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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몸을 바꾸며 살아갑니다 - 현대 과학이 알려주는 내 몸 교환법
이은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7월
평점 :
《조금씩 몸을 바꾸며 살아갑니다》는 이은희 작가님의 책이에요.
저자에 대해서는 본명보다는 '하리하라'라는 필명이 더 익숙할 정도로 하리하라의 과학책은 유명해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저자의 이번 신작은 인간이 발명해낸 '제2의 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우리 몸이 질병이나 사고, 노화 등으로 인해 그 기능을 잃거나 부족해졌을 때 그걸 대신해온 현대 과학의 내 몸 교환법을 시각, 심장, 혈액, 손, 다리, 청각, 후각, 폐, 신장, 자궁, 피부, 털 순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제2의 몸'이라는 과학, 의학의 발전에 대해 저자가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한 것은 상처 입고 손상된 몸, 영구적 장애를 가진 이들을 열등하거나 모자라는 듯 바라보는 시선과 연결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이에요. 과학 이야기라고 해서 최첨단 기술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류의 노력에 초점을 둔 점이 매우 유의미하게 다가왔네요. 비장애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몸에 장애,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장애가 있는 이들이 겪는 차별은 심각한 수준이에요. 장애인 실태조사를 보면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심하지 않은 장애를 겪는 사람보다 더 차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장애인들은 몸이 힘든 것보다 차별과 배제의 시선이 더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장애인의 비율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어요. 선천적인 장애가 없다고 해도 노화로 인해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장애인 통계에 따르면 선천적 시각장애보다는 당뇨병 망막증이나 녹내장 같은 질환, 물리적 사고 등으로 인해 실명하는 후천적 시각장애가 훨씬 더 많아서 전체의 80퍼센트를 넘는다고 하네요. 인간의 몸은 찢긴 상처는 아물고 부러진 뼈도 다시 붙는 등 어느 정도 재생력을 가지고 있지만 몸에서 떨어져 나간 신체부위를 재생하는 건 불가능해요. 그래서 '제2의 몸'을 발명하여 병들고 다친 몸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거예요. 책에서 소개한 인공 각막, 인공 심장, 인공 혈액, 스마트 의수와 의족, 인공 와우, 인공 코, 인공 신장, 인공 자궁, 인공 피부, 머리카락 세포를 다시 살리는 약물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이에요. 놀라운 과학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노력뿐 아니라 진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