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호텔: 노래하는 영어 동시 - 미국 어린이들이 매일 읽는 동시집
마리 앤 호버맨 지음, 말라 프레이지 그림, 한지원 옮김 / 윌북주니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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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BC호텔에는 얼룩말 지배인과 청설모 벨보이들이 함께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이곳을 찾아오지요.

각 동물의 특징이 이렇게나 다채로웠나 싶을 만큼,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입니다.

책의 서문에는 ‘동시를 읽고 동물 맞히기’, ‘리듬 맞춰 읽기’, ‘오디오북 함께 듣기’, ‘번역본과 비교하며 읽기’ 등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호텔 이용 안내서’**가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를 참고해 읽으면 작품이 훨씬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오디오북 음원은 별도로 출판된다고 하는데, 마더구스처럼 노래 형식은 아니고

성우가 생생한 표현으로 시를 낭독해 줍니다.

전문 성우의 발음이 또렷하고, 영어 시가 끝난 뒤 바로 한글 시가 이어져

이해 가능한 영어를 반복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좋은 동시를 꾸준히 듣고 필사하다 보면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언어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시를 반복해서 읽다 보면 말맛을 살리려는 시인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해할 시점이 오면 그 언어의 고운 결을 익히며 고운 말을 쓰는 아이로 자라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책에서 만난 동물 친구들의 이름을 맞추는 Crossword도 있어서 영어가 익숙한 친구들에게는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을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반디쿠르, 오카피, 대디 롱레그처럼 처음 들어보는 동물도 등장해

아이와 함께 새로운 생명을 배우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원숭이들은 무엇을 할까?”를 주제로 아이와 말놀이를 하며 상상력을 키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 하원 시간에 맞춰 꼭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거미와 청설모를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우리 곁의 동물들이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처럼,

이 책은 아이들이 자연을 이해하고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읽고, 듣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감성의 호텔을 아이와 함께 방문해서 행복한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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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문해력 게임 1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 1
나민애 지음, 이정태 그림, 김혜련 글 / 겜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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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국어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주시는 나민애 교수님은, 문해력에 관심 있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셨을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교수님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만화를 사랑하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뜻밖의 반가움을 느꼈습니다.

저자는 기획 의도를 밝히며, 만화책의 유용함을 통해 ‘너는 놀지만 사실 문해력 공부를 한 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상보다 책에 가까워지는 달콤한 영양제 같은 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해요.

글을 쓴 김혜련 작가는 《요미월드》, 《아이돌 연습생》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으며, 게임 시나리오 작업 등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와 집중을 이끌어내는 실력이 돋보입니다.

그림을 맡은 이정태 작가는 1997년에 데뷔해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학습만화를 그렸습니다. 《파뿌리24》, 《백종원의 도전 요리왕》 등 대표작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편은 총 5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100년 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문해력이 사회문제가 되어 국가 위기 대응 회의가 열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해력 게임’이라는 아이디어가 채택됩니다.

참가한 아이들은 가상세계에 연결되어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죽지 않는 캐릭터가 된 아이들은 100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현실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HP는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지며, 모두 소진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게임을 반복해야 합니다.

1권은 게임의 도입부처럼 독자가 상황에 몰입하도록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배경 설명과 인물 소개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만화적 연출이 탁월해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생동감을 줍니다.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기 충분한 구성입니다.

1권은 다섯 번째 단계 진입을 앞두며 마무리됩니다.

처음에는 ‘너무 쉬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100단계라는 긴 여정을 떠올리면 앞으로 점점 난이도가 높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책을 이어서 읽다 보면 누적되는 시간동안 문해력이 눈에 띄게 향상될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단어 뜻 이해하기, 문장 의미 파악하기, 이야기 흐름 이해하기, 문제 해결 및 응용 능력 키우기 등 체계적인 구성이 돋보입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아이는 공감과 용기를 배우고, 두려움을 극복하며 신중한 선택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처음에는 지금은 싫다며 거절하는 아이에게 여기 출판사에서 "네가 좋아하는 민쩌미의 쩜그레 만들었어" 하니 바로 흥미를 가지더라구요. 겜툰 출판사에서 ‘정브르’, ‘파뿌리’, ‘태쁘’, ‘미호네’ 등 다양한 작품으로 이미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새 책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친구들에게도 익숙한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스토리와 학습의 균형이 뛰어나 아이의 몰입도와 문해력을 동시에 키워주는 추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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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 법칙 행동편 - 적게 일하고 크게 성취하는 365가지 방법 80/20 법칙
리처드 코치 지음, 박영준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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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80/20 법칙》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꽤 혁명적인 주제였기에 직원들과 열띤 토론을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20%의 사람이 80%의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주장은 회사 구성원 모두에게 다소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누구 하나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법칙은 다양한 근거를 통해 그 타당성을 더욱 견고히 다져왔고, 이제는 세상의 많은 현상을 설명하는 기본 원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80/20 법칙의 행동편입니다.

