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속성 - 당신이 투자로 돈을 못 버는 이유
오에 히데키 지음, 오시연 옮김 / 지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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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와 관련된 서적들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때, 굳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이 책이 그 동안의 상식과 상반되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주식 투자의 상식, 혹은 원칙이라고 부를만한 것들, 예를 들자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이라던가 '장기투자를 하면 리스크가 줄어든다' 혹은 '분산투자가 안전하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 ,'주식보다 채권이 안전하다' 등등 그 동안 마치 정답처럼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그것은 모두 착각일 뿐이라며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어느 장을 먼저 읽든 크게 상관은 없다. 또 각 장은 5개~7개 정도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더라도 원하는 소단원 몇 개 정도를 골라 읽어볼 수 있다.

여러 개의 소단원 중 눈길을 확 끄는 제목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손해를 입었다는 착각

보통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게 되면 백이면 백 모두가 하는 말이 있다. "앞으로 오를 종목 하나만 찍어주세요." 이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조차도 프로그램에 주식 전문가들이 출연하면 우스갯소리로 (혹은 반 진심으로?) 마지막으로 오를 종목 하나만 알려주고 가시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아마도 확실하게 대박나는 주식이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무조건 오를 주식 같은 건 알지도 못하지만 만일 백프로 오를 주식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혼자 독차지하지 왜 굳이 남에게 알려주겠냐는 것이다.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앞으로 대박 날 주식을 알려달라'는 의미없는 말을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것이 미래를 알 수 없는 것, 결과가 어떻게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것에 불안을 느끼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의 연속인데다가 보통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이 실시간으로 바로 드러나다 보니 감정의 진폭이 더 커 무엇에라도 의지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와 평생 함께 하는 것이 투자인데, 이런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투자를 안하는 것이 나으며 투자를 한다면 적어도 자신이 직접 리스크를 견뎌낼 각오를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2. 장기투자를 해도 리스크가 적어지지 않는다고?

보통 장기투자를 하면 리스크가 적어진다고들 생각하는데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여기서 리스크의 의미를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리스크란 '손해를 본다'는 뜻이 아니라 '투자한 결과가 변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리스크가 적어진다는 것은 투자한 결과의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이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투자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주가의 변동폭이 평균에 수렴한다는 것을 손해보지 않는다로 곡해하는 것이다. 만일 리스크를 손해라고 해석한다면 장기투자는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만든다. 리스크의 크기'투자금액x투자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큰 금액을 투입했을 때 주가가 상승하면 이익은 더 크게, 주가가 하락할 때 손해 또한 더 크게 된다. 그리고 투자 기간 또한 길어질수록 주가가 몇 배로 뛰거나 몇 배로 떨어질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겪을 확률 또한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장기보유 할수록 수익을 낼 확률과 비슷하게 손해를 볼 확률 또한 커지게 된다.

3. 적립식 투자를 최고의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적립식 투자는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기법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립식 투자가 나쁘진 않지만 최고의 방법은 아니며 '다소 낫다'는 정도라는 것이다. 일정 금액으로 매수함으로써 당시 주가가 싸든 비싸든 자동적으로 매수 수량이 조정이 되기 때문에 시장이 하락하는 국면이라면 비싼 값에 한 번에 사는 것보다 평균 매수가가 싼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이 상승국면일 때다.

아래는 같은 금액으로 투자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상승한 경우와 반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하락한 경우 시가가 어떻게 바뀌는지 시뮬레이션한 도표이다.





p.70



결국 이렇게 시장 상황에 따라 적립식 투자가 더 나을 때도 있고, 더 안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매수 방법과 상관없이 매수 이후의 리스크와 리턴은 같은 투자 대상에 투자하는 이상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의 진짜 장점 매수 원칙을 정함으로써 주가등락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가등락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은 불합리한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마음을 투자에 끌어들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적립식 투자는 좋은 매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일반적으로 적립식 투자는 같은 대상에 계속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집중되므로 인덱스 펀드와 같이 투자대상이 분산되어 있는 곳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4.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말은 틀렸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것은 굳이 주식투자에 적용하지 않더라도 논리적으로 전혀 흠잡을 데가 없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무슨 오류가 있는 것일까?

