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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돈키호테 ㅣ 메이트북스 청소년 4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강현규 엮음, 김성훈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에 《돈키호테》 완역본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네요.
두 권으로 구성된 벽돌책이더라고요. 아무리 훌륭한 세계 명작 고전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완역본을 읽으려고 했다면 엄두를 못 냈을 거예요. 만화와 동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돈키호테의 매력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청소년을 위한 돈키호테》는 메이트북스 청소년 시리즈 네 번째 책이네요.
이 책은 방대한 분량의 완역본이 아니라 원작의 주요 사건과 흐름을 축약하여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다이제스트네요.
음식물을 소화하기 좋게 잘게 쪼개듯이, 청소년 독자를 위해 방대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줄여 열여섯 장으로 재구성하였고,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작품 전반에 관한 친절한 해설이 나와 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네요.
"라만차의 어느 마을에서 시작된 이야기.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17세기 초 스페인에서 펼쳐집니다.
주인공은 왕자도 장군도 아닙니다. 라만차 지방의 어느 마을에 사는 시골 귀족입니다.
세르반테스는 작품 첫머리에서 그 마을의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성도 하나로 확정하지 않습니다.
키하다라고 했다는 사람도 있고, 케사다라고 했다는 사람도 있다고 적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돈키호테' 역시 본래 이름이 아니라, 그가 기사가 되기로 결심한 뒤 스스로 지은 이름입니다. 그가 사는 곳에는 신비한 성도 마법도 숲도 없습니다. 집과 밭, 마을과 길이 있는 평범한 세계입니다. 그런데 기사도 책에 깊이 빠진 한 사람이 낡은 갑옷을 꺼내 드는 순간, 이 평범한 세계에서 기상천외한 모험이 시작됩니다." (11-12p)
돈키호테가 살던 시대적 배경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는데, 돈키호테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사도 책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지, 편력기사와 종자라는 돈키호테와 산초의 관계, 주요 등장 인물 소개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네요. 이러한 배경지식만으로도 한결 수월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네요. 처음부터 모든 이름과 사건을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돈키호테라는 편력 기사와 종자인 산초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질문하게 될 거예요. 과연 그는 미치광이 괴짜 기사인 걸까요. 사실 괴짜 기사만큼이나 엉뚱한 사람들에게 눈길이 가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책 속 인물이 자기 이야기가 실린 책을 알게 되면서 다시 그 영향을 받는 과정이 현재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점이네요. 원작은 누군가가 기록한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번역해 전하는 형식인데, 여기에서는 복잡한 설명은 줄이고 독특한 이야기 방식은 그대로 살려서 첫 출정부터 마지막 귀향까지 막힘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네요. 단순히 돈키호테와 산초의 모험 이야기라는 줄거리를 아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네요.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위대한 영웅의 서사 대신에 이리저리 방황하고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데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으려 했던 그의 무모한 용기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우리에게 알리는 데에는 성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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