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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정의 힘 - 공부 잘하는 상위 1% 아이들의 숨겨진 무기
김은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우리 사회의 입시 중심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체득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고등학교 교실 속에서 "이기적으로 구는 아이들이 당연하고 현명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수능세대가 부모가 된 지금, 공부로 고통받았던 부모들은 두 극단으로 나뉩니다.
“때 되면 하겠지”라며 방치하거나, 반대로 공부만이 전부인 듯 아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몰아붙이는 경우입니다.
그 이면에는 부모의 불안이 숨어 있습니다.
저자는 “엄마의 불안이 대치동을 먹여 살린다”는 세간의 말을 인용하며, 부모의 불안이 아이의 불안으로 전이되고, 그것이 대치동 문화의 본질임을 지적합니다.
또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의 강박과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공부 감정에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탄탄한 애착관계를 바탕으로 아이의 노력과 성장과정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야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발달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있있는가'를 살피며, 이해와 흥미가 동반되는 학습을 지향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노력과 성장 과정을 꾸준히 지지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감정은 행동을 부르고, 학습의 시작은 안전함과 흥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긍정적 학습 습관을 만들려면 성취의 기쁨을 기억하고 반복하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활용해야 합니다.
보상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느끼는 성취의 감정,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도전 속에서 느끼는 기쁨입니다.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작은 과정마다 아이의 성취를 읽어주는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힘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라는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공부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학습 방법을 찾고, 교우관계를 통해 성실·끈기·사회성을 키워나가는 과정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아이에게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근본적인 이유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고 싶지만 정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절망감을 느낍니다. 결과만으로 존재를 부정당하며 공부 감정이 망가진 친구들은 스스로를 무력한 존재로 여기게 되죠. 분노와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을 하는 부모는 소통이 끊긴 아이의 뒷모습만을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는 아이의 기질을 고려한 학습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보상 의존성이 높고 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은 인정에 민감하여 관계 중심적 환경에서 학습동기가 유발되기 쉽다고 합니다. 기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학습환경을 돕기에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라인하르트 페크룬이 제시한 학습 감정을 인용하며 학습에서 느끼는 네 가지 감정(성취 감정, 인식 감정, 주제 감정, 사회적 감정)을 일깨웁니다.
저자는 미국 스탠퍼드 연수 시절 큰아이의 학교에서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고 난도를 조절하는 교육 환경을 이야기하며 교육 환경의 차이가 공부 감정의 차이가 이어진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우리 교육 환경 하에서 아이가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공부에 자기 나름의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책은 학습의 전 시기에 모두 활용 가능한 배경적 지식부터 구체적 실천 방안까지 감정과 학습에 관한 내용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아이의 성공보다 성장을 응원하고, 건강한 감정을 지닌 사회의 어른으로 자라기를 응원하게 되는 마음입니다.
이 책을 통해 학습에서 부모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인생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둥지’가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같은 마음을 가진 부모님께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