저자는 이 말을 '저평가일 때 가서 고평가일 때 파는 것'으로 바꿔야 정확한 뜻이라고 말한다. '싼 것'과 '저평가'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뜻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의 실체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저평가 상태일 때 매수를 하는 것이지 그저 단순히 싸기만 한 주식을 사면 안된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인간의 '참조 의존성'인데, 참조 의존성이란 사람들은 어떤 것을 평가할 때 절대값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값을 기준으로하여 변화율로 판단하는 심리적 경향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처음 산 값을 참조점으로 설정해 버리는 바람에 이후의 매수, 매도의 기준이 자신이 처음 매매한 가격이 되버리는 것이다. 만일 처음 매수 판단을 잘못해 비싸게 사버렸다면 내가 산 가격보다 떨어졌을 때 가격이 싸다고 판단해 물타기를 한다거나, 내가 산 가격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버티기를 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서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이 종종 자신의 매수가를 잊어버리라고 조언하기도 하는 것이다.

5. 물타기는 대부분 실패한다.

사람들이 물타기를 좋아하는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손실회피 심리로 자신이 산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는 손실을 뒤로 미루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위에서도 말했던 자신의 매수가를 기준으로 정해버리는 참조 의존성 때문이다. 이성적 매매판단은 현 시점에서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지, 비싼지를 기준으로 해야하는데 자신이 산 가격을 절대시하다보니 자신의 매수가보다 떨어지면 저평가되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는 인지부조화 때문인데 자신의 예측이 틀렸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추매로 평균매수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안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물타기란 무엇일까?

제대로된 물타기란 내가 과거에 산 가격과는 상관없이 신규로 산다고 가정하더라도 여전히 그 주식을 사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사야한다고 판단되면 사는 것이 맞지만 계좌의 마이너스가 보기 싫다는 이유라면 절대로 물타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보통 물타기를 할 때 싼 가격으로 희석돼 평균 매수 단가가 낮아지면 주가가 조금만 올라가도 수익이 난다는 생각이 깔려있는데 그것은 처음에 산 주식의 비용이 낮아질 뿐이지 나중에 산 비용은 새로 발생하게 된다. 결국 판돈만 늘어날 뿐이고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늘어난 판돈이 묶이게 되므로 정말로 매수하고 싶은 주식이 나타났을 때 정작 현금이 없어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역시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무리 이런 책들을 읽더라도 막상 실시간 차트를 보다보면 여전히 생각없이 물타기를 시도하곤 한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적 경향이며,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아도 잠시만 방심하면 내가 매매한 가격에 앵커링 돼버려서 나도 모르게 매수, 매도에 손이 나가니 인간의 본성을 거스리기란 참 쉽지 않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이 직접 겪어내지 않는 이상 시장의 작은 파도에도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경험하며 약간의 실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주식 시장은 결국 스스로 공부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인간의 본능을 이겨낸 사람이 승리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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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 슈퍼개미 김정환의 투자 바이블
김정환 지음 / 부케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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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시작한 이후 주식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어 보았다. 가치 투자에 필수적이라는 기업 재무제표를 읽는 법에 대한 책에서부터 주식 차트 읽는 법까지 다양한 책들을 읽어 봤지만 정확히 어떤 식으로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해야할지 쉽사리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물론 이론적인 지식들은 예전보다 쌓였지만 막상 누구의 추천도 없이 스스로 기업을 발굴하고 분석해서 투자해 보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 「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에서는 7천만원으로 수백억원의 자산을 일군 저자의 실제 투자 방법을 모두 공개함으로써 어떤 로직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총 420페이지 분량 중에서 무려 절반 이상의 페이지를 저자의 실제 투자 노트를 소개하는 데 할애함으로써 투자종목 발굴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p.183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이기 때문에 저자는 주로 톱다운 방식으로 시장-색터-종목 순으로 분석한다고 한다. 특히 정부가 집중적으로 유성하는 정부정책 산업은 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급속도로 성장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주가도 크게 움직여 잘만하면 예상보다 더 큰 수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휴먼 뉴딜'이라는 사람 중심의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그린 뉴딜에 좀 더 많은 예산이 배분되어 있는데 그린 뉴딜은 수소차와 전기차, 탄소 배출, 도시농업, 도지재생 등과 관련이 있다.

