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1
스제펑 지음, 차혜정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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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1부는, 적벽대전에 참전할 사람들이 모이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혈란한 싸움을 기대했는데, 모이고 끝나서 아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으리라.

아무래도 삼국지는 많은 사람들이 직, 간접적으로 접해봤기에 영화가 뜨려면 스케일이 커야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아주 뛰어나야 한다. 

별수 있겠나.  사람들은 영웅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환상이 강하니, 배우들이 잘 살려내지 못하면 부풀은 희망에 대한 배신감은, 자연히 혹평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니까.

 

개인적으로는, 1부의 원작과 스크린에서 보는 캐릭터를 비교해보면 크게 기우는 쪽은 없었다.

인상깊었던 것은, 매복한 장수(?)들이 쏘아대는 바람에 화살받이가 되는 장면이었다. 빗발치는 화살과 강한 멘트를 던지고 죽는 사람의 모습도... 사극이 아니고서야 쉽사리 볼 수 없는 장면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대하던 삼고초려의 장면이 나오는데, 과연 제갈량은 참 콧대높은 현자대접을 톡톡히 받는다. 유비와 장비, 그리고 관우의 성격 또한 잘 묘사되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원작에서 너무 유비가 추하게 표현되었다는 점.

 

유비가 유표의 부인, 채 씨에게 유혹당할 뻔한 장면 묘사도 그렇고, 전쟁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몰라주는 유표를 볼 때, 또 재갈량이 한참 튕기다 튕기다 못이기는 척 승락하려고 할 때에도 그의 속을 간파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 비굴하고 영웅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장비가 귀엽게 표현된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어찌보면, 책사인 제갈량이 너무 멋지게 상황을 주도해서, 제갈량의 일대기를 그린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비와 그의 의형제는 참 멋진 인물임은 틀림없었다. 굽힐 땐 굽힐 줄 아는 용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불리한 전세에서 역전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하늘의 바람을 바꾸고, 물 위의 불을 일으켜라!

가능할까 싶지만, 어찌됐든 그런 지략이 참 멋졌다. 승부를 결정짓는 적벽대전(화공전)은 10만대 100만이라는 엄청난 압박이 가해진다. 당연히 100만은 조조의 군대!

 

그러나 어떤 이야기든지, 관객은 이뤄질 수 없는 승리에 기대를 하고 집중하기 마련!

예를 들면, 토끼가 호랑이를 이기는 스토리 말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적벽대전에서는 조조의 대군이 '호랑이'요, 나머지 반대파(유비와 손권의 연합군)가 '토끼'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니 자연히 약자의 승리를 기원하며, 과연 어떻게 이길 것인가를 주목하게 된다. 상상도 해보고, 혹시나 하는 반전도 기대해 보게 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로맨스도 등장한다. 주유의 아내인 '소교'를 향한 조조의 짝사랑...  어찌 저런 늙은이가 남의 아내를 탐할까, 싶지만. 사랑은 나이를 따지며 오는 게 아닐테니 패스!

과연, 그녀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은 어디까지인가? 천하통일은 조조의 손에 달린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마지막으로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자면,

스케일이 큰 스토리로 빠른 전개를 원하면 영화를 보기를. 꼼꼼히 내용을 탐닉하길 원하면 소설을 보기를 권한다.

원작소설에서 캐릭터가 조금만 더 멋지게 표현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이야기가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어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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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운동치료 허리통증
한동길 지음, 김명신 감수 / 아우름(Aurum)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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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과 근육이 틀어지면 통증이 생긴다.

맞는 말이다. 제 위치에 있어야할 것들이 제멋대로 엇나가니. 이거 참! 장기와 모든 신경세포들은 아우성 칠 수밖에. 나 역시, 허리통증으로 고생 중인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공감한다.

중학교 1학년 신체검사때, 진단을 받은 척추측만증. 하필, 성장기에 척추가 그리되서 키가 커져도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교정기로 온몸을 옥죄고 잠을 자야했고, 매일을 생활해야 하는 나날들. 다행히 필요 이상으로 말랐던 탓에 외투를 큰 사이즈로 입으면 남들은 잘 알지 못했지만...

충격적인 사건도 많았고, 어린 나에게 할 수 있는 치료란 그저 휘어지도록 두고 보는 일 밖에 없었다. 정해진 날,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그동안 얼마나 더 휘어졌나 각도기로 체크하며 담담히 몇 도! 라고 말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는 수 밖에는.

