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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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은 유시민 작가님의 인문 에세이예요.

저자는 스스로를 '글 쓰는 문과 남자'라고 소개하면서 인문학만 공부해서는 온전한 교양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과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네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문과 남자가 공부한 과학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크게 인문학과 과학, 뇌과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수학으로 나누어 과학 공부를 통해 어떤 지식과 정보를 얻었는지, 과학적 사고가 무엇인지를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어요.

"과학 공부를 하면서 예전에 몰랐던 질문을 여럿 만났다. 우선 한 가지만 말하자. '나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전통적 인문학과 맞지 않는 형식이다. 인문학의 익숙한 질문 형식은 '나는 누구인가?'다. 인문학의 위기는 질문을 제때 수정하지 못한 데서 싹텄는지도 모른다. 내가 무엇인지 모르는데 누구인지 어찌 알겠는가? 우리가 무엇인지 모르는데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인간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본성을 무슨 수로 밝히겠는가? 인간이 무엇인지 탐구하지 않으면서 사회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 공부에는 너무 늦은 법이 없다는 말, 수학에는 통하지 않는다. 두뇌가 원활하게 돌아가던 젊은 시절에도 되지 않았던 수학 공부가 노년에 접어드는 지금 될 리 없다. 그런 나를 세이건 선생과 도킨스 선생이 격려해 주었다. '수학을 몰라도 돼. 내가 인간의 언어로 말해 줄게.' 나는 그들의 말을 일부 알아들었다. 용기를 북돋아 주는 문장도 만났다. '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문과라도, 나이를 먹었어도, 과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30-31p)

마지막 문장이 중요해요. 누구든지 지금이라도 당장 과학 공부를 할 수 있어요. 유일한 걸림돌은 아마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네요. 저자의 말처럼 중요한 건 '바보'를 면하겠다는 결심이네요. "파인만의 '거만한 바보'는 자신이 바보인 줄 모른다. 죽을 때까지 '바보'여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행복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살고 죽는 것이 하나의 인생이다. 그러나 자신이 '바보'였음을 알고 '바보'를 면하는 게 '바보'인 줄 모르고 사는 것보다 낫다. 부끄러움은 잠시지만 행복은 오래간다. 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랬다." (291p)

자신이 바보인 줄 모르고 살면서 주변에 아무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바보'라서 주변의 모두를 고통에 빠뜨린다면 그건 재앙이 아닐까요. '자유'를 떠든다고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요, '과학'을 운운한다고 과학을 아는 것은 아니리... 그러니 우리 모두 과학 공부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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