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격리로 집에만 있어서인지 일주일이 지나도 시차 적응이 되질 않는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그로기 상태는 최대 2시간 정도 버티다 버티다...6시경쯤 침대에 몸을 뉘인 후 스스로 '나는 자는 게 아니다, 아니다, 몸이 침대에 있을 뿐이다..그런거다...그런거야' 이렇게 생각하며 누워있는 나를 합리화 시키려 노력하지만 ...어느새 자고 있다. 그렇게 자고선 12시쯤 중간에 한번 깨고, 그리고 한번 또 자고, 새벽 2시나 3시에 한번 더 깨는데, 그 이후부터는 뜬눈 밤이 지속된다. 사실 수면 시간의 총량은 변화가 없어서 밤낮 바뀌어 수면을 취하는 불편함은 괜찮은데, 이게..새벽에 갑자기 찾아오는 배고픔이 가장 문제다. 나란 사람..식욕 관성이 수면의 관성보다 우위에 있나 보다. 새벽시간에 이것저것 흡입하고, 귀여운 소설을 읽는다. 다정하고, 배려깊은.우주에서 날라온 한아의 남친 강철경민.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다가 해가 뜨는 8시쯤 마지막 잠이 들면 꿈속에 이상적인 남친 경민이 내 남친이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