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 - 부의 본질을 꿰뚫는 7가지 비결과 통찰 질문 152
조지 S. 클레이슨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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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세계에서의 바빌론의 부유함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들의 강성함과 부유함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는 고증에 따른 진지한 학문적 탐구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 지혜 전승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는 조지 S. 클레이슨이 1926년에 출간한 The Richest Man in Babylon의 완역본을 담았고, 1937년 개정판에 수록된 E. 맥퍼슨 콜의 서문을 추가로 소개했다.
2부에는 1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계발 모임이나 가정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돈에 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저자(조지 S. 클레이슨)가 직접 집필한 질문 및 공부 방법들이 담겨 있다.
책은 짤막한 스토리들의 연속이다. 1장은 재물로 번민에 빠진, 바빌론에서 마차를 만들어 판매해 먹고사는 반시르와 그의 가장 친한 벗인 음악가 코비의 대화, 곧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 제기를 한다. 2장은 바빌론 내에서 막대한 부를 가진 아카드와 그 친구들의 대화에서 부자가 되는 법이 언급된다. 3장은 바빌론의 대규모 관개 수로와 웅장한 신전 건설 사업 덕에 백성들이 오랫동안 번영을 누렸지만 그 사업들이 끝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것 같다는 재상의 호소에 위대한 왕 사르곤이 바빌론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모은 아카드를 초대해 대화를 나눈다. 4장은 자원봉사 교사들이 선조들의 지혜를 자세히 풀이하고 토론을 벌이는 광장인 배움의 전당에서 아카드와 80여 명의 사람들이 행운을 끌어당기는 법에 대해 토론하는 이야기다. 5장은 27명의 제자들과 노인 칼라바브가 나눈, 재물의 다섯 가지 법칙(부자 아카드에 관해 그의 아들 노마시르가 전한 지혜)을 들려준다. 6장은 고대 바빌론에서 창 만드는 로단이 근위병의 창날을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 폐하가 금 50냥을 하사하였는데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대금업자이자 보석상인 마톤의 조언을 구한 내용이다. 7장은 아시리아군이 바빌론 성벽에 사닥다리로 올라와 총공격을 퍼부었는데 성벽 꼭대기에서 필사적으로 막아 내는 이야기를 예기치 못한 비극과 믿을 만한 투자에 빗대었다. 8장은 채무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마을을 다니던 아주르의 아들 타카드가 돈을 빌린 대상인 낙타상인 다바시르를 만나 그가 진리 덕에 자유민의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듣는다. 9장은 바빌론에서 발굴된 다섯 개의 점토판을 가지고 당대의 부에 대한 원칙을 확인한다. 10장을 너머 11장에서는 바빌론의 간략한 역사를 다루며 1부가 마친다. 2부에서는 이 책을 가지고 학습을 하고자 할 때의 계획(12장), 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세 가지 예시를 가지고 다룬 뒤(13장), 14장부터 22장까지는 1장부터 9장까지와 관련된 학습 질문들을 다룬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의 모음을 통해 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를 소개하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이자 반복되는 내용을 책 도입부인 6-7쪽에 잘 정리해 두었다. “바빌론 최고 부자 아카드가 전한 부자가 되는 7가지 비결”은 첫 번째, 돈을 모으기 시작하라. 두 번째, 지출을 조절하라. 세 번째, 돈을 불려라. 네 번째, 원금을 잃지 않고 지켜라. 다섯 번째, 집을 장만하라. 여섯 번째, 노년이나 가장이 사망할 때를 대비하라. 일곱 번째, 돈 버는 능력을 키우라(6쪽)이다.
이 비결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꼭 부자 되기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돈을 모을 필요가 있고, 지출을 조절해야 하며, 돈을 불릴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이 있다면 기꺼이 활용할 필요가 있고, 원금을 사수해야 하며, 주거 시설이 안정을 가져다준다는 걸 모두가 인정한다. 노년을 대비하는 것이나 돈 버는 능력을 키우는 것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바빌론 최고 부자 아카드가 전한 재물의 다섯 가지 법칙”은 부자가 되는 법칙과 다르지 않은데, 첫째, 누구든 수입의 10분의 1 이상을 떼어 모으는 사람에게 재물이 기꺼이 찾아와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래서 그 사람과 가족의 미래를 대비하는 재산이 형성된다. 둘째, 현명한 주인이 안전하면서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곳을 찾아 투자하면 재물은 열심히 일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준다. 재물은 들판의 양 떼처럼 늘어난다. 셋째, 재물을 다스리는 법을 아는 현자에게 조언을 구해 신중히 투자하는 자만이 그 재물을 지킬 수 있다. 넷째, 재물 관리의 달인이 찬성하지 않거나 모르는 분야의 사업이나 일에 투자하는 자의 재물은 속절없이 사라진다. 다섯째, 하룻밤에 부자 되길 꿈꾸는 자, 사기꾼과 모사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자, 자신의 미숙함과 몽상에 기대어 투자하는 자의 재물은 달아난다(7쪽).
이것 역시 오늘날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수입의 10 분의 1을 떼어 놓기, 안전하면서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하기, 투자법을 아는 자에게 조언을 구하기, 달인이 추천하지 않는 곳이나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 피하기, 일확천금을 꿈꾸지 않기 모두 지금도 유효한 것 아닌가. 예나 지금이나 재물을 대하는 지혜로운 법은 다르지 않다.
바빌론 안에는 일확천금의 금맥이 없었으며, 아주 보잘것없는 곳에서 출발해 최저 임금을 받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부를 일궈야 했다(11쪽). 서문의 저자 E. 맥퍼슨 콜은 말한다. “재물 획득의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법칙을 깨우친 자들은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으니, 이 법칙은 6천 년 전 사람들이 바빌론 거리로 모여들던 때와 같이 지금도 변함없이 작용하고 있다”(16쪽).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6천 년간 유효해 온 부자와 재물에 대한 법칙에 관해 매우 흥미롭게 구성한 것은 물론 학습을 위한 질문까지 있으니 생각을 유도해내는 데 부족함이 없다(물론 2부의 각 장 질문을 1부 장별 끝에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즁요한 건 아니다). 게다가 당대의 문화적 배경을 담아내면서도 맛깔나게 읽을 수 있도록 수려히 번역한 점은 이 책의 큰 강점이다. 이제 바빌론에서 전해온 지혜를 우리에게 적용해 볼 차례다. 그런 자에게 부와 재물이 다가올 것이다.

