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아저씨네 연극반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9
예영 지음, 김효진 그림, 심옥숙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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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인문학동화>는 철학, 문학, 예술, 종교 등

인문학 분야를 대표하는 위인을 어린이들의 가까운 이웃으로 만나서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중요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어린이 인문학 기초 교양서. 그 아홉번째 이야기

칸트 아저씨네 연극반에 초대해요. 어릴 때부터 배우가 꿈인 주인공 채리는

방과 후 수업으로 연극반을 신청하는데 연극반 지도를 맡은 선생님이

세계 철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는 평가를 받는 비판 철학 창시자 칸트.

그가 왜 철학이 아닌 연극을 가르칠까? 의아해요. 그것도 원래 수업을 맡기로 한

선생님이 유명한 연극배우여서 첫만남부터가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속상한 나머지 연극반을 그만두고 싶어져요. 

 

일단, 인터넷 검색까지 미리 해 본 멋진 연극배우로

기대했던 연극반 선생님이 키 작고 왜소한 체격에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

뒤로 빗어 묶은 곱슬머리, 넓은 이마 게다가 프릴 장식이 달린 셔츠에 긴 양복 재킷까지

뭐 하나 채리 맘에 드는 게 하나 없어서 더 그래요. 아니 무슨 연극반 반장을 뽑는데

투표가 아닌 가위바위보로 정하는가 하며 공연할 연극도 맘에 안 들어요.

채리가 추천한 작품마다 친구들이 반대 의견을 내서 여주인공도 없는 토끼전이 결정되어

엄청 속상했거든요. 그런데 그보다 더 속상한 일은 토끼전의 배역과 스태프를 정하기로 한 날

주인공이 아닌 다른 배역은 꿈에서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채리는 고민할 것도 없이 

주인공 토끼를 선택했지만 오디션을 봐야 할 상황. 토끼가 용왕 앞에서

간을 빼놓고 왔다고 거짓말하는 연기를 잘 해야 누군가는 주인공 토끼,

다른 누구는 늙고 병든 용왕 역할을 맡아요.

 

지난번 반장 뽑을 때처럼 가위바위보만 아니면

채리는 자신있어요. 주말 내내 온 가족을 동원해서 연기 연습을 했어요.

소개팅 나가야 한다는 큰 오빠를 용왕 역할, 고3 수험생 작은 오빠를 별주부 역할을 맡기고

엄마, 아빠를 관객삼아 자기가 원하는 평을 들을 때까지 연기연습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도 그럴것이 집에서 애지중지 귀한 막내딸인 채리는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아는 이기적이고 자존심 강한 아이. 언제 어디서든 자기만 돋보여야 하고

 남에게 피해를 끼쳐도 미안해하기는 커녕 남을 배려하거나 양보따위는 모르는

막무가내예요. 그런데 그 콧대 높은 채리의 자존심에 상처입은 오디션 결과가 충격적이라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더욱이 남의 충고는 전혀 안 듣는 채리가 

칸트 선생님의 충고는 들을 지 공원을 함께 산책하는

두 사람 사이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을까요.

 

당연히 칸트 선생님의 인생철학이 담긴 조언에

안하무인 채리의 마음이 쉽게 풀어지지 않을까 예상해보지만

늘 예상은 한참을 빗나가네요. 오히려 연극반 오디션에서 있었던 일이 교실에까지 

소문이 퍼지자 공개적으로 견딜 수 없는 창피를 당한 꼴이 된 채리는 어떡하든 친구들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데요. 결국에는 자기가 한 거짓말때문에 

연극반을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이 현실적이죠. 저희 딸아이도 채리와

같은 6학년 사춘기라 자기방어에 민감해요. 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도 

자기잘못을 인정하면 자존심 상해하죠. 아무튼 화가 나서 휴지통에 집어던진 

연극반 대본을 들고 울며 뛰쳐나간 연극반을 제발로 돌아가죠.

