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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말하기 수업 - 마음을 전하는 대화법부터 영향력 있는 말하기 전략까지
이영선 지음 / 청림Life / 2026년 2월
평점 :

둘째 아이가 이번에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협력적 소통 역량이 더욱 강조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말하기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자녀 가정에서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배운다고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이어지는 가시 돋친 말들, 서로를 탓하는 소리를 듣다 보면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우리 아이 말하기 수업》을 읽게 되었습니다.
로체스터대학교 커뮤니케이션 교수가 전하는 말하기 교육이라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명문대 학생들조차 제대로 된 말하기 훈련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대목에서는 깊이 공감했습니다. 짧지 않은 사회생활을 했음에도 여전히 말하기는 어렵고, 저 또한 계속 연습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말하기가 잠재력을 마음껏 꽃피우게 하는 '핵심 도구'"라고 표현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말하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라는 점에서 아이에게 미리 경험 근육을 길러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둘째는 마음이 힘들었는지 “망했어”라는 말을 쉽게 하고, 언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면 “나도 했거든!” 하며 공격적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말버릇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나오는 반응은 아닐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특히 세 번째 수업인 ‘친구와의 소통 능력 향상’ 부분을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의견이나 선호의 차이,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 가치관의 차이, 감정적인 갈등처럼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타협이 필요한 상황인지, 정확한 정보 공유가 필요한지, 감정을 충분히 나누어야 하는지 구분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메시지’를 사용하기, 단호하되 공격적이지 않게 말하기, 과거를 들추지 않기, 무엇보다 경청하기가 기본 원칙임을 강조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이번 일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둘째는 말을 잘하는 편이지만, 아직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로 인해 감정이 먼저 앞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이 속상했는지”,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와 함께 상대의 관점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늘려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대신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다섯 번째 수업 ‘미디어와 함께하는 말하기 교육’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콘텐츠를 보며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고, 부모가 먼저 구체적인 표현을 들려주며 말의 모델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재미있었어?”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사건·감정·교훈 중 한 요소에 집중해 깊이 있게 말해보는 연습은 아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통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브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롤모델을 분석하고 표정과 목소리 등 관찰포인트를 찾아 따라해보는 재미가 있을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점은, 말하기는 저절로 자라나는 능력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집은 아이가 실수해도 괜찮은 연습 공간입니다. 날 선 말이 오가는 순간도, 어쩌면 소통을 배우는 과정일지 모릅니다. 부모가 방향을 알고 기다려 준다면, 그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는 훈련이 될 것입니다.
말하기는 아이의 가능성을 여는 문입니다. 그 문을 여는 연습을, 이제는 조금 더 의식적으로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