* 해당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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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 어른친구 멘토링 - 따라만 하면 평생 친구 되는 멘토링 워크북
박현홍 지음 / 컨텐츠조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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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이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지도나 조언을 해 주는 것”이다. 나는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지 않지만 러빙핸즈 기관을 통해 멘토링 활동 중이다. 바꿔 말하면, 경험이나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소정의 교육 시간을 통해 소양을 쌓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멘토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멘토링을 실제로 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 멘토 자격을 얻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과 그 자격증을 가지고 취업해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것이 다르듯이 말이다.
매칭이 된 후에는 멘티랑 어색함을 풀어가기 위해 뭘 해야 할지 무척 고민이 된다. 특별할 것 없이 얼굴 보고 밥 먹고 하면 되지만 그래도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가고 싶은 게 멘토의 마음이다. 그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워크북이 출간되었다. 막막한 초보 멘토들에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 셈이다.
<21번 어른친구 멘토링>은 ‘러빙핸즈’의 박현홍 대표님이 그간의 멘토링 노하우를 집약해 만든 실용서다. “따라만 하면 평생 친구 되는 멘토링 워크북”이라는 부제는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과장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최단 4년에서 최장 11년 동안 진행되는 장기멘토링” 단체인 ‘러빙핸즈’의 “수많은 멘토와 멘티의 만남들을 지켜보며 그 속에 성공적인 만남을 위한 마법 같은 횟수인 21번 만남의 원칙을 발견하게 되었”(6쪽)는데, 그렇게 “21번의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나가면 거의 모든 경우 두 사람이 아주 친해”(7쪽)진다는 게 그 원칙이다. 이 워크북은 21번의 만남을 알차게 꽉꽉 채울 수 있게 돕는다.
책의 구성은 워크북 형태를 충실히 따랐다. 21번의 만남 주제에 대한 각각의 워크 시트지가 등장하고 그 활동을 어떻게 진행해 가면 좋을지 설명해 주는 글이 두 쪽 분량으로 들어가 있다. 멘토와 멘티가 이 책을 각각 1권씩 소지해 회기마다의 워크 시트지를 활용하고, 설명글은 멘토링 전문가의 진심 어린 조언이기 때문에 활동 전에 멘토가 미리 숙지를 하면 매우 유익하다. 예를 들면 첫 번째 활동으로 등장하는 게 ‘20문 20답’인데, 설명글에는 “밖에서 만났다면 문구점이나 일상용품 할인점에서 필기구를 하나씩 사서 나눠 가지거나 예쁜 색의 용지에 활동지를 출력해 가는 것도 앞으로의 만남을 기대케 하는 작은 요소가 될 수”(20쪽) 있음을 알려준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조언을 읽고 나면 멘티를 향해 더욱 진심을 담게 된다. 또 다른 예로 ‘서로에게 손 편지쓰기’ 활동이 있는데, “만났을 때 같이 써야지 집에 가서 써오라고 하면 안 써오거나 안 가져오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40쪽) 있다고 말한다. 멘티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만 연령대의 특성상 뭔가를 챙기는 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만나서 할 수 있는 건 그 만남에서 완료하는 것이 좋은데 이런 노하우 공유를 곳곳에서 하고 있고 이는 분명 힘이 된다.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멘토 인터뷰’의 소회들은 공감과 위로를 건네준다.
언제부터인가 자식(특히 청소년기 자녀) 하고도 1년에 21번 밥 먹기 힘든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실용서는 ‘멘토링’에 국한하지 않고 가정, 학교, 교회, 각종 단체 속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제자, 리더와 조원 등의 관계에 적용/응용을 하면 관계가 확장되고 친밀함 증진에 분명히 도움을 주는 책이다. 어떤 관계든 이대로 “21번의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나가면 거의 모든 경우 두 사람이 아주 친해”(7쪽)진다! 21번 만남의 원칙대로! 친밀해지고 싶은 관계가 있다면 실용서를 곁에 두고 참고해 보자. 내게도 21번 만남의 원칙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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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도 바울의 사회적 배경과 맥락 - 천막짓기와 사도직 신행신학 시리즈
로널드 F. 호크 지음, 이성하 옮김 / 알맹e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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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일하는 목회자’ 관련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목회자 신분이 아니기에 그 논의의 넓이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어 곁눈질만 했을 뿐이지만 내 몇몇 페친들께서도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신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

