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세상, 희망의 복음 - 그리스도인이 믿는 신과 구원, 희망의 의미
김유복 지음 / IVP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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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국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씀과는 달리 성도들의 이분법적인 삶, 목사들의 부도덕함, 교회들의 자본주의화 등이 틈틈이 맞물려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진정으로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알릴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복음은 무작정 거부당한다.

  세상 사람들의 무관심은 그래도 좀 낫다.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 믿으면 잘된다는 기복신앙이 기독교인줄 알고 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가슴이 아프다.

  기독교에서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예수라는 인물은 누구이며, 하나님의 존재가 과연 합리적인가? 믿는 자들이든 믿지 않는 자들이든 기독교에 관심이 있다면 여러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다. 세상의 맹목적 비난으로부터, 심취해 있는 기독교 문화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이런 질문들을 던질 수 있어야 옳은 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질문들을 아우르는 답은 결국 진리의 성경에서 얻을 수 있다. 성령께서 지혜와 은혜를 베풀어 주실 때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통해 진정한 기독교에 닿을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답을 찾는 좋은 방법은 믿음의 선배들에게 베풀어 주신 지혜들을 통해 써진 신앙서적들을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발간된 수많은 기독교 안내서들이 그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수많은 기독교 안내서들 중 한권이다. 하지만 무언가 다른 한권이다. 나는 이 책이 3가지 이유에서 특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우리나라 작가가 한글로 썼다. 국내에서 소개된 유명한 변증서와 기독교 안내서 상당수가 서양 작가들의 작품이다. 고전이 된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톰 라이트의 ‘톰 라이트와 함께하는 기독교 여행’은 한 장(chapter) 한 장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고 모아져 기독교라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한다.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 폴 리틀의 ‘이래서 믿는다’는 변증적 차원에서 기독교에 대해 품은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매우 우수한 작품들이지만 어법과 문화적 차이로 어렵게 느껴지는 문장들이 간혹 있다. 난해한 몇 문장들은 때론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국내 작가가 한글로 술술 써서 잘 읽히는 그런 책이라 다르다.

  그렇다고 책장만 잘 넘어가는 책이냐? 그렇지 않다! 저자의 외길(one way) 이력은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신뢰할만한 책인지 보여준다. 25년간 캠퍼스와 삶의 현장에서 복음전도자로 살아온 저자는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 출신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온 열정을 품은 사람이다. 사임 후 개척한 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대구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의 메시지를 통해 복음을 알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한결같이 청년들과 다음 세대를 위해 살아온 그가 지금까지 만나온 수많은 구도자들은 이 책을 쓰게 한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르겠다(『나는 그렇게 슬픈 오해를 받고 있는 어떤 분(하나님)을 변호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기독교가 말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믿고 성경을 따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려고 했다.(pp.8-9)』). 오해를 받는 자에 대해 변호하고, 기독교가 말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진심어린 마음으로 쓴 책이라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하나님 나라’ 관점을 소유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성경의 흐름을 쫓아간다.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속의 기본 틀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파생시켜 나간다. 제목과 일치하게 세상은 깨어져 고통이 가득하다는 것과 그런 세상 속에서 복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주장하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한다. 기독교 안내서들을 보면 예수에 대한 변증은 많지만 그가 가져 온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포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물론 내가 모든 기독교 안내서를 읽어보지는 않았기에 섣불리 단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예수가 오신 이유가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드러내고자 함이라면 기독교 안내서에서 그 나라의 의미와 이야기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본 것 같다. 기존의 기독교 변증과 하나님 나라의 제자도의 기막힌 조화가 이 책에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깨어진 세상에서의 희망의 복음이 하나님 나라라는 구체성으로 제시되고 있고, 믿는 자들에게는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얼 소망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하나님 나라를 제시하고 있다.

  위의 몇 가지 차이점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보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

  ‘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비난과 조롱’이라는 무겁고 두꺼운 포장지를 뜯어버리고 그 속의 진짜 선물인 기독교를 알아보고자 하는 비신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기독교 문화와 익숙함’이라는 얇고도 단단한 포장지를 해치고 그 안의 기독교 진수를 알아보고자 하는 기신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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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합시다
이철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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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은 약간의 변화가 있다. 성인이 되어 투표권을 처음 가지게 되었을 때 아무것도 모른 채 ‘별로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며 정치의 방향에 따라 나의 삶에 몇 가지 달라지는 점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정치는 내 삶에서 ‘관심 가져야 할 영역으로 떠올랐다’. 앞선 과정을 밟으신 어른들을 보고 있자면 언제부터인가 ‘자신만의 정치적 색깔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나도 곧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나의 과정만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정치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무관심-어느 정도의 관심-한 성향을 띤 관심’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물론 모두가 그렇다고 일반화 하는 것은 아니다).

