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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 매일매일 입는 속옷 이야기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5
김미혜 글, 유경화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평점 :
아이세움 지식그림책으로 만나는 속옷이야기, 팬티!
매일매일 갈아입는 속옷에 대해 바로 알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요.
요즘 호흡기바이러스 메르스때문에 개인위생에 더 신경써야 할 때라 관심있게 봤어요.
관심 보이는 건 아이들 그림책 제목이 팬티? 아이들 호기심이 폭발하네요.
우리가 아무리 속옷을 잘 차려 입어도 누구에게 보여주며 자랑하기 쉽지 않은데
속옷에 관한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줄 지 기대되네요.
빨리 주인공 고양이 조이를 만나러 가볼까요.
냄새나는 빨래 바구니에서 덥석 팬티 하나 물고
도망가는 조이. 설마 그 냄새나는 팬티를 입으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설령 입는다 쳐도 조이가 입으면 그게 속옷인가요? 겉옷인가요? 보통 '내복' 또는 '내의'라고 하는
속옷은 겉옷 안에 입는 옷을 말하는 거니깐 조이는 속옷이 겉옷이고 겉옷이 속옷인 셈이네요.
그런데 팬티대신 허리에 천을 감고 나타난 조이. 옷을 입은 건지, 안 입은 건지
도통 모르겠지만 이것이 바로 인류가 처음 속옷을 입은 모습이라니 상상하기 부끄럽네요.
막 욕실에서 사워 끝내고 수건 한장 걸친 모습이랄까..
대체로 '속옷'하면 떠오르는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는 거 같죠. 하지만 우리가 속옷을 왜 입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속옷이 우리 몸에 바로 닿는 옷이기때문에
땀이 나면 땀을 흡수해 주고, 추울 때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잖아요.
그리고 또 예민한 피부를 보호하고 소중한 우리 몸을 감싸주기에
매일매일 갈아입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겠죠.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엄마가 쫓아다니며 잔소리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속옷의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겠어요.
더욱이 속옷은 남에게 보여주는 옷이 아니기에
혹시 누군가 내 속옷을 보려하면 엄마, 아빠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는 거
성교육 예방교육도 효과적이네요. 그도 그럴것이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이 목욕시키며 자연스럽게 했는데 아이가 사춘기 들어서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도 조심스럽잖아요. 이 책은 '내 꺼' 고집하는 유아부터 사춘기 초등 자녀가
모두 읽기에 좋아요. 부모님께서도 책을 통하면 일단 자녀와 대화하기가 쉽고 편하죠.
재밌는 건 누구네 집에서든 아빠의 패션은 러닝셔츠 하나면 오케이.
러닝셔츠 3종 세트 그림보고 빵 터졌네요.
그렇다면 남자, 여자 다른 속옷를 비교해볼까요.
책에서는 엄마 몸이 아빠랑도 다르고 아이랑도 달라서 속옷을 후딱후딱
후닥닥 빨리 입을 수 없다고 설명해요. 그에 비해 남자는 속옷의 종류도 모양도
단순해 보이죠. 앞서 아빠의 러닝셔츠 3종 세트에서 봤던 만능셔츠와
삼각, 사각 팬티로 설명이 끝나는데 여자 속옷은 다음장에서 계속 이어지네요.
몸에 맞는 브래지어 고르기, 착용법까지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 그림책은 처음 봐요.
거기에 1920년대 서양에서는 작고 밋밋한 가슴으로 보이게 하는
브래지어가 유행하기도 했다네요.
그리고 지금과 같은 짧은 팬티는
과거에는 치렁치렁한 치마형태에서 속바지로 바뀌고
다시 사각형 팬티로 점점 몸에 맞게 줄어드는 걸 알 수 있네요.
