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사도신경 - 해설서와 워크북을 한 권의 책으로! 올인원 성경공부 시리즈 1
권율 지음 / 세움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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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신자들의 신앙 고백 중심에 있어 온 사도신경과 주기도문. 현대를 사는 우리 역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자주 암송한다. 그러나 “자동반사적으로 암송하는 내용일수록 아이러니하게도 그 의미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9p).”이 책(들)은 놓치기 쉬운 두 신앙고백의 의미를 곱씹도록 도와주는 얇은 책이다.

두 책은 세움북스에서 기획한 ‘올인원 성경공부 시리즈’의 1권과 2권으로서 각각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주제로 한다. 성경공부용 교재답게 두 고백(사도신경, 주기도문)을 크게 4부분으로 쪼개어 면밀히 살피는데, 각 부분마다 ‘내용 한눈에 보기-내용 연구하기(설교)-내용 확인하기-삶에 적용하기’ 4단계에 의거해 다룬다. 먼저 해당 장의 요약정리된 내용을 제시하고, 그 내용을 설교 형태로 심화해서 다룬 뒤, 질문을 통해 한번 더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돕는다.

모든 단계를 잘 거치며 주어진 질문들을 충분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 ‘내용 연구하기(설교)’만 골라 읽어나가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가 주일 오후예배 때 설교한 내용을 기록한 ‘내용 연구하기’ 단계는 ‘정통 개혁신학’의 관점에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다루고 있다. 특히 원어에 충실한 접근은 돋보이는 점이다.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의 원어와 각 단어가 본문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충실히 밝혀주고 있다. 각 권의 부록에 첨부된 ‘다시 번역한 사도신경, 다시 번역한 주기도문’은 독자를 위한 숨겨진 선물이다.

“사도들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작성한 신경(22p)”이라는 뜻의 사도신경은 “우리가 믿는 성경의 내용을 가장 잘 요약한 신앙고백(17p)”이다. 이런 사도신경의 사용은 “2세기 중반에 로마교회가 사용한 세례 예식문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정한다(21p).” 세례를 받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 때 삼위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믿음의 고백을 사도신경을 통해 한 것이다.

주기도문은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라고 부르는 것이 좀 더 적절(19p)”한데, “당신이 말씀하시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신학과 소망이 담긴 기도문을 자신들에게 가르쳐 달라는(21p)” 제자들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단체의 ‘비전 선언문’과 같다. 우리 주님이 세우신 지상의 교회가 완전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가를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 주는 기도문(22p)”이다.

두 고백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할 때 이 고백들을 제대로 밝혀주는 본서는 참 귀하다 할 수 있다. 필자는 여러 깨달음을 준 단어들마다의 의미해석 부분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고, 순전히 개인적으로 와닿은 점 세 가지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원어로 접근한 사도신경에서는 ‘나는 믿습니다!’라는 문장이 세 부분 나오고, 이를 기준으로 성부, 성자, 성령을 향한 믿음을 고백하고 있다. 우리말로 번역된 사도신경에서는 모호했던 구분이 삼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고백으로 분명하게 제시될 때 비로소 이 고백의 대상이 명확해질 수 있다. ‘나는 믿습니다!’는 “믿음의 대상과 내가 전인격적으로 연합되어 있다는 말(49p, 66p)”이라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둘째, 주기도문의 시작인 ‘하늘에 계신’의 의미 해석 부분이다. 현대에는 “하나님 아버지를 마냥 육신의 아버지처럼 생각하려고 하는 위험성(41p)”이 존재한다. 신자들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고백하며 “하나님의 친근한 아버지 이미지와 만물을 초월해 계시는 절대자 이미지를 동시에 인식해야 한다(41p).” 내 마음에 드는 하나님이 아니라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으로 인식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
셋째, 주기도문에서 강조하는 공동체적 접근이다. “‘우리’ 아버지라는 말은 나 외에도 하나님의 다른 자녀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말입니다(39p)”, “나에게 일용할 양식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물론 이것도 감사해야 하지만, 나 외에 다른 사람에게 일용할 양식이 충분히 있는지 세밀하게 살피고, 그들의 양식이 여러분을 통해 충분히 채워질 때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뜻입니다. 더욱이 원문에는 그냥 ‘일용할 양식’이 아니라 ‘일용할 우리의 양식’이라고 되어 있습니다(74p)” 예나 지금이나 그리스도교에서는 나 혼자만의 신앙을 말한적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그분을 따르는 자들과 함께 존재한다.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처음 접하는 자들, 이 고백들의 본 의미를 알고자하는 모든 성도들, 이 고백으로 하나님 나라를 살고자 하는 신도들에게 이 얇은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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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는 바울 - 바울의 역사와 유산에 관한 소고
존 M. G. 바클레이 지음, 김도현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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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기독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이방인 선교의 문을 열고, 다니는 곳곳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웠다. 그리스도를 따르던 사람들을 박해하던 그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가 된 이력은 회심의 강렬함을 선보였고, 공동체와 사람들에게 보낸 여러 서신들은 각종 신학들이 정립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우리는 이런 바울을 알아야하고, 또한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바울을 잘 알기란 쉽지 않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울에 관한 일화와 그가 썼다고 알려진 편지들(서신서)이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원 자료의 전부인데다가, 원 자료 안의 내용들도 방대하고 파편화 되어 있어 맥락과 흐름 안에서 바울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럴수록 처음부터 작은 부분 하나하나 이해하려는 태도보다 전체적 조망 후 세밀하게 접근하는 방식이 유용하다.