‘무관심’은 국민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지 않는 태도라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의 관심’은 좋기는 하나 면피용 관심에 가깝다. 사회에서 이슈 되는 정치내용이 무슨 말인지 정도는 알도록 체면치레하는 것이다. ‘어느 한 성향을 띤 과도한 관심’은 상대에 대한 이해는 간과된 채 너무 그 방향에 과몰입되어 배타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교훈삼아 우리는 정치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되 올바로 알고 서로를 수용하거나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에 문외한에 가까운 나에게 책 한권이 쥐어졌다. ‘뭐라도 합시다’. 한 국민으로서 정치에 대해 적절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나의 야심찬 도전에 첫 발걸음을 띠게 해준 책이다. 일단 읽으면서든 개인적 느낌을 밝히고 책에 대해 좀 더 풀어가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적으로도, 관점적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총 2부로 되어 있는 이 책은 1, 2장인 1부에서 진보와 보수에 대해 설명하고, 3, 4장인 2부에서 올바른 정치와 실제 생활과 연관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먼저 1부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정치에 대해서는 알기 쉽도록 개관 설명을 먼저 한 후 실제 인물을 예로 들어 설명해 주고 있다. 진보에서 배출한 대표적 인물인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떠오르는 정치인인 박원순과 안철수, 문재인은 물론이고 보수의 대표적 인물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현재 대통령인 박근혜, 주목할 만한 인물들인 김기춘, 김무성 등에게 어떤 걸음들이 있었고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으며, 평가를 통해 어떤 보완들이 필요할지에 대해 말한다. 2부에서 권력을 다스릴 수 있는 지도자, 정당의 중요성, 지역주의의 타파, 관료주의의 맹점, 여론조사의 폐해 등의 지적을 통해 현실정치를 올바로 보도록 돕는다. 그리고 정치는 그냥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종북 및 민영화 논란, 세제개편안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해 준다. 읽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정치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이해할 정도로 비교적 쉽게 써져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면 내용들은 더더욱 눈에 잘 들어온다. 정치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일침을 놓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이 책이 주는 유익이다.

국민으로서 속시끄럽다고 내팽겨 치거나, 다른 틈을 주지 않은 채 한 방향으로만 쏠린 정치가 아니라 모두가 어떤 방법으로든 참여해서 만들어갈 정치, 일구어갈 민주주의라는 의식을 이 책을 통해 배양하였으면 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이렇듯 이견을 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는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반대를 싫어하고 또 그것을 내색하는 지도자 아래에서는 자유로운 의견을 낼 수 없다. 반대 의견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싫어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그 속에서 최악의 결정은 물론이고 엄청난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154p).”

“박 대통령이 짬을 내 ‘무한도전’을 보면서 배려와 공존의 유재석 리더십을 좀 배웠으면 좋겠다(2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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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산다는 것 - 잃어버리는 많은 것들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제니퍼 시니어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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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8월이면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우리 가정에 허락된 참 소중한 생명이고 축복이다. 비록 뱃속에 있지만 태동이 느껴질 때 마다 과연 어떤 모습의 아이일지, 어떤 기질일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아이에 대한 기대감 및 설레임과 동시에 두려움과 걱정스러움의 감정도 든다. 만만치 않은 자녀 양육비에 대한 부담과 처음 겪는 부모로서의 역할이 마치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이 막막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생각이 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때 손에 쥐어진 책 한권이 바로 '부모로 산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제 곧 부모가 될 나는 부모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 할 수밖에 없었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녀의 탄생과 동시에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 사고체계 속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 아이의 안전과 생계를 책임지는 것과 성장을 옆에서 함께 해주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부모됨의 일부에 불과했다. 진정으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녀 양육에 있어 부모가 받는 고통, 기쁨, 행복 모두를 포괄하는 매우 광대한 범주라는 것(445p)을 ‘부모로 산다는 것’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3가지 특징이 돋보인다. 첫째, 자녀 양육을 바탕으로 부모됨의 현실에 대해 긴밀히 밝히고 있다. 자녀가 탄생하면 잠이 부족해지고, 과잉행동을 나타내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게 되며, 몰입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지속된다. 아이의 탄생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오랜 습관을 갑작스럽게 바꾸어야 하고,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여자에게 더 많은 부담이 지어진다. 부모와 자녀 말고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회적 고립감도 들고, 성관계의 저하와 남편과 아내의 서로 다른 양육 기준으로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1-2장). 아이는 축복이기에 자녀 양육은 행복하고 기쁘기만 하며 거기서 힘들어하는 당신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는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다. 부모로서 겪게 되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갓난아기 때부터 학령기 아이들(4장)을 거쳐 사춘기 아이들(5장)에 까지 보여준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만만찮다는 것을 톡톡히 일깨워 주었다.

