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츠하우스 ㅣ ANGST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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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여기,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미끼'가 놓여 있네요. 어쩐 일인지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는 이들이 있네요. 그들에겐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가 향긋한 내음이 되고, 군침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느껴지니 탐욕이라는 본능에 충실할 뿐.

미끼를 덥석 무는 순간 철커덕!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네요. 험한 것들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덫.

설마 그 덫이 자신의 집이 될 줄이야...

강지영 작가의 장편소설 《프린츠하우스》는 북다에서 펴내는 ANGST(앙스트)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네요. 독일어로 '두려움', '불안', '무서움'을 뜻하는 'angst'에서 이름을 따온 이 시리즈는 오늘날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들이 한국문학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공포를 기반으로 한 장편소설을 선보이는 장이라고 하네요. 《살인자의 쇼핑몰》을 통해 강지영 작가님의 팬이 된 독자로서 이번에 공포 장르가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네요. 역시나 장르를 가리지 않는 탁월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여주네요.


"이곳으로 이사하기 전, 아버지는 피로한 표정으로 에르메스 넥타이를 풀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프린츠하우스의 사진과 설계도면을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곧 이사 갈 집이라고 설명했다. 아주 유명한 독일 건축가가 설계했다는구나. 그래서 이름이 프린츠하우스야. 왕자나 영주를 프린츠라고 부른다더라. 봐라, 투박하지만 빈틈없이 단단한 게 진짜 영주의 성 같지 않니? 웃긴 건 말이다. 거기 살려면 재력은 물론 용모까지 갖춰야 한대. 오늘 네 엄마랑 내가 입주민 면접을 보고 왔어. 공인중개사 말이, 공간을 지배할 수 있는 오라가 필요하다는 거야. 하찮은 귀신쯤은 찍어 누를 기세 말이야. 그런 뚱딴지같은 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싶었는데, 그냥 명품 두르고 새침 떨면 된다고 하더라. 그런 건 나보다 네 엄마가 더 잘하잖아. 여자들끼리 그릇 얘기, 원예 얘기, 프랑스자수 얘기를 나누더니 금세 친해졌어. 괜히 쫄았지 뭐야.

그렇게 우린 영주의 일원이 되었다. 네 가구가 한 층씩을 차지하고, 왕과 왕비 그리고 왕자처럼 영지를 내려다보며 8년을 보냈다. ··· 여기에 와서야 세상이 비로소 만만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창문으로 내려다보이는 거리는 늘 행인들로 번화했지만, 그들이 잠들어야 할 곳은 다리를 건너고 터널을 지나 다닥다닥 밀집한 아파트촌 어딘가일 터였다. 어느 순간 그들은 내게 풍경을 제공하는 존재가 되었고, 우월감을 선사했다."

(25-26p)


앞서 덫에 걸린 사람은 주인공 김선우, 부모님의 실종 이후 한남동 고급 빌라 프린츠하우스를 물려받아 유일한 주인이 된 인물이네요. 스물네 살의 여성 전승아를 세입자로 들인 후 기괴한 현상에 시달리게 되는데, 지인인 무당 한신의 도움으로 전승아의 과거와 그 안에 숨겨진 존재를 맞닥뜨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네요. 가장 안락해야 할 집이 공포의 공간이 되고 험한 것들이 튀어나오네요. 집을 빼앗겼다는 사실보다 더 끔찍한 건 영혼의 집인 육신을 강탈당하는 것이니, 인간의 몸을 차지한 '그것'을 우리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한국의 토속 신앙인 무속의 퇴마의식과 가톨릭의 구마 의식이 혼재되어 극강의 오컬트적 공포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작품이네요. 화려하고 안전해보이는 최상류층의 공간에서 우월감을 느끼며 살아온 선우를 통해 내면 가장 깊숙하게 뿌리내린 어둠의 실체를 굉장히 정교한 방식으로 서서히 조여가며 드러내고 있네요. 단순히 공포 소설이 주는 서늘하고 소름돋는 무서움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저주와도 같은 끝없는 경쟁과 불평등, 고립과 불안이라는 현실 공포로 몰고 간다는 점에서 놀라웠네요. 이미 우리는 프린츠하우스와 같은 험한 것들을 본 적이 있네요.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을 쥐고, 무당에 의지하며 온갖 비리를 저지른 그들의 범죄가 만천하에 드러났을 때, '아, 이건 소설보다 더 소설이다!'라고 여길 정도로 그 추악함이 상상 이상이라서 충격적이었네요. 저자는 세상에 없는 악마를 소환했노라고 말했지만 과연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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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배우면 평생 쓰는 해부학 ㅣ 한 번 배우면 평생 쓰는
허영은 옮김, 하시모토 히사시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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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건강을 신경 쓸 나이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아프니까 저절로 챙기게 되네요.

