름밤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면서 두 가지 착각을 했네요.
하나는 쥐꼬랑지는 이야기의 소재일 뿐이라고, 그러니 귀여운 쥐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일 거라고 말이죠. 근데 주인공의 이름이 '쥐꼬랑지'였네요. 세상에나, 누가 이런 고약한 이름을 열 살 소녀에게 붙여줬을까요.
《쥐꼬랑지》는 김윤희 작가님이 쓰고 여름밤 작가님이 그려낸 어린이 동화책이네요.
우리의 주인공 '쥐꼬랑지'는 겨울이 여덟 달이나 이어지는 나라에 살고 있는데, 생각보다 매서운 추위는 없어서 다들 두꺼운 외투보다는 도톰한 스웨터를 주로 입고 다닌대요. 여기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 스웨터래요. 고모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쥐꼬랑지는 한 번도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스웨터를 입어 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쥐꼬랑지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가 뜨다가 만 작은 아기 스웨터는 엄마 무덤에 있기 때문이에요. 아참, 쥐꼬랑지는 아기 때부터 곱슬머리였는데 다섯 살이 되자 머리카락이 쥐 꼬리처럼 돌돌 말리면서 지나치게 반질반질 윤기가 도는 회색빛으로 변하는 바람에 쥐꼬랑지라고 불리게 된 거예요. 원래 낯을 좀 많이 가리는 아이였는데, 머리카락까지 쥐 꼬리 모양이라 보는 사람마다 기겁해서 고모는 갈색 벨벳 보자기로 쥐꼬랑지의 머리를 가려 줬네요. 보자기로 흉한 머리카락을 가리니 왠지 자신이 귀엽게 보여서 고모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속으로 고모가 참 못됐다고 생각했는데, 쥐꼬랑지의 반격에 웃음이 났네요. 일부러 심술을 부린 게 아니라 진짜 순수한 아이의 솔직함이 고모에게 강력한 한 방으로 돌아왔으니 말이에요. 어른들은 왜, 꿈을 짓밟으면서 그게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여기는 걸까요.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가 있단다. 못생겨서 따돌림을 당하던 오리 새끼가 다 자라자 눈부시게 아름다운 백조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살다 보면 뭐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겠지만 다 동화 같은 개소리지."
쥐꼬랑지는 눈을 깜빡거렸다. 고모 이야기에는 뭔가 다른 속뜻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쥐꼬랑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모, 그러면 ··· 저는 언제 백조가 되나요?"
고모는 보자기를 쓴 쥐꼬랑지가 예쁘지 않다는 얘기를 돌려서 한 건데 쥐꼬랑지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당황했다.
"흠, 흠, 글쎄다. 사람마다 각자 다르지."
"설마 할머니가 되어서야 백조가 되는 사람은 없겠죠? 그건 불공평해요."
쥐꼬랑지의 입이 열 자는 나왔다.
"하지만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법이야."
쥐꼬랑지는 분한 마음이 들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왜 그러니?"
"고모는 화가 안 나요?"
"내가? 왜?"
"고모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백조가 되지 못했잖아요!"
(18-19p)
쥐꼬랑지와 어릴 적 같이 놀던 친구 아멜리아, 아멜리아가 다니는 붉은 사자 학원의 원장님, 줄리엣 선생님, 그리고 학원의 주인인 안나 여사 등등.
주변 사람들이 쥐꼬랑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네요. 다행히 쥐꼬랑지에겐 코지모라는 분홍 가슴 털을 가진 생쥐 친구가 곁에 있네요. 털실을 건네며 쥐꼬랑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코지모의 우정이야말로 마법보다 더 강력한 힘이었네요. 대회에서 1등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게 따로 있다는 걸 알려줘서 좋았네요. 폭신폭신한 스웨트마냥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몰랑몰랑하게 만드는 '쥐꼬랑지'의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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