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명석한 두뇌, 사건을 해결하는
예리한 분석력, 추리력을 갖춘 뛰어난 탐정이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름돋는 기상천외한 꼬마 명탐정 티미.
그의 두번째 탐정일지 대공개~ 1편에서 대단한 식탐으로 귀여운 먹방 캐릭터
눈도장을 찍은 몽땅 실패 주식회사 동업자 북극곰 몽땅이의 근황도 궁금해요.
아니라 다를까 어쩌다 물놀이장 워터슬라이드 '무시무시 튜브' 관에 티미를 끈으로 매단 채
마개처럼 꽉 끼는 대형사고를 쳤는지 2편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시작부터
무척 기대가 되네요. 더군다나 세상은 뭔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상대를 유혹하는 속임수나
뇌물이 오고가는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듯한 쓴소리가 의미심장하네요.
아직 본문을 읽기전 생각이 그렇고 책을 다 읽고나선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요. 항상 티미 주장은 보편적이진 않지만
꽤나 논리적이라 번번이 뒷통수를 맞곤 하니까요.
정신 바짝 차리고 티미를 지켜봐야겠어요.
아무리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침대에 누워
큰 사고를 치지 못 할거란 생각은 아예 접어 두시고요.
1편에서 몽땅이 목에 치킨너깃을 달고 수레를 끌던 몽땅차대신
온몸에 버터를 바르고 밧줄 하나에 길가의 돌맹이처럼 끌려다니는 버터차가 그것.
엄마는 행여 아이가 다칠까 경품으로 받은 실패 전용차 세그웨이도 팔고 몽땅차마저
팔아 버렸건만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의 버터차는 엄마 속이 더 새까맣게 타들어가요.
심지어 붕붕 신발바퀴를 타고 다니는 티미의 이모할머니는 더 해요.
툭하면 할머니가 기르는 모란앵무의 새장을 마구 들이받고 쓰러지기 일쑤.
얼핏 신발모양이 롤러스케이트와 비슷해 보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신발에 바퀴가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달랑 바퀴만 있으니
이걸 발명품으로 봐야 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티미 말대로면 콜랜더 할머니 이름에 비밀이 있는 거 같아요.
이를테면 다 삶은 스파게티 면에서
물기를 뺄때 사용하는 조리기구와 할머니 이름이 같다는 설명인데
그렇다고 평범해 보이지 않는 할머니의 머리에 뇌세포가 빠져나갈 구멍이
송송 나 있다는 논리는 티미니깐 가능한 주장이에요. 게다가 이 모든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삽화가 넘 재밌어요. 뭐랄까 한번 보면 이해가 LTE급이랄까. 굉장히 4차원적 매력이
큰 웃음을 자아내요. 특히 동업자 몽땅이의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는 '게으른 곰 2000'
최첨단 장치는 고화질(?) 카메라에 찍힌 영상으로 동업자가 열심히 일하는 지,
게으름을 피우거나 먹을 것에만 정신이 팔렸는지 판단하는 발명품인데 자꾸 웃음이 나요.
여전히 치킨 너깃을 좋아하는 몽땅이의 식탐은 어쩔 수 없네요.
그리고 전편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주변인물들도 다시 등장하고요.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 롤로 투커스와 그의 과외선생 일명 진짜천재,
코리나 코리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등장부터가
팽팽한 긴장을 놓을 수 없어요.
하필 티미 엄마가 직장을 잃고 다시 일자리를 구할때까지
어쩔 수 없이 신세를 지게 된 콜랜더 이모할머니 대저택이 코리나 코리나
할아버지와의 이웃사촌인 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또 다시 불 붙는 경쟁의식은
티미를 더 미치게 해요. 예전부터 큰 망치로 침실 벽에 구멍을 내거나 최근 학교 교장실 유리창을
깬 사고의 발단이 누구 때문인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해요. 티미가 세상 사람들에게 보란 듯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 지역의 모든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탐정 대회,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에서 당당히 우승하고픈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물론 처음에야 이미 탐정 회사를 설립하고 탐정 일을 하고 있는 티미와
아마추어와의 경쟁이 어떻게 상대가 되려나 여유가 넘쳤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티미의 우승을 막는 방해꾼들이 대회 참가를 어렵게 해요. 그 중에서
티미를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몰리의 애정공세는 멈출 줄 몰라요.
티미가 퇴학이란 초강수를 뒀지만 참 어쩌구니 없는
방해꾼들의 속임수에 두 손 두 발 다 들어요.
오른쪽, 왼쪽 번갈아가면서 다리가 부러지는 수난쯤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에요. 오히려 덩치에 안맞게 앵무새가 무서워
숨는 몽땅이의 수난이 더 억울하죠. 그렇다고 티미 편이 없는 건 아니에요.
2편에서 처음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 중에서 티미를 아낌없이 응원하는 후원하는
X요원의 대단한 활약이 눈부셔요. 사라진 지구본을 찾는 탐정대회에서 직접 문방구에서
사온 지구본 소품으로 한순간 댄스파티를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의 요원들.
현장에서 티미 실패의 주제가를 연주하던 롤로 요원은 친한 친구사이 빛나는 의~리
그것도 단 하나의 음으로 완성된 티미의 주제가는 아주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가사가 인상적이죠. 그가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는 게 뭘 의미하는 건지
과연 그를 둘러싼 속임수와 음모를 극복하고 위대한 승리의
영광을 차지 할 수 있을지 '당신은 위대한 탐정입니까?'
치열한 탐정 대회를 주목하세요.
"결코 양보하지 말라. 결코 굴하지 마라.
결코, 결코, 결코, 위대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커다란 것이든
시시한 것이든 결코 굴복하지마라."라는 영국 위대한 수상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패러디한 거처럼 역사적으로 전쟁의 승리와 영광을 기념하는 상징물들이 대거 나와요.
어쩌면 티미의 삶 자체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전쟁터나 다름 없기에
자신은 "희망을 잃게 되면, 다시 찾아라." 는 멋진 명언도 남기죠. 그러니 티미의 일상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따분하게 보일 정도 위험을 감내하고 얻는 '위대한'의 승리인 셈.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티미의 진짜 값진 승리죠. 한편, 단 한 순간만이라도
정상적인 행동을 하길 바라는 엄마의 걱정이 전해져요. 저 개인적으로는
명탐정 티미를 읽으며 인생의 아주 단맛과 쓴맛을 동시에 맛보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우리아이가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몽땅 실패 주식회사 티미에게 감사해요.
저나 저희 아이들도 티미를 향한 하트가 뿅뿅 생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