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습관에게 말을 걸다 - 손톱을 물어뜯는 여자, 매일 늦는 남자
앤 가드 지음, 이보연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지체는 기회가 파묻히는 무덤이다.

 

 


우리는 때때로 낯선 곳에서 일상의 철학자를 만난다. 라며 시작하는 이 책은...

참으로 많은 철학과도 같은 명언을 내 가슴에 새기게 했다. 밑줄을 긋게 만드는 책을 근래에 몇 권 발견했는데 그 중 하나에 속한다. 책안에서 무심코 행한 나의 행동들을 발견했다. 그런 면에선 별 다섯 개가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별 하나를 뺀 이유를 댄다면 좀 더 디테일함을 원했던 내 바램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책에서 찾아낸 내 습관 세가지를 소개한다.  



 


너무 자주 화장실에 가는 아이

화장실에 자주 가는 행동은 두려움이나 분노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고 얘기한다. 보통, 겁을 낼 때 이런 행동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견딜 수 없어 성급히 방출해낸다고 말한다. 감정적 압박은 신체적 압박이 되며, 이를 배출해내고 싶어 한다는데...

나또한 이런 것일까? 집보다는 특히나 회사나 학교, 놀이공원 등에서 긴장할 때마다 화장실에 가는 나를 발견한다. 긴장증후군? 혹은 불안후유증, 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싶다. 

 

 잔소리 하지마, 곧 할 거야.

얼마나 많이 했던 소린가. TV앞에 늘어져 또는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며 하기 싫은 일을 미뤄댔다. 주로 엄마에게 많이 말했던 나의 현실 속 대사. 왜 꾸물거리는지 모르겠다. 책은 내 맘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이 따끔거릴 때가 많다. 지금도 딱 그렇다. 스스로를 안심시키곤 했다. 그릇된 낙관주의는 시간 죽이기인데 말이다. 

 

 당신은 약속시간에 언제나 늦는 사람인가? 일찍 오는 사람인가?

유형별 지각생 진단은 체크해 볼만 하다. 나는 대부분의 약속시간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것이 손에 꼽히는 듯 하다. 항상 아슬아슬 줄타리를 하며 약속한 장소에 가곤 한다.

 



그 밖에도 콕콕 찔리는 문구는 많았지만 가장 눈길이 가던 것이 위 세 가지 주제였다. 다른 이들은 얼마나 콕콕 찔리는 것들을 찾아냈을까? 나는 달라. 나는 여기 적힌 유형엔 어느 것 하나도 없어! 라며 고고한 자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이지 99.99999....%는 꼭 그런 유형이 적어도 세 개 이상은 있을 거라 장담한다.

 다음 소개할 주제들은 맞는 말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것들이다.

 

 

말다툼의 시초는 상대방을 향한 기대라는 말, 맞는 말이다. 꼭 애인사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1분 1초 마주대하는 사람들과도 마찬가지.

 

 소극적 권력싸움, 삐치기

부루퉁하기에 대한 내용. 책의 말대로 전형적으로 왜 화가 났는지를 물으면 실제로 화가 난 게 아니라고 부인하거나 시무룩하게 침묵을 유지한다,는 말은 공감한다. 쑥스럽지만 나도 가끔 홀로 삐쳤다가 재충전하기도 한다.

 

 한 손가락으로 다른 이를 가리키면 세 손가락이 자신을 가리킨다.

이 속담은 언제고 유효할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비판적일수록 마음속으로는 스스로를 싫어한다. 그들이 판단하겠다고 마음먹은 대상은 다만 자신들의 문제를 반영할 뿐이다.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좋아하지 않는 자신의 영역을 인정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덜 비판하게 된다.

 

 왕따를 시키는 아이와 당하는 아이는 종이 한 장 차이.


왕따를 주도하는 학생은 다른 아이에게 권력을 행사하려 든다. 이들은 욕을 퍼붓거나 고립시키고, 위협하고, 물건을 손상시키며, 감정적. 신체적으로 상처를 입히며, 자기들이 하기 싫은 일을 시킨다. 이런 행동으로 다른 아이들이 두려움을 느끼도록 만든다.