짧지 않은 기독교 역사 가운데 많은 목회자가 본으로 삼는 바울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을 다룬 책 한 권 없을까 싶었는데 막상 머릿속에 생각나는 책이 없었다. [여기에는 당연하게도 나의 부족한 독서력이 한몫했을 것이다.] 그런 걸 보면 이 주제가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한 주제였거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주제가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혼란스러운 때에 이런 고민에 도움을 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바로 <일하는 사도 바울의 사회적 배경과 맥락>(로널드 F. 호크 지음, 이성하 옮김, 알맹e 역간)이다. 사도 바울이 천막 만드는 일을 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 후에 바울이 아덴을 떠나 고린도에 이르러 아굴라라 하는 본도에서 난 유대인 한 사람을 만나니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을 명하여 로마에서 떠나라 한 고로 그가 그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달리야로부터 새로 온지라 바울이 그들에게 가매 생업이 같으므로 함께 살며 일을 하니 그 생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더라”(행 18:1-3). 이 책은 성경에 명시되어 논쟁의 여지가 없는 그의 천막짓기 일을 사회적 배경과 맥락의 관점으로 되짚어 보는 책이다. 거기에 부제인 ‘천막짓기와 사도직’에서 알 수 있듯이, 일로 대표되는 ‘천막짓기’와 복음 전파자로 대표되는 ‘사도직’이 어떻게 병행되었는지를 곁들여 다루는 책이기도 하다.

책에 따르면 바울의 생업은 가죽제조업이었고(32쪽), 그는 이 생업을 아버지에게서 배웠을 것이다(36쪽). 떠돌아다니는 교사였던 바울은 집주인에게 묵는 기간을 연장하자고 할 권위가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기 싫어 그렇게 하길 자제한다(52-53쪽). 바울은 일출 전에 일어나서 일을 시작하여 하루의 대부분을 계속 일했고(56쪽), 바울은 작업장에서도 선교 활동을 했다(78쪽). 당시 철학자들에게는 요금을 청구하는 것, 부자와 권력자의 집에 들어가는 것, 구걸, 그리고 일이라는 네 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101쪽), 가끔 고린도에 왔던 일부 경쟁 선교사들이 바울이 자급 생활을 위해 일하는 것을 비판했다(97쪽).

