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IVP, 2018)”은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의 성경 이야기를 제대로 ‘상상’해 본 교육운동가 송인수 선생님의 설교집이다. 책은 2부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예수를 만난 사람들” 이야기, 2부에서는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눈다. 예수를 만난 사람들에는 베드로, 나다나엘, 니고데모, 수가성 여인, 헤롯의 신하, 한 소년, 마르다, 부자 청년 이렇게 총 8명이 등장하고, 신앙의 본질에 대해서는 멈춤, 분별력, 사랑, 제자의 삶, 죽음, 부활 이렇게 6가지의 주제가 다뤄진다.
평신도의 설교집이라는 반감으로 이 책 읽기가 주저된다면 그래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저자는 다른 그 어떤 설교자들보다 성경에 등장한 인물들의 상황과 처지를 매우 깊이 공감하며 기록한다. 그는 성경을 보다가 질문이 생기면 ‘내가 예수님 앞에 선 인물이 되어 보자. 본문을 최대한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둘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다른 성경을 참고해서 추가적 단서를 찾자. 이해할 만한 단서가 없다면, 해석이 멈춘 그곳에서 내가 예수님을 만나면서 경험한 신앙의 원리를 바탕으로 간격을 좁혀 보자. 주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이 과정을 끝내고 참고하자.’는 마음으로 해결해 왔다(10~11p). 그런 노력의 결과 하나의 에피소드 안에서 성경 인물이 느낀바와 함께 저자 스스로의 경험이 어우러져 예수님과의 만남이 2000년 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대의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그 누구보다 나의 삶에 예수님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책에는 교육운동가라는 저자의 사명이 유독 눈에 띈다.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도 묵묵히 교육을 향한 자신의 사명의 길을 걷는 그, 주님 주신 말씀으로 위로와 힘을 얻는 그는 말씀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산증인이다. 올바른 교육을 향한 그의 열정을 볼 때면 나는 이 땅에서 과연 어떤 사명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묻게 된다. 여러 장들 중 ‘멈춤’은 특별히 내게 울림을 주었다. 회당장 야이로의 부탁을 받아 딸을 고치러 떠난 예수님이 혈루병 앓는 여인을 만나 멈춘 이야기가 교육운동가이지만 세월호 진상 규명의 일에 참여한 저자의 이야기와 어우러진 장이다. 그는 이 장의 말미에 이렇게 기록했다. ‘네가 지금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목표가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 맞니?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 일에 집중하거라. 그런데 말이다. 그 일을 하다가 네 양심을 불편하게 하고, 네 일상에서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생기거든, 그들이 네 가족이든 제자든 이웃이든 누구일지라도 네 인생의 시간표가 헝클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을 위해 네 걸음을 잠시 멈춰도 된단다. 늦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늦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너를 통해 시작한 나의 일을 내가 반드시 이룰 것이기 때문이란다.’(213p) 목표지향적, 성과주의적 세상에서는 멈춤을 모른다. 멈추는 순간 도태되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다. 올바른 ‘멈춤’은 사명의 길을 걷는 자에게만 존재한다는 것을.
인생의 여러 문제로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사람, 전문 신학공부를 하지 않은 자의 설교가 궁금한 사람, 사명에 사로잡힌 자의 모습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