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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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제목이 강렬하다. 누구나 일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그리고 일은 안 사라질 것만 같은데 노동의 시대가 끝났다니? 그러면서 한편 기대도 된다. 정말 노동의 시대가 끝날까?

원제를 먼저 살펴본다. 제목을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원제는 <A World Without Work>. 번역 제목이 어감이 좀 쎌 뿐이지 원제의 의미는 잘 나타냈다고 본다.

 

노동 이란 단어 때문에 책이 매우 쉽거나 재미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책은 아주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다행이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파트1 부분, 기술의 발달을 알려주는 부분은 재밌게 봤다.

책을 읽고 나니 책의 구성이 참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ART 1.기술과 일의 역사-PART 2.위협-PART 3.대응.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술과 일의 역사에서는 기계 혹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일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살펴보고, ‘위협에서는 앞으로의 기술발달이 왜 과거와는 다른지. 어떻게 우리의 일이 위협받는지 알아본다. 일이 줄어두는 현실과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저자의 생각이 마지막장 대응이 들어 있다.

 

이번 독서를 통해 배운 점은 기계에 대한 우리의 태도,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이다. 기계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술 변화, 기계의 발달이 무조건 인간을 일에서 밀어내는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기계가 인간을 대처하는 경우만 쉽게 떠올리는 반면만 인간을 보완했던 경우는 잘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35) 지낸 몇 백 년 동아 실제로 일어난 닐을 되돌아 볼 때, 기술 변화가 일어기리에 미친 악영향, 즉 우리 선조들을 불안해 사로잡히게 했던 폐해는 전체 이야기의 절반일 뿐이다. 물론 어떤 업무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밀어냈다. 하지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자동화되지 않은 다른 업무에서는 인간을 보완했으므로, 그런 일을 맡을 인력의 수요를 늘렸다. 기술과 일의 역사를 통틀어 보면 언제나 서로 다른 두 힘이 작용했다. 노동자를 대체하는 해로운 힘과 정반대로 노동자를 보완하는 유익한 힘. 우리가 잊어버리기 일쑤지만, 이 유익한 힘은 세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생산성 효과, 파이 확대 효과, 파이 탈바꿈 효과

(41) 기계가 특정 업무에서 인간을 밀어낼 때는 인간을 대체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는 꽤 쉽게 눈에 띈다. 이와 달리 기계가 다른 업무에서 인간 노동의 수요를 늘를 때는 인간을 보완한다. 앞에서 봤듯이 이 현상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인간을 밀어내 버리는 기계에 비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 사람들은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수준은 과장하고, 자동화화 인간 노동의 강력한 상화 보완성은 무시하고 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설명도 또한 흥미롭다. 나는 약한 인공지능 과 강한 인공지능 이라는 구분까지는 들어봤다. 본 책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구분은 없지만, 인공지능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 때문에 우리는 마치 기계가 사람과 같은 지능, 생각할 것이라 기대(?)한다. 인공지능 초기 연구에는 그 관점이 맞다. 사람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람처럼 학습하고 사고해야 된다고 생각했으니깐. 하지만 지금 딥러닝이나 AI의 발전은 그 결이 다르다.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다르게 작동되고 있다.

(102) ‘인공지능 착오란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할 줄 아는 기계를 개발할 유일한 길은 인간이 그 업무를 수행하는 법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다. 이런 착오가 오늘날까지도 널리 펴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기술과 일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형성한다.

 

기계의 발달로 인간의 일자리가 빼앗기는 것에 대한 저자의 대응 방법 중 내 기억에 남는 것은 교육과 큰 정부이다. 교육을 통해 다시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전혀 방법의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큰 정부는 경제 발전의 주체가 아니라 분배에 치중하고 잇는 정부이다. 기술의 발전과 엮어서 사회의 불평등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미래 정부의 가장 큰 일이 될 것이다.

