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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세이스트(death-essayist)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 - 삶을 위해 죽음을 쓰는 데세이(death-essay) 안내서
김혜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절판
말하기 꺼리는 주제였는데, 이 책 덕분에 죽음을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네요.
《데세이스트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는 김혜경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삶을 위한 죽음 책방 책방지기'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데세이스트란 죽음으로 삶을 수다 떠는 일이라고 설명해주네요. 이 책은 죽음으로 삶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들의 죽음으로 시작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죽음 그리고 저자의 죽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아름다운 죽음을 생각하다가 천상병 시인을 떠올렸는데, 제일 처음 등장해서 마음이 통했구나 싶었어요. 1993년 4월 28일 수요일에 하늘로 돌아간 천상병 시인의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12p) 를 읽으면서 과연 시인과 같은 말을 남길 수 있을까를 생각했네요. 매일 오늘의 죽음 이야기를 쓰는 데세이트로서 닮고 싶은 죽음과 피하고 싶은 죽음이 있다고 해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은 여배우 캐서린 햅번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 긴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 멋진 일일 테죠. 하지만 죽음을 마주하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될 거예요." (42p) 자신이 생전에 말한대로 후회 없는 삶을 살았고 원하는 죽음을 맞이했으니 행복했을 것 같아요.
저자가 지금까지 포스팅해 온 삶과 죽음 책은 130여 권으로 3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그 가운데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것을 기록한 딸의 책 179페이제이 이런 글이 있대요. "죽음에 웃음이 철저히 배제되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달리 말하면 죽음이 단지 엄숙하기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과도 같다." (127p) 작가는 천재 애니메이션 감독 곤 사토시의 유언장을 예로 들면서 죽음 앞에 웃음도 장착할 수 있음을 알려준 거예요. 남겨진 이들에게 죽음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상실, 슬픔, 고통이지만 당사자가 웃음을 남긴다면 조금은 달라질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죽음을 위한 준비가 필요해요.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나의 죽음, 다른 이들의 죽음, 세상의 모든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하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