 

단숨에 읽는 바울”(M. G. 바클레이 지음, 김도현 옮김, 새물결플러스, 2018)은 바울에 대한 전체적 조망을 돕는 탁월한 입문서다. 바울연구의 권위자인 존 바클레이는 바울에 관한 역사적 내용(1/역사)2000년 간 이어져 온 바울의 영향력(2/유산)을 토대로 바울에 관한 밑그림을 그려주었다.

 

1장에서는 바울의 출신배경과 회심 과정, 사역 활동 등을 소개하며 초기 그리스도교 운동 안에서의 바울의 중요성을 말한다. 2장에서는 바울과 관련된 것들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그의 편지들을 다룬다. 당대에 바울의 편지가 가진 의미와 함께 그가 직접 썼다고 알려진 역사적 바울의 일곱 편지들의 문맥과 내용도 간략히 소개한다. 바울의 종교적 배경이었던 유대교와 그의 회심과의 관련성에 대해 3장에서 다룬 뒤, 그의 좋은 소식에 반응한 사람들의 공동체인 에클레시아이의 로마제국 내 위치를 4장에서 풀어낸다. 1부의 마지막 5장에는 누가의 사도행전을 시작으로 마르키온, 영지주의자들, 이레나이우스, 테르툴리아누스까지 2세기 경 사람들의 눈에 비친 바울의 초기 이미지들을 정리하였다.

 

2부에서는 바울의 역사적 내용들이 2000년 간 끼쳐온 영향력(유산)을 다룬다. 먼저, 바울의 서신에서 발견되는 탁월성이 그의 글을 해석하는 이의 현 상황에 들어와 대화하며 다양한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것이 곧 경전으로서의 바울을 읽는 올바른 방법이다(6). 바울의 유산을 언급할 때 서구의 바울 해석 전통을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한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354-430)가 빠질 수 없다(7). 16세기 대표적인 종교개혁자인 마르틴 루터(1483-1546)와 장 칼뱅(1509-1564) 모두 바울 중심의 성경해석자였다는 사실은 개신교 전통 안에서의 바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점이다(8). 현재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바울과 동족 유대인들과의 관계(9)와 성, 동성애, 정부 권위에 대한 순종 등 당대에 주류를 이루던 사회 문화적 관점들을 비평한 바울의 의미(10)로 책은 마친다.

 

단숨에 읽는 바울의 다양한 주제 및 내용은 바울을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바울에 관한 전체적인 조망 안에는 바울의 행적과 사상에 대한 요약·정리만 있진 않다. 바울의 유산(2)을 통해 보았듯 존 바클레이는 새로운 세대와 다른 문화적 문맥에 맞게 해석된 바울에 관심두기를 제안한다.

