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가 길을 잃는 당신을 위한 설명 치트키 100 - 언어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소통의 기술
후카야 유리코 지음, 조해선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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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전체 그림을 그리지 않은 채 말을 시작하다 보면, 정작 내가 하려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금세 흐려지고 만다. 대화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대화가 끝난 뒤에야 “아, 이 말을 했어야 했는데!” 하고 뒤늦은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은 일본 NLP 코칭협회 인증을 받은 커뮤니케이션 강사이자 컨설팅 기업의 대표인 후카야 유리코가 자신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의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설명을 잘하기 위한 100가지 코칭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담겨 있다.

궁금해 찾아보니 NLP 코칭은 사람의 언어와 사고 패턴을 재구성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질문 중심의 코칭 방식이라고 한다. 결국 말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행동을 만든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도 그 맥락 안에 있다. 이야기할 시간과 분량을 먼저 밝히고, 한 문장에는 한 가지 메시지만 담으며, 추상어 대신 구체적인 장면을 만들어 전달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상상하게 하여 듣는 사람이 그 상황의 ‘1인칭 주인공’이 되도록 돕는다.

설명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것은 결국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선명한 장면을 그려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정의를 재설정하고, 상대의 시선이 훑어가는 지점을 함께 따라가며 그려내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대의 사고 체계와 의사결정 방식을 살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재구성해 제시할 때 설명은 비로소 힘을 갖는다.

그리고 그 힘은 결국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일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주어를 생략하고, 구체적인 어휘 대신 “이것”, “저것”, “그런 거” 같은 지시어를 남발한다. 두루뭉술한 추상어가 많아질수록 우리가 함께 그리는 그림은 점점 흐릿해진다. 해상도가 낮은 이미지처럼, 깨진 픽셀만 남는다.

설명은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을 위해 그림을 선명하게 그려주는 배려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런 분께 추천한다.

말하다가 자주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가 되는 사람

설명은 했는데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험을 반복하는 사람

설득과 협상이 중요한 직장인, 학부모, 리더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싶은 부모

설명은 결국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일도 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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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 - 공부장첸의 공부, 성적, 입시 팩폭 솔루션
공부장첸 외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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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장첸 같은 외형을 한 남자의 영상을 내게 골라주었다.

아이가 4학년의 어느 시기를 지나고 있을 때였다.

‘때 되면 하겠지. 억지로 시켜서 공부에 반감만 드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겠지.’

그런 생각으로 아이의 학습과 생활 태도를 너무 방치해 온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가득하던 때였다.

"죄송하지만 방치하신 것 맞습니다."

영상 속 남자의 이 한마디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미숙한 아이의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말이, 실은 책임을 아이에게 전가하기 위한 비겁한 태도일 수 있다는 그의 말은 학부모로서가 아니라 부모로서의 삶의 태도까지 다시 새기게 했다.

그렇게 나의 가치관을 흔들어 놓았던 그 선생님과 공부장첸팀의 새 책이 출간되었다.

정확한 진단이 정확한 치료법을 이끌어내듯, 아이들의 학습에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

이 문장에는 아이를 제대로 돕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마냥 놀기만 한 아이에게 ‘때 되면 하겠지’라는 기대는 어쩌면 폭력일지도 모른다.

딛고 서 본 적도, 걸어 본 적도 없는 아이에게 이제 때가 되었으니 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이들이 책임져야 할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결과는 책임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며, 목표한 과정이 실천되도록 지원하고 훈련시키는 일은 어른의 몫이라는 말 앞에서 아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과정 중심의 칭찬과 평가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결과로 아이를 판단하고 다그쳐 왔음을 돌아보게 된다.

시작은 달라도 같은 시험이라는 도착점을 향해 가는 아이들에게, 느리지만 꾸준히 가는 거북이의 삶의 태도를 심어 주어야겠다는 다짐도 생겼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정신과 신체로 나눈다.

정신력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자라왔지만, 실상 우리는 몸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선지식들이 이미 깨달은 지혜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동기부여보다 강력한 것은 연습을 통한 실전의지다.

오늘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는 연습을 통해, 아이들이 공부의 역사이자 자신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야 한다.

감정 동조가 공감이라 믿고, 메시지보다 감정에 반응하고, 자기 확신의 오류에 빠진 아이들 등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사례는 생각보다 흔한 현실이며 우리 아이에게서 보이는 행동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선생님은 달리는 거북이들을 응원한다.

효율과 비효율의 경계는 언제나 결과가 지나가고 나서야 보인다. 수많은 실패속에서 나만의 고유성을 키워 자신의 인생을 그려내는 것은 직접 몸으로 부딛쳐 새겨본 사람만이 얻을수 있는 귀한 자산이다.

저자는 ‘계층에서 최고가 되는 삶’을 이야기하며, 적정한 목표와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성장을 기준으로 한 삶을 제시함으로써, 아이들의 성취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까지 함께 돌보는 책이다.

부모와 아이에게 뼈아픈 팩폭을 건네면서도, 정확한 진단과 실천 가능한 학습법까지 한 번에 담아낸 이 책에는 공부장첸팀의 진심이 분명히 담겨 있다.