하지만 바울은 자신의 생업인 ‘천막짓기’에 대해 분명한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족할 줄 알았고(참조. 빌 4:11)(35쪽), 자신이 생업을 가진 것을 스스로 종이 되고(고전 9:19) 자기를 낮춘 것으로(고후 11:7) 생각했다(68쪽). 바울은 천막짓기가 사도직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그것이 사도직에 대한 자기 생각이라고 공식화했다. 즉 바울은 생업 덕분에 자신이 복음을 “값없이” 주었다고 자랑할 수 있었다(123쪽). 곧 그는 천막장이 바울이었다(133쪽).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생업에 대한 바울의 확신과 그에 따른 움직임들이 그의 신학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발견하게 된다. 자족하고, 종이 되며, 자기를 낮추고, 값없이 주는 것 말이다.

책은 400여 개의 각주가 달린 연구서이다. 바울의 생업과 사도직에 관해 넘겨짚지 않고 여러 내용을 검토해서 낳은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책의 내용을 쉽게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뛰어난 교사이자 복음 전도자인 바울의 모습만 부각해 오는 바람에 ‘옮긴이 후기’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바울의 손에 박힌 굳은살과 그 어깨의 통증과 피곤함에 지친 몸과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그의 생애의 한 단면”(138쪽)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다시 한번 옮긴이 후기를 인용하며 이 책의 의미를 상고해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 목양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자기 몸을 노동의 현장으로 들이민 모든 목회자, 거룩한 사명자들의 마음을 크게 어루만지며 위로해 줄 것이다(13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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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땐 뇌과학 - 불안하고 걱정하고 예민한 나를 위한 최적의 뇌과학 처방전 쓸모 있는 뇌과학
캐서린 피트먼.엘리자베스 칼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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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특정 장소에 있을 때 가슴이 답답하고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던 경험이 있는가? 게다가 그곳이 바로 직장 사무실이라면 어떨 것 같은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감이 잘 오지 않을 텐데, 도무지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용기가 있으면 초기에 정신건강의학과로 달려가 상담과 약물의 도움을 받고 빠르게 호전될 수도 있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못할 경우에는 발만 동동 구르다가 상태가 매우 심각해질 수도 있다. 

이런 중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불안은 우리 생활 가까이에 늘 자리하고 있다. 가스 불을 끄고 나왔던가, 문은 잘 잠궜었나 같은 생각들도 불안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불안을 잘 다루는 것이 만족스러운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을 받지 않더라도 그 불안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잘 설명해 놓은 <불안할 땐 뇌과학>이 최근에 번역되었다. 미국에서 2015년에 출간된 후 아마존 신경심리학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영미권 아마존 리뷰 7,300개를 자랑하는 검증된 책이 국내에 번역된 것은 즐거운 소식이다.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불안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흥분하게 만든다.

이 책의 구성은 매우 단순하다. 뇌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을 소개한 후(1부), 불안 요인인 편도체(2부)와 피질(3부)에 기반한 불안의 통제에 대해 각각 다룬다. 그게 끝이다. 뭐가 이렇게 간단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단순한 메커니즘 안에 불안을 다스리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생각과 이미지를 통한 불안은 ‘피질 통로’에서 발생한 불안이고, 세포 회로에서 상황이나 대상에 정서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감정 기억을 형성함으로써 오는 불안은 ‘편도체 통로’에서 발생한 불안이다(16, 21쪽). 이 두 통로가 불안을 생성한다. 편도체에 기반한 불안의 통제 전략에는 이완 요법(6장), 노출(8장), 운동(9장)이 있고, 피질에 기반한 불안의 통제 전략에는 생각 패턴을 인지하기(10장), 인지 재구성하기(11장)가 있다. 

80개의 구체적인 ‘사례’와 불안과 관련된 각종 ‘훈련’ 매뉴얼들(여기에는 다양한 불안 유형에 대한 체크리스트까지 포함된다), 각 장 끝에 핵심을 정리해 놓은 ‘요약’을 보면 이 책이 왜 아마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수많은 리뷰가 달린 주목받는 책이 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세밀한 요소들 하나하나가 모여 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적극적인 매개체가 되어 준다. 