왕따를 시키는 학생들은 인기 있고, '두목'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잘못된 감정이 아이들을 이런 행동에 끌리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자연스레 이들은 약하고 겁 많은 아이, 어떤 면에서 남다른 아이, 자립심이 부족한 아이를 택한다.

(P245 본문에서)

 사실 오늘도 왕따를 시키는 아이를 발견했다. 평상시엔 문제 삼지 않던 인물을 그가 빠진 오늘이 기회인양, 보는 아이들에게 “아무개 알지? 걔 못생긴 애” 라며 운을 띄우더니 급기야 거절하지 못하고 그 애랑 다닌다며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여론을 잡은 입으로 험담을 일삼는다. 꼭 그런 이들을 보면 같이 욕하던 애 화장실가면 그 애에 대해서도 험담한다. 아군이 없는 것이다. 그 화살이 내게 오려 하고 있다. 이미 온 것 같다. 나이도 한참 어린 녀석에게 뭐라고 말을 해도 속 안의 악마에게 점령당한 콩깍지 낀 눈으로 보는 시선을 돌리긴 어려울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이 만들어 낸 습관들이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이런 말을 믿는가?

이 책을 읽으며 끄덕끄덕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물론, 이해하기 힘든 구절도 있다. 습관적으로 체모를 뽑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니 충동을 제어할 수 없다느니, 하는 말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삼손의 머릿카락처럼 머리털을 뽑으면 힘이 빠지고, 신과 영혼이 연결되었다? 사실이라면 새로운 발견이겠지만, 뭐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라고 할까?

 

어떤 사람들은 타인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말투와 태도를 일관하며, "나는 원래 그래." 또는 주위 사람들이 옹호해주며 "쟨 원래 그래." 라고 넘어가고 평소 자신의 표현을 착하게? 또는 소극적으로 하던 사람이 그런 말투나 태도를 취했을 땐 용서해 주지 않는 것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나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노력이 공존한다면 세상은 이런 모진, 또 몸쓸 습관에서도 이겨내고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까?

 

나쁜 습관이 당신을 먹어치우기 전에 용기있는 변화를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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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1 - 상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밀레니엄.. 책 표지부터 음산함과 기묘함이 느껴지는 책.
왜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일까? 답은 이 책을 보면 알수 있다.
 

불운의 저자 스티그 라르손, 그가 잠든 후 <밀레니엄 >대박이 터지다.

저자 스티그 라르손은 3년간 이 추리 소설에 공을 들이며 그에 맞는 명성을 얻었다. 그 것도 죽은 뒤에...

집필을 한 것은 노후연금처럼 인세를 받을 생각에 쓴 것이었을테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심장마비로 죽은 뒤에나 그의 책이 출간되었다.

덕을 본 것은 부인 에바 가브리엘손이라 생각하겠지만 그 역시 아니었다. 그저 동거녀란 이유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부인은 인세 유산을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스웨덴 최고 판매상의 영광을 지닌 <밀레니엄>이란 책은 이 세상에 나왔다.

 

 

미카엘, 하리에트 반예르. 그녀의 실종 사건에 착수하다.

이야기는 선실에서 주인공 미카엘 블롬비스트에게 베네스트룀 사건이 펼쳐지도록 한 치명적 제의를 시작으로 펼쳐진다. 로베르트 린드베리라는 옛친구의 오프더레코드로...

 

추리 소설답게 헨리크 반예르의 의뢰로 반예르 가문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미카엘.

표면적으로는 그의 회고록을 쓰는 것이지만 실은 40년이 넘도록 미궁에 빠진 하리에트 반예르의 실종사건을 조사중인 것이다.

 

헤데뷔에서 유배생활을 시작한다.는 문구에선 작가특유의 하이개그가 느껴져 실소가 터져 나왔다. 

과연 그는 일 년이라는 기간동안 그 동안 모아놓은 단서와 자료들을 가지고 이 의뢰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녀는 정말 죽은 것일까? 끝까지 읽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처음 부분은 다소 지루하다는 점 인정한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짜임새있는 내용이 전체를 앞도한다.