 

2000년 전 바울이 21세기 현재로 오는 여정에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대화가 그 배경에 있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당대에 마주한 바울, 시대적 배경에 의거한 바울 해석은 현재 우리가 바라보는 바울을 형성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바울의 역사와 유산의 퇴적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바울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알게 하는 통로가 된다. 바울에 관해 좀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으로 펼치게 된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남길 바울에 관한 새로운 유산은 무엇일지 고민해 보게 된다.

 

그의 본문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의 상황에서 창의적인 번역들과 새로운 해석들을 생성해낼 만큼 충분히 열려있다. 그리고 그의 메시지는 자칭 좋은 소식이기 때문에 바울 해석자들은 그 메시지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사람들을 해방시키며 구원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더욱더 새로운 방식으로 끄집어낼 것이다_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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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루터 소교리문답·해설
마르틴 루터 지음, 최주훈 번역 및 해설 / 복있는사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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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당신, 마르틴 루터. 그는 종교개혁의 중심인물이자 교회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지만, 정작 그가 집필한 3천여 권의 저술과 핵심 사상은 신도들에게 세밀히 읽히고 공유되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한 2017년 한 해는 루터를 좀, 더, 많이 이해하도록 도움 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작년을 계기로 올해 역시 루터 혹은 종교개혁 관련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그 중 내게 눈에 띈 책은 바로 “마르틴 루터 소교리문답·해설”(마르틴 루터 지음, 최주훈 옮김, 복있는사람, 2018)이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마르틴 루터 소교리문답’을 다루고, 2부에서 소교리문답을 ‘해설’한다. 개신교 최초의 교리문답서로 알려진 마르틴 루터의 소교리문답에는 기독교 신앙의 모든 것이 한데 요약되어 있다(17p). 가장이 가족에게 쉽게 가르치기 위한 목표(18p)로 쓰인 이 신앙안내서는 기독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5가지 대주제인 ‘십계명’, (사도신경이라 알려진)‘신조’, ‘주기도’, ‘세례’, ‘성만찬’이 중심된다. 루터가 ‘십계명’, ‘신조’, ‘주기도’에 큰 의미를 두었다는 것은 그림책 “루터와 이발사(IVP)”에서 엿볼 수 있었는데, 거기에 더해 죄와 욕망을 죽이고 다시 태어나게 하는 ‘세례’와 죄 용서의 성례인 ‘성만찬’까지 강조되어 이 두 성례가 가진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다.
