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어머니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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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어머니의 심정으로, 우리가 읽고 기억해야 할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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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어머니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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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화 예술 분야를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이들의 존재가 몹시 의심스럽네요.

요근래 개봉한 영화와 방영 중인 드라마가 왜 이상한 공격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응원봉을 흔들며 권력의 폭주를 막아낸 민주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도 여전히 그들을 단죄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그 과거를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 세상에 나왔네요.

김홍신 작가의 《유다의 어머니》는 등단 50주년 기념 장편소설이라고 하네요.

1979년 12월 군사정변과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어머니 박해선이 권력과 불의에 타협하며 악행을 저지른 아들 윤상경을 향해 총을 쏘는 비극적인 장면으로 시작되네요. 이야기는 박해선이 왜 아들을 살해했는지를 추적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절절한 어머니의 마음을 읽을 수 있네요. 성경 속에서 예수님을 은전 30닢에 팔아먹은 가롯 유다는 누구나 알지만 그의 어머니를 떠올려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역사와 정의를 배신한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을 헤아려보는 시간이었네요. 비극적 시대의 참혹함과 모성이 슬프고도 안타까웠네요. 잘못을 저지른 권력과 불의에 대해 과연 역사적 심판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불의한 권력 구조 속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불행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하는지를 묻게 되네요. 과거의 아픈 역사를 바로잡지 않으면 그 고통과 잘못은 계속될 수밖에 없네요. 저자는 악한 자들을 필주하는 것이 문학의 소명 중 하나라고 말했으니, 이제 우리의 소명을 지켜야 할 때네요.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며 오늘날의 정의를 이뤄가는 일, 보이지 않아도 별은 늘 빛나고 있으니까요.


"1979년 비상계엄 이후 1980년 광주 민주항쟁은 우리 현대 민주사의 순교사입니다.

그 순교의 한 가닥을 소설로 쓰고 싶었습니다.

··· 인생의 철학적 해석이 문학이고, 문학의 종교적 해석이 인생입니다.

광주의 통곡은 우리 현대사의 통곡입니다.

그 아픔을 어찌 필설로 표현할 수 있으랴만, 한 꼬집이라도 새겨보고 싶었습니다.

별은 보이지 않을 뿐 반드시 거기에 있습니다.

··· 다시는 유다 같은 배신, 유다의 어머니 같은 통곡,

그리고 역사적 비극의 소용돌이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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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의 반란 - 잘하지 않아도 좋아할 수 있는 삶에 대하여
캐런 월런드 지음, 서은경 옮김 / 현암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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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을 잘하기까지 해야 하나요?"

책 표지의 문구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맞아!"라며 답했네요.

솔직히 누구의 허락을 받거나 공식 인증이 필요한 일도 아닌데, 왜 이제까지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을까요.

캐런 월런드 작가의 《아마추어의 반란》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네요.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남편 마커스와 저녁 식사 후 대화를 나누다가 자신이 이것저것 하는 건 많은데 잘하는 게 없다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 당신은 잘하는 게 많아." (11p)라고 말하더래요. 음, 다정한 남편의 적절한 답변인 거죠. 근데 저자는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뛰어나게 잘하는 분야를 하나만 말해 달라고 했대요. 이때 마커스는, "글쎄··· 그게 중요한가?" (12p)라고 했대요.

정말로 '잘 하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하냐고 되묻는 질문에, 번뜩 깨달은 거죠. 세상에 이름을 떨칠 만큼 뛰어나게 잘 하는 것 없이도 의미 있고, 만족스러우며, 즐겁게 살아왔고 현재 행복하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래서 아마추어로 살아간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게 되었고, 변호사로서의 직업병이 발동하여 그 핵심을 철저히 파헤쳐 보기로 한 거죠. 그러니까 이 책은 저자가 아마추어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나선 모험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신기한 것 같아요. 단지 관점 하나를 바꾸고 나니 묵직하게 짓누르고 있던 마음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이유 중 첫 번째가 잘하고 싶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었는데 아마추어 정신을 되살리니, 오직 즐거움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네요. 어른이 되고 난 뒤에 '놀이'라고 할 만한 활동을 의식적으로 피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인간의 놀이 연구를 평생 해온 브라운 박사는, "놀이의 반대말은 일이 아닙니다. 우울감입니다." (123p)라고 했대요. 놀이는 비생산적이고 시간 낭비가 아니라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자신과 세상을 다시 새롭게 만들도록 돕는 유익한 활동이라는 거예요. 그동안 놀이와는 담을 쌓고 지낸 사람들에게 아마추어 취미 활동이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저자의 말처럼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활동으로 시작하면 되네요. 무엇을 하든 즐기는 시간이 점점 쌓여서 완전한 아마추어로서 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가야 완성이네요. 진정한 삶의 기쁨을 알려주는 값진 조언이었네요.




#아마추어의반란#캐런월런드#현암사#잘하지않아도좋아할수있는삶에대하여#그냥좋아하는사람으로살아가기#완벽주의에지친사람들에게#유쾌한아마추어선언#서툰경험이가르쳐준일곱가지즐거움#전문가가되지않을자유#좋아하는마음을잃지않는방법#영미에세이#인문교양#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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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랑지
김윤희 지음, 여름밤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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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면서 두 가지 착각을 했네요.

하나는 쥐꼬랑지는 이야기의 소재일 뿐이라고, 그러니 귀여운 쥐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일 거라고 말이죠. 근데 주인공의 이름이 '쥐꼬랑지'였네요. 세상에나, 누가 이런 고약한 이름을 열 살 소녀에게 붙여줬을까요.