정부의 역할 중에 회계사에 윤리규범을 설정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지금은 회계사나 세무사는 고객의 세금을 최대한 덜어주는 쪽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계사의 기본 태도를 규정하자고 한다. 변호사의 사례처럼. 회계사의 행실에 세금에 대한 성실한 납부를 추가하자는 것이다. 나는 좋은 생각이라 생각한다.

기술 기업이 점차 커지면서 우려하는 바도 공감된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의 경제적 이득 등 경제적인 문제를 우려했다면 지금과 앞으로는 정치적인 힘에 대해서 우려한다. 지금 잘 나가고 있는 기업이 얻는 정보는 우리의 행동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294) 20세기에는 우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걱정거리가 대기업의 경제적 힘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이들의 정치적 힘도 갈수록 더 많이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 이들의 힘이 정치적 동물로서 우리가 공유하는 삶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그런 결정을 기술 대기업에서 보이지 않게 제 할 일을 하는 엔지니어들이 갈수록 더 많이 좌지우지할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의 정치 생활이 사유화할 위험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들은 한 분의 발표가 떠올랐다. 그 분은 하는 일이 자동차 공장에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 로봇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이었다. 기계를 관리하는 기술. 이 기술은 미래에도 일이 없어질 거 같지 않다. 그 분에게 이 책을 권하면 더 재밌어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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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 대한민국 재테크 지도
박연수(쌈지선생) 지음 / 책수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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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이 낯익다.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데... 책 소개를 보니 재테크 전반에 대해 알려주는 책 같다. .. 내가 대부분 아는 내용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낯설지 않은 닉네임 때문에,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신청했다.

 

책은 예상처럼 재테크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음에 드는 것은 저자가 재테크 관련하여 한 우물만 판 분이라는 것이다. ‘마지막 비상구라는 거창한 제목처럼 딱 한 가지만의 방법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 재테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여러 번 들어봤을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알고 있는 것과 성과를 보이는 것은 다르다. 아는 것을 실천하고 그것을 꾸준히 하느냐에 성과가 달라진다. 재테크, 투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그 지겨운 경기에 들어가기 전 어떤 마음과 자세로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알려주는 최소한의 팁이 담겨져 있다.

 

책에 실린 내용 중에 개인적으로는 회사채 부분이 끌렸다. 왜냐하면 내가 채권을 사고 판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 예금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라고들 한다.(하지만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제일 안정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예적금이다.) 예적금보다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알려준다. 회사채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오르니 예상보다 일찍 수익을 달성할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만기까지 가져가면 정해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나 또한 적금을 납입하고 있고 채권형 펀드에도 돈을 붓고 있다. 적금 납입이 끝나면 직접 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해 봐야겠다. 채권형 펀드보다는 직접 채권을 사는 게 나을 거 같다.

 

책에서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개한다.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될 거 같다. 저자는 적립식 펀드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 스스로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종목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우량기업, 1등주에 하라고 하는데 영원한 1등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느 정도 기간이면 몰라도 만약 장기로 가져간다면 지수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는데 ETF에 대한 설명은 없다. 이 부분이 아쉽다.

-저자가 말하는 종목 선별 ;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1등 기업, 강력한 브랜드와 꾸준히 팔리는 제품을 가진 내수기업

 

금융상품과 주식 등을 통해 마지막은 부동산 투자에 대해 맛보기로 알려준다. 목돈이 들어가거니와 필수재이니 언급을 안 할 수 없다. 저자는 부동산 투자는 오픈북이라 한다. 그 이유인즉 도시기본계획 때문이다. 도시기본계획을 본다면 각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알고 부동산 매입을 한다면 실패 확률이 낮아질 것이다.