‘열쇠의 직무와 참회’,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식사 전후 기도’, ‘의무표’도 5가지 대주제들과 같이 소교리문답에 실려 있는데 이것들은 실생활에서 신앙의 연습을 위한 구체적인 용례로 제시되는 첨부자료다. 신앙이란 단순히 머리에서 헛도는 공허한 말장난이 아니라 삶의 구체적 습관적 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실렸다고 볼 수 있다(pp.21-22). 특히, 아침기도, 저녁기도, 식사 전후 기도는 21세기인 현재에도 실천해봄직하다.
2부 ‘해설’에는 19세기 이래로 가장 유명한 해설서인 독일 하노버판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엮었다. 예를 들면, 7계명 도둑질하지 마라에 대한 해설 중 “96. ‘부정한 방법’이란 어떤 것을 말합니까?”라는 질문이 있는데 그 답이 “중고품을 신제품으로 속이거나, 일당을 속여 지불하거나, 게으르게 일하고 급여를 받거나, 공들인 것을 알고도 헐값에 후려치거나, 타인의 지적 재산을 도용하거나, 은밀하게 복제하거나, 표절하여 이득을 취하는 모든 행위가 부정한 도둑질이고 심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142p)로 되어 있다. 하노버판이 만들어진 1862년에는 지적 재산권이 (아마도) 없었을 텐데, 본서에는 그 단어가 언급된다. 이처럼 해설 곳곳에서 한국 상황에 맞게 고쳐진 부분, 역자의 배려를 발견할 수 있다.
‘해설’은 5가지 대주제별로 「시작 기도문-소교리문답 내용-관련 질문-답」의 형식을 갖춘다. 시작 기도문 소제목에 나온 여러 기도 자세들(두 손 모아 함께 기도하기, 무릎 꿇고 기도하기, 엎드려 기도하기, 두 팔 벌려 기도하기, 서서 기도하기)의 설명 각주는 이 책의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다양한 몸짓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걸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관련 질문들은 꼬리물기식으로 되어 있어 하나의 주제에 대한 사고가 정리되는 효과를 낳는다. 그리고 모든 답의 끝에는 연관성이 있는 성경구절과 대교리문답이 제시되어 있어 더 깊이 있는 묵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의 내용은 구성보다 더 매력적이다. 기독교를 알고 싶다면 성경을 열심히 읽으면 된다. 하지만 성경을 더 잘 읽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르침의 교리를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종교개혁의 핵심인물인 루터가 모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독교 신앙을 설명한 소교리문답은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긴 글, 빼어난 논리적 구성력으로 사람들을 설득하진 않지만 문답식으로 적힌 간단명료한 한 문장 한 문장은 두고두고 곱씹을 내용들임에 틀림없다. 이 단출해 보이는 문장들을 읽으며 때론 나의 죄인 됨과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소교리문답을 혼자 읽고 감격할 수도 있지만 루터가 만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한 그 마음을 담아 공동체와 함께 공유할 수도 있다. 편역자이신 최주훈 목사님께서 SNS 상에서 친절하게 알려주신 내용인데 궁금하다면 최주훈 목사님의 페이스북 <소교리문답 꿀팁 사용설명서>를 읽어보면 된다.
[「기도-해당 주제의 1부 소교리문답 전체 읽기-2부 해설의 해당 부분 읽기-인도자(질문)와 회중(답)이 문답을 이어 읽기-성구와 대교리문답을 참여자들이 돌아가며 읽기-질문거리를 만들어 내기-인도자의 배운 것 요약-1부 관련 내용 함께 읽기-마감 기도」]

