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요 - 문화.지리 쉬운사회그림책 1
이기규 글,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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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을 위한 사회 그림책

주니어김영사 <쉬운 사회 그림책>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요!

주인공 하늘이가 집을 떠나 버스타고 기차타고 친척들을 만나러 가는 여행에서 

학교 교과서에서 배우는 사회를 쉽고 재밌게 보고 배워요. 하늘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삼촌부터 만나러 가요. 삼촌 집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지만 엄마가 그려준 지도를 들고

하늘이 혼자 길을 찾아가야 해요. 배낭 메고 모자쓰고 지도랑 나침반 챙겨들고

자신있게 집을 나서요. 엄마가 말로 설명하는 게 지도에 다 담겨있어요. 

지도의 종류에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형도와 온도, 바람의 방향 등 날씨를

알기 쉽게 보여주는 일기도외에도 관광지와 교통편이 나타낸 관광지도,

인구분포도, 항공도, 교통지도 등 다양한 지도가 있어요. 

 

씩씩하게 집을 나선 하늘이는 골목골목 예쁜 꽃도 구경하고

털이 새하얀 고양이가 담벼락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걸 정신없이 구경해요.

아기 고양이는 금세 엄마 고양이 쪽으로 사라져 버려요. 그런데 고양이에게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그만 길을 잃고 마는데요. 당황하지 않고 엄마가 종이에 그려준 지도를 보면서

삼촌네 집 방향을 틀리지 않고 잘 찾아요. 손바닥 위에 나침반을 가만히 올려놓고 핑그르르

나침반 바늘이 움직이는 방향을 살펴요. 나침반 빨간색 바늘은 항상 북쪽을 가리킨다는 걸

지난번 가족들과 캠핑 갔을때 사용법을 익혔어요. 거기에 지도에 암호같은 

여러가지 기호를 알아두면 지도를 보는 데 편리해요. 특히 복잡한 도시 곳곳에는 

주변 건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지도를 심심찮게 볼 수 있잖아요. 

아이와 함께 거리를 나설 때 우리동네 크고 작은 건물들이

어떻게 지도에 그려져 있는 지 지도찾기를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삼촌도 하늘이가 혼자서 삼촌을 만나러 온 게

너무나 대견스러워요. 이젠 삼촌과 나란히 기차를 타고 전주 할아버지 댁으로 출발.

옛날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15시간이나 걸렸던 게 지금은 KTX를 타면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으니 생활이 참 편해졌어요. 저 어렸을때 무궁화호, 새마을호 타던 때와도 또 달라요.

부산보다 가까운 거리의 전주는 그보다 빨리 도착해서 보고싶은 할아버지를 볼 수 있어요.

점점 빨라지는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도 자꾸만 변해요. 요즘같으면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든 넓은 평야와 계절마다 화려한 옷을 여러벌 갈아입는

우리나라 산과 강을 구경해요.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과 강, 평야에 대해서도

관련 교과정보와 지도가 빠지지 않네요. 아직 고속철도를 한번도 

타보지 못한 저희 아이들도 덩달아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가을여행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발걸음도 가벼운 하늘이와 삼촌은 전주역에 도착한 뒤 

버스를 한번 더 갈아타야 할아버지가 계신 한옥마을에 도착해요.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돌과 흙으로 담을 쌓고 지붕에 기와를 얹은 기와집으로

구조가 'ㄷ'자 형태. 마당 가운데는 하늘이가 할아버지댁을 좋아하는 예쁜 정원이 있어요.

집들이 위로 아래로 따닥따닥 붙어 있는 하늘이네 아파트와 완전 다르죠.

대문이 활짝 열리자 고운 한복을 입고 귀여운 손자를 반기는 할아버지께 한걸음에

달려가 안기는 하늘이는 냉큼 절을 올려요. 엄마 아빠에게 배운 대로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굽혀서 공손히 인사를 해요. 특히나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던 우리나라에서는 어른을 뵈면 인사를 잘해야 해요. 남자, 여자

다른 손위치때문에 늘 헷갈리는 '새배' 인사법도 따라서 익혀요.

아이들이 한 두번 몸으로 익히다보면 큰절하기는 곧잘 배우죠.