 

이 책은 일단 사람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등장인물은 대부분이 반예르 사람들이다. 즉,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집중하려면 일단 인물 파악이 우선일터, 처음엔 사람 이름보고 누가 누군지 파악하기 빠쁠 것이다.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하지만 일단 누가 누구인지 파악이 되면 그 때부턴 집중이 가능하다.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완성작이 아니지만 그 때문에 마지막을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런 소설을 남기고 간 고인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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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 사랑에 관한 심리학 강의 16장
한스 옐루셰크 지음, 김시형 옮김 / 교양인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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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부부간의 권력 다툼, 서로 다른 생각, 즉 부부에 대해 주로 다르고 있다. 그래서 현재 솔로인 이들은 맞장구 칠 만한 문구가 손에 꼽힐지 모른다.

그러나 커플들에겐 대입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동등한 주고받음'이다.

이 것은 항상 문제시 되고 있는 것!

남자는 연애시기에 데이트 비용에 허덕이며 때론 금전문제가 이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여자역시 연애초기를 비롯 결혼 전엔 남자가 주는 것이 많을 지 몰라도 결혼 후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여자는 24시간 주야로 가사노동에 시달리며 아이들 문제며 모든 가정사를 도맡는다. 그러면서 어쩌다 남자가 저녁이나 하루의 휴식기회를 주어도 늘 주기만 하던 지라 불안해서 못 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여자는 결혼후 고등교육을(혹은 대학, 대학원) 받은 게 무색할 정도로, 밥순이로 전락하는 걸 자주 발견 할 수 있다.

그리 멀리 찾을 필요도 없다. 바로 우리네 어머니들이 그렇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가부장 적인 형태로 인식된 뇌까지 바뀌진 않을 터..

결혼 후, 맞벌이를 하더라도 냉장고에 반찬이 부족하거나 밥통에 밥이 텅 비어 있으면 그 화살과 따가운 눈총은 늘 여자가 받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남자는 다른가?

회사에서 눈총을 받는 일이 있더라도 꾹 참고, 야근이며 회식이며 일벌레로 하룰 보내고 집에 오면 아내와 자식들만의 공간에 이방인이 되어 리모콘을 잡고 있거나 대화에 끼지 못하곤 한다. 허나 밥먹고 밥그릇조차 세면대로 담그지 않으며 시종일관 아이 돌보기를 외면하는 것은 부당하다. 갈등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를 맞은 부부의 해결을 위해, 아내와 함께 부부문제 전문 상담가를 해왔던 저자. 그는 상담을 해오며 자신의 아내와도 이 지침서대로 실천해 왔을까? 대게 아동관련 상담가들도 자기 아이는 어찌 못한다던데 말이다.

 

 

결혼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사랑의 시작이다.

 

이 말은 꼭 가슴 속에 새겨 두련다. 다른 말로 제시하는 여러가지 대안들보다 한마디로 내 머릿속을 정리를 해줬다.

서로가 존중하며 노력해야 하는 것, 그게 정답일 것이다.

 

 

여러 사례들을 함축하면...

부부는 평등하니 평등한 주고 받음을 유지해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권력 앞에 무릎 꿇지 말 것이며 자신의 권위를 지키고 동등한 위치에서 정당한 권리를 찾자, 라는 것이다. 또, 모든 것을(과거에 엇갈리게 한 문제) 청산하고 과감히 새출발 할 수 없다면, 계속 되풀이하며 분노를 분사하게 되고 만다.

그러니, 문제에 대해 꽁꽁 싸매지 말고 당당하게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낭만 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가? 그럼 먼저 현실적인 협상이 이루어진 뒤에나 사랑이 꽃 피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래,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저자는 뒤에 여덟 가지 '결혼 지킴이'에 대해 해결 제시를 해준다. 또한, 끝트머리 마지막 장에 체크리스트가 있다.

내 생간엔 나홀로 체크리스트를 보며 보는 것 보다도, 이 책을 부부가 혹은 이해당사자가 서로 꼭 봐야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서로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보다는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그 시작일 것이다.

 

왜 사랑하기 두려워 할까? Why?

그 답은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내가 찾은 답은... 은연중에 알고 있는 문제면서도 회피하려는, 바로 나! 각자 자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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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
이은숙 지음 / 높은오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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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도우  - 작가 이은숙

 

책장을 열고, 마주한 건 작가의 친필 사인이다! 내 평생 작가 친필 사인이 담긴 책은 처음인지라,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런 설레이는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책을 펼쳤다. 읽다보면 알겠지만, 기자출신답게 독특한 작가만의 문체가 돋보인다. "모모다. 그러나, 모모다."식이 작가 특유의 개성을 느끼게 해준다. 게다가, 간혹 아주 간혹~ 보이는 오타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상하이에서다.