지금까지의 이 책 구성과 내용 안내는 책의 진가에 비하면 너무 빈약하다. 다 읽은 후 이 책을 가정과 공동체에서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소감이 어쩌면 이 책을 더 잘 드러내 주는 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기독교 신앙이 모든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설명되어져야 한다고 믿은 ‘친절한 루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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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 - 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설계도
김진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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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는 자녀를 위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혈육이기에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을테지만, 내가 못 이룬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도 일면 있다. 부모로서 자녀가 잘 되길 바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과열된 경쟁사회인 대한민국에서는 내 아이가 다른 사람들 보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곳에 취업하고, ‘잘 먹고 살았으면 한다.

자녀를 향한 이런 마음은 그리스도인 부모라고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크리스찬 부모는 좀 더 교묘하게도 자녀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남들보다 더 공부를 잘하고, 더 좋은 곳에 취업하고, 더 높은 곳에 자리했으면 한다. 예수 믿었더니 이런 복을 주셨다는 식의 간증은 한국 교회에서 흔한 레퍼토리다.

모두가 알고 있듯 크리스찬 부모는 자녀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키울 책임이 있다. 하나님이 육체의 부모에게 자녀 양육을 위임하였기에 그 뜻대로 자녀를 키워야 한다. 진로교육전문가 김진은 내 아이의 재능과 성향에 하나님의 꿈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자녀의 고유한 능력과 기질을 알고, 거기에 맞는 양육과 진로 디자인을 해주는 것이 진정한 신앙 교육, 크리스천 자녀 교육의 목적이라 강조한다. 그의 수많은 임상경험과 연구결과가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김진, 생명의 말씀사, 2018)로 출간되었다. 이 책이 제공하는 유익과 생각해 볼 점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책은 크게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크리스천 자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세상이 정한 하나의 답, 부모가 정한 한 개의 답만을 강요할 때 그 답을 못 찾는 아이는 낙오자가 되고 만다. 인생은 정답이 아닌 해답으로 풀어 가야 한다. 각자에게 모두 다른 풀이 방법으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다. 한 개의 정답만을 찾는 데 집중하면 오답의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로, 부모와 아이가 하나님 안에서 함께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35p)” 세상에서 주입된 가치 즉 성공지향으로 일관된 자녀교육을 떠나지 않으면, 자녀의 고유한 특성에 초점을 맞춰 하나님의 눈으로 교육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4년여에 걸쳐 전국 4,000명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임상진단, 질적·양적 연구를 병행한 결과물로 진로적성검사 옥타그노시스(OCTAGNOSIS)’를 개발했다. 검사는 인간의 사고력을 ‘8가지(OCTA)’ 사고력으로 구분하고, 해당 사고력에 따라 ‘15가지 성향유형으로 진단(GNOSIS)’하도록 처리된다. 8가지 사고력에는 사실적 사고력, 추론적 사고력, 고정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분석적 사고력, 융합적 사고력, 수직적 사고력, 수평적 사고력이 있고, 15가지 성향유형에는 소통형, 창조형, 실용형, 운동형, 규범형, 추리형, 제작형, 생명형, 분석형, 관찰형, 원리형, 봉사형, 교육형, 복잡형, 진취형이 있다. Part 2에서는 이 성향유형 15가지에 대한 성향별 특징, 그 성향을 기반으로 본 재능과 해당 직업분야, 이 유형 아이에게 맞는 신앙교육 방식, 학습법, 유사한 성향의 성경인물을 예로 든다.

Part 3에는 내 아이의 성향유형을 알 수 있는 옥타그노시스성향유형 진단 테스트가 실려 있고, Part 4에는 내 아이의 성향에 맞는 교육을 위한 부모 체크리스트와 함께 해볼 활동을 소개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목을 매는 대한민국 크리스천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에서 이 책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하나님께서 자녀를 특색 있게 지으셨으니 그 아이의 고유한 재능과 성향에 근거해 아이를 잘 양육한다면 부모와 자녀 모두가 만족할만한 모습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나갈 것이라는 주장은 옳다. 또한, 수많은 임상경험을 통해 아이의 성향을 15가지로 개념화 시킨 점은 아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결코 추상적이지 않고, 확신을 가진 채 구체적으로 각 성향을 요목조목 설명을 해주니 저자를 믿고 따라 가볼만하다. 성향유형은 자녀와 부모 사이 가교 역할도 해낸다. 아이의 특성에 맞는 양육을 해가고 있는지 체크해 볼 수 있고, 함께 해볼 활동들도 제시해주어 고마울 뿐이다. 저자의 주장을 믿고 따라 가다보면 하나님의 관점 안에서 아이도 이해하게 되고, 부모로서 어떤 방향으로 우리 아이를 키워 가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난 후 책을 읽어 볼 독자를 위해 이 책의 유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견지해야 할 점 세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첫째, 이 성향유형은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이지 규정짓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저자가 제시한 15가지 유형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큰 범주들을 요목화 시킨 것이다. 15가지 안에만 세상의 모든 사람을 분류시키고자 함이 목적은 아니다. 검사를 통해 아이의 몰랐던 점을 알게 되면 처음에는 신기하고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또 다른 낙인이 되어버린다면 검사를 아니 한만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성향유형을 근거로 아이를 규정짓는 우를 범하지 말자.

둘째, 성향유형이 욕망충족을 위한 또 다른 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향유형은 자녀가 하나님이 지으신 바 안에서 하나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방향과 노력이 적합할지 알게 하기 위해 제시되었다. 책에 제시된 여러 내용들 중 성향유형에 맞는 학습법이나 추천 액티비티같은 주제는 자칫 잘못하면 공부 잘하게 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 부모는 아이의 성향 이해를 통해 자녀가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선한 뜻을 온전히 이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함을 잊지 말자.

