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언어 -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며 진화해 온 생물들
롭 던 지음, 송근아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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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장 친근하고 자연스러워야 할 주제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 자체가 위기인 것 같아요.

현대 사회는 점점 생명의 세계와 단절된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고, 사람들은 생명의 세계가 보이지 않는 삶을 당연한 일상으로 여기며, 다른 종의 필요성을 종종 잊은 채 살아가고 있네요. 노스캐롤라이나 전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동물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거의 모든 아이들이 거주지와 관계없이 주변에 없는 동물들만 언급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결과는 현대 아이들이 주변 지역 생태계와의 깊은 단절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는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네요. 머리 위, 저 머나먼 우주 너머의 생명체는 상상하면서도 정작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아요. 다른 종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인간 중심적 사고로 자연 생태계를 파괴시켰던 거죠.

《공생의 언어》는 세계적인 진화생태학자 롭 던의 대중 과학서네요.

저자는 인간이 자연보다 어떤 식으로든 더 위대하다는 착각은 방 안에 앉아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오만이며, 사람들이 인간과 동물을 별개로 구분하는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네요. 이 책은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의 관계에 기대어 살고 있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모르거나 잊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네요. 저자는 인류가 생태계의 다양한 생물종과 신호를 주고받는 '상리공생(相利共生, Mutualism'을 통해 진화하고 생존해왔음을 증명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끊어진 자연과의 관계와 소통을 회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네요.

생태학자들은 연구를 위해 집중하는 생물 종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이른바 '생물처럼 생각하기' 훈련을 통해 인간의 제한된 감각이 만들어낸 장벽을 허물고, 그 생물을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데, 이런 노력이 종종 과학적 돌파구로 이어진다고 하네요. 옥수수 염색체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바버라 맥클린톡은 '생물에 대한 감응', 즉 그 생물의 존재 방식을 친밀하게 여기는 능력 덕분에 자신의 발견이 가능했다고 언급했고, 저자 주변에도 자신이 연구하는 생물처럼 사고할 줄 아는 이들이 가득하다는데, 안타깝게도 그와 반대되는 대중들의 숫자와 비교하자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라서 이 책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네요. 저자가 가설로 세운 내용은, 우리가 다른 종들과 협력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현실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자연의 신호에 다시 귀를 기울이며,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 생명 종들이 더욱 번성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만들어가야 해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는 점, 지구 전체를 놓고 보면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수많은 우리들이니까, 그로 인해 생겨날 영향도 각기 다르게 적용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거예요. 뭔가 영화 <군체>의 결말이 주는 교훈과 똑같네요.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소통의 그물망 속에 존재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신호가 끊긴 생태계와의 대화뿐 아니라 우리들도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에 공생의 언어가 필요하네요.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효모는 1억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필요한 당분을 얻어내기 위해 당분을 좋아하는 곤충들, 특히 벌이나 더 흔하게는 사회성 말벌의 몸속에 붙어살아왔다. ··· 편승 phoresy 이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몸 위에 올라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내가 대학원 시절 지도를 받은 롭 콘웰 교수는 벌새의 콧구멍 속에 숨어 꽃의 꿀로 이동하는 진드기를 연구했다. 어떤 진드기는 송장벌레에 편승해 썩은 고기로 향하고, 어떤 새의 이는 파리에 편승해 새에게로 옮겨간다. 효모 역시 곤충에 편승해 당분으로 향한다. 효모와 곤충 사이의 이러한 편승 관계는 편리공생의 형태를 띤다. 편리공생이란 한 종은 이득을 얻지만, 다른 종은 이득도 손해도 보지 않는 관계다. 그러나 효모와 곤충 사이의 관계가 항상 편리공생인 것은 아니다. 만약 어떤 곤충이 효모가 내뿜는 냄새를 자신이 원하는 당분이 있다는 신뢰할 만한 신호로 인식한다면, 곤충과 효모는 둘 다 이익을 얻는다. 이것이 바로 상리공생이다. 쌍살벌은 포도나 다른 과일 속에 있는 효모가 만들어내는 한두 가지의 특정 화학물질을 단서로 삼아 당분의 원천을 찾아낸다. 효모는 말벌에게 과일의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이득을 주는데, 이는 꿀잡이새가 인간을 꿀벌에게로 이끄는 방식과 유사하다."

