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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배일영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8월
평점 :
<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철학자 50 >
대게 사람들은 청소년기에 자아찾기에 빠지곤 한다. 난 누구인가, 왜 사는가, 공부를 해야하나, 꿈은 무엇인가. 등등 이런 고민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아마도 손에 꼽힐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것 또한 철학이라고 해도 좋을까? 적어도 나는 철학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그게 철학이면 나는 철학자다.' 라고 나설지 모르겠으나 엄연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딴지는 사양하겠다. 사르트르는 아롱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후설의 현상학대로라면 이 컵도 철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라고!
컵보다 인간이 못하다는 새로운 철학을 내세우지 않는 다면 아마도 내 말에 어느정도 명분이 있다고 믿는다.
학창시절엔 나역시 자아찾기에 무수한 시간을 쏟아부었었고, 지금도 여러가지 상념에 빠지곤 한다. 물론 내가 철학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을 뿐더러 철학자들처럼 흉내내려던 건 아니다. 그저 내 성격이 활기차게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성격은 아닌지라...
중학교땐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리 쓸데없는 생각하느라 아까운 청춘을 허비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다른 이념으로 보면 나도 나름 철학자처럼 사색에 잠겼었군, 하고 위로하곤 한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청소년기에 사색에 빠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 큰 어른이 홀로 사물과 대화를 나누거나 꼬리물기 사색에 잠겨있으면 대부분은 그 사람을 피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정말 주의를 요해야 할 것이다. 4차원 소리도 들을 수도 있다.
허나 그 시대에는 철학자가 무수히 많았다. 그리고 나름 생각해보건데 그 당시엔 지지자도 있었겠지만 허무맹랑하다며 지적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먼 훗날인 지금, 그 당시보다는 좀 더 인정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던 철학자 50人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데아(진리 또는 실재)를 찾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인생들을 쏟아붓고 머리를 쥐어 뜯었을 것이다.
마치 영화'매트리스'처럼 현실이라 믿는 것이 모두 허구이며 알약 하나를 먹고 이데아를 보게 된다면 어떨까. 어느 쪽이 참 세상인진 몰라도 그 발상의 전환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런데 당신은 영혼의 존재를 믿는가? 신, 그리고, 천사나 악마의 존재자체를 믿는가?
답은 개개인에게 맡기겠다.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그런 존재론에 대해 믿지 않는 사람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왜냐? 철학자들 중엔 많은 이들이 그 존재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악마가 만들어 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거나 '신은 다나미스다.' 라는 가설을 세우는 이도 있었다.
초반에는, 만물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무엇이다, 라는 명확한 답은 얻기 힘들었다. 어떤 이는 물이라 하고 어떤 이는 공기라고 한다. 무정형의 무엇이라고 하는 사람까지 나왔으니... 볼 수록 답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4대 원소인 흙, 물, 불, 공기를 생각해 낸 위인인 '엠페도클레스'가 있다. 사실 이 책을 보고 처음 들은 생소한 이름이다.
이 것을 보면서 뜬금없이 게임이 생각났다. 보통 판타지형 게임들 대부분이 이 4대원소를 사용해서 꾸미기 때문이다. 만물의 근원이 공기가 되었든, 4대 원소가 되었든, 어떤 무엇이 되었든, 정답 자체를 얻는 것 보다도 사고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뭔가를 해내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
철학은 종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각 인물들을 보면 그들이 내세웠던 철학적인 말들도 떠오르지만, 종교 또한 떠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부처님을 내세운 석가모니, 마찬가지로 불교 사상가인 원효대사, 일본형 불교의 창시자 사이쵸와 구카이, 이들은 불교를 부르짓던 이들이다. 예수그리스도를 찬양하던 파스칼, 그 외 많은 철학자들은 신이란 존재 아마도 하나님을 믿었던 것 같다.(노자, 장자, 공자 등 동양 철학자들 빼고 말이다.)
뭐, 동양보다는 서양 철학자들의 수가 우세하게 등장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인간과 종교는 뗄레야 뗄수 없는 것처럼, 철학자에게 있어 철학은 공기와 같았을 것이다. 공기를 원하는 만큼 철학을 원하면 다시 오라던 그 말처럼 말이다.
아, 플라톤이 내세운 이데아론은 정말 재밌었다. 남녀가 원래 하나의 동물이었으나 위협을 느낀 신 제우스가 각 각 둘로 나눴다는 반쪽을 찾아 해매는 거라니, 얼마나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발상인가. 내가 소설가라면 이런 주제로 글을 한번 쓰고 싶을 정도다.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느낀 것이 있다면 인간이란 같은 것을 보고도 사고하는 것은 수억가지 이상도 될 수 있다. 라는 것이다.
성선설과 성악설로 대립되는 의견처럼 끊임없이 우리 사회는 다른 생각들로 꽉 차있다.
'인간은 경험한 것 만을 안다' 그러므로, 경험하기 전에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한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즉, 인간이 느끼는 대로 선하게도 악하게도 판단하는 거라는 거, 어떻게 느끼는냐에 따라 선도 악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늘 생각하고 있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간은 불완전하고 그러기에 실수도 하고 잘못하며 또 반성하고 그렇게 한 세상 반복하며 화해와 용서, 사랑 등을 배워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도 할 수 있는 잘못이나 실수들, 고의적으로 행하는 게 아니라면, 너그러이 용서해주며 살자.
이 책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오류를 보충하고 다른 주장들을 근거로 뒷받침하며 철학의 길을 걸었던 수 많은 철학자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 <인상깊은 구절>
베이컨의 귀납법은 편견과 선입관의 추방과 결부시켰다.
베이컨이 지적한 '4개의 우상(이돌라)'란 다음과 같다.
'종족의 우상'= 외곡된 인식 그대로를 올바른 인식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동굴의 우상'= 교육과 습관으로 개인을 판단한다.
'시장의 우상'= 실태를 바르게 전하지 않은 말에 속아 착각에 빠진다.
'극장의 우상'= 과거의 실증과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