 

그보다 친척집을 방문했을 때 가장 난감하고 어려운 건

호칭문제죠. 하늘이도 하늘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친척들 앞에서  

누가 누구인지 몰라서 삼촌 뒤에 숨기 바빠요. 삼촌이 친척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해줘도

처음 보는 얼굴이라 낯설기만 하죠. "이쪽은 큰고모와 고모부, 그리고 고종사촌 동생.."

하늘이가 보기에 엄마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도 있고 자기보다 키 큰 형도 있고

나이 어린 동생도 있어요. 그제야 하늘이는 친척들과 수줍게 인사를 나눠요. 

예전에 저희 아이도 어려서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 큰아버지한테 "저 아저씨 누구야?"

큰아버지도 아저씨, 이모부도 아저씨라 마구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그림책 하늘이네 대가족처럼 나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친척들을

어떻게 부르는지 우리집 가계도를 그려보세요.

 

그리고 가족이 모인 자리에 맛난 음식과 재미난 놀이도 빠질 수 없죠.

자치기, 비석치기같은 우리나라 전통 놀이, 의상, 음식을 비교해 다른 여러 나라의 문화도

함께 살펴봐요. 처음에 사촌끼리 어색했던 사이가 함께 제기도 차고 연도 날리며

금방 화기애애 해져요. 또한 우리 사회 다문화 가정의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에요.

하늘이는 고모 남자친구 감바 아저씨에게 선물받은 몽골 전통모자 '말가이'와

전통 옷 '델' 장화처럼 긴 신발 '고탈'을 받고 무척 좋아해요. 몽골 전통 의상을

갖춰입은 하늘이 모습이 꼭 몽골사람 같기도 해요. 이렇게 가족이 되면

먼 나라도 참 가깝게 느껴지듯 사회는 우리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같아요. 끝으로 한눈에 보이는 하늘이네

동네 지도를 보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우리동네 지도를 만들어봐요.

내 손으로 완성하는 특별한 동네지도가 아주 근사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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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6 - 공동묘지에서 온 인사장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신수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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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 주 작은 도시, 겁나라의 으슥한 공동묘지 길

43번지에 있는 유령저택에서 일어난 괴상한 사건들의 편지와 서류모음집. 

시공주니어 43번지 유령 저택 여섯번째 이야기, 공동묘지에서 온 인사장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

 사람들이 보통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는 인사장은 반겨도 웬만해선 보고 싶지 않은 

옛 친구로부터 달갑지 않은 인사장은 무슨 말로 어떻게 단호히 거절을 해야 할지 참 난감한데요.

여기 헤어진 옛 애인으로부터 다시 만나 데이트를 하자는 난감한 편지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부루퉁. 그의 옆에서 살아생전 단 한번 인사장을 보낼 기회가 없었다며

새로운 인사장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한 올드미스 C. 스푸키는

'되는 일이 없는 이에게 우아한 인사를 잊지 마세요'

신문광고와 더불어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기사가

「겁나라 빨라 신문」에 나란히 실렸네요.

 

거기에 일리노이 피오리아 주. 허술해 주립 교도소에서 

탈옥한 악명 높은 털이범 다털어 Z. 몽땅과 잘털어 몽땅 부부의 수상쩍은 톡메신저

유명 텔레비젼 프로그램 진짜 가짜의 진행자 방문소식까지 묘하게

얽히고 설킨 재미난 사건사고들이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네요. 분명 안 좋은 상황이 닥쳤을때

쓸 만한 인사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올드미스의 생각처럼 

겁나라 오싹 시립 도서관 사서 팀장 미라 M. 밤이 가장 먼저 인사장 의뢰를 해와요.

편지 안에는 인사장 값 2달러와 함께 얼마전 세놓은 별장에 세들어 사는 고마운(?) 세입자에게

그가 어디서 왔고 무슨 일을 하길래 늘 바빠서 피곤해 보이는 등의 신상정보를 잘 몰라서

개인적으로 인사장을 보내기 어려워 의뢰를 한 거에요.  벌써 인사장을 쓸 주문이 몰리는 듯

덩달아 인사장에 그림을 그리고 꾸밀 드리미 일도 바빠지게 생겼어요.

곧 있으면 아버지날 퉁아빠에게 줄 멋진 인사장도 만들어야 하고

이미 완성된 인사장 그림도 살짝 감상할 수 있어요.