(151-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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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과학, 저울 위 물리 - 읽다 보면 정신없이 빠져드는 일상 밀착 물리학 이야기
다나카 미유키.유키 치요코 지음, 오쓰카 아야카 그림, 이효진 옮김 / 오아시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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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호, 반가운 이름이 보이네요.

고등학교 물리 교사인 다나카 미유키와 대학교 강사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유키 치요코의 신작이 나왔네요. 사실 저자의 이름을 기억했던 건 아니고, 전작 《가위는 왜 가위처럼 생겼을까》의 저자들이라서 아는 체를 했네요.

교과서에 나오는 딱딱한 물리학 지식 말고 생활밀착형 탐구 방식으로 일상 도구들에 숨겨진 물리학의 원리를 알려줘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이번에는 냉장고가 등장하네요. 지난번에는 가위, 숟가락, 포크, 샤워기, 선풍기, 클립 등 이름 모를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도구들이 대부분이었고 기본적인 물리 법칙을 설명했다면, 이번 책 《냉장고 속 과학, 저울 위 물리》는 비교적 최근에 발명된 도구들이라서 발명한 사람과 개발에 관여한 사람들을 알 수 있고 다양한 궁금증들을 연결지어 도구를 똑똑하게 사용하는 법까지 알려주니 일석이조네요.

얼마 전 무더운 여름날, 김치냉장고와 에어컨이 연달아 고장나면서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자는 겨울날, 냉장고를 열어 보니 꽝꽝 얼어 있어야 할 식재료가 말랑말랑해져서 고장을 발견했는데, 물리학자라서 다행이다 싶었대요. 일단 문을 열면 불이 켜지니 전기 쪽의 문제는 아니고, 냉장고 시스템 자체에 문제라는 걸 바로 파악했다는 거예요. 이미 오래 사용한 냉장고라 새로운 제품을 사기로 결정하고 급하게 주문했다고 하네요. 겨울이라서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음식은 밖으로 빼놨는데, 문제는 거의 다 녹은 냉동 고기와 생선이었고, 해결책은 밤새 조리거나 구워서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했다고 하네요. 다른 가전 제품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으로 버틸 수 있지만 냉장고가 고장나면 음식들이 금세 상할 수 있어서 가장 곤란한 것 같아요. 냉장고 못지 않게 매일 사용하는 전자레인지는 잘 활용하려면 물리 지식이 필수네요. 불 없이 음식을 데우는 마이크로파의 비밀은 물분자만 진동시킨다는 점이네요.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라고 하는 전자파가 음식에 닿아 따뜻하게 만드는 원리인데, 마이크로파는 음식 전체가 아니라 음식 속의 물 분자만 진동시키기 때문에 꽝꽝 얼어 있는 얼음은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녹지 않네요. 다만 얼음 주변이 조금이라도 녹아서 물방울이 생기면 그 물방울이 따뜻해지면서 생긴 열이 얼음에 전달되어 녹게 되네요. 또한 마이크로파는 진동수가 300MHz (메가헤르츠)에서 300GHz (기가헤르츠)인 전자파이며 진동수가 크면 빠르게 진동하므로 그만큼 큰 진동에너지를 갖는데, 현재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 진동수는 2.45GHz로 정해져 있고, 이는 1초 동안 24억 5,000만 번 진동한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마이크로파는 통신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통신 장애를 막기 위해 사용 주파수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고 해요. 근데 전자레인지 사용 중에 새어 나오는 마이크로파로 인해 와이파이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경우는 와이파이 전파의 진동수가 공교롭게도 전자레인지 진동수와 거의 같아서 영향을 받는 거라고 하네요. 전자레인지가 물 분자만 진동시켜 음식을 데운다는 원리를 알면 달걀을 껍질째로 가열했다가 폭발하는 위험은 미리 예방할 수 있네요. 일상에서 사용하는 '보는 도구', '전달하는 도구', '먹는 도구', '막는 도구', '재는 도구'로 나누어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니 과학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네요. 무엇보다도 '아는 것이 힘!', 일상 속 과학 지식의 쓸모를 새삼 확인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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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영어 필사 - 세네카, 흔들림 없는 삶의 태도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노윤기 옮김 / 베이직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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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철학을 온전히 내 것으로 이해하려면 적절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한 번 읽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또 읽어보고, 그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해요.

