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안에 잠든 학습 코드를 깨워라 - 고려대 영재교육원 10년의 공부 비밀을 밝힌다
이민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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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능일까, 성실성일까, 아니면 타고난 기질일까.

『뇌 안에 잠든 학습 코드를 깨워라』에서 이민주 박사는 이 질문에 의외로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답을 내놓는다.

바로 아이의 뇌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능력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의 특성과 학습 코드에 대한 이해, 그에 기반한 공부법, 그리고 저자가 실제로 상담해 온 사례를 통해 우리 아이와 닮은 장면을 돌아보게 한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그래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짚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 이민주는 고려대학교 사범대 겸임교수이자 뉴로울림 학습심리연구소 소장으로, 뇌과학·심리상담학·교육학을 전공한 학습심리 전문가다. 그동안 여러 대학과 영재교육원 등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뇌 특성 기반의 맞춤형 학습 코칭을 해왔다. 이 책에는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1장 첫 꼭지의 제목인 "부모의 뇌는 아이의 우주다"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이의 뇌 발달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부모의 뇌 상태라는 사실.

선행학습의 위험성, 비인지 능력의 중요성, 집중력 이전에 주의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 등 흩어져 있던 여러 양육 조언들이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그 모든 출발점은 아이의 뇌를 성장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가 산만한 이유를 의지 부족이나 태도의 문제로 몰아가지 않는다. 아직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뇌의 회로, 특히 전두엽의 발달 과정으로 바라본다. 이 지점에서 부모의 역할도 달라진다. 아이를 다그치는 사람이 아니라, 뇌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능력은 자기 조절 능력, 그중에서도 행동 억제 체계다.

하고 싶은 충동을 잠시 멈추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힘. 시험지 앞에서 매력적인 오답을 피해 가고, 설명을 끝까지 듣고, 감정을 조절하며 과제를 완수하는 힘이다. 이 능력이 부족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는 공부를 ‘어려운 것’이 아니라 ‘버거운 것’으로 느끼게 되고, 그 부담은 짜증과 불안으로 이어진다.

인상적인 점은 이 중요한 능력이 책상 앞 공부가 아니라 놀이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얼음땡’, ‘청기 올려 백기 내려’ 같은 전통 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움직이고 싶은 에너지를 억제하고, 멈추라는 신호에 즉각 반응하는 과정 자체가 뇌에 ‘조절의 알고리즘’을 만든다. 아이의 뇌는 한 영역에서 배운 조절 방식을 학습과 감정, 사회적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간다.

학습과 직접 연결되는 훈련법도 흥미롭다.

지문을 읽을 때 특정 단어를 일부러 읽지 않거나, 조사를 빼고 읽는 방식은 뇌를 강제로 각성시킨다. ‘하지 않으려 할수록 더 의식하게 되는’ 뇌의 역설을 활용해 주의 집중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뇌를 깨우는 가장 효과적인 워밍업이라 할 만하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이 다양한 방식의 읽기 활동이나 ‘가라사대’ 같은 게임을 틈틈이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던 듯하다.

자기 조절과 행동 억제 체계뿐 아니라, 작업 기억을 확장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제시된다.

사진 찍듯 주변을 기억하는 놀이, 카드 짝 맞추기, 바둑이나 보드게임은 모두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붙잡아 두고 조작하는 힘을 키워준다. 이 능력이 커질수록 아이는 설명을 더 오래, 더 정확하게 붙잡아 둘 수 있고, 학습 효율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색깔 이름과 실제 색이 다른 글자를 보고 색깔을 말해야 하는 게임처럼,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훈련이 공부처럼이 아니라 놀이처럼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이의 뇌는 아직 성장 중이며, 충분히 훈련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짚어주며,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며 이해하는 시선의 폭을 넓혀준다.

『뇌 안에 잠든 학습 코드를 깨워라』는

공부 방법을 찾고 있는 부모에게는 방향을,

산만함과 예민함 앞에서 지쳐 있는 부모에게는 안심을,

그리고 아이에게는 공부가 조금 덜 힘들어지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흔히 ‘공부 체력’을 이야기한다면,

이 책은 그보다 앞서 아이의 뇌 기초 체력을 돌아보게 만든다.

공부 체력만큼이나 중요한, 아이 뇌의 기초 체력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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