이 중 전기차의 핵심은 2차 전지이고 2차 전지의 가장 큰 문제인 충전 속도와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은 한국에서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이 선도하고 있다. 저자는 이 기업들 중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엘앤에프를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저자가 책을 작성하던 당시인 20년 7월에는 주가가 3만원 대로 35,000원 이하로 빠지면 무조건 담을 계획이라고 언급되어 있기도하다. 하지만 20년 12월 이후 LG에너지 솔루션에 1조 4,000억 원대 공급 계약을 공시하면서 주가가 7만원 대를 넘어갔고 현재는 무려 20만원 대로 올라섰다.



p.190




이 밖에도 디지털 뉴딜+인플레이션 수혜주로 LG유플러스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LG유플러스는 10%대 성장률을 보인 타 통신사 대비 2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주식 시장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었다. 정부 정책이나 시장 분위기가 자율 주행이나 VR, AR , IoT와 같은 빠른 데이터 처리를 요하는 4차 산업에 집중하고 있었고 이는 5G 보급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5G 가입자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LG유플러스의 적정 주가는 21,300원으로 추정됐지만 21년 초 주가는 11,800원까지 빠진 상황이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차트상 이미 바닥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하고 실적 또한 우상향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는 12,400원 이하면 무조건 매수할 것을 추천했었다. 저자의 추천 당시 LG유플러스를 매수했다면 4~5개월 이후 16,000원에 매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기다릴 수만 있다면 실적이 좋은 기업은 언젠가는 오른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한 사례이다.

또 다른 예로는 효성티앤씨가 있었는데 효성티앤씨는 저자의 딸에게서 처음 투자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딸이 항상 레깅스에 긴 후드티를 입었는데 미국 여행을 가보니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의 딸처럼 '애슬레저룩'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미국 정서에만 어울리는 복장이 아닌가 했지만 이후 한국에서도 애슬레저룩이 유행했고 시장규모 또한 2020년에 3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이후 레깅스에 주로 쓰이는 스판덱스 소재에 관심을 가지던 중 스판덱스 글로벌 1위 기업인 효성티앤씨를 알게되었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글로벌 점유율은 32%로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상대로 글로벌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인데 PER이 4밖에 되지 않는 저평가 상태였다.

물론 코로나 19 이후 섬유사업부의 수요 악화로 가동률이 하락해 적자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이 400%로 높은 상태였으나 부채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였고 2000년대부터 꾸준히 투자했던 친환경 섬유가 그린뉴딜 정책의 ESG 시대를 만나 현재 주가는 50만 원대이다. (저자가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효성티앤씨를 추천했던 20년 8~9월 당시 주가는 9만 원 대)

이외에도 DI동일이나 한컴그룹 등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저자의 투자노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막연히 이론적으로 투자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의 사례로 해당 산업에 대한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실제 투자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어 이해가 쉽고 재밌었다.

저자의 실전 투자노트에 대한 챕터 이전에는 주식 투자를 위한 마인드와 재무제표 분석법, 적정주가를 구하는 저자만의 만능 공식 등 주식 투자에 필요한 핵심만 추린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다.특히 성장주에 대한 저자의 밸류에이션 방법은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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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 슈퍼개미 김정환의 투자 바이블
김정환 지음 / 부케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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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투자하게 된 아이디어에서부터 마지막 투자 결정 단계까지 저자의 로직을 모두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어떻게 투자 종목을 발굴하는지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는 책. 올해 읽은 주식 관련 책들 중 가장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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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및 사모펀드 투자유치 바이블 - 스타트업 펀딩부터 IPO까지
이명준.조성국.정성욱 지음 / 북포어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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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업무상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에 투자를 받을 일이 생겨서 관련 정보를 서칭해봤는데 생각보다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환사채가 뭔지, 상환전환우선주가 뭔지 일반적인 정의에 대한 설명은 많았지만 실제 계약 체결을 위한 계약서 양식이나 투자 조건 등을 어떻게 정해야할지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찾기는 힘들었다. 아무래도 벤처 캐피탈 투자나 사모펀드 투자는 개별 기업 간의 계약이고 비밀유지가 필수다 보니 모두가 볼 수 있는 인터넷 상에 정보가 오픈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물론 이런 투자를 받을 상황이라면 투자자 측에서 전문가들에게 자문과 검토를 거친 계약서를 준비하긴 하지만 그래도 투자를 받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우리 회사에 유리한 계약인지, 혹시나 불리한 조항들은 없는지 사전에 최대한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제 막 이익을 낼까 말까 하는 소규모 스타트업이 정식 계약 체결 전 수 백,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내기는 부담스럽고,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많지 않은 상태라면 이 책이 약간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챕터가 3장에서 5장까지의 내용들이다.

