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안의 애착을 돌아보기로 했다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초록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살기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들의 인간성이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뛰어난 점이 많다. 그들이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과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여기고 확신하게 하는 근본적인 체험이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삶이 고단한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근본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바로 '애착장애'다. (15p)


《나는 내 안의 애착을 돌아보기로 했다》는 정신과의사 겸 작가인 오카다 다카시의 책이에요.

저자는 애착장애가 오늘날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표현했어요. 첫 장을 읽을 때부터 '설마 이 모든 게 애착장애 때문이라고?'라는 의구심이 있었어요. 치열한 경쟁과 성과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한 공황장애, 강박증, 불안장애,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 원인이 애착장애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애착장애가 얼마나 끔찍한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여러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주고, 옥시토신계의 이상과 애착 관련 장애가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있어요. 기본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애착 시스템은 옥시토신과 깊은 연관이 있어서 옥시토신계가 기능부전에 빠지면 불안정한 애착으로 심신을 병약하게 만들고 죽음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거예요. 어릴 적에 분리불안을 겪은 사람은 기달 곳 없이 버려진 것 같은 상황에 처하면 자기를 불필요한 존재로 치부하고 자살 기도로 빠지기 쉽고, 애착 불안이 심한 사람은 걱정거리가 있거나 스트레스가 생기면 분리불안도 심해진다고 해요. 분리불안과 애착불안은 각각 다른 개념이지만 기본적인 안정감이 발달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동일하며 둘 다 마음 깊은 곳에는 자기 발로 서는 데 대한 불안을 내포하고 있어요. 사람에게 조건 없이 기쁨을 주는 체계가 애착을 지탱해주는 옥시토신계이며, 애착하는 존재를 변함없는 마음으로 신뢰한다는 그 하나만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애착하는 존재가 없거나 있더라도 사이가 불안정하면 살아갈 힘이 사라져버리는 거예요. 애착장애는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오늘날처럼 문제를 일으켰던 적이 없는 건 대부분 유아기에 사망했기 때문이고, 현대에 이르러 애착장애가 드러난 것은 학대를 의학 데이터로써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학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애착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인인 학대, 방임, 양육자의 교체가 세대를 거치며 애착장애와 관련된 질환과 장애로 재생산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애착장애의 극복은 재활훈련과 비슷하다고 해요. 고독한 수행이 아닌 트레이너와 치료사가 함께 하는 재활훈련이라는 공동작업이 가장 효율적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장애이므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극복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애착이라는 과제를 극복하려면 한 단계씩 훈련을 거듭해가야 하며 지속해서 안전기지가 될 존재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 결국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함께 서로를 보살피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다시금 확인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