세네카의 철학을 영어 문장으로 읽고 쓰면서 그 뜻을 되새겨볼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철학하는 영어 필사 : 세네카, 흔들림 없는 삶의 태도》는 철학적 사유와 영어 학습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책이네요.

우선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왜 지금 세네카의 문장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네요.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고대 로마 제국의 정치인, 철학자, 극작가이자 후기 스토아 학파를 대표하는 핵심 인물이며 뛰어난 웅변술과 학식으로 로마 정계에 두각을 나타냈으나, 황실의 질투와 정치적 음모로 인해 코르시카 섬으로 8년간 유배를 떠나기도 했네요. 이후 네로의 어머니인 아그리피나의 부름을 받아 복귀하여 네로의 교육을 맡았고, 네로가 즉위한 초기 5년 동안은 세네카의 보좌 덕분에 로마 제국이 안정적으로 통치되어 황금기를 보냈으나 네로가 폭군으로 변하면서 정계에서 은퇴했네요. 은퇴 후 학문과 집필에만 몰두하던 세네카는 네로 암살 음모에 연루되었다는 누명을 쓰고, 네로의 명령에 의해 자결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네요.

세네카의 철학은 탁상공론이 아닌 치열한 자기 성찰의 결과물이었고, 스토아 철학의 핵심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 있으며,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나 자신의 태도와 이성'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하는데, 이것이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조언이자 든든한 삶의 지침이 되고 있네요.

책의 구성은 하루 한 장씩, 세네카의 말을 영어 문장으로 읽고 의미를 생각하며, 필사 노트에 오늘의 날짜를 기록하고 본문을 따라 쓰면서 철학적 의미를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네요. 눈으로도 읽고 소리내어 읽으면서 영어 문장에서 핵심 단어와 구문을 확인하며 영어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네요. 읽고 쓰는 과정은 본인이 원하는 속도에 맞춰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계획적으로 실행하면서 좋은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네요. 본문 우측 상단에 QR코드가 있어서 원어민의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네요. 하루도 빠짐없이 한 장씩 필사한다면 모두 100일의 필사를 완성할 수 있네요. 첫 장에 '100 DAY CHALLENGE' 가 있어서 매일 필사를 마친 뒤에 해당 숫자에 색칠을 하거나 동그라미를 그려서 '완료'를 표시할 수 있네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적 평정심을 지녔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온전한 주인으로 진정한 오늘을 살아냈던 세네카의 지혜를 손끝에서 마음으로 익힐 수 있는 필사 책이네요.




#철학하는영어필사#세네카#베이직북스#세네카흔들림없는삶의태도#철학을새기는가장깊은시간#영어필사#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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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한입 일본어 초급 1 - 배운 문법으로 내 문장을 말하게 되는 일본어 ㅣ 왕초보를 위한 한입 일본어 1
오겡끼홈스쿨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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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겡끼데스까?"

일본어를 몰라도, 영화 <러브레터>를 봤다면 이 대사를 기억할 거예요.

여주인공이 설원에서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쓰"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냅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눈에 선하네요.

영화와 만화 때문에 일본어를 배워볼까, 마음을 먹었다가 금세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는데, 이번엔 새로운 교재로 도전하게 되었네요.

《왕초보를 위한 한입 일본어 초급 1》은 오겡끼홈스쿨 코니(최인영)의 첫 종이책 교재라고 하네요.

저자는 현재 오겡끼홈스쿨의 대표이자 일본어 교육 콘테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많은 학습자들과 소통 중이라고 하네요.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직접 만든 '한입 일본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 일본어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쉬운 말들도 간결하게 설명하고, 문법과 단어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50문장의 예문이 나와 있네요.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문장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한 다음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쉬운 문장을 직접 만드는 연습을 통해 제대로 쓸 수 있는 일본어 실력을 키워가는 방식이에요.

총 30강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강의는 앞서 언급했던 "데쓰, 데쓰까?"로 시작하네요. 단어(명사) 뒤에 "데쓰"를 붙이면 "~입니다"라는 문장을 만들 수 있고, "데쓰까"를 붙여 주면 "~입니까?"라는 질문이 돼요. 일본어는 물음표를 사용하지 않고, 구점( 。)으로 문장을 끝내는 경우가 많아서 질문인지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문장의 제일 끝이 "까"로 끝난다면 질문일 가능성이 높겠구나라고 짐작할 수 있네요.