가만보자, 1930년 여름? 김좌진 장군이 박상실에게 암살당하고 난 뒤군... 조금만 기달려라. 한 15년만 기달려! 그 때 너흰 다 끝났어! 하고 울분을 터뜨리며(;) 책속에 폭 빠져들었다. 

보물 사냥꾼인 해성은 여느때처럼 의뢰를 받고 루비 환수에 나선다. 그 상대는 마피아 보스인 두웬성.

결국 이쪽 업계에선 그림자로 불리는 악명높은? 해성에게 루비를 빼앗기는 두웬성, 그리고 일본 공사관 소속 외교관인 야마시타 이또. 그들은 계속해서 해성의 발목을 붙잡는 인물들이다. 특히나 두웬성은 보복의 약속을 하면 반드시 행하는 잔혹한 인물이다. 허나 뒤에 등장하는 또하나의 숙적 타치바나는 보물을 보는 눈도, 잔인함도 두웬성보다 한수 위였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해성에게 선실안내를 해준 책임으로, 미남 영화배우 건은 두웬성에게 반 강제적으로 승낙을 받아내 물건 배달을 하게 된다. 순진한 건의 영수증 요청발언은 가히 풉하고 실소가 터진다.

한편 신여성 기자인 유미는 삼촌의 죽음에 의혹을 품고 진상조사에 나서게 된다. 당시는 중국에선 한국인 시체따윈 단순 자살로 치부하면 그만이었다.

그게 해성과의 첫 만남을 유도한다.

 

중간 중간 재밌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 라는 문구는 가히 코믹적이면서 아픈 곳을 찌른다.

 

 

간략히 말하자면, 제목처럼 황금의 검 '스타테이라'를 찾는 모험담이다.

주인공 해성과 거미줄처럼 엮인 많은 인간관계가 점차 나타나며 갈등을 빚는다. 이야기는 해성의 현재와 과거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장의 로맨스까지도!

도입 부분은 건과의 첫만남이 그려지는데 동시에, 왜 그토록 항주에서 해성을 무자비하게 갈겨야 했는지.. 그 이유도 잘 나타나고 있다.

영화배우인 건은 화려한 외모와는 다르게 유물에 대해선 거의 무지한 우리내 서민들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가 '나'라고 생각하고 보면 당연 계속되는 그의 불평 불만도 이해되고 해성이 얄미울 수 밖에 없다. 해성 앞에선 그는 초라해지고 2인자가 되고 만다. 여인에 대해서든 뭐든지간에..

  

해성에 대해 말하자면,

열여덟에 이미 고고학자의 길을 걸은 수재다. 그는 아버지 신성룡 교수가 속한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진학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그늘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해성은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현장 발굴에 굉장히 능한 존재다.  이 것이 만약 논픽션이라면 고고학자랍시고 아마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고려사, 그리고 나폴레옹, 징기스칸 등의 전기나 읽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달랐다. 그건 다 통제 불가능한 프리스턴 대학의 골칫덩이인 해성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규정을 어겨가면서 까지 후원금을 마련한 학장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일 것이다.

 

결국, 발굴을 떠나면서  유일한 지원자인 산과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현재의 보물사냥꾼 그림자란 칭호까지 얻게 된다. 동시에 죽음도 불사르는 막역지우가 생긴 셈이다.

해성의 죽마고우이자 타고난 싸움꾼 김산. 늘 서로의 목숨을 구해준다. 그런 존재가 또하나 있다. 바로 황금신발이다. 황금신발과 건은 어찌보면 결과적으로 해성에게 놀아나서(?) 복수를 다짐했던 인물들이다. 허나 계속된 모험 끝에 과거 의형제였던 황금신발과 선실안내자로 이용당한 건은 자신들도 모르게 해성의 알수 없는 특유의 매력에 이끌려 무의식적으로 칭찬을 한다거나 긍정표현을 하곤 한다. 

 

" 자넨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 없네. 그림자가 죽는다면, 그건 그 누구도 아닌, 내 손에 의해서야."