그런데 본격적인 대본연습을 시작하려니 길지도 않은 대사를 자꾸 틀리는

친구도 있고, 자기 할 대사만 나오면 키득키득 웃고 장난치는 친구들때문에

짜증섞인 한숨만 나오네요. 도대체 이런 엉망인 실력으로

무슨 연극을 할 수 있을지 보다못한 채리가 쓴소리로

친구들을 지적하고 나서는데요. 

  

특히나 토끼 배역을 놓고 대결을 벌였던

지호의 연기는 더 박하게 평하는 바람에 옆자리 앉은 친한 친구가 

말려보지만 채리는 멈출 생각이 없어요. 급기야 참고 있던 친구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불만을 쏟아내는데 여태껏 어느 누구에게도 이렇게까지 심한 지적은

당해 본 적이 없는 채리는 참기 힘들어요. 아무리 옳은 말도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으면 

차라리 말을 안하느니 못하다는 걸 채리는 모르죠. 똑같이 자신의 성격대로 

친구들에게 하는 행동을 당해보니 그제서야 친구들 기분이 어땠을 지 알 거 같아요.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어 담을 수 없기때문에 칸트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말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매사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씀은 꼭 명심해요.

다행히 첫 번째 대본 읽기 연습 이후 연극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어요.

모두 진지한 자세로 집중해서 맡은 배역의 대사를 읽어요.

 

선생님은 모두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죠.

모두가 선생님의 칭찬에 기분좋아 들떠 있는 가운데 채리만 기분이 썩 좋지 않아요.

이유가 누구에게나 다 하는 칭찬은 별 의미가 없어서라는데 이 정도로

성격이 까탈스런 주인공은 처음. 딱히 말썽꾸러기 남자 아이처럼 겉으로 큰 말썽 안 피우는데

부모 마음 안절부절 못하게 애간장 녹이는 성격은 장난 아니에요. 학교, 연극반, 집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주변인물과 갈등 겪는 성격이 여실히 드러나요. 그 중에서 다음시간

각자 맡은 역할에 맞는 소품을 준비해 오라는 선생님 당부말씀에 채리는

친구들처럼 폐품을 재활용한 소품이 아닌 으리으리한 방송국 소품을 빌려다 가져가는데

선생님이나 친구들 반응이 어땠을까 걱정이 앞서네요. 그리고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지키지 못한 약속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가슴깊이 새기며 

연극 무대에 막이 오를 때쯤 채리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해봐요.

이 책은 연극이란 방과후 수업을 통해 친근하게 칸트의 철학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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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철학자들의 말말말
소피 부아자르 지음, 로랑 오두엥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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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바람 불던 날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들라루 선생님은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부랴부랴

버스에 올라타던 중 그만 책 한권을 떨어뜨리고 마는데요. 그 책이 다름아닌

「지혜에 대한 사랑」철학 입문서였던 거. 우연히 그 책을 주워 처음 철학책을 읽게 된

주인공 레오와 조세핀이 명언을 통해 인간과 자연, 선과 악, 시간, 행복

그리고 삶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배워 나가요.

 

평소 조세핀 아빠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철학자가 되어서 생각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셔 철학이란 단어는

막연하게 들어서 알 뿐,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모르죠. 그건 책보다는 하루종일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여서 겨우 속담 외우듯

명언은 줄줄 외우는 편. 하지만 명언에 담긴 철학적 사고를 해 본 적은 드물죠.

오히려 철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또래친구들이 철학자처럼 질문하고

생각하는 일상의 얘기로 꾸며저 휠씬 이해가 쉬워요. 

 

 원래 '철학하다'가 '질문하다'라는 뜻으로

뻔한 대답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모든 것을 의심하고

보이는 대로 믿어선 안 돼요. 철학자 알랭은 '생각한다는 것'은 편견에 대해

'아니오' 라고 말하는 것이 항상 착한 아이로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이 하는 말을

다 믿는 것과 전혀 다르다는 거죠. 조세핀은 집에 불이 나는 악몽을 꾼 날,

베개에 머리를 박고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해요. 그것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골똘이 생각에 잠기다보니 매사 철학자처럼 행동한다는 게

이런 식이 아닐까 생각들어요.