저자는 서울 아파트를 외친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가 가격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대안이 있다. 경기도다. 경기도 아파트는 동남권이 좋다고 한다. 나는 수도권으로 치면 서부권에 살고 여기 물건이 있기 이쪽이 발전하길 매우 바란다. 그럼에도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도권 동남권은 우리 나라 내에서 빈번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길목이다.(경부고속도로를 떠올려 보자)

 

이제 막 재테크를 해보자하는 분들이 읽는다면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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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캐나다에서 일한다 - 더 나은 삶을 향한 한 가장의 해외 취업, 이민 생존기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
이홍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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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나에게는 오로라, 메이플 시럽의 나라다. 아내가 메이플 시럽을 좋아한다. 원산지를 챙겨보는 내 습관으로 메이플 시럽은 캐나다산인 걸 알았다. 아내에게 물었다. 우리나라도 단풍나무가 있는데 왜 캐나다 단풍나무만 시럽으로 만들어? 아내는 종류가 다르다고 했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단풍나무와 캐나다의 Maple은 그 종이 다르다. 캐나다 단풍나무와 한국 단풍나무는 학명이 다르며 우리나라 단풍과 구별하여 설탕단풍, 사탕단풍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로라. 세계 여행을 다녀오신 분의 블로그에서 아이슬란드를 인상적인 여행지 중 하나로 꼽은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이유가 오로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찾아보니 캐나다 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때부터는 캐나다도 막연히 가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면 옛 일이 떠올랐다. 대학 때 캐나다 유학(?) 오리엔테이션같은 곳에 간 적이 있다. 10년도 더 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내가 캐나다를 가려고 한 것이 아니고, 대학 동기가 캐나다 유학을 생각하고 있었다. 네이버인가 다음 카페에서 주최한 자리였는데 그곳을 쫓아갔던 기억이 난다.(난 왜 거기까지 쫓아갔을까..)

지은이 소개에 눈길이 간다. LG CNS를 다녔으며 공공기관 시스템 구축 관련 일을 했다. 어랏? 아는 분도 여기 이 부서에서 일 하는데... 그런데 내가 아는 분은 여전히 다니고 있지만, 지은이는 퇴사한지 10년도 되었을 텐데.. DID 정신으로 물어보니 자기가 신입일 때 같이 일한 분인 거 같다고 하신다. 사람의 연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 줄 모른다.

 

책 제목이 매우 정직하다. 제목 그대로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 간 이민 1세대의 정착기다. 책에서는 두 가지 이야기를 엿 볼 수 있다. 가장 큰 이야기는 이민 간 사람의 이야기이고 하나는 프로그래머의 일이다. 만약 다른 직업의 저자였다면 다른 이야기로 채워졌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의 이야기 또한 궁금했는데 많이 들어있지 않다. 지은이의 아내가 겪은 일이나 아들이 겪은 일, 그리고 그들 간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왠지 안 실린 거 같은 기분이다. 아마 일한다라는 제목과 내용에 충실하기 위함이겠지?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일을 구하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잘 나간 사람이어도 이민 가면 백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그것을 얻기가 한국에서보다 당연히 힘들 것이다. 저자 또한 프로그래머이지만 잔디 깎기 등 육체노동도 했다. 일을 구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부록처럼 영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는 법, 메일 쓰는 법이 담겨져 있다.

캐나다에서 그 사회에 어울리는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직종과 관련 된 교육을 현지에서 수료하는 것이다. 타국에서 관련된 일을 해 왔어도 현지의 경험이 있는 것이 아무래도 더 낫나 보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민자를 받을 때 외국 학교 나왔다고 하는 것보다 해당 나라의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고 하면 조금은 더 호의적일 것이다.

 

저저의 글을 통해 캐나다라는 나라가 어떻게 가고자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캐나다는 광활한 국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국민만으로는 한계를 느꼈고 적극 이민을 추진 중이다. 각국의 인종들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캐나다라는 전체를 구성한다는 모자이크 같은 나라라는 말이 캐나다를 잘 설명하는 듯 하다.