많은 유익한 내용들 중에서도 내게 놀랍게 다가온 부분은 불안의 순간에 도망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불안하게 되면 그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나 역시 가끔(혹은 자주) 어떤 특정한 공간, 사람, 상황을 마주하게 될 때면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저자는 ‘편도체’ 기반 불안 통제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공황 상태에 빠졌을 때는 그 상황에서 곧바로 도망치려는 강력한 충동이 생길 텐데 이를 억누르는 게 중요하다....가능하다면 긴장을 풀고, 숨을 깊게 쉬고, 그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고 그대로 버티며 남아 있으려고 노력하라....편도체를 어느 정도 통제하려면 반드시 ‘편도체가 작동하는 상황 안에서’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137쪽). 편도체가 작동하는 상황 안에서 통제를 배우고 새로운 감정으로 내 감정을 연결 짓기 하는 바로 그때에 비로소 불안이 극복될 수 있다. 이 내용이 내게 얼마나 큰 통찰을 주었는지 모른다. 아마 불안함으로 힘들어 하다가 이 책에까지 이르게 된 독자들 모두가 나와 같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공저자는 ‘나가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난 삶을 살 수는 없지만, 편도체 기반 전략과 피질 기반 전략을 모두 사용하여 불안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277쪽)고. 불안이 내 삶의 주도권을 잡아 나 자신의 시공간을 제약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면, 이 책을 펼쳐 하나씩 실천해 보는 걸 추천한다. 그러면 적어도 불안이 내 삶을 좌우하는 끔찍한 일만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해당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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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머니 레슨 -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찐' 돈 공부
샘 베크베신저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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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를 살며 돈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 어차피 돈과 뒹굴며 살아가야 하는 인생이라면 그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벌고, 사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돈이 사람을 부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돈을 부리도록 말이다.

그런 면에서 <10대를 위한 머니 레슨>을 매우 뜻깊게 읽었다. 돈에 대해 쉽지만 진지하게 가르쳐 주고 있어서 그랬다. 

책에는 총 세 번의 수업이 진행된다. 첫 번째 수업은 ‘돈이란 무엇일까?’인데, 돈과 가족(사람들이 돈을 대하는 태도, 우리 가족의 금전 문화 등), 복리의 마법, 우리를 둘러싼 세계(성별, 나라별 불평등 등)에 대해, 두 번째 수업은 ‘돈은 어떻게 벌까?’로서 용돈(용돈 찬반론, 용돈 외 돈을 챙길 수 있는 방법 등), 부업의 기술(베이비시터, 인플루언서 등), 미래의 직업(내가 가진 기술 생각해 보기, 대학을 꼭 가야 할까요? 등)에 대해, 세 번째 수업은 ‘돈은 어떻게 관리할까?’로 돈 관리의 시작(나만의 봉투 만들기, 카드보다 현금, 노는 데 쓸 돈은 마지막으로 등), 돈을 불리자(예금 계좌로 출발해요, 저축의 원수 인플레이션, 인덱스 펀드 등), 똑똑하게 소비하기(광고에 저항하기, 사기에 대처하기 등)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 보충 수업은 자선 단체 기부, 세금, 윤리적 소비, 능동적 참여, 인생을 즐기기를 언급하며 ‘돈은 선을 위한 힘이다’로 모든 수업을 마치는데, 돈을 선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돈은 요물스럽기만 한 게 아니었다.

책 곳곳에서 돈을 알고자 하는 10대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시도가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스타워즈와 같은 캐릭터들을 소환하고, 표나 그림도 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주고자 십분 활용된다. 어려운 금융 용어들(배당금, 지분, 채권 등)도 놓치지 않고 설명하고 있고, 중요한 개념인 복리에 대해서는 간식거리를 가지고 하는 놀이로 익힐 수 있게 돕는다(93쪽). 

저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인데 우리나라 10대가 읽는 데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에는 번역은 물론이거니와 편집이 큰 일을 했다고 생각된다. ‘직업별 소득’(34p, 167p), ‘지폐 위조 방지를 위한 방법’(64p), ‘환율’(106p), ‘사기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154p), ‘행복의 기준이 되는 돈의 액수’(164p) 같은 것들을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정보 제공해놓았다. 번역서의 낯선 느낌이 전혀 없다!

<10대를 위한 머니 레슨>은 돈에 관한 실용적이면서도 가치관 정립을 돕는 매우 유익한 책이다. 제목에 얽매여 10대들에게만 권할 것이 아니라 성인들도 모두 읽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우린 아직 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지 않는가?


* 해당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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