학습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체계적이네요. 먼저 기초 문법을 설명해주고 어떤 형태인지를 파악하며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 다음엔 '오늘의 단어'를 외우고, 배운 문법을 적용하여 직접 문장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QR코드를 통해 원어민 선생님의 발음을 들을 수 있어요. 제시된 한국어 문장 50개를 보고 혼자 일본어 문장 만들기를 반복적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 말하는 실전형 회화 교재라고 할 수 있네요. 교재 맨 뒤에 귀여운 병아리와 꽃 스티커가 있어서 앞장에 커리큘럼이 표시된 부분에 '확인' 칸에 스티커를 붙이면 돼요. 한 강의 공부가 끝날 때마다 '학습 목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네요. 일본어 학습에서 초보자 병아리들을 위한 깜찍한 응원이라서 은근 기분이 좋네요. 온라인 학습 채널이 많아졌지만 아날로그 타입의 학습자에겐 역시 종이책 교재만의 매력이 있네요.




#왕초보를위한한입일본어초급1#오겡끼홈스쿨#모티브#모티브출판사#배운문법으로내문장을말하게되는일본어#일본어초급#일본어기초문법#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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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
온선(온라인선생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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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마트폰 앱 알림이 뜨네요.

오늘도 업데이트해야 할 앱 목록이 주르륵.

클릭 한 번이면 업데이트는 끝나지만, 요즘 부쩍 업데이트 횟수가 빈번해졌네요.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모든 것들이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 같아요.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던 반복적인 작업들이 AI 로 자동화되고, 초보자들도 AI의 도움을 받아 디자인이나 번역, 코딩 등 고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네요.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더 쉽고 빠르게 더 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으니 우리 삶은 더 편해져야 하는 게 맞는데, 왜 더 조급해지는 걸까요. 어쩐지 나 자신도 계속 업데이트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네요.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는 온선(온라인선생님) 작가의 자기계발서네요.

저자는 8년간 혼자 일하며 24만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면서 업데이트 인간으로서 기대와 피로를 동시에 느꼈고, 자신에게 맞는 일의 크기와 속도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나중에 멈추지 못해서 하는 일이 되어 버리면 어느 순간, 좋아하는 마음까지 같이 태워버리게 된다고, 이른바 번아웃 상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자는 '내가 어떤 조건에서 오래 숨을 쉴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 책은 멈춤에서 다시 시작된 기록이네요.

AI 와 디지털 도구로 무엇이든 더 빨리 많이 해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더 할까' 대신에 '어디까지 할까'라는 나만의 기준으로 멈출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네요. AI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적응 중이라서 가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 들어요. 회중시계를 꺼내더니, "아, 세상에! 이러다 늦겠어!"라고 중얼거리며 급하게 달려가는 토끼를 뒤쫓아간 앨리스처럼 우리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 와 있네요. 앨리스는 무언가를 먹거나 마실 때마다 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가 작아지면서 자기 몸의 크기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 혼란을 겪고 눈물바다를 만드는데요. 기술의 발달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은 무한히 커졌지만 내 몸에 맞지 않는 방식과 통제할 수 없는 속도를 따라가다간 지쳐 쓰러지고 말 거예요. 길을 잃은 앨리스가 체셔 고양이에게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자, 고양이는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라고 답해줬는데, 바로 이 대목이 저자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네요.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어야 어디든지 원하는 속도로 가고 싶은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네요.


"어제의 속도는 성실함이었는데, 오늘의 속도는 느림처럼 보일 수 있다.

내가 마음에 걸린 것은 바로 그 지점이었다.

AI가 일을 대신 해준다는 말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AI가 기준을 바꾼다는 사실이었다.

도구가 생기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면 기대가 올라간다.

기대가 올라가면, 예전과 같은 속도로 일하는 사람은 어느새 부족한 사람이 된다.

처음에는 가능성처럼 보였던 것이, 어느 순간 기준이 된다.

그리고 기준은 사람을 조용히 밀어붙인다."

(16-17p)


"변화는 빽빽하게 채워서 얻은 것이 아니었다.

비워두었기 때문에 들어올 수 있었다.

모든 시간을 일로 바꿔버리면, 그런 말이 들어올 자리도 함께 사라진다.

비워둬야 보이는 일이 있었다.

··· 다 하지 않은 자리에, 하고 싶었던 것이 남았다."

(211-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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