둘째,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용이 채워졌다. 이것은 책의 내용들이 매우 신뢰할만하고 살아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널리 알려져 있는 '그랜트 연구'의 조지 베일런트, '몰입' 분야의 권위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와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ECFE(미네소타 주립대학 유아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난 수많은 부모들과의 소통, 다양한 참고서적들은 자료의 방대함을 넘어 전문적이고도 실제적인 내용을 담아내고자 한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셋째, 모든 현실적 고난을 뛰어넘어 자녀양육의 기쁨과 행복이라는 원초적인 질문과 답을 해본다. 특히 3장에서 자녀 양육에서의 실제적이고도 작은 기쁨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자녀 덕에 부모는 어른 자아로부터의 해방을 경험하게 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줄도 알게 된다. 놀이할 줄 알게 되고, 아이들이 던지는 존재론적 질문들로 다른 생각들을 해보기도 한다. 아이들을 돌봄으로 사랑하게 되는 선물을 사랑을 경험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까지 줄곧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고생길을 향한 직행 티켓을 발급받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조금 다르게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쁨은 곧 연결성이라는 것과 행복은 목적이 아닌 부산물이라는 통찰은 자녀 양육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참으로 가치로운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아이를 돌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더 이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고, 기쁨을 느끼는 방법을 점점 더 익히고, 그 아이들에게 점점 더 놀란다. 그러면서 우리는 성장한다. 가장 순수한 차원의 선물의 사랑이다. 이 사랑은 아무리 큰 고통과 상실 속에서도 마치 기적처럼 찾아온다. 찾기만 한다면.(435p)'

이렇게 매우 유익한 3가지 주요 특징을 이 책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기사를 펼쳐놓은 듯한 나열식 구성(비록 ‘장’의 구분은 자녀의 발달단계의 수준에 따라 각각 구성했지만 ‘장’ 안에 세부 내용들은 구분 없이 나열된 느낌이 강하다)은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이다. 방대한 양과 양질의 전문적 내용들이 좀 더 잘 정렬되고 정리되었다면 부모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가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쨌든 좋다. 부모로 산다는 것은 마냥 좋기만 하거나 마냥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순간순간 자녀와 호흡하며 살아가다보면 행복이라는 부산물과 기쁨이라는 조각들을 만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이 살아온 것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가 보려고 한다.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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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서 해방된 교회 - 교묘한 맘몬 숭배에서 벗어나는 길
박득훈 지음 / 포이에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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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거치며 첨단사회를 달리고 있는 한국 땅에 팽배한 흐름은 바로 ‘자본주의’이다. 아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흐름이 그렇다. 자본주의는 현대사회의 시대적 조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너무나도 막강해 쉽게 종식될 것 같진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이미’와 ‘아직’의 중간기를 사는 사람들로서 한손에는 ‘성경’과 한손에는 ‘신문’이 있어야 할 책임 있는 자들이다. 시대적 안목과 그리스도의 비전이 동시에 소유된 자들이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알고, 성경을 알아야 한다.

둘 다를 한꺼번에 상고해 보도록 도와주는 책을 손에 쥐었다. 바로 ‘돈에서 해방된 교회(박득훈, 포이에마)’다. 소비를 어떻게 해야 하며, 교회의 평신도로서 나는 어떤 관점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야 할지 너무 고민되어 읽기 시작한 책인데 상상 이상의 큰 유익을 얻었다.

전체적인 흐름은 이렇다. 자본주의의 영향력에 대해 파헤치는 1부에서는 자본주의의 성격(1장)과 자본주의가 교회에 유입된 역사(2장), 왜곡된 신앙의 모습(3장) 및 교회의 부패(4장)를 다룬다. 2부에서는 자본주의에 해방된 교회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구원(5장), 믿음(6장)의 중요성과 정의로운 경제실천 방향(7장)을 이야기한다.