​받는 사람, 나디아 S. 착각고만노프

부루퉁 B. 그럼플리의 헤어진 옛 애인에게 보내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의 인사장 

역시 인기 <43번지 유령 저택> 베스트셀러 유령작가가 쓴 시적인 표현이라 품격이 다르네요. 

하지만 쉽게 사랑을 포기하고 부루퉁을 놓아줄 나디아가 아니에요. 계속해서 그녀 앞으로

쌓여만 가는 각종 연체고지서가 지나간 사랑이라도 끈질지게 매달리고 싶은 현실적 문제가 

심각해보여요. 현재 나디아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임대료가 4개월이나 밀려 있어

밀린 임대료를 청산하지 못하면 강제로 쫓겨날 신세죠. 결국에는 사랑보다 돈을 쫓아서

뻔뻔하게 겁나라 시에 새로운 주민이 된 환영 인터뷰까지 하네요.​

인터뷰 기사에는 약혼자 부루퉁과 결혼 의논 후 같이 뉴욕으로 돌아 갈 뜻을 비쳤는데

이걸 보고도 올드미스가 가만히 있을 지가 걱정스럽네요. 아마도 올드미스가 나서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도 같은데 이상하게도 올드미스의 신경은 딴 데 있어요.

새롭게 시작한 인사장 사업에 온 신경을 쓰고 있어요.  

 

​오히려 섬세하고 여린 드리미의 걱정이 산더미예요.

혹시라도 막장 드라마의 악녀를 자처한 나디아의 구애작전이 성공할 지도 모르고

이번 아버지날 퉁 아빠에게 선물할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게 퉁아빠를 더 난처하게 만들 줄 몰랐어요. 더군다나 나디아가 오래전 부루퉁과의 

사랑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다는 깜짝 발표에 놀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죠.

급기야 올드미스는 여러 방면에 뛰어난 실력자인 옛 친구를 초대하게 되는데요.

겁나라 도시 전체가 탈옥한 범죄자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보안 전문 회사도 믿을 수 없는 불안감이 고조.  호시탐탐 감정결과 500만 달러

값어치를 지닌 올드미스의 초상화를 노리는 도둑들이 극성인 게 문제죠. 

 그중 진짜 도둑을 벌벌 떨게 하는 건 문 보안 업체도 울고 갈

대단한 초자연적인 힘. 단 불만있는 한사람 한밤중 코뼈를 다치는 사고만

두 번이나 당한 부루퉁는 올드미스의 친구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데요.

주인공 이름 그대로 부루퉁하고 화난 모습

재치는 여러 등장인물의 이름 요소요소거 다 웃겨요. 

무엇보다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려 이런 재미만점 43번지 유령 저택 이야기를 

상상해 낸 작가의 능력이 넘 특별해요. 마치 낯선 유령 저택으로의 멋진 여행을 겸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클리스 자매의 어린시절로의 추억여행까지 언제나 우리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주는 책이에요. 평소 휴대전화에 너무나 익숙한 우리에게 느리지만

손으로 마음을 전하는 손편지의 아련한 떨림을 충분히 느껴요.  ​편지도 다 같은 편지가

아니라서 다채롭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등장인물의 눈부신 활약도 빛나요. 

공포의 흰 장갑은 단연 압권이에요. 그리고 과거에 운명적으로 첫 눈에 반한 

올드미스의 사랑이야기는 해피엔딩. 우리의 인생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미소 짓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님에도 어제의 실수를 거울삼아 

어제보다 오늘은 덜 인상쓰고 덜 화내고

미운 마음 싹- 비워낸 웃는 얼굴이 최고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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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와 나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58
김양미 글,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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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멀쑥하게 입고 여동생과 나란히 서 있는 오빠 

나이 차이가 무려 일곱 살 나는 중학생 사춘기 오빠.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 

철부지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오빠네요. 저희 집만해도 주인공 오빠랑

나이가 같은 중학생 큰딸과 4살 터울의 막내 사이는 누나 말을 곧잘 따르는 반면에

큰딸과 한살 아래 작은 누나 말은 전혀 안 들어요.

 

사사건건 작은 누나가 하는 일에 트집잡고 

장난걸고 소위 누나를 이겨 먹으러 들기때문에 한살 나이차도 무시 못해요. 