아~ 명대사다. 저 말을 듣고 미소짓는 해성은, 또 저 명대사를 읊고 뒤돌아선 황금신발의 뒤통수에 비친 미소까지 본다. 크으~~ 멋지다.

김산이 없었다면, 또 후에 등장할 황금신발이 없었다면... 윽,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만약 그랬다면, 어쩌면 속편이 나오지 못할 지도..

 

앞에 잠깐 언급했던 빠져선 안될 쉐도우의 꽃, 신유미가 있다. 그녀는 이들 중 유일하게 여자이다. 그러면서도 모험을 줄곧 함께 하면서도 여자니까, 여자라서 라는 엄살이나 는 입밖에 내지도 않는다. 해성 못지 않는 지식과 당당함으로 오로지 '진실' 하나 만을 위해 수수께끼의 열쇠인 오교수를 찾아 베이징으로 떠나지만, 거기서 만난 변태 첫인상을 남긴 해성을.. 어느틈엔가 짝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그들에게 붙잡힌 위기의 순간에서도 자존심을 지킨다. 흡사 유관순 열사를 보는 듯 대단한 여장부라고 할 만 하다.

그녀는 기자이지 않던가?

1919년 3.1운동 이후 일본은 식민지 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는데 민족운동 탄압을 위해  고등경찰 제도를 실시하여 우리 민족에 대한 감시와 탄압을 더욱 강화하였다. 또한 각종신문 또한 검열과 삭제를 하는 등 언론탄압과 식민사관 주입에 적극 노력하였다. 그러니 그녀의 노력은 말안해도 알만하다.

 

당시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 윤봉길과 종로를 주름잡던 김두한이 있었다면, 상하이엔  한국에 보물 사냥꾼 그림자가 있다. 

그들은 일본발굴단보다 먼저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황금의 검을 손에 넣어 독립을 하고자 한다.

중간중간 불쌍하게도 전문 납치 희생양 오교수가 고문을 당하고 구해지기를 반복하는데 그것 또한 참으로 눈물겹다..

 

 이당시 우리 선조들은 '조센징'이라고 불렸다. 그래, 지금 난 허구의 조선인을 보고 있는 거다.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까짓거, 검 안찾아도 좋다. 부디 살아서 이후에 올 독립의 순간을 만끽하길 바란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소설 쉐도우.. 부디 속편은 3년보단 빨리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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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배일영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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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철학자 50 >


 

 

  

대게 사람들은 청소년기에 자아찾기에 빠지곤 한다. 난 누구인가, 왜 사는가, 공부를 해야하나, 꿈은 무엇인가. 등등 이런 고민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아마도 손에 꼽힐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것 또한 철학이라고 해도 좋을까? 적어도 나는 철학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그게 철학이면 나는 철학자다.' 라고 나설지 모르겠으나 엄연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딴지는 사양하겠다. 사르트르는  아롱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후설의 현상학대로라면 이 컵도 철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라고!

컵보다 인간이 못하다는 새로운 철학을 내세우지 않는 다면 아마도 내 말에 어느정도 명분이 있다고 믿는다.

학창시절엔 나역시 자아찾기에 무수한 시간을 쏟아부었었고, 지금도 여러가지 상념에 빠지곤 한다. 물론 내가 철학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을 뿐더러 철학자들처럼 흉내내려던 건 아니다. 그저  내 성격이 활기차게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성격은 아닌지라...

중학교땐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리 쓸데없는 생각하느라 아까운 청춘을 허비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다른 이념으로 보면 나도 나름 철학자처럼 사색에 잠겼었군, 하고 위로하곤 한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청소년기에 사색에 빠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 큰 어른이 홀로 사물과 대화를 나누거나 꼬리물기 사색에 잠겨있으면 대부분은 그 사람을 피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정말 주의를 요해야 할 것이다. 4차원 소리도 들을 수도 있다.

허나 그 시대에는 철학자가 무수히 많았다. 그리고 나름 생각해보건데 그 당시엔 지지자도 있었겠지만 허무맹랑하다며 지적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먼 훗날인 지금, 그 당시보다는 좀 더 인정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던 철학자 50人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데아(진리 또는 실재)를 찾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인생들을 쏟아붓고 머리를 쥐어 뜯었을 것이다.