 

레오역시 정원 풀밭에 누워

밤하늘에 별을 관찰하거나 각설탕으로 피라미드 모형을 만들고,

어떤 날은 물이 든 유리잔에 각설탕을 떨어뜨리는 소소한 일상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철학이 녹아있어요. 마치 어제와 오늘에 있었던 하루 일과를 일기장에 적어 놓은 듯

철학자들의 명언이 일기제목 같고 에피소드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같아요. 

그 중에서도 레오와 조세핀이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에피소드는 단연 최고예요. 조세핀이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언어'라 주장하고

레오가 꿀벌과 집에서 기르는 앵무새 예를 들며 반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과연 말하는 앵무새가 시인이 될 수 있는가 새로운 의심이 들죠.

 

앞서 알랭의 명언을 소개하며 생각하는 것이

곧 의심하는 것이며 본인이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뭔가가

분명해질 때까지 다른 사람들의 생각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까지도 다시 의심하기를

계속해야 하죠. 그래야 우리는 스스로 삶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어요. 

그도 그럴것이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

뭔지 아세요? 여기 자신을 위해 제물 모으기를 '좋아하는' 과 반대로 아무 사람에게나

모든 것을 마구 퍼주는 '존경받는' 그리고 '좋아하는'처럼 인색하지도

'존경하는'처럼 헤프지도 않아 그저 너그러운 '기대되는' 삼형제 얘기를 보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꿈을 열심히 찾아서

꿈이란 틀안에 나를 완성하려해도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누가 물어보면

우물쭈물 말 못해요. 늘 사람들은 아이에게 "넌 꿈이 뭐니?" "넌 커서 뭐가 될 거니?"

같은 질문만 하니깐 언제나 아이의 꿈에 밀려 아이의 행복은 나중으로 

밀려 나죠.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는 '사람들이 그저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쉽게 이뤄질 것이다'고 말해요. 하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행복해지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남과 비교해서 남보다 불행하다 여기는 욕심때문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행복을 가로막는 거래요. 

 

거기에 장 자크 루소의 '행복이 이뤄지는 순간보다

행복을 바라는 순간이 더 행복하다'는 명언에서 마냥 남의 행복을 부러워말고

각자 나름의 행복에 만족할 줄 아는 지혜를 가르쳐줘요. 당장 나만의 작은 천국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으로 우리 아이가 어떨 때 가장 행복한 지 얘기 나눠봐요.

저희 10살 아들녀석은 축구선수 꿈을 접고 부자가 되는 상상만으로 행복한 가봐요.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는 건 진짜 행복이 아니에요. 무엇보다 좀 더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삶의 태도는 시대가 변해도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많은 철학자의 공통된 진리예요. 끝으로 규칙에 따라 퀴즈 게임도 즐기고 

부록으로 철학자 다시보기 등 철학책이라 해서 잔뜩

어려운 말로 무게잡는 게 없어 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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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융합 과학 원정대 3 - 커다란 위기 서바이벌 융합 과학 원정대 3
황문숙 지음, 안예리 그림, 류진숙 감수, 과수원길 기획 / 시공주니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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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Science, 예술 Art, 사회 Society 의 약어인

'SAS 서바이벌 킹 대회' 본격적인 본선 대회가 펼쳐지는 가운데

본선에 오른 열 팀이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2차 관문에 다시 도전. 매 미션때마다

성적이 가장 낮은 꼴찌팀은 자동탈락. 아쉽게도 1차 관문에서는 열 팀 중 4위를 한

불사조 팀은 라이벌 '엄친아' 팀이 1위를 한데 속상하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불사조 팀이 아니죠.

다시 심기일전 힘을 모아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마 본선 다섯 번째 미션을 수행하는데요. 