어린 시절의 신체검사. 그 후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 몸의 중심인 척추가 망가지기 시작하면, 위험신호는 전체로 퍼져나간다. 골반을 시작으로, 몸은 좌우 비대칭, 목 뼈와 어깨근육의 휘어짐, 악관절에 까지...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절대 모르는 고통은 점차 진행형! 가만히 서 있어도. 또, 앉아 있어도 온몸은 천근만근. 남들은 손쉽게 추는 춤. 창피하지만 내가 하면, 몸이 녹슨 듯 우드득 소리도 난다. 그럴 때마다 난 이미 노인이 된 것 같았다. 건강이 제일 우선이고, 누구보다 튼튼해지고 싶던 나를 돌아보지 않는 '체력'이라는 놈은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몸이 나른하고 근육이 뻐근해도, 놀고 먹겠단 생각은 할 수 없다. 여러가지 꿈을 불사르는 젊은 청춘이니까! 다만, 의욕적인 마음과는 다르게 육체노동은 한계가 온다. 옷가게 점원, 바리스타, 프론트?! 온종일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은 정말이지, 그림의 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떡을 좀 먹겠다고 매일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장애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다.

저자 한동길 씨는, 총알택시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왼쪽 다리 무릎 아래의 뼈가 전부 으스러져 다리로 내려가는 감각신경이 끊어지고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파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로 인해 수영 선수의 꿈을 접었지만 그에겐 새로운 앞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이제는 누구보다 멋진 운동치료 전문가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의 글을 읽고 조금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자신을 되살리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구나. 무려 6번의 다리수술과 모두 합쳐 총 9번의, 성형수술, 아킬레스건 재건수술, 인공치아 이식수술을 해야 했던 그를 보며. 운동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그를 보며. 나는 결심했다. 매일 꼭 해야하는 스트레칭도 말 안 듯고, 거르기 일쑤였는데, 지금부터라도 빼먹지 말아야지! 이 책을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따라하고 있다. 증상에 따라 요가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자기에게 맞는 동작으로 근육을 풀어줘야겠다.

그의 말처럼 장애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다. 누구든 살면서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지만, 죽진 않는다. 극복하고 살아야 한다. 힘내면 내게 힘이 되는 사람들과 내일이 기다리니까. 이제껏 별 거 아닌 일에 힘들어하고 스스로에게 투정부리는 일은 다가올 위기에 비해선 수줍다. 지나고 보면 그런 고민들, 정말 수줍기 그지 없다. 모두들 아픔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읽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몸만 아픈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몸이 아프면 동반되는 고통이 마음의 고통이다. 겪어본 사람으로서 자신있게 말한다. 우리 힘내자고! 세상엔 이보다 더 힘든 고통도 아무일 아니라는 듯 웃으며 사는 사람이 많다. 우린 행복한 거라고~ 이겨내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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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회화 측정기 - 당신의 영어 회화 실력은?!
Chris Woo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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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날 때부터 영어에 핏대 선 나라, 한국.

우리나라는 날 때부터 영어를 죽어라고 교육시킨다. 강국의 언어이므로, 미국에서 버는 달러는 있어보이니까. 등등 저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어쨋든 출세와 명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함이다. 그런데 살짝 비틀어서 보면, 또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정작, 보통의 미국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모르는 사람도 있고, 모국의 대통령 이름을 모르는 사람, 그리고 고국의 어떤 문화나 상황에 맞는 단어를 몰라서 되려 반문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모르는 게 나쁘다는 시선은 아니지만, 놀랍기도 하고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조금 눈을 돌려 본 한국은... 영어를 못하면 무시당하고, 유창하면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러니 살아남기 위해 부모들은 돈을 들이부어 학원, 과외, 밤샘 등을 마다않는다. '모국의 언어니까 당연히 유창한 그들'은 기본적인 것을 몰라도 아~ 미국 사람! 하면서 친절함을 선물받는데. 그럴 수도 있지. 문화가 다르니까 라며 이해심 또한 옵션으로 따라오는데...

난 이런 상황이 비교가 되면서, 나도 모르게 그들의 삶은 배움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을 보며 부러움 반, 질투 반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한다.