전체적으로, 또한 세부적으로 나에게 준 도전이 많았지만 핵심적으로 와 닿은 몇 가지 부분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주의의 실체를 알도록 도와주었다. 자본, 자본주의, 돈, 맘몬 등 교회에서 자주 언급되지만 추상적이었던 이런 개념들이 책의 1장을 중심으로 매우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특히 돈이 축복이 되기도 하고, 우상이 되기도 함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맹목적으로 이원론적 금욕주의에 빠져 있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였다. 풍부한 지식과 교양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논리적 구성 능력은 평신도인 나도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했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둘째, 한국교회를 부패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한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 청부론, 긍정의 힘, 야베스의 기도 등 한국교회에서 흥행했던(?) 몇 가지 주제들을 바탕으로 자본주의와 교회의 결탁을 통한 성경해석의 오류들을 꼬집어 줄 때는 속이 후련했다. 셋째,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답에 좋은 참고서가 되어주었다. 구원을 경험해야 맘몬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내장하게 된다(5장). 침묵이나 중립이 아닌 총체적 복음으로의 도전을 통한 사회참여가 필요하다(6장). 청지기적 정체성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이 마땅히 누릴 권리가 있는 것을 돌려주는 태도로 나누며, 정의로운 제도 만들어야 한다(7장). 결국, 우리는 똑바로 정신을 차려야한다!

실제적으로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얼마나 나누고 얼마나 나를 위해 써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 책을 펼치기 시작했고 그 부분에 대한 정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결국에는 이 땅에서 승리하고자 고민하기 시작했던 나에게 전쟁에서 승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의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의 결과물로 평신도에게 유익을 끼쳐준 점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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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 - 더 이상 혼자가 아닌 그곳
모드 르안 지음, 김미정 옮김 / 갤리온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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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전은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이익을 주었다. 그러나 외향적 발전과는 어울리지 않게 현대인들의 내면과 정신, 정서는 궁핍해져만 가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자아, 수많은 소통 방법들이 존재하지만 마음은 나누어지지 않는 관계, 경제적 성공이라는 것 외에는 진정한 목표는 없어 보이는 왜곡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의 존재는 핍절해가기 마련이다. 자연스런 이치다.

 

이런 현대사회, 현대인이 처한 곤경에서 그들을 구해내고자 하는 노력이 이곳저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현대심리상담은 그것의 일환이라 보여진다. 예전엔 상담이라는 것이 정신병 환자들이나 받는 것으로 여겨져 터부시되었지만 이제는 그 문턱이 낮아져 필요하다면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파리 바스티유의 한 카페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열린 ‘심리학 카페’는 상담 그리고 참만남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는지 말해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책 ‘파리의 심리학 카페’는 그 카페를 찾은 5만명과 18년간의 상담 내용을 추려 정리한 심리학적 통찰 모음집이다. 우정, 사랑, 일, 인생 등에 관한 책의 내용들을 읽다보면 ‘그래~ 맞아’라고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심리학적 기재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현대인의 생활을 이해하길 시도한 ‘심리학 나 좀 구해줘’와 사랑하는 딸에게 전하고자 한 인생 통찰을 편지로 쓴 형태인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의 중간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론만 강조하지도 않고, 인생에 대한 통찰만 전해주지도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의 이론과 개념을 현대인의 아픔과 접목해 통찰로 이끌어 내는 그 과정은 참 탁월하다.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깊은 수렁에 빠졌다가 다년동안 정신분석을 받으며 회복된 독특한 경험이 그녀를 인간적으로 느낄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인간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었다.

 

마음에 와 닿은 몇 개의 구절들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인생의 최고 결정권자라기보다는 '나'라는 존재의 배를 탄 선원에 불과합니다(43p)."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 모든 일을 제자리로 돌려 놓는게 아닙니다.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아픈 기억을 떠나보내는 것이지요.(53p)"

“엉성하고 모자란 단계를 거쳐야 완벽에 가까운 단계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58~59p)"

"심리치료사로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온 결과 타인의 욕망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100p)"

"실연은 죽음과도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자 사랑받는 ‘나’의 죽음이며 둘이 함께 창조한 세계가 종말을 고하는거니까요.(120p)"

"세월에 따라 변하는 우정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만 오래토록 친구를 곁에 두는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청소년기의 단짝처럼 함께 하려고 한다면 자꾸만 변해가는 상대의 행동에 상처받기 십상입니다.(205p)"

"상대가 줄 수 없는 걸 요구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이 사실을 인정해야만 우리는 헛된 기대로 사랑을 포기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214p)"

"좋은 선택이란 완벽한 선택이 아닌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내리는 결정입니다.(235p)"

 

책을 읽다보면 나처럼 ‘무엇하다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러다보면 지금 당장 파리의 바스티유의 카페로 달려가 상담을 받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어, 시간, 돈의 한계로 포기할 것이다.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 이 한 권의 책을 위로삼아 여기서 그의 통찰을 만날 수 있다. 그것으로 세상에 당당히 서보자. 나와 당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다.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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