조금씩 가상 현실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울창한 숲 한가운데 나뭇가지와 짚으로 만든

수십 채의 집들이 빙 둘러 있는 마을로 이동. 조심스럽게 마을 안으로 들어간

세 친구는 애통한 표정의 마을 사람들을 보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해요.

  차라리 서바이벌 예선때처럼 미션 힌트라도 전달받으면 좋으련만

뭐가 미션인지 아닌지 알아채는 것도 어렵네요.

 

얼떨결에 마을 족장의 집으로 따라 들어간

누리와 재인, 성빈이는 집 안을 구석구석 살펴봐요. 집모양이 직사각형으로 

땅을 파서 둘레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초가지붕을 얹은 움집. 집 안 가운데 

불이 피워진 화덕이 있고, 안쪽에 돌아가신 족장의 시신이 천에 덮여 있어요. 그리고

족장의 아내와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던 누리가 두 사람이 몸에 지닌 장신구며

음식이 담겨진 그릇을 살펴보더니 뭔가 확실한 단서를 찾아낸 듯 해요.

바로 우리가 박물관에서 보던 청동기 시대의 무덤을 모형이 아닌 실제 크기의

고인돌을 만들라는 미션인 거. 그것도 족장의 힘에 따라 상징하는 고인돌의 크기가

다른 만큼 마을 사람들이 원하는 크기의 고인돌을 만들어야 해요.

먼저 두 개의 받침돌을 세우고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다음 

두 받침돌 사이에 시신을 모신 뒤 뚫린 부분을

다른 두 개의 넓적한 돌로 막으면 끝-

 

 

이렇게 고인돌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

생생하게 설명하기는 처음. 사회 박사 누리가 나서 마을 사람들에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려줘요. 다행히 바위산에서 돌을 떼어 내는 일은 순조롭게 진행.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돌이 너무 커서 옮기는데 무리가 있어요. 일단 통나무를 이용해

바퀴처럼 돌을 굴려 무덤 자리까지 옮기고 나니 받침돌을 세우고 그 위에

덮개돌을 올려 놓을 방법이 문제네요. 결국엔 마을 노인부터 여자까지 조금이라도

힘을 보탰지만 고인돌 만드는 작업이 중단되고 말았어요. 이대로 미션을 실패하는가 싶던

이때 무거운 물체를 작은 힘으로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한다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요. 놀이터에서 나보다 무거운 친구랑 시소를 탈 때 

원리와 같은 지렛대 원리.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지레의 원리를 알아내고는 왕 앞에서 '긴 지레와 받침점만 있으면

지구라도 움직여 보이겠다.'고 큰소리 칠 정도로

과학의 발견은 넘 대단하죠.

 

그러니 오늘날 굴착기 같은 기계가 없이도

그 어마어마한 큰 돌을 옮길 수 있어요. 처음에 저런 걸로 가능할까

반신반의하던 마을 사람들도 꿈쩍도 않던 받침돌을 세우는 데 성공하자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러요. 그리고 고인돌 위에 '미션 성공!' 축하메시지에 나타나니

그 기쁨은 두배예요. 이때까지 청동기 시대의 역사여행에 흠뻑 빠져 그만

서바이벌 미션이란 것도 잊게 되요. 어쩌면 주어진 미션을 빠른 시간내 잘해야겠다

조급해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한 결과라 생각들어요.

더군다나 이번 불사조 팀 순위가 라이벌 엄친아 팀을 이겨 기분이 아주 좋네요. 

이대로 대회 우승까지 한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겠죠.

하지만 본선 여섯 번째 미션이 시작된지도 모르고 우승이라도 한 냥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불사조팀은 어느새 주변풍경이

싹 바뀐 것에 놀라요.

 

 

문제는 어딘지도 모르는 첩첩산중에 

나무가 워낙 빽빽한 데다가 길도 헷갈려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돈다는 거. 