오히려 <오빠와 나> 주인공 단추처럼 자기가 한 살이었을때 오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여덟 살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옛날 형제 많은 집 첫째형, 둘째형, 셋째형..중

큰형 뻘 되는 오빠라면 맨날 동생과 싸울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이 안 들텐데요. 

맨날맨날 자기를 약올리고 괴롭히는 얄미운 오빠라면 

오빠에 대한 감정이 썩 좋지만은 않겠죠. 


그런데 마치 유아그림책같은 에필로그의 예쁜 그림들을 보면

그 동생이 얄밉다는 오빠가 어디봐서 그럴 오빠인가요. 외출하고 집에 도착해서

현관에 벗어던진 운동화와 가방만봐도 칭얼대는 동생이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동생바보인걸요.

 

 비오는 날 무지개 우산 하나 챙겨들고

외출을 준비하는 동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오빠의 표정이 동생만 바라보는

동생바라기같아요. 그리고 오빠가 쓰던 물건이라면 어느 것하나 아끼지 않는 동생은

어느새  작아진 오빠 가방을 자기가 메고 다닐 정도로 성장했지요. 

지금 단추 나이는 일곱 살, 오빠는 열네 살. 그렇게 항상 오빠와 단추는

일곱 살 차이가 줄어 들지 않네요.

 

엄마가 오빠를 낳고 단추를 바로 낳았다면 

지금처럼 나이 차이도 일곱 살이나 나지 않고 오빠랑 키도 비슷할텐데.. 

단추생각에 엄마 아빠는 왜 오빠를 낳고 칠년 늦게 자길 낳았는지

조금은 미운 생각이 들어요. 단추네 엄마 아빠는 밤늦게까지 이불 가게에서 일하시고

단추와 놀아 줄 사람은 오빠밖에 없어요. 두 사람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요.

 오빠는 날마다 날마다 새로운 방법으로 동생과 놀아주는 게 

동생을 약 올리기 위해 태어난 사람같아요.

 

단추, 단추, 새 단추, 엄마가 달아 주신 새 단추.

단추, 단추, 헌 단추.. 단추란 이름으로 단추를 놀리는 노래만 백 개도 넘게 지어 부르며

단추를 놀리고 또 놀려요. 단추 노래에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고모, 삼촌...

이모네 강아지가 싼 똥 얘기까지 나온데요. 

 

뭐 노래야 부르는 사람 마음이라고 하나

듣기 좋은 노래도 한 두번이지 매일같이 이름가지고 놀리듯

노랫말을 바꿔 부르는 오빠가 미울만 하네요. 저희집 큰딸,작은딸 두 누나들이

마마보이라 자길 놀려댈 만큼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억울한 일이 있으면 엄마에게 이르기 바쁜

막내와 비교가 되네요. 단추 입장에서 엄마나 자기와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에게 

걸핏하면 오빠가 자길 놀려댄다 어리광 부릴 부모의 빈자리가 커 보이네요.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오빠를 골탕 먹일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단추가 이제는 오빠의 장난에 당하고만 있지 않아요. 

비오는 날 오빠의 흰 바지와 흰 운동화가 단추의 표적이 되고 말았어요. 일부러 비가 내려

고인 물웅덩이에 뛰어들어 오빠에게 복수하러 하지만 그전에 오빠가 눈치챌지도 모르는

단추의 어설픈 작전이 성공할 지가 조마조마해요. 게다가 오빠를 미워하면서도 

오빠가 하는 거라면 뭐든 다 따라서 하는 따라쟁이 단추는

혼자 다 먹지도 못하는 짜장면 곱빼기를 시키는데요. 

오빠는 짜증 한번 안 내요.

 

왜 짜장이 짜장일까 엉터리로 단추와 놀아줘요.

 이 장면에서 세상에 단추는 많아도 오빠에게 우리 단추는

하나밖에 없다고 오빠의 장난이 다 사랑이라고 말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우리 가족만의 사랑과 소중한 추억이 깃든 단추의 말주머니 속에

단추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그대로 담겨있어요. 

 

저역시 아이들 키우며 벼룩시장 같은데

직접 아이들과 물건도 팔아보고 사보고 했지만 단추와 같은 별난 가게주인은 처음이네요.