이번에 읽은 《80/20 법칙 행동편》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기존의 이론편이 ‘주장의 근거’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그 법칙을 실제 삶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은 독자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탄생했다고 합니다. 80/20 법칙을 일상에 녹이려면 시행착오와 자기 점검이 필수이지만, 저자가 직접 안내하는 행동편은 그 과정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이전 책에는 없던 새로운 사안과 통찰이 곳곳에 담겨 있어, 일상의 틀을 깨는 도끼처럼 강렬한 울림을 줍니다.

책은 총 43가지의 대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365일 동안의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원전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과 구체적인 예시가 실려 있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일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day 27 행복하기로 작정하라.

행복은 개인적 특성일 뿐 아니라 집단적 성향이기도 하다. 행복과 불행은 전염된다. 그러므로 행복해지는것은 당신의 의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아이에게 자주 하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기쁨과 짜증은 쉽게 전염됩니다. 행복을 기본값으로 삼고, 그 행복을 키우기 위한 환경을 가꾸며, 나와 아이의 일상에 선행과 감사의 시간을 늘려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day 54 안정적인 삶을 위해 알아야 할 한 가지

삶은 어렵다. 처음부터 삶이 어려울 거라고 각오하는 사람은 어려움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어려움을 소멸시킬 수 있다.

부처님은 인생은 고(고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인생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이라면 산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는 허무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고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탐욕과 시기가 있음을 받아들이며, 극단의 희비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살아가리라는 다짐을 하게되었죠.

이 책은 나를 행복하고 성장하며 건강하게 만드는 삶의 태도를 가르칩니다. 그것은 ‘나를 관찰하고, 나를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하며, 나를 불행하게 하는 요소를 과감히 덜어내는 것’입니다. 단순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 실천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적게 일하고, 깊이 생각하며, 진짜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속에서 얼마나 집요하게 새로운 가치를 찾아낼 것인가를 스스로 묻게 만듭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생각하는 삶’을 매일 실천하고 복기하게 하는 일기같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한 페이지씩 읽으며 하루를 성찰하고 싶거나, 삶의 방향을 다시 정비하고 싶은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삶의 속도가 빠를수록, 이 책은 잠시 멈추어 ‘나의 20%’가 어디에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나침반 같은 존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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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정의 힘 - 공부 잘하는 상위 1% 아이들의 숨겨진 무기
김은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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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입시 중심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체득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고등학교 교실 속에서 "이기적으로 구는 아이들이 당연하고 현명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수능세대가 부모가 된 지금, 공부로 고통받았던 부모들은 두 극단으로 나뉩니다.

“때 되면 하겠지”라며 방치하거나, 반대로 공부만이 전부인 듯 아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몰아붙이는 경우입니다.

그 이면에는 부모의 불안이 숨어 있습니다.

저자는 “엄마의 불안이 대치동을 먹여 살린다”는 세간의 말을 인용하며, 부모의 불안이 아이의 불안으로 전이되고, 그것이 대치동 문화의 본질임을 지적합니다.

또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의 강박과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공부 감정에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탄탄한 애착관계를 바탕으로 아이의 노력과 성장과정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야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발달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있있는가'를 살피며, 이해와 흥미가 동반되는 학습을 지향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노력과 성장 과정을 꾸준히 지지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감정은 행동을 부르고, 학습의 시작은 안전함과 흥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긍정적 학습 습관을 만들려면 성취의 기쁨을 기억하고 반복하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활용해야 합니다.