이러다 오늘 안에 산을 내려가 미션을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주보는 저 너머 산봉우리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마치 산불이 옆으로 번지듯 갑자기 세 줄로 나란히 올라오는 게 이번 본선 여섯 번째 미션도

만만찮아 보여요. 누군가 일부러 일정한 간격으로 산에 연기를 피웠다면

청동기 시대와 마찬가지로 이 마을 사람들에게 큰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요. 

서둘러 산을 내려가 조용한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아봐야 해요.

아니라 다를까 아이들은 드라마에 나왔던 왜군 복장의 군사들이 총을 들고

지나가는 걸 보고서 소스라치게 놀라 숨어요. 순간, 저 많은 왜군에 맞서 

우리나라를 침입한 적군을 물리치는 미션일까? 온몸이

돌처럼 굳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냥 서 있기조차 힘들어요.   

 

게다가 산 정상에서 산불인가 했던

바로 그 연기가 이번 미션에 아주 중요한 힌트였다는 걸 알고는

다시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산을 힘겹게 올라요. 그리고 여러 개의 봉수대에

장작을 넣고 불을 피워서 연통으로 연기를 올리려 하는데 봉수대 몇 개에

연기를 피워야 하는 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요. 봉수대 주변에서 불 피울 재료를

모야야 하는 것도 아이들 몫이고 모아 온 마른 나뭇가지에 불을 어떻게 붙일 것인지도 

모두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죠. 이어서 양반집 대감마님 생신을 맞아

대감마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귀한 선물이 없어지는 소동이 생기자 

그 억울한 누명을 쓰고 뭇매를 맞게 될 위기에 처한 하인을 모른척 할 수 없어요.

용기있게 나서서 진짜 그림을 훔친 범인을 찾는 본선 일곱 번째 미션. 

그리고 대단한 수영 실력을 뽐낸 여덟 번째 미션까지 우승을 향한 

2차 관문에서 아쉽게 두 팀이 탈락되는 결과에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누가봐도~ 그들의 실력이 아닌 누군가의 고의적인 방해가 있었기에 

수상한 남자의 정체가 더 궁금해요. 

 

 

도대체 서바이벌 킹 대회에 무슨 거대한 음모가 있는지 

빨리 다음 이야기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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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티미 2 -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456 Book 클럽
스테판 파스티스 글.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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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명석한 두뇌, 사건을 해결하는

예리한 분석력, 추리력을 갖춘 뛰어난 탐정이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름돋는 기상천외한 꼬마 명탐정 티미.

 그의 두번째 탐정일지 대공개~ 1편에서 대단한 식탐으로 귀여운 먹방 캐릭터

눈도장을 찍은 몽땅 실패 주식회사 동업자 북극곰 몽땅이의 근황도 궁금해요.

아니라 다를까 어쩌다 물놀이장 워터슬라이드 '무시무시 튜브' 관에 티미를 끈으로 매단 채

마개처럼 꽉 끼는 대형사고를 쳤는지 2편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시작부터 

무척 기대가 되네요. 더군다나 세상은 뭔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상대를 유혹하는 속임수나

뇌물이 오고가는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듯한 쓴소리가 의미심장하네요. 

아직 본문을 읽기전 생각이 그렇고 책을 다 읽고나선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요.  항상 티미 주장은 보편적이진 않지만

꽤나 논리적이라 번번이 뒷통수를 맞곤 하니까요.

정신 바짝 차리고 티미를 지켜봐야겠어요.

 

아무리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침대에 누워

큰 사고를 치지 못 할거란 생각은 아예 접어 두시고요. 

1편에서 몽땅이 목에 치킨너깃을 달고 수레를 끌던 몽땅차대신

온몸에 버터를 바르고 밧줄 하나에 길가의 돌맹이처럼 끌려다니는 버터차가 그것.

엄마는 행여 아이가 다칠까 경품으로 받은 실패 전용차 세그웨이도 팔고 몽땅차마저 

팔아 버렸건만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의 버터차는 엄마 속이 더 새까맣게 타들어가요.

심지어 붕붕 신발바퀴를 타고 다니는 티미의 이모할머니는 더 해요.