오직 물건의 상품가치가 상품성으로 구분짓던 고정관념이 너무나 보잘 거없이

무의미하다는 걸. 마음으로 가족사랑이 전해져오는 따뜻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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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상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14
박완서 원작, 김광성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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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현대 소설을 만화로 읽는 문학선,

주니어김영사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열 네번째 이야기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직 읽지 않은 원작 그대로의 감동이 전해져요.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모습은 집이 있어도 고향을 버리고

다시 엄동설한에 피난을 떠나야 하는 비참한 신세. 그야말로 어느 나라 경계인지 

애매모호한 무법천지. 스스로 눈치껏 살아 남는 본능에 충실할 뿐. 

이념따윈 중요하지 않아요.

 

총상을 입은 집안의 대들보 가장인 친오빠때문에 

피난길에 오르지 못한 주인공 가족. 부득이 현저동 아랫동네에 눌러앉고 마는데요.

가뜩이나 인기척 없는 텅빈 마을에 쥐도 새도 모르게 숨어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게 살 길. 

오빠의 불안은 날로 심각해요. 그를 대신해 실제 가장 노릇은 매사 이 어려운 현실에서도 

의젓하게 집안을 이끌어가는 며느리. 꼼짝 할 수 없는 남편을 위해 남은 가족을

근근이 먹여 살리는 올케야말로 그나마 기대고 의지할 산이에요. 온 천지 먹을 게 밑바닥.

시커먼 석탄 반죽이 하얀 밀가루 수제비로 보일 만큼

허기진 그들에게 빈 집만이 유일한 식량창고나 다름없어요.

 

 한밤중 부엌칼, 망치 연장들고 도둑질도 마다않죠. 

최소한 양심을 운운할 처지가 못 돼요. 당장 어린 조카들과 아픈 병자를 굶길 순 없잖아요.

차마 그 짓을 하지 말라 말릴 이유가 뭣이랴. 어차피 가족 중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요.

 다만 알고도 모른 척 그 일이 마치 없는 일처럼 철저히 함구하는 섭섭함이 

주인공을 견딜 수 없게 해요. 더욱이 핏기라고는 없는 오빠의 정신이 맨정신이 아는 듯

허구한 날 좋은 세상 타령에 옆에 사람이 지쳐가요. 예전 말수없고

준수한 모습은 간데없고 전쟁이 완전 딴사람으로 만들었어요.

 

오빠가 그렇게 꿈꾸는 세상을 그릴 때 

밤마다 험한 세상과 맞서는 두 여인들은 남의 집 담을 훌쩍 넘어요. 

그날 밤도 꽤 높은 담을 자신있게 뛰어넘다 그만 발목을 접 질려 쓰러지고 마는 올케를

놀란 토끼눈으로 부둥켜 안는 주인공의 심장이 철렁 내려 앉아요. 

나이답지 않게 얼토당토않은 그녀의 간절함이 무적같던 그녀의  태산을 울리고 말아요. 

그 참았던 고통과 설움을 소리없이 마구 쏟아내요. 보는 이의 가슴도 함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며 가슴 먹먹해져와요. 가장 현실적으로 본능적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의 전부가 다 무너지는 기분일 거에요.

  

누가 그녀를 도둑년이라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어떤 힘으로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지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만화가 가진 가벼움도 이 장면에서만큼은 가슴 절절히 뜨거워지는 진중함이 잘 배어나요.

작가가 10년을 기다려 소설 원작을 만화로 그렸다는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이전에 같은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그렸던 전편과는 느낌이 또 달라요.

휠씬 그 전편보다 민속적이지만 특유의 우리 역사적, 시대적

강한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같아요.

 

무엇보다 이야기 전개가 주인공 1인칭 화법으로 이뤄져

눈으로는 생생한 만화를 보는데 이야기는 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들어요.

그리고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의 생생한 묘사와 내면적 심리 갈등, 근본적 인간의 본질 등 

문학소설이 가진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요. 아직 소설은 어렵다 읽기 마다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아할 책이라 생각들어요.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도 이렇게

재밌게 만들면 어떨까요. 자꾸 우리 역사가 교과서에서 줄고 빠지면

우리 아이들은 역사를 교과서가 아닌 만화책에서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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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마법사, 감사 씨
김하은 지음, 이영림 그림, 손욱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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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125 이사장 손욱 원작 '당신을 만나 감사합니다'에 실린

행복나눔 운동의 성공사례를 나눔, 독서, 감사의 테마로 나눈 동화. 우리사회 행복나눔을

실천하는 작지만 소중한 약속!  지난 14일, 4박 5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사회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우리가 가진 사랑을 나누는 가르침이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데요. 이 책에 소개된

10편의 동화가 다 우리 이웃들의 얘기라 눈길이 가요. 

