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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유독 이 책을 읽는 동안, 인류의 발전을 가능케 했던 모든 존재들에 대한 감사를 느꼈어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나'라는 인간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생물학의 관점에서 우리 자신의 진화를 살펴볼 수 있어요.
《인간이 되다》는 영국의 우주생물학자 루이스 다트넬의 책이에요. 저자는 머리말에서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을 빌려 이 책의 정체를 밝히고 있어요. "선사 시대를 모르면 역사를 이해할 수 없고, 생물학을 모르면 선사 시대를 이해할 수 없다." (11p) 인류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생물학은 필수라는 사실을 우아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인간이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저자는 우리의 몸과 정신에는 큰 결함이 있는데 이 중 많은 결함이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타협의 산물이라면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모든 능력과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즉 우리의 결함과 능력은 모두 현재의 우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진행되었다." (14p)라는 거예요. 신기한 점은 1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조상과 현재 우리는 모든 면에서 동일하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에요. 사람을 정의하는 기본적인 측면인 우리 몸의 하드웨어와 마음의 소프트웨어는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물학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거죠. 인류 진화에서 일어난 두 가지 주요한 발전은 반응성 공격성이 감소한 것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사회성 소프트웨어가 뇌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해요. 침팬지와 보노보노와 같은 유인원 집단에서 공격성과 폭력은 일상인데, 인간은 독재자의 출현을 견제하거나 견제하기 위한 동맹으로 성급한 반응성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선택 압력을 만들어냈고, 사회 구조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집단 내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낸 거예요. 인류의 진화 계통에서 성급한 반응성 공격성은 억제되고, 계산된 주도적 공격성이 살아남아 전쟁의 형태로 표현된 거예요. 큰 집단을 이루어 평화롭게 살기 위해 공격성 패턴을 바꾸고, 사회생활과 이타성, 광범위한 협력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가족 형태가 만들어지고, 국가와 여러 문화의 왕조들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된 거죠. 우리는 분명 수많은 생물학적 약점을 지녔음에도 이를 훌륭하게 잘 극복해왔어요. 하지만 그 결함 때문에 인류는 크나큰 위기에 처했다는 걸, 저자는 "인지 편향은 우리의 생물학과 우리가 진화해온 과거의 많은 측면과 함께 인류의 역사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 미래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394p)라고 이야기하네요. 인류의 어리석은 선택과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것, 생물학자가 건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