툭하면 할머니가 기르는 모란앵무의 새장을 마구 들이받고 쓰러지기 일쑤.

얼핏 신발모양이 롤러스케이트와 비슷해 보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신발에 바퀴가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달랑 바퀴만 있으니

이걸 발명품으로 봐야 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티미 말대로면 콜랜더 할머니 이름에 비밀이 있는 거 같아요.

 

이를테면 다 삶은 스파게티 면에서

물기를 뺄때 사용하는 조리기구와 할머니 이름이 같다는 설명인데

그렇다고 평범해 보이지 않는 할머니의 머리에 뇌세포가 빠져나갈 구멍이

송송 나 있다는 논리는 티미니깐 가능한 주장이에요. 게다가 이 모든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삽화가 넘 재밌어요. 뭐랄까 한번 보면 이해가 LTE급이랄까. 굉장히 4차원적 매력이 

큰 웃음을 자아내요. 특히 동업자 몽땅이의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는 '게으른 곰 2000'

최첨단 장치는 고화질(?) 카메라에 찍힌 영상으로 동업자가 열심히 일하는 지,

게으름을 피우거나 먹을 것에만 정신이 팔렸는지 판단하는 발명품인데 자꾸 웃음이 나요.

여전히 치킨 너깃을 좋아하는 몽땅이의 식탐은 어쩔 수 없네요. 

그리고 전편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주변인물들도 다시 등장하고요.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 롤로 투커스와 그의 과외선생 일명 진짜천재,

코리나 코리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등장부터가 

팽팽한 긴장을 놓을 수 없어요.

 

하필 티미 엄마가 직장을 잃고 다시 일자리를 구할때까지

어쩔 수 없이 신세를 지게 된 콜랜더 이모할머니 대저택이 코리나 코리나

할아버지와의 이웃사촌인 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또 다시 불 붙는 경쟁의식은

티미를 더 미치게 해요. 예전부터 큰 망치로 침실 벽에 구멍을 내거나 최근 학교 교장실 유리창을

깬 사고의 발단이 누구 때문인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해요. 티미가 세상 사람들에게 보란 듯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 지역의 모든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탐정 대회,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에서 당당히 우승하고픈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물론 처음에야 이미 탐정 회사를 설립하고 탐정 일을 하고 있는 티미와 

아마추어와의 경쟁이 어떻게 상대가 되려나 여유가 넘쳤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티미의 우승을 막는 방해꾼들이 대회 참가를 어렵게 해요.  그 중에서 

티미를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몰리의 애정공세는 멈출 줄 몰라요.

티미가 퇴학이란 초강수를 뒀지만 참 어쩌구니 없는 

방해꾼들의 속임수에 두 손 두 발 다 들어요. 

  

오른쪽, 왼쪽 번갈아가면서 다리가 부러지는 수난쯤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에요. 오히려 덩치에 안맞게 앵무새가 무서워

숨는 몽땅이의 수난이 더 억울하죠. 그렇다고 티미 편이 없는 건 아니에요.

2편에서 처음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 중에서 티미를 아낌없이 응원하는 후원하는 

X요원의 대단한 활약이 눈부셔요. 사라진 지구본을 찾는 탐정대회에서 직접 문방구에서

사온 지구본 소품으로 한순간 댄스파티를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의 요원들. 

현장에서 티미 실패의 주제가를 연주하던 롤로 요원은 친한 친구사이 빛나는 의~리

그것도 단 하나의 음으로 완성된 티미의 주제가는 아주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가사가 인상적이죠. 그가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는 게 뭘 의미하는 건지

과연 그를 둘러싼 속임수와 음모를 극복하고 위대한 승리의

영광을 차지 할 수 있을지 '당신은 위대한 탐정입니까?'

치열한 탐정 대회를 주목하세요.

 

"결코 양보하지 말라. 결코 굴하지 마라.

결코, 결코, 결코, 위대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커다란 것이든

시시한 것이든 결코 굴복하지마라."라는 영국 위대한 수상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패러디한 거처럼 역사적으로 전쟁의 승리와 영광을 기념하는 상징물들이 대거 나와요. 