 

춤 추기를 좋아하는 송연이는 틈만나면 인터넷으로 춤 동영상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춤을 냉정하게 평가. 소위 악플 다는 재미에 잠잘 시간이 부족해요. 

자신이 무심코 쓴 날카롭고 비판적인 댓글때문에 누군가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는 걸

뒤늦게 깨닫죠. 그저 별 뜻 없이 한번 뱉은 말이라 해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부끄러운 행동은 이제 그만. 악플이 나와 상관없는 남을 향할 때와 나를 향할 때의

상반된 변화가 잘 드러나 있네요. 이 이야기는 실제 한 초등학교에서 

'선플 달기 운동'을 벌였던 사례를 꾸민 얘기라 더 공감가요.

 

다음으로 만나 볼 하늘이란 친구는 이보다 더 말 못할 비밀이 있어요.

어려운 가정 형편탓에 한쪽 눈동자가 코 쪽으로 몰리는 내사시를 앓고 있어

치료는 커녕 친구들에게 꼭꼭 감춰왔던 거. 두꺼운 안경알 너머로 세상밖 풍경이

점점 더 흐릿하게 보여요. 그런데 안과를 찾은 엄마와 하늘이는 

영영 한쪽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검사결과에 당장 큰 수술비가 걱정이에요. 

그때 하늘이를 도울 수 있었던 사람은 한사람의 도움이 아니에요.

당당하게 창피함을 무릅쓰고 세상에 자기를 드러낸 하늘이의 용기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기적을 만들어냈어요. 드디어 하늘이가 수술을 받고

붕대를 풀던 날, 고마운 친구들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있어 행복해요. 

 

나눔은 우리가 가진 많은 걸 다 주는 게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이 할 수 있는 작은 사랑과 관심이 모여 아주 큰 힘을 발휘하는 거 같아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 도움의 손길이 얼마나 간절한지 오래된 집들이 띄엄띄엄

시골마을에 고장난 전기를 애써 고쳐주고 낡고 망가진 집기들을 손봐주는 산타가 여기에 있네요.

덕분에 행여 냉장고 음식이 상할까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두었던 마을 곳곳이 한여름 산타가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다시 확인하는 밤이 되었어요. 그나저나 다음 주제로 독서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게 행복나눔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좀 의아해하죠.

그건 이 책의 추천글에서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감사하다' thank와 '생각하다' think가 어원이 같다고 하네요.

 

깊이 생각할 수록 감사할 일도 참 많다는 거.

그리고 나만의 생각마저 다른 사람과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새롭게 알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아빠와 단둘이 사는 준희네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팠어요. 학교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도 못하고 밤늦게 퇴근해 들어오는

아빠의 가방 속에 쓸쓸히 동화책 한 권을 몰래 넣어두는 아이의 모습이 짠하더군요.

또한, 신기한 밥 실험과 보라색 고구마 잎은 무슨 마법가루를 뿌려놓은 듯 넘 신기해요. 

진짜 우리 마음속에 '저 친구가 밉다! 싫다!' 마음 먹은대로 미운 곰팡이가 피는지 

아이들도 책을 보면서 실험해보고 싶어해요. 어떻게 속으로 감춘 말이

우리 눈에 보기 싫은 곰팡이로 보일까...

 

자녀가 어려서 책 읽는 습관을 계속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듯 

이제는 독서못지 않게 나눔도, 감사도 일상 생활에서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일주일에 착한 일 한가지, 한 달에 책 두 권 읽고 토론하기, 하루에 다섯가지

감사한 일을 적어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 오늘부터 아이와 함께 행복 연습 시작해봐요.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은데요. 아무리 마음 다잡고 아이가 한 일 중에서 

착한 일을 찾아보려 하지만 왜 착한 일보다도 지적할 일 투성인지... 

일부러라도 아이와 착한 일을 의도하고 칭찬해주면서 오늘 하루 감사한 일들을

적어보려는데도 며칠째 저녁먹고 아이랑 쓰레기 분리수거하며 

고마워~ 머쓱해하는 전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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