공부습관을 잡는것이 어려운 부모

학습지도가 어려운 부모

아이가 공부를 안해서 답답한 부모

중고등 학습 로드맵을 짜고 싶은 부모

입시공부에 대해 궁금한 부모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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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문장 영어 동화 따라 쓰기 100 - 명작, 전래, 이솝우화로 배우는 초등 필수 영어 100문장
손지은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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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학년을 되돌아보면, 사교육이나 집에서 영어를 따로 배우지 않는 아이가 학교 영어 시간에 많은 부담을 느낀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미 영어에 익숙한 친구들은 단어 외우기도 빠르고 영어 쓰기도 빨라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자신은 늘 늦다고 하더군요.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영어 쓰기라면 더욱 진저리를 칩니다. 아이에게는 쓰기에 대한 심적 부담을 없애 주고, 약간의 속도 향상을 더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 특징은 하루 1문장, 반복되는 패턴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인으로 주어지는 짧은 문장에 단어만 새로 넣으면, 반복되는 패턴이 새로운 문장이 됩니다.

방학 동안 슬쩍 권해 주었더니 새로운 시도에 저항감이 높은 아이임에도, 아이가 슬쩍 보더니 이 책을 스스로 골랐고 이후에는 “부담이 없어서 할 만했다”라고 소감을 드러냈습니다. 길지 않은 ‘매일 1문장’이라는 분량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많이가 아니라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이 책의 구성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50개의 동화 속에서 핵심이 되는 유명하고도 유익한 문장이 두 꼭지씩 제시되어, 총 100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직관적으로 제시되는 그림과 함께 주요 패턴 문장과 표현을 살피며 핵심 구조를 먼저 인식하게 합니다.

② 표현 살피기를 통해 세 문장을 써 보게 하며, 단어를 교체해 가며 패턴을 체화합니다.

③ 문장 스스로 만들어 써 보기를 통해 패턴의 응용을 익히고, 완성된 문장을 보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내는 작문의 첫 경험을 성취하게 합니다.

‘쓴다’는 것의 초입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어 주는 책이었습니다. 학습 체크 일지도 있어 아이 스스로 계획을 잡고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는 초심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초등 영어 교육의 전공을 살린 초등 교사가 지은 책답게, 초등 필수 어휘와 표현이 가득 담겨 있어 하루에 다섯 단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만듭니다. 단어를 따로 찾지 않아도 바로 제시된 어휘를 사용할 수 있어, 모르는 단어 때문에 멈추지 않게 해 준다는 점이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은 문장을 완성하며 성취 경험이 누적되는 구조는, 자주 실패 경험을 주었던 과거에 비해 아이가 “할 만하다”라고 느끼며 완성하는 경험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에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백설공주, 인어공주, 금도끼 은도끼 등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발췌된 문장이라 개별 단어나 문장의 의미 파악이 빨라지는 점 또한, 친숙한 동화 소재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영어 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 단어량이 부족해 작문을 어려워하는 아이, 꾸준한 루틴이 필요한 아이, 학습보다 ‘성취 경험’이 먼저 필요한 아이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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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안에 잠든 학습 코드를 깨워라 - 고려대 영재교육원 10년의 공부 비밀을 밝힌다
이민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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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능일까, 성실성일까, 아니면 타고난 기질일까.

『뇌 안에 잠든 학습 코드를 깨워라』에서 이민주 박사는 이 질문에 의외로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답을 내놓는다.

바로 아이의 뇌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능력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의 특성과 학습 코드에 대한 이해, 그에 기반한 공부법, 그리고 저자가 실제로 상담해 온 사례를 통해 우리 아이와 닮은 장면을 돌아보게 한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그래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짚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 이민주는 고려대학교 사범대 겸임교수이자 뉴로울림 학습심리연구소 소장으로, 뇌과학·심리상담학·교육학을 전공한 학습심리 전문가다. 그동안 여러 대학과 영재교육원 등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뇌 특성 기반의 맞춤형 학습 코칭을 해왔다. 이 책에는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1장 첫 꼭지의 제목인 "부모의 뇌는 아이의 우주다"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이의 뇌 발달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부모의 뇌 상태라는 사실.

선행학습의 위험성, 비인지 능력의 중요성, 집중력 이전에 주의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 등 흩어져 있던 여러 양육 조언들이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그 모든 출발점은 아이의 뇌를 성장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가 산만한 이유를 의지 부족이나 태도의 문제로 몰아가지 않는다. 아직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뇌의 회로, 특히 전두엽의 발달 과정으로 바라본다. 이 지점에서 부모의 역할도 달라진다. 아이를 다그치는 사람이 아니라, 뇌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능력은 자기 조절 능력, 그중에서도 행동 억제 체계다.

하고 싶은 충동을 잠시 멈추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힘. 시험지 앞에서 매력적인 오답을 피해 가고, 설명을 끝까지 듣고, 감정을 조절하며 과제를 완수하는 힘이다. 이 능력이 부족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는 공부를 ‘어려운 것’이 아니라 ‘버거운 것’으로 느끼게 되고, 그 부담은 짜증과 불안으로 이어진다.