어쩌면 티미의 삶 자체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전쟁터나 다름 없기에

자신은 "희망을 잃게 되면, 다시 찾아라." 는 멋진 명언도 남기죠. 그러니 티미의 일상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따분하게 보일 정도 위험을 감내하고 얻는 '위대한'의 승리인 셈.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티미의 진짜 값진 승리죠. 한편, 단 한 순간만이라도

정상적인 행동을 하길 바라는 엄마의 걱정이 전해져요. 저 개인적으로는

명탐정 티미를 읽으며 인생의 아주 단맛과 쓴맛을 동시에 맛보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우리아이가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몽땅 실패 주식회사 티미에게 감사해요. 

저나 저희 아이들도 티미를 향한 하트가 뿅뿅 생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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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머나먼 곳 생각하는 숲 15
모리스 샌닥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동생이 태어나 부모님 관심과 사랑을 빼앗긴 마틴

엄마에게 뭘 하나 물어보려 다가가도 엄마는 갓난쟁이 아기를 목욕시키느라

마틴을 상대할 여력이 없어요. 이맘 때 동생에 대한 질투는 아기 같은 행동을

따라하거나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 커져 단단히 삐뚤어지는 시기라 

누군가 자기 사랑을 받아줄 머나먼 곳으로 집을 나가 버릴 결심을 해요.

 

아무도 자길 알아보지 못하게 멋진 카우보이처럼 

변장 한 모습이 넘 귀여워요. 이런 귀여운 모습이면 엄마가 알아도 

크게 혼내지 않고 용서해주실 거 같아요. 게다가 혼자 떠나는 여정에 그 길이

외롭지 않게 친구가 되어줄 길동무를 만나는데요. 우연히 길에서 

동물친구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을 엿듣다보니 매우 심각해요.

  

아마도 아이 눈에 비친 세상이 다 그렇게 보이는 건지

마음 둘 곳 없는 그들도 세상의 각박함을 느꼈는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기분까지 대상과 동일시하는 아이들 심리가 그대로   

각자가 꿈꾸는 행복한 세상은 과연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아주 머나먼 곳은 고양이들이 하루 종일 노래해도

아무도 '쉿, 저놈의 고양이!'라고 하지 않는 곳.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라니 그 마음 알 것도 같아요.

아이 일때는 빨리 어른이고 싶고 어른 일때는 아이로 돌아가고 싶고

결혼하면 혼자이고 싶은 마음이겠죠. 

 

한편으로 '아주 머나먼 곳'이라해서 특별한 장소가 아니에요.

오히려 집보다 못한 지하실로 안내하는 고양이를 따라 차례차례 좁은 창문으로

기어 들어가죠. 하지만 덩치 큰 말은 중간에 몸이 끼는 바람에 궁둥이를 쳐들고 

창문으로 머리만 내민 모습이 엉뚱하면서 귀여워요. 본격적으로 마틴이 카우보이모자를 벗고

온갖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데 어찌 동물친구들 표정이 하나같이

심각하다 못해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한 표정들이에요.

 

이어서 참새가 말하는 행복, 말과 고양이가 생각하는 

행복은 다 달라요. 우리는 그닥 남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어요.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하

남의 행복은 방해될 뿐. 행복한 분위기는 점점 난장판이 되어 가요.

어쩌면 나의 행복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나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건 

행복이 어딘가 멀리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동생이 태어나고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동생이 밉기보다는 '부모님이 이제 날 사랑하지 않나?' '나만 미워해!' 

착각이 드는 거 미운 청개구리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이 더 필요하다는 걸 느껴요. 

아이의 착각이 오래가지 않도록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 꼭 안아주고 싶어요.

계속 보고 있어도 이런 귀여운 청개구리 시위 귀엽게 눈감아 줄

엄마 미소가 마구 퍼져요. 행복한 집보다 좋은 곳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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