교육은 자유롭게~ 스스로 학습이란 말이 유명무실하다. 대부분 10년 정도는 영어 공부를 하는데, 왜 늘지 않지? 왜 외국인 앞에선 한 마디도 못할까? 드라마의 저 녀석은 왜 저런 말을 하고 웃는 거지? 하나도 안 웃겨. 비뚤어지려면 한도 끝도 없다.

 

책을 펼친 이유.

외국인 앞에서 벙어리가 되는 이유는 알고 있다. 영어 울렁증. 거기다 자신감 상실!

모르거나 못하면 무시당하는 사회의 관습때문에. 나보다 백배 만배 유창한 그들앞에서 영어로 말하기란, 뻔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꼴이다. 우리끼리 서로 영어를 누가 더 잘하네, 못하네 따지는 것도 그들이 보기에 우습지 않을까? 그야 말로, 도토리 키재기니까.

한국에서 다 큰 어른이 되어 머리가 굳을 때로 굳은 보통의 사람들은, 애초에 네이티브 스피커? 남의 이야기가 맞다. 하지만, 발음은 좀 부정확하면 어떠냐. 대충 아, 이런 얘기구나. 이런 농담이구나. 이럴 땐 이런 뜻인데 저럴 상황에선 다른 뜻이 되는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적어도 외국에 여행갔을 때나 스크린에서 터져 나오는 농담을 보고도 갸우뚱하는 횟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은 언어의 장벽. 조금은 허물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물론, 우리에겐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 손짓 발짓~ 몸으로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급할 땐, 통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한 번 보고있는 이유는 조금만 더 고급스럽게 말로 해보고 싶다. 이 책이 회화에 도움은 되겠지만, 네이티브 스피커로 이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유창한 건 바라지 않는다. 단지, 듣기와 이해가 되어서 창피만 당하지 않았으면... 이게 솔직한 마음이요, 시간을 쏟는 이유다.

 

책을 읽고, 평판은...

<나의 영어회하 측정기> 이 책은 두 사람의 대화로 상황을 제시하고, 그에 어울리는 대답 찾기 형식이다. 사지선답이며 풀이는 한 장 정도를 차지한다. 슬랭의 느낌이 나는 단어들도 살짝 등장하고~ 우리가 흔히 소리나는 대로 쓰는 형식도 잠깐이나마 등장한다. 별 갯수로 난이도를 측정했는데, 솔직히 외국 문화라 생소한 표현이 많다. 억양에 따라서도 질문이 될 수도 있고, 인사가 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뜻이 되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여러가지 상황별 대화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저자의 경험이 담긴 듯 했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니 참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래도 한국 정서는 남아있는 것 같았다. 한국 정서에 맞게 신경쓴 것 같으니.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문제 레벨에 따라 어떤 것은 어렵다, 또 어떤 것은 쉽다, 평판의 차이가 클 것으로 본다. 문장을 읽는데도 호불호가 나뉠 것 같고. 난이도가 낮은 문장을 읽는건 큰 무리가 없겠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뜻과 우리는 직역을 하기 때문에 문화를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이 등장한다. 당연히 A겠지 싶은 답이 B일 때는 놀랍기도.

짧은 생각이지만, 이 책을 만나는 독자가 영어강사나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라면 웃으면서 재밌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대로, 영어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라면 (조금 과장해서) 고문도구로 유용할 수도. 나의 경우는, 책에 집착하지 않고 그냥 한 번 스쳐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읽어서 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뭐하다. 큰 재미는 없었지만, 소소한 재미는 있었다. 귀여운 "99 honey."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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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려면 뻔뻔(fun & fun)하게 살아라
신봉희 지음 / 북웨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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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는게 재밌나요?

성공하려면 뻔뻔하게(fun&fun) 살아라. 이 책엔 한가득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언한다.