만일 내 회사가 가만히 있어도 서로 나서서 투자하려고 하는 기업이라면 굳이 우리 회사에 대한 소개가 필요없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 회사의 비젼이나 앞으로 예상되는 수익이 이러이러하니 투자해주세요~라는 회사소개서나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

3번째 챕터에서는 이런 회사소개서와 비슷한 맥락의 투자설명서(IM)의 작성 방법과 투자설명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 하이라이트(Invest Highlight)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투자 하이라이트는 말 그대로 투자설명서 중 가장 중요한 핵심 키 포인트로 우리 회사에 왜 투자를 해야만 하는지를 간략하고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투자자로 하여금 구미가 확 당기게 작성해야 한다. 보통 투자 여부를 심사하는 심사역들은 투자받기를 원하는 수많은 기업들을 검토하기 때문에 모든 IM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읽기가 어렵다. 그래서 투자 하이라이트는 최대한 짧고 임팩트있게 작성하고 심사역들이 의문을 가질만한 부분을 미리 해소하는 설명을 겻들여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밖에도 현장에서 오랜 세월 투자유치를 맡아온 저자가 직접 작성한 IM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세부적인 팁들을 배워볼 수 있다.

4번째 챕터는 투자를 받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가치 평가 부분에 관한 내용이다.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가치를 회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따로 있긴 하지만 이 방법은 향후 미래에 예상되는 매출액과 손익 등을 고려하거나 동종업계의 평균 PER 과 비슷한 수준의 밸류로 평가하기 때문에 사실 백 프로 완벽한 기업가치 평가 방법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밸류에이션 결과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 당장 무조건 높은 밸류를 받으려고 애쓰기 보다는 산업군과 투자 단계에 따라 적당히 타협하는 전략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겠다.

[ 일반적인 가치평가 방법 ]

- 현금흐름할인법(DCF법): 향후 5개년 정도의 매출액/손익과 설비투자액, 운전자금 등의 자금 소요액을 추정해 연간 현금흐름을 산출하고 일정 할인율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계산

- 상대가치법: 동일 사업을 영위하는 경쟁 상장사의 PER 평균을 구해 평가대상 기업에도 적용

참고로 IPO시 밸류에이션을 하는 경우 각 산업별 PER에 대한 암묵적인 기준이 있다고 한다. 앱 플랫폼 회사의 PER은 15배, 바이오 회사는 30배, 전기차 부품은 20배 정도라고 하니 자신이 속한 산업이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PER을 받을 수 있는지 기준을 잡을 때 이 점을 고려하자.

5번째 챕터에서는 투자 결정 이후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투자 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들어본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전환사채 (CB) ,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이 과정에서 나오는 용어들이다.

보통 벤처기업들의 투자형태는 RCPS가 대부분이고, 상장사나 IPO 직전인 비상장사들의 경우는 CB를 발행해 투자받는 경우가 많다.

투자 단계나 각 피투자회사들의 상황에 따라 어떤 방법으로 투자 받을지를 결정하고, 주당 발행가격이나 전환가격, 전환기간과 상환기간 등 구체적인 투자 조건을 정하게 된다. 그 밖에도 피투자회사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나 경업금지, 주식양도 금지 등의 다양한 조건들이 따라 붙는데 계약서 내용만해도 수십 장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물론 RCPS, CB, BW 등 투자형태가 정해지면 그 다음의 부수적인 계약 사항들은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을 따르게 되기는 한다.

최근 스타트업 펀딩이나 IPO가 활발하게 일어나지만 상세한 정보를 쉽게 얻기 어렵다보니 이런 투자유치 바이블까지 출간되었다. 지금 당장은 투자받을 일이 없더라도 미리 알아둔다면 이 일이 코 앞에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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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체인저 2 - 바뀐 세상에서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부의 체인저 2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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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던 김장섭 님의 책은 전작 「내일의 부」 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내일의 부가 출간된 시기는 공교롭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출렁거리기 바로 직전인 20년 2월이었다. 만일 그 때 이 책을 읽고 나스닥 일간 지수가 -3%가 될 때 바로 주식을 다 매도했더라면 크게 손해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3%룰에 따르자면 나스닥 일간 지수가 -3%가 뜨고 전량 매도 후 한 달 +1일을 기다려야 하고, 만일 -3%가 한 달 동안 4번 이상 뜰 경우 두 달 +1일 동안 매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주가가 몇 개월에 걸쳐 천천히 회복된다면 상관 없겠지만 한, 두 달 사이에 급격하게 주가가 상승할 경우 주가가 오르는 걸 뻔히 보면서도 그저 손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크게 잃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벌 수도 없는 상황이 되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여 새로 탄생한 방법이 -3%룰 + 말뚝박기와 계단 리밸런싱이다.