여기까지 봐서는 모양이 남자 트렁크 팬티랑 비슷한데요. 남자 팬티도 처음에는 거칠고
뻣뻣한 바지의 촉감때문에 긴 트렁크 팬티를 입었다가 바지 옷감이 부드러워지면서
트렁크 팬티의 길이가 점점 짧아진거라 하고요. 사각형 팬티는 그 마저도 길이가 줄어
엉덩이에 착 달라붙는 지금의 팬티가 되었다고 하죠. 책을 보는 아이들도
팬티가 처음부터 삼각형, 사각형 모양 그대로 만들어졌을 거라
생각했을텐데 속옷에 숨은 이야기가 재밌네요.
좀 더 자세히 속옷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잘룩한 개미허리를 자랑하는 귀부인 조이가 산책중인데요.
치렁치렁한 치마가 얼마나 길면 거리에 떨어진 낙엽도 다 쓸어 버릴 정도고요.
날씬한 허리를 돋보이기 위해서 잔뜩 부풀린 속치마가 '페티코트'라 해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유명한 명장면이 떠오르네요.
혹시 조이도 그 장면을 따라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몸을 단단히 조여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로 찜질방 모래시계가 되느냐 마느냐 기로에 선 듯 양볼이 빨갛게
숨 참은 모습이 우습네요. 누가 좀 말려야하지 않을까 걱정도 잠시
빨래줄에 널어놓은 고쟁이 하나를 물고 도망치네요.
이번에는 우리나라 조선시대 속옷을 살펴볼 차례.
고쟁이, 다리속곳, 속속곳, 단속곳, 무지기치마 뭐부터 입어야 하나요?
긴 천을 허리띠에 달아서 가장 먼저 입는 다리속곳 다음에 고쟁이보다 짧고 얇은 속바지,
속속곳 입고요. 그 다음에 그보다 긴 속바지 고쟁이를 입으면 끝인가 싶은데
거기에 가랑이 넓은 단속곳을 또 입고 마지막에 무지기 치마를 순으로 입었다고 하니
도대체 속옷을 몇 가지나 입은 건가요? 왜냐하면 속치마 자체도 치마 길이를
다르게 해서 여러 겹으로 겹겹이 입은 거라 치마 안에 치마를 또 입고,
저고리 안에 속저고리를 입으니 절로 몸가짐이 얌전해질 수 밖에 없겠어요.
요즘 치마는 속치마를 따로 입을 필요없이 안감에
속치마가 붙어있으니 새삼 세상 좋아진 거 느끼네요.
그나저나 말썽꾸러기 조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잠시도 눈에서 안 보이면 어디가 조용히 사고치는 게 아닌가 불안한데요.
아니라 다를까 어마어마한 방귀 폭탄을 뿡뿡 꿔대고 있으니 큰 일이네요.
그 자리에 119구조대 소방대원까지 출동한 거 보면 곧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요.
방귀대장 조이의 자존심을 지켜줄 슈퍼 울트라 쫄쫄이 팬티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대게 스포츠 선수들이 입는 속옷에 몸의 특정 부위를 받쳐주고 보호하는
특수 기능처럼요. 알면 알수록 속옷에 숨어 있는 놀라운 기능에 신기한 눈치예요.
그런데 화제 진압시 방한복을 갖춰입는 소방대원들은 속옷까지
진짜 불이 붙지 않는 속옷을 입는 지 몰랐어요.
끝으로 미래에는 어떤 속옷이 우리를 더 놀라게 할까요?
한번 상상해보죠. 흔히들 미래의 첨단 도시, 스마트한 집을 꿈꾸듯
자동으로 몸무게 측정이 가능한 속옷,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속옷, 중력도 뿌리치는 속옷
모두 아이디어가 좋은데요. 정말 첨단 기술이 결합된 미래 속옷 하나로 우주선대신
우주를 여행할 날이 올까요? 이런 재밌는 상상만으로 당장 입고 싶은
팬티쯤 직접 만들어 입은 조이. 음.. 솜씨가 넘 훌륭한데요.
저도 여름 시원하게 나라고 아이에게 예쁜 팬티 하나 선물할까봐요.
최근에 삼각에서 사각으로 바꾼 아들 녀석이 좋아할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