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샌프란시스코로 출근한다 - 말단 비서에서 미국 기업의 최연소 부사장이 되기까지 해외 취업, 이렇게 도전하라 해외 취업 경험담 시리즈 (에디션더블유)
정소연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말단 직원으로 일했던 회사에 부사장으로 다시 일하게 된다면?

그녀처럼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잡는 여성은 한국에 흔치 않다. 흔히 워킹홀리데이라고 해서 일본에 가봤자, 접시닦기나 서빙 등 한국에선 취업의 선택권이 적은 부류나 주부들이 지원하는 일이 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취업을 하면 앞날이 탄탄대로가 될 희망에 부푸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부사장?!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누군가 말했다. 속지 마. 영어를 잘 못하는데 미국에 갔다고? 그게 정말일까? 라고. 그 얘기를 듣고 그녀의 프로필을 먼저 펼쳐 보았다. 역시나 이대 독어독문학과 졸업을 한 범상치 않은 프로필이 번뜩였다. 본토에서 낯선 영어가 가득한 실전이기에 소통이 잘 안 되는 거지. 기본적인 영어듣기와 번역이 가능할 정도로 독해가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들뜬 내 마음은 조금 맥이 빠진 게 사실. 하지만, 곧 그녀의 쿨한 마인드가 가득 담긴 책을 읽으며, 해외에서 부사장 이란 머나먼 이야기의 속상함이 조금 해소되는 듯했다. 

 

그녀의 열정과 프로페셔널 리더쉽이 부러웠다.

무조건 1등이 되자는 마음은 내겐 부족한 덕목이니까. 누군가를 진두지휘하기보단 서로 적절히 어울려서 서로가 잘 되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니까. 리더로서 갖추어야할 덕목을 그녀는 갖고 있었지만 나는 아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소신과 고집이 있으므로 한 가지에 꽂히면 꼭 그 일을 해야 하는 건 나와 비슷한 점이었다. 하지만 그런 점도 그녀가 쌩~ 하고 추월하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그녀는 완벽히 일에 미친(?) 사람 같았으니까. 그녀는 처음 일을 완벽히 하기 위해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았고, 임신 중에도, 산후 조리 중에도, 아이를 키우면서 맡은 바 완벽히 해내며 MBA까지 따내는 대단히 열정적인 면이 많았다. 시련이 찾아와도 행운이 찾아와도 잘 견뎌내는 노련함까지.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 라는 말을 믿고 있었는데 그런 명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실천하는 사람은 흔치않다. 그녀의 멋진 점을 발견할 때마다, 플러스를 줄 수 밖에 없다.

시련을 즐기는 사람답게, 긍정적인 사람답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도 한다. 책에 담지 못한 좋은 일, 나쁜 일도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젊은 여자가 남의 나라에서 부사장이 되기까지. 순탄하다면 그게 더 거짓말 같으니니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겠지. 운이 좋았다고.

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운도 실력의 한 부분이라고 여긴다면 그녀는 노력과 실력을 갖춘 프로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겉으로만 올바른 코스를 가는 체하고, 실상은 전혀 도덕적이지 못하고 남의 흉만 보는 그런 부류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맞을까?!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는 그녀는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다. 적어도 업무에 관계되지 않는 부정적이고도 개인적인 담화 말이다. 보통, 한국 사회는 셋이 모여있다가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자리를 뜨기 무섭게 둘이서 뒷담화를 한다. 다들 그러니까 괜찮다고 여기면서 시간 축내기를 하는데 열성을 다 바친다. 그런 모습이 타인의 눈에는 매스꺼운지도 모른체, 떠드는 뒷담화 달변가. 특히나 점심시간에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럴 때면 시간이 아깝지만 공동체 생활이니 어울려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분명한건 내가 자릴 비우는 순간 다음 차례란 사실.

그녀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단 점에서 매우 반가웠고, 깔끔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조금 차가울 지 모르지만, 남의 일에 큰 걱정을 하며 온갖 참견을 하는 사람보다는 백배 나으니까.

그녀의 정신력과 추진력, 그리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무척이나 배우고 싶은 덕목은 프로다움이다. 부사장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에도 밀고 당기기는 존재했는데, 승자는 그녀였다. 아주 멋지게 해내는 모습이 상상되며 뿌듯하기까지. 만일 같은 상황이 주어졌을 때, 나였다면 어땠을까? 다른 나라에서 온 젊은 여자를 질투해 농간을 부리는 작자가 나타난다면 예의바르지만 명확한 의사전달을 할 수 있을까? 또, 승자가 된 후로도 상대를 포용할 수 있을 지. 한국과는 다른 사회. 프로가 아니면 냉정히 버려지는 사회. 그곳에서 그녀가 초고속 빠른 성장을 하고, 부사장이 된 비결은 뭘까? 남다른 열정으로 최고를 향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일을 즐길줄 알았기에 성공이 보장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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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ful 2009-02-12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이상하다..책나오기 2개월전 작년 10월 부사장 자리에서 짤렸는데 왜 사기치지?

Hoffmann 2009-02-19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마 이 글은 그 이전에 써 둔 것일 겁니다. 이 정도의 책이 나오려면 책 나오기 수 개월도 전에 원고는 이미 끝냈어야 하니까요. 그 후의 인생에 대해서는 또 나중에 멋진 책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언제까지나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을 분같으니까요.

러브 2009-03-2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덧글이 있었다니 신기하네요. 사기치지? 라는 말에 놀라서 다시 봤더니 부사장 직 해임시기를 두고 한 말이었군요. 두번째로 리플 단 님 감사합니다~ 대신 명쾌한 답변을 해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