이번 책 「부의 체인저」 에서는 내일의 부에서 소개한 투자법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총 2권으로 구성된 책에서 1권은 코로나로 인해 훨씬 앞당겨진 비대면, 무인, VR, AR 과 같은 세계적 트랜드들과 미중 갈등, 소득불평등, 양극화 등 글로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주식 투자법인 -3%룰에 대해서는 2권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만일 주식 투자법에 대해서만 알고 싶다면 2권만 읽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 패권을 주도할 나라와 유망 산업에 대해 궁금하다면 1권부터 읽어보길 추천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 앞으로 계속 오를 종목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세 트랜드에서 벗어나지 않는 산업군을 선별해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3%룰의 대전제는 미국 1등 주식에 투자하는 것인데 부의 체인저 1권에서는 왜 1등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통 안정적인 투자라고 하면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서 최소 10종목 이상에 분산 투자를 한다던가 혹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만 매수를 한다던가 하는 방법을 생각하기 쉽다. 실제 전문가 집단이 운영하는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ETF의 수익률보다 못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유명한 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 또한 "전체로서의 시장 전문가 집단이 시장을 이긴다는 것은 자신들끼리 서로 이긴다는 또는 자기가 자기를 이긴다는 말인데 이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라는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2020년에는 미국의 1등 주식인 애플이 나스닥 지수를 이겼고 최근 5년간을 비교해봐도 애플의 상승률이 나스닥을 훨씬 상회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1권 _ p203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한데 전교생의 평균점수보다 전교1등의 점수가 더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스닥100, S&P500과 같이 100개, 500개 기업의 평균보다 1등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거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으로, 혹시라도 1등이 다른 기업으로 바뀌더라도 바뀐 1등으로 갈아타면 그만이기 때문에 1등에 투자하는 것은 언제나 유효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저자의 투자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평상시와 공항이 발생했을 때, 2가지의 상황으로 나누어 매뉴얼화 되어 있다.

일단 아래는 공황이 아닌 평상시의 매뉴얼로 신규로 매수를 시작할 때와 평상시, 그리고 나스닥 지수에 -3%가 떴을 때, 3가지 상황으로 구분하여 대응방법을 알려준다.



2권_ p110


아마 저자의 전작인 「내일의 부」를 읽었다면 나스닥 일간 지수에 일단 -3%가 뜨고나면 보유 중인 모든 주식을 팔고 한 달 동안 기다렸다가 한 달이 지나도 더 이상 -3%가 안 뜨면 다시 매수한다던가 1,2등 주식의 순위가 바뀔 때 1등 주식의 반을 매도해 2등과 1등을 반반 보유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전작에서 다루지 않았던 리밸런싱과 말뚝박기에 관한 내용인데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나스닥 지수가 -3%만큼 떨어지지 않았는데 1등 주식의 주가가 개별적으로 하락할 때는 구간을 정해 10%씩 매도하면서 리밸런싱하고, 리밸런싱 도중 주가가 오르면 매도했던 현금으로 다시 매수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말뚝박기는 -3%가 뜨고 모든 종목을 매도한 상황에서 한 달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주가가 전고점 대비 -25%지점까지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한 달을 기다리지 않고 일정 비중을 다시 매수하는 방법이다. 물론 -25%를 넘어서 추가로 더 하락하거나 -25%까지 빠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10%, -15%,-20%,-25% ...이런 식으로 구간을 나눠서 분할 매수를 시도한다.

그리고 공황이 발생해 주식을 모두 매도한 기간 동안 TLT나 금을 통해 또 다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법도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공황은 흔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공황 매뉴얼 보다는 평소 매뉴얼을 좀 더 집중적으로 익혀두는 것이 좋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책에서는 나스닥 지수나 개별 주가 외에도 금리를 고려한 상황이나 주가가 방향성 없이 잔파도를 그리며 오르락 내리락 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하는 매뉴얼을 실제 과거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수익율이 어떻게 나오는지 긴 기간에 걸쳐 시뮬레이션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투자법이 실제로도 효과적인 투자법인지 검증해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부의 체인저에서는 -3%룰의 업그레이드 판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3%룰에 대해 처음 소개했던 내일의 부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는 것이 업그레이드 된 매뉴얼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식 투자에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간 뿐만 아니라 돈도 소모될 것이 뻔한데, 과거에 이미 그 과정을 거쳐 온 투자자들의 투자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본다면 시행착오를 줄여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간 뿐만 아니라 돈도 소모될 것이 뻔한데 과거에 이미 그 과정을 거쳐 온 투자자들의 투자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본다면 시행착오를 줄여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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