출산 저하로 인해 우리나라 인구에 대해 걱정도 말도 많다. 자국민의 출산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그것 또한 매우 쉽지 않아 보인다. 안에서 늘리는 것이 힘들다면 밖에서 채워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단일민족, 한 핏줄 프레임을 버리고 대한민국으로 하나가 되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캐나다의 방향과 이민자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잘 알고 배운다면, 우리나라의 선택지를 늘릴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 날개를 보니 ‘~에서 일한다는 시리즈이다. 독일, 뉴질랜드, 중국 편이 있나 보다. 나는 뉴질랜드 편도 궁금하다. 뉴질랜드로 이민 간, 전 직장 동기이자 학교 선배인 형은 무엇을 하면서, 잘 지내고 있을까? 이 참에 카톡으로 연락이나 한 번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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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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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 소설이란 Tv나 영화보기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보는 속도를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설을 읽으면 자연스레 상황이 떠오른다.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모습, 그들이 마주친 상황. 그러기에 소설은 나에게 글자로 보는 영화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주로 이야기의 흐름을 집중한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무엇일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그것이 제일 궁금하고 알고 싶다. 때문에 소설은 쭈-욱 읽는다.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이하 열아홉번째 캐서린)도 그렇게 읽었다. 다만 이번 소설은 전혀 모르는 작가. 그리고 관심이 전혀 없었던 점이라는 것을 밝힌다. 보통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거나 지인 추천이나 소개 글을 통해 끌려서 읽은 것과는 다르다. 관심 밖이다 보니 작가도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소개를 보니 그래도 꽤 유명한 사람인가 보다.

특이한 점은 원작이 2006년에 나온 것이다. 나는 외국 책을 볼 때 꼭 copyright와 원제를 확인한다. 펼쳐보니 2006 이라는 숫자가 눈에 띈다. 13년 전 작품인데 이제 나온 이유가 뭘까? 편집자가 이제 이 책을 복 마음에 들었나? 아니면 작가 인기가 많아지니 예전 작품까지 찾아내서 낸 건가?

원제는 <An abundance of Katherines>이다. 캐서린이 풍부하다? 풍부한 캐서린? 풍부한 캐서린들? 한국어 제목이 더 와 닿는다.

 

(밑에서부터는 소설의 주요 내용이 있으니 담겨져 있습니다.)

 

소설 내용은 제목과 같다. 주인공인 콜린이 여자친구(열아홉번째 캐서린)와 헤어지고 나서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친구인 하산과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무작정 떠나다 것샷이라는 지역에서 머물면서 마주하는 일과 콜린의 생각과 정리(?)가 담겨 있다.

주인공이 평범치 않다. 천재를 꿈꾸는 영재, 자신의 경험을 수학(정리)로 표현하라고 한다. 정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보이고 싶어 한다. 열아홉 번의 경험을 대입해서 공식을 완성(?)한 듯 하지만 딱 하나의 예외가 발생한다. 왜지? 세 번째 캐서린이 공식이 적용이 안 된다. 공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이 틀렸다. 자 이제 공식은 완전해지고 새로운 사귐도 예측 해 본다. 하지만 그 예측은 여지없이 맞지 않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을, 주인공은 나름대로의 공식을 통해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과학이 발달하고 사회가 발전하는 것은 쓸데없어 보이지만(?) 주인공 같은 자세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다. 당연에 대한 의심. (콜린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일 뿐)

마지막에 도표와 수식으로 가득 찬 수첩이 문장으로 메꿔준다는 것이 꽤 인상적이다. 왠지 결론은 감성 이라는 내 멋대로의 해석.

 

콜린은 열아홉의 캐서린과 만남을 가졌지만 19명인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캐서린과 캐서린-19는 동일인물이다. 캐서린으로 시작된 캐서린과의 연애는 캐서린과 헤어짐으로서 마침표를 찍는다. 콜린의 정리가 떠오른다. 한 명의 캐서린이 아니라 캐서린들과의 연애한 콜린에게는 딱 들어맞는 정리가 아닐까?