셋째, 성향유형을 뛰어넘어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계명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부르심과 소명은 직업(vocation)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향유형에 맞는 직업 외에 그리스도인에게는 큰 사명이 있다.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사명이다. 그리스도인 중 어느 누구도 이 계명에 예외가 없다. 성향유형에 맞는 이웃 사랑 방법이 다를 수는 있어도 이 사명 자체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사람을 좋아하고 잘 대하는 유형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유형이 있다. 그렇지 않은 성향유형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웃사랑의 삶을 살아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진정한 크리스천 자녀 교육이 될 것이다.

이 세 가지 점을 유의해서 책을 읽는다면 자녀 이해와 양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자녀를 좀 더 알고 싶은 부모, 자녀의 재능에 맞게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자녀양육을 하고 싶은 크리스천 부모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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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한길 가는 교육운동가 송인수의 예수를 만난 사람들
송인수 지음 / IVP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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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IVP, 2018)”은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의 성경 이야기를 제대로 ‘상상’해 본 교육운동가 송인수 선생님의 설교집이다. 책은 2부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예수를 만난 사람들” 이야기, 2부에서는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눈다. 예수를 만난 사람들에는 베드로, 나다나엘, 니고데모, 수가성 여인, 헤롯의 신하, 한 소년, 마르다, 부자 청년 이렇게 총 8명이 등장하고, 신앙의 본질에 대해서는 멈춤, 분별력, 사랑, 제자의 삶, 죽음, 부활 이렇게 6가지의 주제가 다뤄진다.

평신도의 설교집이라는 반감으로 이 책 읽기가 주저된다면 그래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저자는 다른 그 어떤 설교자들보다 성경에 등장한 인물들의 상황과 처지를 매우 깊이 공감하며 기록한다. 그는 성경을 보다가 질문이 생기면 ‘내가 예수님 앞에 선 인물이 되어 보자. 본문을 최대한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둘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다른 성경을 참고해서 추가적 단서를 찾자. 이해할 만한 단서가 없다면, 해석이 멈춘 그곳에서 내가 예수님을 만나면서 경험한 신앙의 원리를 바탕으로 간격을 좁혀 보자. 주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이 과정을 끝내고 참고하자.’는 마음으로 해결해 왔다(10~11p). 그런 노력의 결과 하나의 에피소드 안에서 성경 인물이 느낀바와 함께 저자 스스로의 경험이 어우러져 예수님과의 만남이 2000년 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대의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그 누구보다 나의 삶에 예수님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책에는 교육운동가라는 저자의 사명이 유독 눈에 띈다.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도 묵묵히 교육을 향한 자신의 사명의 길을 걷는 그, 주님 주신 말씀으로 위로와 힘을 얻는 그는 말씀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산증인이다. 올바른 교육을 향한 그의 열정을 볼 때면 나는 이 땅에서 과연 어떤 사명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묻게 된다. 여러 장들 중 ‘멈춤’은 특별히 내게 울림을 주었다. 회당장 야이로의 부탁을 받아 딸을 고치러 떠난 예수님이 혈루병 앓는 여인을 만나 멈춘 이야기가 교육운동가이지만 세월호 진상 규명의 일에 참여한 저자의 이야기와 어우러진 장이다. 그는 이 장의 말미에 이렇게 기록했다. ‘네가 지금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목표가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 맞니?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 일에 집중하거라. 그런데 말이다. 그 일을 하다가 네 양심을 불편하게 하고, 네 일상에서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생기거든, 그들이 네 가족이든 제자든 이웃이든 누구일지라도 네 인생의 시간표가 헝클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을 위해 네 걸음을 잠시 멈춰도 된단다. 늦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늦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너를 통해 시작한 나의 일을 내가 반드시 이룰 것이기 때문이란다.’(213p) 목표지향적, 성과주의적 세상에서는 멈춤을 모른다. 멈추는 순간 도태되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다. 올바른 ‘멈춤’은 사명의 길을 걷는 자에게만 존재한다는 것을.

인생의 여러 문제로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사람, 전문 신학공부를 하지 않은 자의 설교가 궁금한 사람, 사명에 사로잡힌 자의 모습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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