웃을수록 성공은 더 커지니 어렵게 살지 말고 즐겨라. 인생은 놀이다, 라면서.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밝게 살지 못한다. 그게 보편적인 우리네 현실이다. 나 역시 항상 긍정적이진 못할 뿐더러 억지 웃음은 사양이다. 소녀들이나 코드가 맞는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조그만 제스추어에도 깔깔대고 웃지, 사회에 발을 들여놓으면? 사회에 찌들을수록 안면에서 미소 찾기란 힘들어 진다. 가끔 보면, 연세가 많으신 분들 중에는 정말 인상이 무서우신 분들도 더러 있다. 마치, 태어나서 한 번도 웃어본 일이 없는 것처럼. 보통 출.퇴근길 지옥철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미간의 골이 깊게 자리하고 집에 우한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과장을 조금 더하면, 그런 분들에게 미소를 찾기란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보다 힘들다. 물론 그분들도 속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날따라 만원이라 찡그린 걸 수도 있고. 이유야 어쨋든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 사람들은 그런 인상을 준다고 한다. 잘 웃지 않아서 위 아래로 입을 벌리는 악어 같다고. 얼마나 안 웃으면 그런 말을...

그런 말을 듣는 한국이지만,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어색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웃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서비스직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사무직 역시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위해서 예의상이라도 웃음짓는 일상이 태반이다. 하지만,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는 '못된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가령, 그 사람이 거친 막말의 소유자이며 직장 상사라면? 처음엔 웃어 넘기던 말들도, 가슴에 새겨지기 마련이다. 도도도독 따끔한 가시가.

심할 경우, 머리부터 발끝까지 꽂혀서 화병에 걸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이라면 꾹 참는게 다반사겠지. 그렇지만, 저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며 구슬픈 인생관을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았다. 즐겁게 살자고 자꾸만 꼬시는 이 책을 보면, 그렇다. 

 

일하지 마. 그럼? 놀아~!!!

보통, 사람들은 일할 땐 열심히 일하고, 놀 땐 또 열심히 놀라고들 말한다. 즉, 일하는 사람으로 인간을 조명한다. 그런데 저자는 놀이와 일을 구분하지 말고 하나로 묶으라고 한다. 일을 즐긴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삶이 놀이고 일이 놀이라... 그럼, 직장이 놀이터가 될텐데. 헉. 다른 사람들도 그처럼 그럴수만 있다면 조금 덜 이 힘든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겠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보면 좀 도움이 될 지도.

처음엔, 웃어야 하는 이유가 등장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 건강해진다. 기분전환이 된다. 등등의 이유가 잇따라 등장한 뒤엔. 

자신의 단점에 집착하지 않으라 하고.

- 링컨의 예를 들자면, 못 생긴 바에야 더 못 생겨 보자. 나보다 더 못 생긴 사람을 보면 총으로 쏴버리는 거야! 라는 식의 예를 들며. 하하하.

또, 낙관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과 친구하라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일반 펀펀한 책과 다를게 없다. 크게 다른 점은 사실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로 구축시켜라, 라고.

브랜드 이미지처럼 긍정적이고 재밌는 사람이 되기 위한 지도와 동기부여가 될 만한 명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여락한 표지나 인쇄한 페이지는 실망스러웠지만, 소소한 읽을 거리[웃음의 샘]가 있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북 디자인을 조금 완화시킬 수 있었다. 다른 책과 차별화된 것은 그 정도로 볼 수 있다. 웃음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웃음을 찾는 사람이 된다면 저자의 말처럼 상대에게 호감을 갖을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유익한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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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1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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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어슐러 K. 르귄의 꿈은 작가가 아니었다.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터뷰를 보면, 저자 어슐러 K. 르귄의 꿈은 작가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저 천성인 듯, 열 살 때부터 시작된 글쓰기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20대에 쓴 단편소설과 장르 문학을 투고할 당시, 대부분의 문학 잡지에선 고료를 줄 형편이 되지 않았는데, <어메이징 스토리즈> 같은 상업 잡지는 원고료를 줬다고 한다.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지만 돈도 없었고, 결국 SF 단편들을 잡지에 싣게 되면서 SF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녀처럼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습작 경험을 쌓으면 노년기에도 일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47년... 이란 그녀의 필력에 감탄하게 된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굳지 않은 상상력으로 <기프트>를 만들었으니 감동이 더 했다.

 

서부 해안 연대기 1편 - 기프트.