세 번째 캐서린에게 공식이 적용되지 않았단 것은 전제가 잘못 되었다. 콜린은 맨날 자기가 차였다고 생각했는데 캐서린-3은 자기가 찼던 것이다. 뭐든 잘 기억하는 주인공이었기에 그 기억이 틀렸을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기억이란 것은 언제든지 틀릴 가능성이 있다.

 

책에 부록이 있다. 콜린이 만든 정리에 대한 수학자의 해설이다. 이런 내용으로 논문을 쓰고 책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하지만 그 책은 읽고 싶지 않다.

콜린은 캐서린을 떠나고 린지와 연애를 시작한다. 린지와의 연애가 끝나면 두 번째 린지와 연애를 할까? 아니면 이름에 대한 속박에서 자유로워졌으니 기묘한 우연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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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동은 남들이 이미 밝혀 낸 것을 매우 신속히 배울 수 있다. 천재는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을 최초로 밝혀낼 수 있어야 하나. 신동은 천재들이 이루어 놓은 것들을 남다른 속도 배울 수 있을 뿐이다. 신동 대부분은 커서도 천재가 되지 못한다.

(28) 차는 쪽이라고 해서 매번 상처를 주지 않고, 차이는 쪽이라고 해서 매번 상처를 받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모두가 둘 중 하나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모든 남녀 관계는 셋 중 하나의 방향으로 끝맺어지게 돼 있다. (1) 결별 (2)이혼 (3) 죽음

(45) 도처에서 사람들은 자연과 운명을 탓한다. 운명이란 그저 그들의 성격과 열정, 그들의 실수와 약점의 반향일 뿐인데.“

(53) 영어에는 그런 냄새를 제대로 표현할 단어가 없다. 하지만 콜린은 적절한 프랑스어 단어를 알고 있었다. 시야주sillage(향수의 잔향). 콜린이 커브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피부에 뿌렸을 때 풍기는 향기 때문이 아니라 시야주때문이었다. 향긋한 이별 냄새

(100)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셔야 한다는 조언을 틀렸다. 특별히 물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루에 여덟 잔씩 마실 이유가 없다. 대부분 전문가들을 몸에 특별히 이상이 없다면 그냥 목이 마를 때만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들 한다.

(151) 사랑에는 한계가 있어.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리움의 한게는 사랑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260) 결국 모든 남녀관계는 결별이나 이혼이나 죽음으로 끝장나게 돼 있어. 난 그 세 가지 엔딩 중에서 이혼과 죽음. 그 두 가지 옵션만 바라보고 갈래.

(289) 이 이야기의 교훈은, 우리가 과거 일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기억이 과거 일로 굳어진다는 거야.

(294) 자신에게 가치있는 것들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정의한다는 린지의 말을 믿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정리가 틀리지 않았기를 내심 바랐다. 모두가 믿어온 것처럼 자신이 특별한 존재이기를.

(295) 과거는 이미 벌어진 일을 논리적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다. 하지만 기억할 수 없는 미래는 논리적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 게 정상이다.

(297) 올바른 그래프가 정리의 정확함을 증명하지는 핞는다. 우리 기억에는 왜곡의 가능서잉 늘 도사리고 있으니깐. 그는 어느새 새로운 깨달음을 휘갈겨 적는 중이었다. 수첩을 빽빽하게 채운 그래프들은 이제 단어들로 대체되었다.

(312)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다. 존에게는 친구들의 인생을 작품 속에 풀어 소개하는 못된 버릇이 있다. 나 또한 어릴 적 학교에서 똑똑하다는 소리깨나 들었지만 콜린은 절대 내개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가 아니다. 게대가 내가 지금껏 사귄 캐서린은 달랑 두 명 뿐이다. 나는 주로 차는 입장이었고 태어나서 딱 두 번 차였을 뿐이다. 흥미롭게도 나를 찬 두 여자가 바로 그 두 캐서린이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왠지 세상 어딘가에 나를 위한 공식이 존재할 것만 같은 섬뜩한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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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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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그것도 중국의 플랫폼? 플랫폼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고 우리나라 플랫폼 회사도 모르는데 중국의 플랫폼의 행동방식이라니... 관심도 없는데 나랑 동 떨어진 주제인데, 나에게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 이게 서평단 하는 묘미지. 우선 읽자.