참 아이러니한 것이 건강 때문에 운동을 했다가 아얏, 더 아프다는 거예요. 얼마나 몸이 굳었으면...

진짜 건강을 지키려면 꼭 알아야 할 지식, '이것'만큼은 배워두면 평생 유용하네요.

그건 바로 해부학,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지식이네요. 일상 생활이나 운동을 하다가 부상이나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흔한데 해부학 지식이 있으면 다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고,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요건이었네요. 다만 전문적인 해부학 서적을 보기엔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 있으니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부학 안내서가 필요한 거예요.

《한 번 배우면 평생 쓰는 해부학》은 모두를 위한 쉽고 재미있는 우리 몸 해설서라고 할 수 있어요.

우선 해부학을 어렵다고 여기는 이유는 명칭이나 용어 때문인데 한자어라서 한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외계어처럼 느껴질 수 있네요. 여기에선 자주 사용되는 한자를 부위별 명칭과 함께 한 장에 정리해줘서 용어로 인한 걸림돌을 싹 해결해주네요. 또한 해부학의 기초 개념을 만화로 설명해주니 한결 친근하고 이해가 쏙쏙 되네요. 해부학이란 무엇인지, 인체의 특징, 전신 골격, 관절의 구조, 근육의 역할, 운동과 근육, 근육의 명칭, 신경의 역할에 대해 사족은 빼고 핵심만 깔끔하게 알려주네요. 최신 해부학 상식에 대해서는 Q&A 형식으로 궁금했던 내용들이 질문으로 나오고, 복잡한 의학 용어 대신 직관적인 그림을 활용하여 알려줘서 집중이 되네요. 구체적으로 근육, 뼈, 관절의 위치와 기능을 부위별로 나누어 설명해주고 있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내 몸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네요. 어제 많이 걸었더니 정강이뼈 바깥쪽에 있는 앞정강근이 조금 욱씬거리더라고요. 이 근육이 약해지면 계단에 걸려 넘어진다고 하네요. 한쪽 발에는 7개의 발목뼈, 5개의 발허리뼈, 5개의 첫마디뼈, 4개의 중간마디뼈, 5개의 끝마디뼈까지 모두 52개의 뼈가 있네요. 양쪽을 합치면 104개의 작지만 강하고 단단한 발뼈가 있어서 온몸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거예요. 우리 몸 전체의 뼈가 약 200개인데, 그중 4분의 1이 발에 집중되어 있다니 신기하죠. 당연하게 알아서 움직인다고 여길 때는 몰랐는데 움직임에 따른 뼈와 관절, 근육에 대해 알고나니 그 모든 것들이 제 역할을 다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삼스럽지만 내 몸에 대해 알고 나니 더욱 소중하게,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힘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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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게임 굿 럭
장강명 외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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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이전시 파워코퍼레이션의 고충처리팀이라는 세계관, 완전 매력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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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게임 굿 럭
장강명 외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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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다섯 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네요.

뭔가 비밀스러운 조직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는 듯, 은밀하면서도 강력하네요.

《굿 게임 굿 럭》은 한국을 대표하는 장르문학 작가 5인이 모여 '스포츠'를 주제로 펼쳐내는 매혹적인 단편 미스터리 앤솔러지네요.

책의 실물을 보자마자, 감각적인 표지와 힙한 사이즈에 반했네요. 추억의 오락실, 'POWER CORP'라고 적힌 오락기 화면에는 농구공, 축구공, 야구공, 테니스공, 까만 바둑알 이미지가 보이고, 그 아래 'YES NO'가 있네요. "게임에 참여하시겠습니까?"