마치 영화'매트리스'처럼 현실이라 믿는 것이 모두 허구이며 알약 하나를 먹고 이데아를 보게 된다면 어떨까. 어느 쪽이 참 세상인진 몰라도 그 발상의 전환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런데 당신은 영혼의 존재를 믿는가? 신, 그리고, 천사나 악마의 존재자체를 믿는가?

답은 개개인에게 맡기겠다.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그런 존재론에 대해 믿지 않는 사람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왜냐? 철학자들 중엔 많은 이들이 그 존재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악마가 만들어 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거나 '신은 다나미스다.' 라는 가설을 세우는 이도 있었다.

초반에는, 만물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무엇이다, 라는 명확한 답은 얻기 힘들었다. 어떤 이는 물이라 하고 어떤 이는 공기라고 한다. 무정형의 무엇이라고 하는 사람까지 나왔으니... 볼 수록 답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4대 원소인 흙, 물, 불, 공기를 생각해 낸 위인인 '엠페도클레스'가 있다. 사실 이 책을 보고 처음 들은 생소한 이름이다.

이 것을 보면서 뜬금없이 게임이 생각났다. 보통 판타지형 게임들 대부분이 이 4대원소를 사용해서 꾸미기 때문이다. 만물의 근원이 공기가 되었든, 4대 원소가 되었든, 어떤 무엇이 되었든, 정답 자체를 얻는 것 보다도 사고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뭔가를 해내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

철학은 종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각 인물들을 보면 그들이 내세웠던 철학적인 말들도 떠오르지만, 종교 또한 떠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부처님을 내세운 석가모니, 마찬가지로 불교 사상가인 원효대사, 일본형 불교의 창시자 사이쵸와  구카이, 이들은 불교를 부르짓던 이들이다. 예수그리스도를 찬양하던 파스칼, 그 외 많은 철학자들은 신이란 존재 아마도 하나님을 믿었던 것 같다.(노자, 장자, 공자 등 동양 철학자들 빼고 말이다.)

뭐, 동양보다는 서양 철학자들의 수가 우세하게 등장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인간과 종교는 뗄레야 뗄수 없는 것처럼, 철학자에게 있어 철학은 공기와 같았을 것이다. 공기를 원하는 만큼 철학을 원하면 다시 오라던 그 말처럼 말이다.

아, 플라톤이 내세운 이데아론은 정말 재밌었다. 남녀가 원래 하나의 동물이었으나 위협을 느낀 신 제우스가 각 각 둘로 나눴다는 반쪽을 찾아 해매는 거라니, 얼마나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발상인가. 내가 소설가라면 이런 주제로 글을 한번 쓰고 싶을 정도다.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느낀 것이 있다면 인간이란 같은 것을 보고도 사고하는 것은 수억가지 이상도 될 수 있다. 라는 것이다. 

성선설과 성악설로 대립되는 의견처럼 끊임없이 우리 사회는 다른 생각들로 꽉 차있다.

'인간은 경험한 것 만을 안다' 그러므로, 경험하기 전에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한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즉, 인간이 느끼는 대로 선하게도 악하게도 판단하는 거라는 거, 어떻게 느끼는냐에 따라 선도 악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늘 생각하고 있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간은 불완전하고 그러기에 실수도 하고 잘못하며 또 반성하고 그렇게 한 세상 반복하며 화해와 용서, 사랑 등을 배워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도 할 수 있는 잘못이나 실수들, 고의적으로 행하는 게 아니라면, 너그러이 용서해주며 살자.

 

이 책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오류를 보충하고 다른 주장들을 근거로 뒷받침하며 철학의 길을 걸었던 수 많은 철학자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 <인상깊은 구절>

 

베이컨의 귀납법은 편견과 선입관의 추방과 결부시켰다.

베이컨이 지적한 '4개의 우상(이돌라)'란 다음과 같다.

 

'종족의 우상'= 외곡된 인식 그대로를 올바른 인식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동굴의 우상'= 교육과 습관으로 개인을 판단한다.

'시장의 우상'= 실태를 바르게 전하지 않은 말에 속아 착각에 빠진다.

'극장의 우상'= 과거의 실증과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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