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 - 나를 구하는 인간관계의 과학
앤서니 마자렐리.스티븐 트리지악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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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는 앤서니 마자렐리와 스티븐 트리지악의 책이에요.

처음엔 제목을 읽으면서, 삶이 고통인데 타인을 사랑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근데 두 저자가 누구이며,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니,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네요.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앤서니 마자렐리(매즈)는 만삭의 아기를 갑작스레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고, 중환자 집중치료 전문의인 스티븐 트리지악(스티브)은 번아웃과 절망감에 빠져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바로 그때, 운명처럼 매즈가 연락해왔고 함께 공감과 이타적 행동의 효능을 연구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해요. 두 사람은 의료 분야의 구글이라고 할 만한 펍메드에서 논문을 검토했고, 공감에 관한 연구 결과들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공감은 건강과 행복의 열쇠이며, 우리는 이타적으로 행동할 때 굉장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이득을 얻는다." (18p)

현재 우리 사회는 공감 결핍에 시달리고 있고, 일단 나부터 살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순간적인 쾌락에 빠져 있어요. 다들 고약한 사람들 때문에 진저리친 적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웹툰과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게 아닐까 싶어요. 원래 이 문장은 장 폴 사르트르가 희곡 『닫힌 방』에 처음 등장하는데, 지옥에 온 세 인물이 한 방에 갇혀 벌어지는 내용으로, "그러니까 이런 게 지옥인 거군. (···)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해요. 사르트르는 타인이 지옥임을 느끼면서도 타인과 멀어지지 못하는 인간의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어요. 모든 건 타인과 사회를 바라보는 '나'에게 달려 있어요. 닫힌 방과 같은 거대한 사회에서 타인이 지옥이 되는 현실을 이해하고 이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함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미인 거죠. 그 태도가 바로 이 책의 핵심인 공감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책에서는 크게 진단, 치료, 처방으로 나누어, '나' 중심 문화를 진단하면서 타인을 구하는 게 곧 나를 구하는 일이라는 것을 여러 연구 결과로 증명하고 있어요. 이타적 행동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세계적인 연구 논문 73건을 종합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자원해서 타인을 도운 이들은 우울감이 줄고, 더 건강하며,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더 좋을 뿐 아니라 인지 능력 또한 더 높았다는 거예요. 저자들이 내린 처방은, "관계에 자신을 투자하라. 주자, 돕자, 헌신하자. 지금 당장, 가능한 한 빨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그 약속을 지키고 그의 행복을 지원하자. 그다음에 이를 습관을 만들자." (131p)라는 거예요. 이타적인 행동으로 온갖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맞지만 완전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동기와 진심이 동반되어야 해요. 진심에서 우러난 이타적 행동,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이어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특별 처방으로 '주는 사람이 되는 일곱 가지 로드맵'이 나와 있어요. 작게 시작하기, 감사 연습하기, 삶의 새로운 목적과 기쁨 찾기, 내 편 늘리기, 무력함에 지지 않기, 고양감 느끼기, 내 힘을 확신하기. 결론적으로 공감은 자신을 구하는 최고의 약이며, 누구든지 공감을 선택할 수 있고, 이타적 행동으로 자기 몸과 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천사는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에 대한 염려가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감을 알았습니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다시금 확인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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