스포츠 경기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뒷이야기,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딱 제 취향이네요. 한 손에 싸악 들어오는 자그마한 책 사이즈, 한자리에 앉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인 데다가 재미있어서 술술 넘어가니까 오히려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울 지경이네요. 정해연 작가의 <버저 비터>, 전건우 작가의 <퍼펙트 해트트릭>, 정명섭 작가의 <18.44>, 조영주 작가의 <카이의 뜻대로>, 장강명 작가의 <마인드 스포츠에 필요 없는 재능>까지 읽고 나니, 시즌 1이 끝난 느낌이네요. 스포츠 종목으로 따지자면 앞으로 할 수 있고,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시 파워코퍼레이션의 고충처리팀이라는 세계관은 굉장히 매력적이네요. 일반적인 에이전시라면 거물급 스타 선수들의 일상과 스케줄을 전담하는 매니저나 서포트 인력이 따로 있을 텐데, 그 외에 고충을 처리해주는 부서가 있다는 점이 특이해요. 바로 그 고충처리팀 소속 팀원들의 활동 보고서와 같은 이야기, 색깔이 전혀 다른 다섯 명의 작가들이 각기 다른 종목(농구, 축구, 야구, 테니스, 바둑)을 맡아 보이지 않는 경쟁과 욕망 뒤에 감춰진 비밀과 진실, 반전을 그려내고 있네요. 살인사건, 폭탄 테러, 의문의 자살, 스포츠와 인공지능의 결합 등등, 각자 담당 선수들의 고충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네요. 마지막까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은, 비염 때문인지 킁킁대는 키 작고 배 나온 아저씨의 모습을 한 이윤수 팀장의 정체네요. 허허실실 조연으로만 살짝 나오는 이윤수 팀장이야말로 가장 센 캐릭터 같아서 그가 누구인지, 어떤 과거를 지녔는지가 무척 알고 싶네요. 누군가에겐 결코 '굿 게임 굿 럭'일 수 없는 이야기, 독자 입장에서는 '굿 스토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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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풍요의 시대 - AI와 인류의 미래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김태훈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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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근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네요.

특이점의 세계에서 인류는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의 융합이 가져올 극적인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초풍요의 시대》는 미래학자이자 혁신기업가인 피터 디아만디스와 과학 전문 작가인 스티븐 코틀러가 함께 쓴 책이네요.

두 저자는 2012년 출간한 첫 책 《어번던스 Abundance》에서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풍요의 시대를 맞이할 거라는 장밋빛 전망을 했는데, 그 뒤 10년은 기하급수적 발전으로 풍요의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풍요의 시대에 당도했다고 볼 수 있네요. 그러니 지금 우리는 초가속 시대에 AI 혁명과 풍요의 명암을 제대로 알고 대비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되었네요. 책에서 나오는 '기하급수적 가속의 물결'이라는 표현이 크게 와닿네요. 거대한 물결 위에 올라타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답을 찾아가는 데에 필요한 나침반 같은 책이네요.

"풍요는 양날의 검이다. 엄청난 장점과 더불어 대단히 실질적인 단점도 있다. 우리의 결론은 단순하다.

풍요는 우리의 미래다. 다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다. 풍요의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완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속하는 기술의 혜택은 문명을 보호하기에 충분치 않을지도 모른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너무 늦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창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이 이 책의 초점이다."

(59p)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점은 현재 밀려오는 AI의 쓰나미가 실은 반세기 넘게 형성된 폭풍의 최전선이라는 거예요.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살펴보려면, 지난 50년간 이루어진 진보, 즉 AI 역사를 되짚을 필요가 있어요. 그 이유는 AI 가 그저 기하급수 기술의 도구함에 들어 있는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이제는 도구함 자체의 설계자가 되었기 때문이네요. 새로운 미래 지도를 그리려면 AI 자체를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해요. 초풍요의 시대에 우리의 동반자로 진화하는 AI 의 역할을 알아야 협력하고 관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네요. 저자들은 초풍요의 시대를 위한 생존 전략으로 신경생물학적 지식과 기술적 도구를 활용해 몸과 마음을 업그레이드하는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있네요. 인간 고유의 역량 강화와 올바른 마인드셋으로 적응에 필요한 유연성과 인지 능력이 확장되는 거예요. 풍요가 넘친다고 해서 인류가 항상 번영하는 것은 아니며, 초풍요 시대의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편안함에 안주한다면 변화에 적응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자들은 이 책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선언이자 행동에 대한 촉구라고 설명하네요. 우리는 풍요를 토대로 새롭게 얻은 도구들을 과감하게 활용하여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도전할 수 있네요. 생존이 아니라 번영을 목표로 삼아 더 큰 꿈을 꾸며 나아가는 것, 결국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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