《쥐꼬랑지》는 김윤희 작가님이 쓰고 여름밤 작가님이 그려낸 어린이 동화책이네요.

우리의 주인공 '쥐꼬랑지'는 겨울이 여덟 달이나 이어지는 나라에 살고 있는데, 생각보다 매서운 추위는 없어서 다들 두꺼운 외투보다는 도톰한 스웨터를 주로 입고 다닌대요. 여기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 스웨터래요. 고모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쥐꼬랑지는 한 번도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스웨터를 입어 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쥐꼬랑지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가 뜨다가 만 작은 아기 스웨터는 엄마 무덤에 있기 때문이에요. 아참, 쥐꼬랑지는 아기 때부터 곱슬머리였는데 다섯 살이 되자 머리카락이 쥐 꼬리처럼 돌돌 말리면서 지나치게 반질반질 윤기가 도는 회색빛으로 변하는 바람에 쥐꼬랑지라고 불리게 된 거예요. 원래 낯을 좀 많이 가리는 아이였는데, 머리카락까지 쥐 꼬리 모양이라 보는 사람마다 기겁해서 고모는 갈색 벨벳 보자기로 쥐꼬랑지의 머리를 가려 줬네요. 보자기로 흉한 머리카락을 가리니 왠지 자신이 귀엽게 보여서 고모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속으로 고모가 참 못됐다고 생각했는데, 쥐꼬랑지의 반격에 웃음이 났네요. 일부러 심술을 부린 게 아니라 진짜 순수한 아이의 솔직함이 고모에게 강력한 한 방으로 돌아왔으니 말이에요. 어른들은 왜, 꿈을 짓밟으면서 그게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여기는 걸까요.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가 있단다. 못생겨서 따돌림을 당하던 오리 새끼가 다 자라자 눈부시게 아름다운 백조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살다 보면 뭐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겠지만 다 동화 같은 개소리지."

쥐꼬랑지는 눈을 깜빡거렸다. 고모 이야기에는 뭔가 다른 속뜻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쥐꼬랑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모, 그러면 ··· 저는 언제 백조가 되나요?"

고모는 보자기를 쓴 쥐꼬랑지가 예쁘지 않다는 얘기를 돌려서 한 건데 쥐꼬랑지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당황했다.

"흠, 흠, 글쎄다. 사람마다 각자 다르지."

"설마 할머니가 되어서야 백조가 되는 사람은 없겠죠? 그건 불공평해요."

쥐꼬랑지의 입이 열 자는 나왔다.

"하지만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법이야."

쥐꼬랑지는 분한 마음이 들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왜 그러니?"

"고모는 화가 안 나요?"

"내가? 왜?"

"고모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백조가 되지 못했잖아요!"

(18-19p)


쥐꼬랑지와 어릴 적 같이 놀던 친구 아멜리아, 아멜리아가 다니는 붉은 사자 학원의 원장님, 줄리엣 선생님, 그리고 학원의 주인인 안나 여사 등등.

주변 사람들이 쥐꼬랑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네요. 다행히 쥐꼬랑지에겐 코지모라는 분홍 가슴 털을 가진 생쥐 친구가 곁에 있네요. 털실을 건네며 쥐꼬랑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코지모의 우정이야말로 마법보다 더 강력한 힘이었네요. 대회에서 1등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게 따로 있다는 걸 알려줘서 좋았네요. 폭신폭신한 스웨트마냥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몰랑몰랑하게 만드는 '쥐꼬랑지'의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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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디지털 세상에 남겨진 죽은 이들의 흔적에 대하여
칼 외만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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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디지털 세상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미처 제도나 윤리적 인식이 정립되기도 전에 여러 부작용과 사회적 문제들이 우후죽순처럼 급증하고 있네요. 그 중 하나의 문제를 다룬 책이 나왔네요.

현재 디지털 생태계에서 데이터로 남게 된 망자들의 흔적을 어떻게 처리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칼 외만의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정치적, 윤리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네요. 우선 저자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산 자와 죽은 자가 온라인에서 공존하는 포스트모털 조건임을 확인시켜주네요.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는 웹상에 연결된 아카이브를 통해 죽은 자들과 같은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죽은 자들과의 새로운 공존 형태에서 과거와 고인들은 다시금 우리에게 현재가 되었는데, 정작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해본 적이 없다는 거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시스템에서는 우리의 디지털 유해, 즉 우리의 집단적 디지털 과거를 민간 영리 기업들이 대부분 소유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네요. 만약 이대로 우리의 집단적 디지털 과거를 산업계에 내맡겨 버린다면 기업의 자본 논리만을 따르는 시스템만 남게 될 것이고, 디지털 암흑 시대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네요. 고인의 디지털 데이터를 삭제할 것인지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이토록 중요한 문제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집단적 디지털 유산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생겼네요. 개인이나 유족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관점에서 함께 다뤄야 할 공동의 과제라는 거죠. 이 책은 해결책이 아니라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를 건네고 있네요. 잊혀질 권리와 역사적, 기록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 잡힌 새로운 기준은 우리가 정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네요.


#죽어도사라지지않는사람들#칼외만#현암사#현암사출판사#디지털세상에남겨진죽은이들의흔적에대하여#내가죽은뒤내SNS계정과데이터는어떻게될까#디지털유해#미디어론#언론이론#언론#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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