'서부 해안 연대기'는 총 3 편에 걸쳐 진행된다. 소제목은 없고, 숫자로 에피소드가 구분되는데, 책 마다 주제가 명확하다. 1편인 기프트는 '잘못된 재능'에 관한 이야기가 주다. 2편 '보이스'는 화자가 여자이며 시리즈 중 가장 재밌다는 평이 이어진다, 3편 '파워'는 연대기를 정리하는 내용이 아닐까 짐작한다. 아직 보지 않았지만, 3편엔 1편에 등장하는 그라이와 오렉이 조금씩 성장한 여행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편 <기프트>는 이 새로운 세계관에 발을 들어놓게 될 독자에게 안내서와 같다. 능력을 가진 종족과 그로 인해 생기는 분쟁 등. 배경에 대한 설명과 잘못된 재능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진정한 자신의 능력을 찾아가는 성장 이야기다. 초반엔 선조들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조금 지루한 감이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에게 연민의 감정이 깃든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고 보면 좋은 책이 되어 줄 것이다.

<기프트>에서 선물은 곧 능력을 말한다. 서부 해안의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능력을 갖고 탄생한다. 주로 능력은 보호와 전투를 목적으로 사용하며 제각각 쓰임이 다르다. 동물을 부르는 종족, 파괴본능으로 되돌리는(죽음) 종족, 무형의 칼날을 휘두르는 종족, 귀와 눈과 입을 멀게 하는 종족 등 아주 다양하다. 그러나 아무런 능력이 없는 평범한 인간은 무시 당하고 농노가 되기 일쑤였는데, 그렇기에 현실에서 본과 집안을 따지 듯, 부족의 혼인은 능력의 대를 끊기지 않아야 하고, 어떤 능력을 쓰는지 그 혈통을 중시한다. 현실에서처럼 정략결혼. 즉, 각 부족장들의 혈육끼리 결혼을 시켜서 부족을 보호하고, 약탈 당하지 않기 위해 서로를 견제한다. 그러니 어른들은 자식들이 더 많이 살육하고 강한 힘을 가지기를 원한다.

 


멋진 활약은 없지만, 판타지 문학의 성장통을 다룬 이야기.

이런 세계에서 주인공 오렉은 늘 안대를 한다. 자신이 갖은 되돌림의 능력을 쓰지 않기 위해. 그 능력은 눈짓 하나로도 살인 명령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존재 자체가 살상무기인 셈이다.

자신이 공포의 존재가 되자, 그는 아버지 카녹의 뒤를 이어 카스프로 일족을 이끌어야 할 운명을 지녔지만,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려 한다. 처음엔, 평범한 인간인 어머니와 엄청난 능력으로 신임을 얻고 있는 족장 아버지 카녹 사이에 태어나 10살이 넘도록 '선물'을 받지 못한 오렉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위기의 순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되돌려진 뱀을 발견한다. 주위에 있던 모든 이들은 오렉이 한 일이라고 여기지만, 정작 자신은 그럴 마음이 없었고, 모든게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 후에도 비슷한, 아니 더 엄청난 일이 계속 벌어지자, 오렉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까봐 눈을 봉인하길 부탁한다. 장님으로 살겠다. 자신을 낳은 부모 조차 되돌릴까봐 어렵게 내린 결정. 스스로 능력을 길들일 수 있을 때까지 눈과 손과 언어로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선물'을 봉인한 것이다.

신체가 멀쩡한 잘생긴 청년이 안대를 쓴 채 장님으로 산다니. 파괴하려고 할 때면 안 되고, 파괴하고 싶은 의지가 없을 때 파괴되버린다니.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 염려하는 마음이야 이해는 되지만, 도저히 실천할 수 없는 무모함이었다. 종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어머니 멜의 죽음에도 안대를 놓지 못하고. 아버지 카녹에 대한 증오는 커져만 간다. 눈 앞의 모든 것을 파괴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청년을 무력하게 만든다. 힘든 시련을 겪으며 괴로워 하지만 혼인을 약속한 오랜 친구, 그라이 덕분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기프트>에서 오렉을 붙들고 늘어진 문제는, 처참하게 벌어진 되돌림을 쓴 사람은 오렉인가, 다른 이인가. 하는 문제다. 또, 피해갈 수 없는 문제가 줄줄이 이어진다. 선물을 살인에만 쓰여도 좋은가? 혹시 원래는 사람을 돕기 위한 능력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능력을 부족의 욕망을 위해 사냥이나 전쟁으로 쓰이는 것을 원치 않는 아이들은 갈등한다. 이들은 자신의 참 된 재능으로 자립하길 원하는데... 과연 2편에 등장하는 소녀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3편에서 성장한 이들의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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