 

읽고 보니 중국의 온라인 회사에게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중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정에 대해서도 간간히 비교하며 알려주기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중국 회사 관심이 크게 없다. 그러다보니 중국 회사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보다 오히려 이 책의 앞 부분과 뒷부분이 더 관심이 갔다.(1장 플랫폼은 진화한다. 9장 미·중 플랫폼 전쟁) 특히나 플랫폼에 대해 개론적으로 설명해주는 1장이 특히나 흥미로웠다.

 

책에서 소개되는 회사, 그들의 성장과 전략을 보니 중국이라는 다른 나라와는 다른 상황이 어떻게 장점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기회도 되었다.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일당으로 다른 나라보다 정부의 힘이 막강하게 적용된다. 이런 환경은 정부의 지정과 비호로 특정 분야를 강력하게 육성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다른 나라보다는 보다 용이하게 연구나 개발에 사용할 수 있고, 이것이 얼굴인식 등 AI 발전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중국 정부의 간섭 등으로 인해 우리와는 같은 서비스를 받지 않고 있다. 우리가 쓰는 스마트 폰은 애플 앱스토어 혹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다운 받는다. 그런데 중국 내에 스마트폰은 다른 방법으로 어플은 다운 받는다고 한다.

중국의 인구. 14억의 내수 시장은 다른 의미의 그들의 리그만 되기도 하다. 중국이 미국처럼 내수소비형의 형태가 정착된다 생각해보자. 세계1위의 인구로 인해, 중국 내 서비스를 굳이 중국 외로 나갈 필요를 못 느끼지 않을까? 그렇게 중국이 따로 놀게 되면 우리 같은 수출 국가는 힘들게 된다. 한 쪽만 선택할 수 없으니 중국시장, 미국 시장을 따로 준비해야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여러 회사와 전략, 현황을 알게 된 것보다 플랫폼에 대해 알게 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나에게는 저자의 전작플랫폼의 생각법이 더 도움이 되고 재밌을 거 같다.

 

(7) 중국 플랫폼의 행동법을 바라볼 때 중의적이라는 의미의 핵심은 이처럼 중국 정부에 있다. 선수의 행동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결국 감독의 지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전략을 바라보면서 중국 정부의 생각을 읽어야 하고, 위쳇의 서비스의 한계 역시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는 개연성을 인정해야 한다, 기업의 전략과 정부의 전략이 하나의 모습으로 나오기에 중의적이라는 뜻이다.

(18)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단선적이던 사업방식이 평면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플랫폼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평면으로 존재하고, 그 평면 위에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리고 플랫폼 사업자는 그 평면을 관리한다. 우리는 그 평면을 이라고도 하고, ‘생태계라고도 한다.

(23) 플랫폼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양면시장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플랫폼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다른 말로 성립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플랫폼에 참여하는 공급자와 소비자 두 시장으로부터 동의를 얻는 것은 소수가 아닌 대다수 참여자들의 동의이기 때문이다. 양면시장의 대다수 참여자들의 동의와 인정을 얻는 바로 플랫폼의 성립이다.

(27) 성립이라는 표현은 아날로그적이 아니라 디지털적이다. 선형시장에서는 5퍼센트 20퍼센트의 시장을 가지면서 존재할 수 있었지만 양면시장에서는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에 성립하거나 성립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만 존재한다. 그런 맥락에서 디지털적이다.

(57) 플랫폼 간의 경쟁은 하나의 플랫폼이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므로 조금 덜 좋은 플랫폼이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고 가장 좋은 플랫폼이 선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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