인상적인 점은 이 중요한 능력이 책상 앞 공부가 아니라 놀이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얼음땡’, ‘청기 올려 백기 내려’ 같은 전통 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움직이고 싶은 에너지를 억제하고, 멈추라는 신호에 즉각 반응하는 과정 자체가 뇌에 ‘조절의 알고리즘’을 만든다. 아이의 뇌는 한 영역에서 배운 조절 방식을 학습과 감정, 사회적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간다.

학습과 직접 연결되는 훈련법도 흥미롭다.

지문을 읽을 때 특정 단어를 일부러 읽지 않거나, 조사를 빼고 읽는 방식은 뇌를 강제로 각성시킨다. ‘하지 않으려 할수록 더 의식하게 되는’ 뇌의 역설을 활용해 주의 집중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뇌를 깨우는 가장 효과적인 워밍업이라 할 만하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이 다양한 방식의 읽기 활동이나 ‘가라사대’ 같은 게임을 틈틈이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던 듯하다.

자기 조절과 행동 억제 체계뿐 아니라, 작업 기억을 확장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제시된다.

사진 찍듯 주변을 기억하는 놀이, 카드 짝 맞추기, 바둑이나 보드게임은 모두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붙잡아 두고 조작하는 힘을 키워준다. 이 능력이 커질수록 아이는 설명을 더 오래, 더 정확하게 붙잡아 둘 수 있고, 학습 효율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색깔 이름과 실제 색이 다른 글자를 보고 색깔을 말해야 하는 게임처럼,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훈련이 공부처럼이 아니라 놀이처럼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이의 뇌는 아직 성장 중이며, 충분히 훈련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짚어주며,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며 이해하는 시선의 폭을 넓혀준다.

『뇌 안에 잠든 학습 코드를 깨워라』는

공부 방법을 찾고 있는 부모에게는 방향을,

산만함과 예민함 앞에서 지쳐 있는 부모에게는 안심을,

그리고 아이에게는 공부가 조금 덜 힘들어지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흔히 ‘공부 체력’을 이야기한다면,

이 책은 그보다 앞서 아이의 뇌 기초 체력을 돌아보게 만든다.

공부 체력만큼이나 중요한, 아이 뇌의 기초 체력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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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철학지식 -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김형철 지음 / 가나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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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사람은 신의 바둑판 위에 놓인 바둑알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신은 과연 존재하는지,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지 같은 질문들이 자주 떠오르곤 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못했다는 편이 더 맞겠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런 존재론적인 질문들이 궁금했다면, 중·고등학교에 이르러서는 조별 과제 속 역할 갈등,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는 미묘한 고독, 하루를 돌아보는 밤에 몰려오는 수치심 같은 감정들이 마음을 차지했던 것 같다.

일상의 소소한 질문들에서 철학은 시작된다.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최소한의 철학 지식』은 이런 크고 작은 질문들 앞에서 과거 철학자들의 말을 빌려, 우리가 현실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가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어른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자아가 형성되어 가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야말로 꼭 필요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낯선 철학자들의 이름과 개념 앞에서 ‘철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철학적 사고를 삶에 적용하는 강연을 해온 저자의 이력답게,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철학자의 말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게 된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온 것은 아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하나의 즐거움이 곧바로 행복은 아니라는 말처럼, 작은 기쁨들이 차곡차곡 쌓여 삶이 만족스러워질 때 비로소 행복은 여름처럼 찾아온다는 저자의 해석에 예전에 들었던 한 말이 떠올랐다. 모든 일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지금의 좋은 일에 집착하면 그것 또한 고통이 되고,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해도 고통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누군가 이렇게 풀어서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꽤 오랜 시간 고통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 크기만 키우며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고통과 쾌락이라는 두 군주 아래 있다.” ― 제러미 벤담

모든 행동과 선택이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이 말 속에서, 우리는 행복이 단순히 쾌락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과 고통이 우리를 고통 속에만 머물게 하지는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누구나 화를 낼 수 있고, 화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적정한 시간에, 적절한 사람에게,

적당한 정도로, 올바른 목적을 위해,

바른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아이에 대해 자동적인 판단을 하는 순간, 내 안에서는 화가 먼저 솟아오른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마음에 새겨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올해의 목표 하나를 꼽자면, 훈육의 목적을 분명히 세운 뒤 행동하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침대 위, 거울 앞, 학교 안, 책상 앞, 카페 안, 버스 안 등 아이들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떠오를 법한 생각의 타래를 각 장의 주제로 삼아, 나와 타인, 일상과 미래, 관계와 세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철학자의 말과 엮어 풀어낸다.

‘나다움’에 대한 고민부터 타인의 시선, 연애와 규칙, 돈, 친구, 신에 이르기까지 성장 과정에서 한 번쯤은 품어볼 만한 이야기들이 고루 담겨 있다. 그중 단 하나의 문장이라도 마음에 오래 남는다면,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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