보상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느끼는 성취의 감정,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도전 속에서 느끼는 기쁨입니다.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작은 과정마다 아이의 성취를 읽어주는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힘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라는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공부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학습 방법을 찾고, 교우관계를 통해 성실·끈기·사회성을 키워나가는 과정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아이에게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근본적인 이유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고 싶지만 정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절망감을 느낍니다. 결과만으로 존재를 부정당하며 공부 감정이 망가진 친구들은 스스로를 무력한 존재로 여기게 되죠. 분노와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을 하는 부모는 소통이 끊긴 아이의 뒷모습만을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는 아이의 기질을 고려한 학습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보상 의존성이 높고 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은 인정에 민감하여 관계 중심적 환경에서 학습동기가 유발되기 쉽다고 합니다. 기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학습환경을 돕기에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라인하르트 페크룬이 제시한 학습 감정을 인용하며 학습에서 느끼는 네 가지 감정(성취 감정, 인식 감정, 주제 감정, 사회적 감정)을 일깨웁니다.

저자는 미국 스탠퍼드 연수 시절 큰아이의 학교에서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고 난도를 조절하는 교육 환경을 이야기하며 교육 환경의 차이가 공부 감정의 차이가 이어진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우리 교육 환경 하에서 아이가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공부에 자기 나름의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책은 학습의 전 시기에 모두 활용 가능한 배경적 지식부터 구체적 실천 방안까지 감정과 학습에 관한 내용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아이의 성공보다 성장을 응원하고, 건강한 감정을 지닌 사회의 어른으로 자라기를 응원하게 되는 마음입니다.

이 책을 통해 학습에서 부모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인생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둥지’가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같은 마음을 가진 부모님께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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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100
김지완 지음, 김지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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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은 절대 불어선 안되지! 맛을 아는 구만! 하고 읊조리게 되는 제목의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제26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며, 무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뽑힌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기대가 되는 만큼 혹여 이야기가 실망스러울까 하는 염려는 곧 멀리 사라졌습니다.

이 책 속에는 6개의 단편동화가 묶어져 출판된 책으로, 제목의 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는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오슬기는 학원 수업 전 편의점에서 저녁을 때웁니다. 나름의 합리적 이유로 사용하는 전자렌지는 오늘따라 유독 다른 실내화를 신은 듯 낯선 느낌이 듭니다.

좋아하는 라면을 골라 전자렌지에 넣고 레버를 돌리자 갑작스레 쏟아져 나온 빛에 슬기는 놀라 얼굴을 가립니다.

변한 것은 없지만 헛것을 보나 싶던 그때, 옆에 언제 왔는지 모를 남자가 쫄쫄뽀끼를 맛있게 먹습니다.

전자렌지가 돌아가는 딱 3분 동안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제안하는 아저씨. 그러나 슬기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줄어드는 시간에 점점 초조해져 자신이 남자는 자신이 요정임을 밝히고 거듭 타인의 인생을 경험하기를 권합니다.

좋아하는 연예인도, 엄마도, 선생님도 거절하던 슬기는 쫄쫄뽀끼가 요정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는 말에도 끄떡없었으나, 요정직 박탈이라는 말에는 결국 마음이 불편해지고 맙니다. 슬기는 어떤 사람의 몸에 들어가 소중한 3분을 사용했을까요?

타인의 삶이 궁금하여 SNS 염탐과 비교가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아주 짧은 3분 동안 타인의 삶을 산다면 어떨까요?

작게는 잘못 보낸 문자를 지우거나, 타인의 삶을 구경하는 것, 크게는 누군가의 중요 자료를 훔쳐보거나, 클릭 한 번으로 어마어마한 일을 할 수도 있겠죠. 어쩌면 엄청난 배움을 얻거나 인생의 참된 가치나 행복을 얻을지도 모르죠.

글 속에서 슬기는 자기 자신으로서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선의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내면이 단단한 슬기는 주어진 3분의 특별한 시간을 자신과 타인을 위해 사용합니다. 거창하고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후로 달라질 변화를 예상하게 됩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톡톡 튀는 소재들이 글의 재미를 더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컵라면과 함께 개미맨과 엔젤, 점박이 우산귀신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지형 작가의 그림 역시 묘사와 연출이 좋아서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그리고 꼭 심사평을 함께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알아챔에 대한 내용이 앞서 그려낸 이야기들을 더욱 깊게 빠져들게 만듭니다.

알아챔이 포용으로 이어지도록 다리를 놓는 것이 동화의 일이라고 말하는 동화인들이 이 사회에 존재하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동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SF적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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